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지고 토지 및 주택 등 공시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세부담이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는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선정 등 67개 행정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5.95%, 표준지 공시지가는 5.92% 하락했다. 공시가 및 공시지가가 내려간 건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공시가가 떨어진 건 표준지(65.4%), 표준주택(53.5%)의 시세대비 현실화율이 지난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 것에 따른다. 참고로 현실화율은 각각 지난 2020년 65.5%, 53.6%에서 2021년 68.6%, 55.9%, 2022년 71.6%, 58.1%였다. 공시가격이 낮아지면서 소유주들이 내년에 납부할 세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보면 11월 기준 실거래 시세 17억원인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14억3520만원에서 내년에는 12억8010만원으로 낮아진다.특히 1주택자는 80% 세액 공제를 받는다면 보유세는 올해 372만3000원에서 내년에는 312만5000원으로 약 60만원 절감하게 된다.아울러 전문가들은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및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모두 전년대비 하락하며, 이를 비준표로 삼아 2023년 4월 발표할 정부의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도 모두 하향 조정될 것임을 예고한 시그널로 판단했다. 지난 11월 23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과 ‘2023년 주택 재산세 부과와 제도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보유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하향 조정됨으로써 주택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도 과거보다 경감되거나 적어도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전망이다.하나의 예로 2023년 재산세는 2022년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기조를 유지(45%)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공시가격 하락 효과 등을 반영해 추가로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주택 공시가격 공개이후 2023년 4월경 확정 예정이기에 1주택자 위주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좀 더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종부세 개정안도 기본공제 금액(1주택자는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주택자는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 검토)을 높이거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하 소유자에 대해선 중과를 폐지하고 일반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어 추가 완화를 기대하게 한다.이날에는 이 외에도 정부가 2주택자 8%, 3주택자 12%로 설정된 다주택자 부동산 취득세 중과세율을 2년여 만에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내년은 1%대 저조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물가에 연동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고 아파트 입주물량(30만249가구)은 2022년보다 약 5만가구 순증 해 주택 수요부재를 단기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결국 내년 공시지가 및 공시가 하락은 주택시장의 저구매, 저거래 움직임 속 보유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공시가격 변동으로 인한 조세 불만을 다독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다만 공시가를 낮추더라도 단기적인 주택 거래활성화 및 가격상승 반전을 이뤄내기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유세가 경감되며 알짜지역 매각 고민은 낮아지겠지만, 금리 압박이 이전보다 강해졌고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의 중과 이슈로 주택의 추가 구매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완화는 보유세보단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가 결정하는 것이다"며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이 인하되더라도 시장에 바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