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레고랜드 사태(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건)에서 촉발된 자금시장 경색이 최근 들어 진정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금리도 종전 5%대에서 4%대로 낮아졌다. 다만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발행어음 금리의 추세적인 하락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5일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1~0.35%포인트(p) 인하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인 발행어음 금리는 기존 연 5.25%에서 4.9%로 낮아졌고, 271~364일은 5.15%에서 4.85%로 인하됐다. 181~270일(5.1%→4.8%), 91~180일(4.7%→4.45%), 61~90일(4.2%→3.9%) 등도 금리가 낮아졌다.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31~60일물 발행어음 금리는 3.9%에서 3.8%로 하향 조정됐다.한국투자증권은 이달 2일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2~0.25%포인트 내렸다. 180~270일 약정 상품은 금리가 기존 5.3%에서 5.1%로 낮아졌다.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연 5.25%. 271~364일은 연 5.15%다. 수시 발행어음 금리는 연 3.8% 수준이다.NH투자증권은 작년 말 6개월물 이상인 발행어음 상품 금리를 0.5~0.6%포인트씩 내렸다. 현재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는 3.7~5.6% 수준이다. 적립형 발행어음 금리는 5.6%이고,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5% 수준이다. 271~364일은 4.6%, 181~270일은 4.5%다.발행어음이란 고객을 수취인, 회사를 지급인으로 해 고객의 요청에 따라 1년 이내의 만기 및 약정수익률로 회사가 지급한 어음을 의미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들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대출, 채권,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시중금리가 변동해도 정해진 약정수익률을 지급하지만, 은행 예적금과 달리 예금보험공사가 보호하지 않아 발행사의 신용위험에 따라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일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는 예치기간을 1년 이내에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약정수익률로 단기자금 투자가 필요하거나 다양한 기간을 선택해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는 작년 10월 초까지만 해도 4%대가 주를 이뤘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해지고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10월 말에는 5%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패닉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시장금리도 안정을 찾으면서 금리도 5%대로 하락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기업들 역시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까지 자금조달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데,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기업들도 작년처럼 높은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다만 발행어음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 등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반면 현재 금리 수준이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더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내 초고액 자산가들은 금리가 더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주식보다 국채 10년물, 5년물을 주 단위로 사고 파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시장금리 추이, 기업들 자금조달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행어음 금리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패닉상태에 빠진 자금시장이 최근 들어서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미 발행어음 금리는 계속 올랐기 때문에 최근의 하락세에 큰 의미를 부여해도 될 지는 의문"이라며 "최근에 가파르게 올랐던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ys106@ekn.kr서울 여의도 증권가.NH투자증권 발행어음 수익률.(자료=NH투자증권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