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15.88%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향후 전 금융업권 대주단 운영 협약 등으로 연체율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9월부터 1조원 규모의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가 가동됨에 따라 부실 및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의 정상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회는 4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은행연합회, 생·손보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과 제2차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금융권의 부동산 PF 사업정상화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부동산 PF 시장상황에 대한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1%로 작년 말(1.19%) 대비 0.82%포인트(p) 상승했다. 이 기간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0조3000억원에서 131조6000억원으로 1조원 넘게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15.88%로 작년 말보다 5.50%포인트 상승했다. 이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4.2%로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4.07%, 상호금융권은 0.1%에 불과했다.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금융업권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대출잔액은 5조3000억원으로 보험사(43조9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26조1000억원), 저축은행(10조1000억원) 보다 적었다. 특히나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76조2000억원)의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진단이다. 새마을금고도 최근 연체율은 상승 추세이나, 수익성, 건전성 지표를 고려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부동산 PF 불안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정책대응수단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민간 자율로 복잡한 권리관계를 조정해 부실, 부실우려 사업장이 다시 정상화되도록 지난 4월 27일부터 PF 대주단 협약을 재가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총 91개 사업장에 대해 PF 대주단 협약을 적용했다. 91개 사업장 가운데 66개 사업장의 대주단이 자율협의회 소집 등을 통해 금융지원이 결정됐다. 만기연장이 51건으로 가장 많고, 이자유예 48건, 기한이익 부활 34건, 신규자금 지원 5건 등이다. 9월부터는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민간 자율의 사업재구조화 노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5개 위탁운용사와 부동산 PF 정상화지원펀드 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캠코는 앵커 투자자로서 책임 있는 투자와 더불어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정상화 대상 사업장 발굴과 PF채권 양수도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5개 운용사는 캠코에서 출자하는 펀드별 1000억원을 포함해 각각 2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신속히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8월까지 민간자금을 모집해 펀드조성을 완료하고, 9월부터 실제 자금을 투입해 PF 채권을 인수한 후 권리관계 조성, 사업 및 재무구조 재편, 사업비 자금대여 등을 통해 정상화를 지원할 예정이다.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오늘 협약은 공적 금융기관인 캠코가 자본시장의 전문성을 갖춘 민간 업계와 PF사업장 정상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협력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2008년 부실PF 채권을 인수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부동산 PF시장의 불안 역시 신속히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부동산 PF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가 민간의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권도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ys106@ekn.kr사진=연합(자료=금융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