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우리도 자원强國이 될 수 있다](http://www.ekn.kr/mnt/thum/202302/2023022201000578900025601.jpg)
호주 최대 철광석 광산인 로이힐을 소유하고 있는 광산주는 핸콕 그룹의 라인 하트 회장이다. 그는 세계 여성 부호 1위다. 라인 하트 회장은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던 2010년 광산 개발을 시작했다. 탐사에서 개발까지 10년 가량 걸리고 투자비가 당시 110억달러(약 12조 5000억원)나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로이힐은 2015년 본격 생산을 시작해 연간 5500만톤의 철광석을 수출하는 세계 5위 규모의 글로벌 광산개발 업체로 성장했다. 로이힐 광산의 철광석 매장량은 23억 톤에 달한다. 포스코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정부 정책에 따라 로이힐 광산 지분 12.5%를 확보했다. 포스코가 로이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안정적으로 철광석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포스코는 2016년 600만톤을 시작으로 해마다 평균 1000만톤 이상을 로이힐에서 조달한다. 포스코 철광석 전체 소모량의 평균 20~30%에 달하는 물량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7450만톤(약 120억7500만 달러)의 철광석을 수입했다. 주 수입국은 호주(5530만톤)로 전체 수입물량의 74.2%를 차지한다. 브라질(846만톤)과 남아프리카공화국(450만톤)에서도 일부 들여왔다. 철광석 국제가격은 지난 2020년 5월 톤당 166달러에서 2021년 5월에는 209달러로 크게 올랐다가 지난해 5월에는 133달러로 하락한 뒤 연평균 110달러선을 유지했다. 자원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오락가락 정책에 한국의 자원개발 성적표는 처참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와 기업의 구조조정 1순위가 자원개발이었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처분한 해외 광구가 26개에 달했다. 호주, 캐나다, 러시아 등 자원부국에 소유하던 알짜 광구와 광산들이 이때 매각됐다. 캐나다 시카레이크 우라늄 광산은 외환 위기때 저가에 급매된 대표적인 광산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이 광산을 캐나다 카메코사에 팔았다. 이 광산은 2011년부터 연평균 8000톤 이상의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은 현재 외환 위기 때 처럼 공기업이 보유한 해외 광구를 내다 팔지 못해 안달이 난 모양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공기업이 발을 빼면 민간은 투자를 꺼린다. 민간과 공기업이 같이 가야 신뢰성도 있고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민간의 부족한 탐사 및 채굴 등 기술을 공기업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 건전성 확보 차원이라지만 자원 공기업의 해외 자산 매각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며 단기간내 승부를 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지금 들어가도 10~20년 후를 내다 봐야 한다. 전체 GDP에서 제조업 비율이 27.5%를 차지할 정도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제조업 경쟁력도 상위권인 한국에게 자원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제조업의 성장이 곧 한국의 성장이다. 광물자원 없이 제품을 만드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다. 그래서 자원개발은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또 하나의 현안은 공급망 확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우리 경제 수입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수입 품목 5381개 중 2144개(39.8%) 품목의 수입 공급망이 취약하다. 원유(100%), 석탄(99.1%), 천연가스(99.7%), 철광석(99.4%), 니켈 등 비철금속광물(99.3%) 등 에너지와 금속광물의 수입의존도가 높다. 공급망이 취약한 데다 해외 자원개발 마저 더 위축되고 있다. 공급망과 함께 을 자원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자원외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에서 캐나다 쥐스탱 트뤄도 총리와의 양자 회담을 통해 전략물자인 배터리 등 경제협력에 합의했다. 캐나다는 제2위 천연자원 공급국이자 리튬,니켈,코발트 등 2차전지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생산국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캐나다에서 보다 원활하게 니켈 등 필수 광물을 공급받는 길이 열렸다. 5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한국의 해외 자원개발 역사에서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 그 만큼 자원개발은 리스크가 크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 12년 전을 뒤돌아 보면 당시 우리만 공격적으로 자원개발에 나선 것도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 일본은 우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원개발에 뛰어 들었다. 이들 국가는 현재도 세계 곳곳에서 자원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금 뛰어 들어도 10년 정도 지나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게 자원개발 사업이다. 리스크 없는 자원개발은 절대 불가능하다. 실패만 가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자원개발을 포기해야 한다. 올해는 한국이 자원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 민관 협력을 이끌어 주길 당부한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