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하나증권이 3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낸 가운데 나홀로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63% 증가했다. 순이익은 9.34% 증가한 1464억원을, 매출액은 144.1% 증가한 5조6575억원을 기록했다.하나증권의 호실적은 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의 실적과 비교된다.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등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50% 넘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이 3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6.86% 쪼그라들었다. 증시 침체 여파로 수탁수수료가 줄고 시장 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이익이 감소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3분기 순이익은 급증했다. 회사의 3분기 순이익은 38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6억원)보다 754.93% 급증했다. 이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3분기에 본사 사옥을 매각해 일회성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서다. 사옥 매각 대금은 세전 4438억원이다.KB증권도 부진한 실적을 냈다. 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한 1231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금리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Sales &Trading(S&T) 부문 실적과 수탁수수료가 부진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비해 76.6% 줄어든 685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75.7% 줄어든 145억58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나증권의 호실적 배경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 덕이 크다. 하나증권은 그간 디폴트 위험이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대체투자 등의 IB 자산을 정리해왔다. 우연히도 하나증권은 주요 증권사들이 대거 사들인 레고랜드의 부동산 PF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기초체력도 확실하게 다져왔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 ‘1Q스탁’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디지털 플랫폼 인프라를 강화해 디지털 금융 환경을 확대해 왔다.변동성 장세의 대응 전략으로 출시한 자산관리(WM) 부문의 ‘증여랩’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증여랩은 상품 출시 전 사전예약 330계좌, 120억원을 모집했고 출시 1개월만에 1000계좌 달성, 3개월 만에 판매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고객의 호응을 얻었다. 증여랩은 지속 가능한 글로벌 기업에 장기 투자해 가족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미국 포춘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가운데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한다. 또, 사회적 책임 부담이 주요 고려 요소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점수가 최종 포트폴리오 선정에 반영된다.하나증권은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전략적인 시장 대응으로 증권사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향후에도 수익다각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yhn7704@ekn.kr하나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