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통 큰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금융지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었다. 금융지주사들이 그간 주주환원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만큼 다음달로 예정된 실적발표를 전후로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근 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 주가는 이달 2일 4만7600원에서 이날 현재 5만7200원으로 20% 올랐다. 이 기간 하나금융과 신한지주는 각각 19%, 17.6% 상승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추진 등의 호재까지 맞물리면서 주가가 10% 올랐다.연초부터 금융지주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는 이달 2일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보통주 기준 자본비율을 12%대로 유지하고,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급적 주주환원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사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 역시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 가격결정 등에 대해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은 작년 연간 기준 지배주주순이익 4조8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지주(5조363억원), 하나금융지주(3조6790억원)도 각각 25.3%,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3일 한은 금통위를 시작으로 연내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경우 이자수익이 증가하는 점도 금융지주사에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다방면으로 주주환원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는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이슈로 배당을 늘리는데 다소 제약이 있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다소 걷힌 만큼, 이러한 목표치에 부합하는 내용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주주환원책에 대한 성급한 기대감은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신규로 대출을 일으키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오랜 기간 주주환원, 배당 확대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다음달 실적발표를 전후로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높은 자본비율, 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지금 당장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난 일주일간 은행주는 배당성향 30% 조기 달성 기대를 단기간에 투영한 상태로,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ys106@ekn.kr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자료=신한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