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희순 유통중기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규정했다. 또 앞으로의 남은 임기를 '도약과 성장의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11일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은 대통령의 '실용주의'였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우선해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확대를 굳이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현실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 야당과도 얼마든지 '협치'할 수 있다고 했다. 현실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비판도 마다않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우려되는 대목도 없진 않았다. 중소·벤처업계를 포함한 경영계가 반발하는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서는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라 악덕기업의 지배주주를 압박해 기업 경영 풍토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고, 재정 관료들도 우려했다는 나랏빚에 대해서는 “칡뿌리 캐먹고 맹물 마시면서 어떻게 일하나, 지금은 씨를 뿌릴 때"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말들이 많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악수 하루만에 “내란정당 해산"이라며 날을 세웠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100일은)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며 뻔뻔한 말을 했다. 민생경제 회복을 넘어 도약과 성장을 위한 협치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것이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했다. '머슴'들에게 일을 시켜놨으니, 누가 일을 잘하는지 두 눈 뜨고 잘 보라는 거다. 좌우로 편을 가르면 머슴들이 일은 안하고 편만 짤 거라고도 했다.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귀담아들을 얘기다.
일단 정부가 돈을 뿌렸으니 소비심리는 살아났고, 기업 체감경기도 반등했다. 남은 건 가을의 수확이다. 갈길은 멀다. 나랏빚은 많고 한국인 구금 같은 돌발변수도 있다.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은 지금부터라도, 도약과 성장을 위해 여의도가 좀 더 유연해지기를 바란다. 대통령도 국익을 위해서라면 옆 나라 대통령 가랑이 사이라도 가겠다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