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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공시가 14년 만에 첫 하락…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낮아지고 토지 및 주택 등 공시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세부담이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는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대상 선정 등 67개 행정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5.95%, 표준지 공시지가는 5.92% 하락했다. 공시가 및 공시지가가 내려간 건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공시가가 떨어진 건 표준지(65.4%), 표준주택(53.5%)의 시세대비 현실화율이 지난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린 것에 따른다. 참고로 현실화율은 각각 지난 2020년 65.5%, 53.6%에서 2021년 68.6%, 55.9%, 2022년 71.6%, 58.1%였다. 공시가격이 낮아지면서 소유주들이 내년에 납부할 세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보면 11월 기준 실거래 시세 17억원인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14억3520만원에서 내년에는 12억8010만원으로 낮아진다.특히 1주택자는 80% 세액 공제를 받는다면 보유세는 올해 372만3000원에서 내년에는 312만5000원으로 약 60만원 절감하게 된다.아울러 전문가들은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및 표준주택 공시가격이 모두 전년대비 하락하며, 이를 비준표로 삼아 2023년 4월 발표할 정부의 개별주택 공시가격 산정도 모두 하향 조정될 것임을 예고한 시그널로 판단했다. 지난 11월 23일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계획’과 ‘2023년 주택 재산세 부과와 제도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보유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하향 조정됨으로써 주택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도 과거보다 경감되거나 적어도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전망이다.하나의 예로 2023년 재산세는 2022년 1주택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기조를 유지(45%)하면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공시가격 하락 효과 등을 반영해 추가로 4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인하율은 주택 공시가격 공개이후 2023년 4월경 확정 예정이기에 1주택자 위주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좀 더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종부세 개정안도 기본공제 금액(1주택자는 현행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다주택자는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인상 검토)을 높이거나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하 소유자에 대해선 중과를 폐지하고 일반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어 추가 완화를 기대하게 한다.이날에는 이 외에도 정부가 2주택자 8%, 3주택자 12%로 설정된 다주택자 부동산 취득세 중과세율을 2년여 만에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내년은 1%대 저조한 경제성장률 전망과 물가에 연동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고 아파트 입주물량(30만249가구)은 2022년보다 약 5만가구 순증 해 주택 수요부재를 단기 타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결국 내년 공시지가 및 공시가 하락은 주택시장의 저구매, 저거래 움직임 속 보유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몇 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공시가격 변동으로 인한 조세 불만을 다독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다만 공시가를 낮추더라도 단기적인 주택 거래활성화 및 가격상승 반전을 이뤄내기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유세가 경감되며 알짜지역 매각 고민은 낮아지겠지만, 금리 압박이 이전보다 강해졌고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의 중과 이슈로 주택의 추가 구매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완화는 보유세보단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가 결정하는 것이다"며 "공시지가와 주택 공시가격이 인하되더라도 시장에 바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사진=연합)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공시가 2년째 하락에도 전국 ‘땅값 1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가 2년 연속 하락했지만 전국 ‘땅값 1위’ 자리를 이어갔다.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중구 충무로1가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의 내년 1㎡당 공시지가는 1억7410만원으로 올해(1억8900만원)보다 7.9% 떨어졌다. 전체 면적을 고려한 내년 공시지가는 294억7500만원으로 나타났다.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후 명동 상권이 타격을 받으면서 2년 연속 공시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지난 2004년부터 20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비싼 땅 타이틀을 지킨 것이다.전국 땅값 2위는 서울 중구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로 내년 공시지가는 ㎡당 1억7270만원이다. 올해보다 7.9% 하락했다.3위는 서울 중구 충무로2가 옛 유니클로 부지(300.1㎡)로 공시지가는 1억7850만원에서 1억6530만원으로 7.4% 떨어졌다.상권 하락에 명동과 충무로 일대 부지 공시지가가 일제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위 1~8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9위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업무용지(747.7㎡)가 차지했으며 내년 공시지가는 1억1730만원으로 올해 대비 5.0% 낮다.10위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업무용지(662.2㎡) 공시지가는 1억1510만원으로 7.9% 하락했다.표준 단독주택 중에선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8년 연속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유지했다.이 회장 자택의 내년 공시가격은 280억3000만원으로 올해(311억원)보다 9.9% 떨어졌다. 연면적만 2861.8㎡ 규모로 2016년 표준 단독주택에 편입된 이후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2위는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182억원), 3위는 삼성그룹 호암재단이 용산구 이태원동에 보유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168억원)으로 집계됐다. giryeong@ekn.kr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가 공시지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전국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침체 후폭풍…내년에도 ‘전세의 월세화’ 심화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고금리·경기위축·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의 이유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전국 전세 가격이 올해에 비해 4.0% 하락하며 월세 가격은 1.3%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멈출 줄 모르는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등에 따라 매매수요가 전월세로 전환되면서 지난 9월 말까지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49% 감소한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26.3% 급증했다. 지난 9월 기준 주택임대차중 월세비중은 사상 최초로 50%를 돌파하기도 했다.주산연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 및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금까지 관례를 살펴봤을 때 전월세 가격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올해는 입주물량 증가와 빠른 월세 전환을 이유로 전세는 떨어지고 월세는 올라가는 등 반대 방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전세 가격은 1.7% 하락한 반면 월세 가격은 1.4% 상승했으며 해당 격차는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 전세 가격은 올해 대비 3.5% 내려가고 월세 가격은 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국과 대동소이한 예상치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크고 입주물량 증가율이 높은 수도권은 내년 전세 가격이 5.5% 하락하고 월세 가격이 1.5% 상승하는 등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 주요 원인인 전세 가격 하락폭 또한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12월 1주) 기준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은 0.73% 하락하면서 전주(-0.69%)와 비교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시도별로는 서울(-0.89→-0.96%)·인천(-1.05%→-1.11%)·경기(-0.96%→-1.00%)의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상위권을 차지했다.서울에서는 성북(-1.32%)·은평(-1.26%)·송파구(-1.18%)의 하락폭이 돋보였으며 인천과 경기에서는 연수구(-1.46%)·구리시(-1.98%)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이들 모두 대단지 및 주요 단지 위주로 전세 가격이 하락했으며 과거 큰 상승폭을 기록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세 매물 적체·전세 기피현상이 전세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며 최근 일어난 대규모 전세사기 또한 수요자의 선호도를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전세 수요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멈추지 않고 인상되는 금리이며 이 때문에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전세 가격은 너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함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속화될 것이다. 수요자들은 결국 전세 대출 이자의 부담이 커져 월세로 가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게 금리에 달렸다"라고 말했다.김 소장은 이어 "내년에도 전세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고 부동산 시장 침체에 의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아 국토부에서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daniel1115@ekn.kr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신문

[②분양시장 침체] 미분양 공포 확산에 건설사도 긴장…“내년이 더 힘들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에 청약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분양 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 해 최대 분양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 성적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내년 분양시장은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분양을 미루거나 중단하는 등 몸 사리기에 나서는 분위기다.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계속된 미분양에 올해 7번의 청약 공고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여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고 일부 물량 분양가를 최대 15%까지 할인하고 나섰다.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트레뷰’는 중도금 최대 60% 대출, 4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금 300만원 지원 등 추가 혜택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고 자금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다.과거 서울 주요 분양 단지들 사이에서 완판이 줄을 잇던 것과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입지가 뛰어나다고 해도 집값 하락 불안에 청약 열기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청약이 진행된 서울 아파트는 지난 7일 기준 6548가구(사전청약·공공분양 제외) 모집에 6만988명이 접수해 청약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했다.반면 지난해에는 1721가구 모집에 28만1975명이 1순위에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16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이 1년 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업계에서는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발표된 이후 시장 분위기가 더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올해 분양 시장의 최대 관심 단지로 ‘10만 청약설’까지 나오면서 성적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기 때문이다.둔촌주공은 지난 8일 분양 일정을 모두 끝내고 오는 15일 당첨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약이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무더기 계약 포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장 불황에도 청약통장을 둔촌주공에 사용했다는 것은 계약 의지가 확고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다자녀 특별공급 등 미달된 물량은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 신청자 내에서 다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일반공급분도 계약까지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시장에 불안 심리가 높아졌기 때문에 청약에 신청했던 사람들도 ‘내가 잘못 생각한 건 아닐까’하고 계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둔촌주공 경쟁률을 내년 청약 시장 가늠자로 보고 있던 이들 역시 이번 결과를 계기로 청약을 망설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 건설사들도 몸 사리기에 나섰다.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우려가 커지면서 분양일정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특히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남지역 시공능력평가 18위 업체인 동원건설산업은 최근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부도가 났다. 금리 인상이 지속될 내년 상반기까지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내년에 작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부도가 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금 여유가 그나마 있는 건설사들은 미룰 수 있는 사업지는 분양 일정을 연기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서울 시내 아파트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①거래시장 침체] “안 사고 안 팔아”…깊어진 아파트 거래절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총체적 난국이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저성장의 복합위기가 주택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올 하반기 내내 하락세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수급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높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하방압력이 커져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서 주택 거래시장은 주택 가격 추가하락 우려와 금리인상 부담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은 기대했던 올 하반기 최대어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및 장위자이레디언트 등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며 사실상 서울시장의 청약불패도 옛말이 됐다. 아울러 전세시장은 전세대출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 월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전세가격이 급락하니 투자수요가 줄어들어 매매가격 하락을 더 부추기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 규제지역 해제, 대출규제 완화, 부동산 관련 세제 완화 등을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에 힘이 실린다. <편집자주>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가 실종한 가운데 가격은 매주 역대 최대치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59% 하락해 2012년 5월 한국부동산원 시세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서울은 매수 문의가 한산한 상황이 이어지며 간헐적 일부 급매물 거래가 기존 매물가격 하향조정에 영향을 미쳐 하락폭이 확대됐다. 여기에는 급격한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송파 잠실 아파트 대단지들이 주도한 부분이 있다.실제로 송파구 잠실 3대장인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가 이달에도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잠실엘스는 지난 6일 21억원(19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최고가 27억원(14층) 대비 6억원이나 빠진 가격이다. 리센츠는 지난 5일 33평이 20억5000만원(29층)에 거래됐다. 이는 최고가 26억5000만원 대비 23% 떨어진 하락 거래이다.수도권 사정은 더 심각하다. 경기지역에선 수원 광교신도시 광교중흥S클래스 44평이 10월달 26억2000만원(18층)에서 지난달 17억5000만원(12층)에 거래돼 한 달 만에 8억7000만원이나 빠졌다.인천에선 송도국제도시 송도아트윈푸르지오를 지난해 15억9500만원에 거래한 30대 중국인이 1년4개월만인 지난달 9억원에 되팔며 6억9500만원이나 손절하고 말았다.고금리 압박 및 아파트 가격 하락세로 인해 거래절벽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5.7을 기록해 조사 이래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 100미만으로 낮아질수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이다.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매매수급지수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사려고 하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적다는 의미다"며 "그만큼 구매심리가 악화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당분간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고 진단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절벽은 더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560건으로 작년 12월 1126건과 비교하면 약 1년 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거래량이 적다보니 공인중개업소 등 부동산 관련 산업이 경기 침체에 도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을 팔고 싶은 다주택자 역시 매도가 되지 않아 과중한 세금을 떠안아야 하고, 갈아타기 수요자들은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이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속출할 전망이다.잠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에는 급매물들이 많이 소화된 분위기다. 그러나 소화된 급매물 가격이 시세로 받아들여지니 추가 가격하락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재차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호소했다. 거래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선 추가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힘이 실린다. 매수의지를 높이기 위해선 대출규제와 세금 중과 배제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해석이다. 마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착륙 유도를 위한 규제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다만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추가 규제완화는 공염불에 가깝다. 현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할 수 있는 시행령은 대부분 모두 개정했다"며 "이제는 입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조세제도의 전면적 개편이 요구되는 만큼 다수당과의 협치가 가장 중요한 때이다"라고 지적했다.kjh123@ekn.kr지난해에 비해 큰 낙폭을 보인 잠실동 잠실엘스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내년 주택가격 하락폭 둔화 조짐…거래량 39%↑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집값 하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하락세가 둔화되고 거래량의 숨통이 틔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고금리·경기위축·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의 이유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고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세제가 적용되는 내년 4월부터 하락폭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 대목이 눈에 띈다. 4분기에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되면 수도권 인기 지역부터 보합세 및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산연은 예상했다.특히 주산연은 내년 주택가격·아파트 가격·주택 매매거래량·전월세 가격 등 부동산 시장 주요 수치에 대한 하락폭을 발표했다.주산연이 경제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모형으로 전망한 결과에 따르면 내년 주택 매매 가격은 전국(-3.5%)·서울(-2.5%)·수도권(-3%)·지방(-4%)이 동반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국(-5%)·서울(-4%)·수도권(-4.5%)·지방(-5.5%)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택 매매 가격보다 큰 하락폭을 보였다.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가격은 전국(-8.5%)·서울(-9.5%)·수도권(-13%)·지방(-4%)이 급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산연은 "한 두 건의 실거래가가 전체 단지의 집값을 대표하지 못한다"면서도 "다만, 실거래가가 가격변화 움직임을 가장 잘 포착한다는 점에서 체감도와 유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떨어지는 집값과 반대로 거래절벽 현상에 따라 급감한 매매거래량은 내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국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54만가구로 예상되며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6년 이후 최소치다.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집값 급락세가 꺾이고 매수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매매거래량은 올해보다 39%가 증가한 75만가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특히 ‘전세의 월세화’ 현상과 월세의 인기 폭등으로 내년 전세 가격은 4.0% 하락, 월세 가격은 1.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고금리와 집값 하락 전망 등에 따라 매매수요가 전월세로 전환되면서 지난 9월 말까지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49%가 감소한 반면 전·월세 거래는 26.3% 급증했다. 이에 주산연 측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서종대 주산연 대표는 "역대 주택 가격을 살펴보면 정부가 인위적으로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년 시장 상황에서도 금리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기준금리가 최고점이 되는 시점까지 집값 하락 속도는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서 대표는 이어 "통상 전·월세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전세대출이 어렵고 입주가 많은 상황에서 현재 전셋값은 떨어지고 월세는 오르고 있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 빨라질 수 있다"며 "내년까지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준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월세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aniel1115@ekn.kr주택산업연구원은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서울 고가 아파트마저 경매 시장에 쏟아진다…아리팍·은마도 매물로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빨라지는 집값 하락세에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내 주요 고가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경매시장에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매매 시장에서 신고가를 경신해온 단지들이지만 시장 불황과 시세 하락에 수요가 감소하면서 잇따라 유찰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주택 시장 불황에 ‘똘똘한 한 채’도 경매 물건으로 등장12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01동 전용면적 84.98㎡는 경매 매물로 나왔다. 오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다. 아파트 지분이 아닌 단독 명의로 경매에 나온 것은 지난 2016년 해당 아파트 입주일 이래 처음이다.최초 감정가는 42억원이며 KB캐피탈 등에 근저당 25억원이 잡혀 있다. 현재 KB 시세는 39억원으로 감정가가 KB 시세 대비 3억원이 비싸다.다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올 초 책정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감정가가 1억원 가량 저렴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8㎡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4월 거래된 43억1000만원이며 동일면적 최고가는 지난 1월 기록한 46억6000만원이다. 하지만 이날 기준 동일면적 매물이 매도호가 40억원에도 나와 있어 시세 대비 저렴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이에 유찰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내년에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오는 13일 낙찰자를 찾지 못할 경우 다음 재매각일인 내년 1월31일로 물건이 넘어가게 되며 최저 입찰가는 기존 입찰가보다 20% 낮아진 33억6000만원에 책정된다.◇ 대치은마·DMC아이파크 등 1회 유찰 사례 많아금리 인상 기조에 경매 감정가가 시세를 웃도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미 경매시장에 한 차례 등장했다가 유찰돼 재매각되는 단지들도 증가하는 추세다.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22동 전용 84㎡는 지난달 감정가 27억9000만원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입찰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됐다. 오는 15일 재매각 절차를 밟으며 최저 입찰가는 기존 감정가 대비 20% 낮은 22억3200만원에 진행될 예정이다.유찰 당시 업계에서는 유찰 이유를 시세보다 감정가가 높기 때문으로 꼽았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거세지면서 실거래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은마아파트 전용 84㎡는 1년 전인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1일에는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번에 경매 물건으로 나온 22동과 같은 동 매물 역시 지난 10월 21억원에 거래됐다. 층수 차이가 있지만 경매 물건의 감정가보다 실거래가가 6억9000만원이 저렴한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응찰자를 찾지 못해 수차례 유찰되는 과정에서 최저 입찰가가 시세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아이파크 105동 전용 60㎡는 오는 13일 경매 물건으로 나온다. 벌써 2회 유찰을 겪고 3번째 등장이다. 최초 감정가는 10억원이었으나 2회 유찰 과정에서 20%씩 감정가가 낮아지면서 오는 13일에는 6억4000만원부터 입찰이 진행된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의 지난해 10월 실거래가는 최초 감정가와 비슷한 10억5000만원이었으며 이날 기준 시장에는 매도호가가 최저 9억4000만원에 나와 있다.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내년 1월17일 5억1200만원으로 재매각 일정에 들어가게 된다.giryeong@ekn.kr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입주 이래 처음으로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사진=김기령 기자

지난해 재산 증여받은 20대 이하 ‘금수저’ 7만명 이상…전년 2배↑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해 토지·건물·금융자산 등을 물려받아 증여세 납부 대상으로 선정된 20대 이하 ‘금수저’가 약 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2배 급증한 수치인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으로 인해 다주택자 증여가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령별·과세표준구간별 증여세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증여세 납부 대상인 20대 이하 납세자는 총 7만115명이었다. 2020년 증여세 납부대상인 20대 이하 납세자는 3만4036명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증여세 납부 대상인 20대 이하 중 20대는 4만6756명, 10대는 1만3975명이었으며 10세 미만도 9384명이었다. 증여세 납부 대상을 2020년과 비교하면 20대는 2만2980명에서 103% 증가했고 10대는 6764명에서 107% 늘었으며 10세 미만은 4292명에서 119%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증여세 납부 대상은 2020년 18만3499명에서 2021년 27만5592명으로 50% 증가했는데 20대 이하 납부 대상이 100% 넘게 늘어 증가세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표준 또한 전체 연령대보다 20대 이하에서 상승 폭이 가팔랐다. 2020년 대비 2021년 증여세 과세표준은 20대에서 147%(4조382억→9조9659억원), 10대에서 124%(9천487억→2조1242억원), 10세 미만에서 105%(4805억→9850억원) 각각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증가율은 59%(42조7035억→68조356억원)였다. 진 의원은 "일각에서는 어린이와 청년에 대한 증여가 늘어난 원인을 종부세율 인상으로 인한 풍선효과로도 본다"며 "다주택자가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주택자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여세가 양도세, 보유세의 회피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각 조세 본래의 기능이 유지되고 조세가 갖는 부의 재분배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PYH2022121105130001300_P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르포] 재건축 ‘안전진단’ 문턱 낮아진 목동을 가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숙원 사업으로 여겨졌던 재건축에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입니다. 주민들 반응도 대체적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나 가격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늘 것 같지는 않습니다."(30대 남성 목동 주민 A씨)1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노후 아파트 단지 밀집 지역인 서울시 양천구 목동 주민들은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는 체념한 모습이었다.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안전진단 문턱을 크게 낮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이 50%에서 30%로 줄어들고 주거환경과 설비노후도 점수 비중은 각각 현행 15%·25%에서 30%로 높아졌다. 재건축 판정 점수 개정으로 조건부 재건축 판정 점수는 45∼55점으로 축소되며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받아야만 했던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 또한 지자체 요청 시에만 시행돼 사실상 폐지됐다.◇ 목동, 안전진단 완화 방안 수혜 지역?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 중 6단지만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중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9·11단지를 제외한 약 2만3000가구의 나머지 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적정성 검토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었다. 1~5·7·10·13·14단지는 2차 안전진단 절차 중 보완서류를 내지 않아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1차를 통과한 8·12단지는 낮아진 2차 문턱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이 때문에 목동은 재건축을 앞둔 서울 대단지 중에서도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의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향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종헌 목동아파트재건축준비위원회 연합회장은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 인해 소급 적용이 가능하게 됐고 1월에 나올 국토부 지침에 맞춰 진행한다면 좋은 소식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연합회장은 이어 "확실히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 고시를 앞두고 있어 그 이후에는 단지별로 진도를 나가면 된다. 몇 달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정부 또한 의지가 있는 것 같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 완화와 목동 부동산 시장 활성화는 "무관"반면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도 불구하고 목동 부동산 시장에 반등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다.실제 올해 하반기 목동의 부동산 거래량은 이미 지난달 지구단위계획안이 가결되는 등 호재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5건에 그치면서 매수 심리가 실종된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이로 인한 효과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주는 영향은 없다고 해석했다. 목동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 완화와 목동 부동산 활성화는 무관하다. 발표 전과 마찬가지로 거래 또한 전무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집값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목동 부동산 시장은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이어 "목동은 실거주자들이 와야 하는 상황인데 가격이 많이 올라갔고 연식도 오래되다 보니 거래를 원하는 사람이 없다. 결국 문제는 가격과 금리인데 수요자들이 목동 부동산에 투자할 의지 자체가 없다 보니 문의마저 없다"며 탄식했다.전문가들 또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로는 목동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에 대해 "과거 안전진단에 통과하지 못했던 단지들에게는 호재겠지만 개별적인 호재 수준에서 멈출 것이고 목동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기대감이 커진 탓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고 당장 재건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것은 목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금리가 떨어져야 하고 집값 또한 조정이 필요하다. 수요자들은 지금보다 30% 더 낮은 가격을 생각하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올랐던 부분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매수자들이 움직일 것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 나오더라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aniel1115@ekn.kr나무에 가려있는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목동신시가지4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목동신시가지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건설경기 침체에 건설사 몸사리기…포스코건설, 방배신동아 단독 응찰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최근 주요 정비사업지 곳곳에서 건설사간 경쟁 입찰이 아닌 단독 응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등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출혈경쟁을 피하려는 건설사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재입찰 마감 결과 포스코건설이 단독 응찰했다.앞서 지난 10월 1차 입찰 당시 포스코건설이 단독 응찰한 데 이어 2차 입찰에도 단독으로 나선 것이다.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은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2파전 구도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경쟁사의 전시관 관람 시행을 조합이 묵인하는 등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2017년 개정된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은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며 단독 입찰로 유찰이 2회 이상 발생하면 수의계약으로 넘어가게 된다.이에 1차 입찰이 단독 입찰로 유찰된 이후 재입찰을 위해 열린 2차 입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이 또다시 참석하면서 포스코건설과의 경쟁 입찰 구도가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본 입찰에서는 현대건설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다시 포스코건설의 단독 입찰로 마무리됐다.향후 우선협상자대상자 선정, 수의계약 절차를 거쳐 포스코건설이 시공사가 될 경우 방배신동아는 포스코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첫 적용되는 단지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의 ‘오티에르’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다.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은 3만7902.6㎡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공동주택 7개동, 총 84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초역세권이자 이수중, 서울고 등 학군을 갖췄다.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신당8구역 재개발 입찰에도 단독 응찰했다. 신당8구역 재개발은 서울 중구 신당4동 일대 5만8439.3㎡ 부지에 지상 28층, 16개동, 121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3700억원 규모다.신당8구역은 조합 내부 비리와 기존 시공사였던 DL이앤씨와의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7월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 재선정 단계를 진행해왔다.DL이앤씨와의 시공사 계약 해지 전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적용 관련 내용이 오갔던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써밋’을 보유한 대우건설과 ‘오티에르’를 내세운 포스코건설의 접전이 예상됐으나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수주에 집중하면서 지난달 입찰에 포스코건설이 단독 응찰했다. 이번 1차 유찰로 다음 단계인 2차 입찰은 내년 1월 초 마감될 예정이다. 2차 입찰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참가했다.이처럼 정비사업지에서 단독 입찰이 늘어난 데는 건설업계 경기가 침체되고 있어서다. 집값 하락에 미분양 물량이 많아지고 있고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PF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몸 사리기에 나서고 있다.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양상이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와 자금 유동성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건설사들이 수주를 줄이는 등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되고 이에 따른 사업 일정 지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포스코건설이 단독 응찰했다. 사진은 방배신동아 단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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