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26년 업력을 가진 토종 장난감 회사 ‘손오공이 좀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버는 돈보다 이자로 나가는 비용이 더 큰 상황인 데다가 쌓은 이익잉여금이 없어 주식을 찍어 자본잠식을 방어하는 상황이다.결국 최대주주였던 글로벌 완구기업 마텔도 투자손실을 입으며 지분을 팔아버렸고, 이를 받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마저도 보유 지분을 페이퍼컴퍼니에 넘겼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오공의 최대주주 김종완 대표이사는 주식회사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손오공은 세계 최대 완구회사인 미국의 마텔이 투자하면서 기대감을 모았던 회사다. 지난 2016년 10월 마텔은 손오공 창업자인 최신규 ‘초이락’ 회장의 손오공 주식 16.93% 가운데 11.99%를 인수하며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마텔은 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손오공을 활용하려던 청사진을 제시했었다.해당 계약으로 손오공은 마텔의 ‘핫휠’, ‘바비인형’, ‘메가블럭’ 등 글로벌 인지도를 가진 완구에 대한 국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수익성 회복에는 실패했다. 손오공은 마텔 인수 이듬해에만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21년에는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9~2020년, 2022년에도 적자였다. 마텔 인수 당시 1293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지난해 66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결국 손오공은 버는 돈으로 이자비용조차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 상태로 전락했다. 손오공은 지난 2005년 상장한 이후 18년동안 총 10차례 연간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1을 넘어선 경우는 단 6차례에 불과하다.손오공이 상장 이후 지금까지 입은 영업손실 규모는 총 506억8468만원에 달한다. 이 기간 이자비용으로 263억1436억워을 지출했다. 결과적으로 버는 돈이 없는데 이자라도 낸 것은 주주들 덕분이다. 주식을 발행하거나 담보로 잡아 돈을 마련했다는 얘기다.손오공은 지난 2008년을 끝으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상태다. 상장 전에는 최대 322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이 있었지만 회사가 적자를 이어가면서 결국 번 돈을 모두 까먹은 것이다. 자본이 줄어드는 것은 자본잉여금을 쌓아 대처했다. 자본잉여금은 주식을 발행할 때 액면가를 초과한 부분을 발행한 주식수만큼 곱해 계산한다. 손오공은 현재 600억원이 넘는 자본잉여금이 있다.회사가 돈이 필요하면 먼저 벌어놓은 자금을 쓰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대출을 한다. 기업이 액면가 이상으로 주식을 찍는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자금을 조달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지분율을 희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자본잉여금이 쌓인 상황에서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인 상황이 계속된다면 주식을 찍어 살아가는 좀비기업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결국 회사 대표도 보유 지분을 팔아치우며 손절에 나선 모양새다. 단 김 대표는 돈을 잃지 않았다.김 대표가 에이치투파트너스에 지분을 넘기고 받는 주당 매각 단가는 약 5000원이다. 지난해 마텔에서 지분을 넘겨받을 때 주당 매각 단가는 1800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김 대표가 사모은 지분의 1주당 인수가격을 감안할 때 이번 계약으로 약 50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두리라고 분석하고 있다.이에 손오공의 일반 주주들로서는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연초 경영권 분쟁까지 겪으면서 회사의 상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대표마저 지분을 털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당한 분량의 전환사채(CB)도 최근 주식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50억원 규모로 발행된 8회차 CB가 최근 전환 청구되고 있다.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8%가 넘는다.CB 전환청구로 일반 주주입장에서는 대규모 오버행까지 진행되면서 주주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한 손오공의 주주는 "연속 적자에 책임을 져야할 대표이사마저 회사를 버렸다"며 "지분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주가도 떨어지고 있어 작전주로 전락되기 딱 좋은 상황이다 보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khc@ekn.kr손오공 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