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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

최근 유럽연합(EU)과 그 회원국을 중심으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지구에 나타나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위기에 대응하는 환경규제의 강화로 기존 산업 구조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사회에서 분담하고 정책으로 구체화하자는 의미다. ‘공정전환’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이 개념은, 원래 1970년대 노동운동 과정에서 사용됐다. 그런데 사회 변화에 따라서 이 용어는 점차 기후와 환경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고 유엔환경계획과 기후변화협약 등 기후와 환경에 관한 국제사회의 공식 문서에서도 반영됐다. 지금은 공정, 평등, 민주, 다양성 등 이전보다 더 넓은 사회적 가치들을 포함하고 있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포용과 지속가능한 경제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확장됐다. EU가 추진하는 정의로운 전환 정책은 여러 실천 방향이 있다. 그중에서 ‘유럽 그린딜 투자 계획’(European Green Deal Investment Plan)은 10년 동안 1조 유로(약 1425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친환경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EU는 ‘정의로운 전환 기금’(Just Transition Fund)을 조성해 유럽 경제의 전환에 큰 영향을 받는 지역에 우선 175억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며,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의 근로자와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2027년까지 1000억유로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EU 회원국인 스웨덴은 금속, 광물, 시멘트, 화학물질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탄소 집약적인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경제의 정의로운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이 같은 산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하고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스웨덴은 순환 경제 그리고 수소 등 원자재에 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의 정의로운 전환 기금에서 약 94%가 경제 전략에 투입되고 있다. 이 자금의 일부를 금속 산업 인력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거나, 청소년들을 해당 지역으로 유치하면서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Smart Energy System) 개발 등에 투자하고자 한다. 한국 정부도 2020년 수립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을 정책 방향의 하나로 제시하면서 정의로운 전환 개념을 정책에 반영했다. 이어 2021년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생성장기본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을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피해 지역이나 산업의 노동자, 농민, 중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발생하는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고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 방향’이라고 정의했다. 탄소중립기본법 제47조부터 제53조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 마련,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지정, 정의로운 전환 지원센터의 설립, 지역 현황조사 등 정의로운 전환을 구현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정의로운 전환 개념에 따라 경제와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환경과 인권, 지속가능성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이러한 경제개념의 전환은, 무역이나 국제투자 등 국제경제 무대에서도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2010년에 체결된 한-EU FTA 제13장은 무역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조항들을 묶었고, 이 내용들은 결국 경제의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 이후 EU가 아시아 국가들과 체결한 FTA에서도 유사한 내용들이 꾸준히 등장한다. 한-EU FTA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교본이 된 셈이다. 그러나 ‘정의로운 전환’은 개도국에게 가혹하고 선진국이 자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친화적이지 못한 산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개도국에 정의로운 전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정의롭다고는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무역과 국제경제의 현실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국제경제 무대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가지는 복잡한 의미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 개념이 현재 무엇이든,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든, 한국 경제는 올바르게 적응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EU연구소장

[EE칼럼] 유류세, 전액 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야

정부가 휘발유, 경유 등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송용 석유제품에 붙는 유류세, 즉 교통에너지환경세 인하가 오는 10월로 종료되는 것을 감안해 내년도 세입에 그 상승분을 반영했다. 그동안 고유가로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해 휘발유, 경유, LPG 등에 적용되는 유류세율을 인하해 왔는데, 세율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면 내년도 교통에너지환경세 징수액이 올해보다 4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 예산안에서 대표적인 세금인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수입을 올해보다 37.5% 증가한 15조3258억원으로 편성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 두 가지 석유제품 사용때 부과되는데 이와 연동되는 교육세, 지방주행세, 부가가치세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소비자 부담액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강세 기조를 유지하자 정부는 11월 12일 유류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해 20%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오히려 2022년 초에 100달러는 넘어서자 정부는 유류세율 인하 폭을 법정 최대치인 37%로 확대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들어 경유, LPG 부탄 세율은 기존대로 유지하되 휘발유 세율 인하 폭을 25%로 낮춰 4월까지 적용했고, 8월과 10월로 두 차례 추가 연장을 적용하는 중이다. 이 한시적인 인하가 2년 만에 종료되는 것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리터당 각각 475원, 340원의 기본세율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여기에 연동된 교육세 15%, 지방주행세 26%, 부가가치세 10% 등이 더해지는 구조다. 한편 LPG는 개별소비세를 적용받으며 kg당 252원의 기본세율 그리고 개별소비세의 15%인 교육세, 그리고 부가가치세 10%가 추가된다. 이에 따라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율을 낮추면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 등도 동반 하락하고, 반대로 올리면 동반해 올라가는 구조로 설계돼 있는 데 이 세율은 탄력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휘발유와 경유에 적용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COVID-19 기간에 차량 사용이 감소하며 소비가 크게 줄었던 2020년에도 13조2000억원이 걷혔는데 2022년에는 11조1164억원으로 더 줄었다. 세율 인하가 가지고 오는 효과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가 2024년에는 15조 325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지난 2년 동안 매년 거의 4조원이나 세금을 깎아준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더 걷힌다고 해도 에너지 분야에는 그리 득이 될 것이 없어보인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대부분이 다른 부처와 다른 분야로 돌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원상 회복으로 이득을 보는 분야는 교육, 환경, 교통, 재정 부문이며 에너지 분야는 극히 일부분만 활용이 가능하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은 수십조, 수백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으면서도 국내 소비자가격을 낮추는데 일조해왔다. 에너지 분야 공기업의 부채 증가 속도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의 10여에 달하며, 이제 적자상태가 아닌 에너지공기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럼에도 해당 추가 세원을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 해소 등 에너지분야에 사용할 것이라는 발표는 찾아보기 힘들다. 에너지 담당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 대비 1.3% 늘어난 11조2214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중 에너지 분야는 올해 보다 10.3% 늘어난 4조7969억원이다. 에너지 분야의 정부지출 규모가 딱 교통에너지환경세 추가분 만큼이다. 산적해 있는 부채 문제에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와 새로운 전력인프라 건설, 거기에 기후변화대책까지 시행하려면 이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통에너지환경세 추가분 4조원을 모두 에너지 분야에 쏟아부어도 모자랄 것이다. 에너지환경세 인상분을 모두 에너지 분야에 배정하는 특단의 조처를 기대하는 건 과연 억지일까? 하긴 아직 세율 인하 종료를 확정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제유가가 여전히 80달러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려올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게 전문기관의 전망이다.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공학전문대학원 부원장/에너지위원회 위원

[EE칼럼]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관전 포인트는 신규원전

정부는 지난 7월 전력정책심의회를 열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추진방향’을 논의하며 제11차 전기본 수립에 착수했다. 전기본이 2년 주기로 수립되는 점을 고려하면 6개월 정도 앞당긴 셈이다. 조기착수 배경으로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신규투자 확대, 데이터센터 증설, 산업과 생활의 전기화 확산, 4월 발표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의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강화 등 급격한 전력 수급여건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기본에 신규원전 반영 등 윤석열정부의 에너지정책 의지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필자는 지난해 초 에너지경제신문에 기고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전 체크 리스트’ 칼럼에서 전기본의 관심 포인트로 실무소위 위원들의 성향, 수요예측 결과,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송전망 건설계획, 탈원전 폐기 후 원자력의 반영 정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안정성 확보 방안과 비용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10차 전기본 수립 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위원들은 친재생에너지 인사들로 채워졌고, 전력수요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당초 반영키로 했던 산업·수송·건물 등 각 분야의 전기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등은 추정치의 일부만 반영돼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NDC) 목표 이행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게 했다. 변화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원자력 비중이 확대됐고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 달성 시기는 미뤄졌다. 원자력은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11기 원전의 계속운전이 반영됐다. 이를 통해 2036년 원전 발전비중이 34.6%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재생에너지는 NDC 상향 안에 비해 축소돼 2036년에야 비중을 30%까지 늘리는 것으로 조정됐다. 정부로서는 정책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후한 평가를 기대했겠지만 친 원전계의 ‘신규원전 언급 없음’ 과 친 재생에너지계의 ‘재생에너지 축소’라는 양측 모두의 비판에 직면했다. 그렇다면 11차 전기본은 10차와 어떻게 달라질까. 우선 소위 위원이 대폭 바뀐 것 부터가 가장 큰 변화다. 젊고 참신한 전문가들로 대거 교체됐다. 새 위원들의 성향 파악은 어렵지만 대폭 교체 그 자체로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전기본이 수립될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정부가 내세운 11차 전기본 수립의 조기착수 이유로 전력수요 급증을 꼽은 만큼 전력수요 예측치가 얼마나 늘어날 지도 관심사다. 전력수요 예측은 10차 전기본 때와 마찬가지로 기존 예측모형을 적용하고 ‘전력화’ 수요는 다른 기관에서 다른 방법으로 추정한 후 합산하는 방식이다. 주목할 점은 전력화 수요를 어느 정도로 보는 가다. 무엇보다 11차 전기본의 최대 관심사는 신규원전의 규모다. 신한울 4호기가 2033년에 준공되기 때문에 반영 대상기간은 5년(2034∼2038년)에 불과하다. 물론 신규원전 수를 비롯한 전체 원전용량과 재생에너지 용량, 그리고 각 전원의 발전구성비 등은 당연히 수요예측 결과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10차의 전력수요 증가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신규원전이 건설되지 않아도 2038년의 원전 발전비중은 34% 수준이 된다. 하지만 전력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신규원전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원전 발전비중은 20% 대로 추락하게 된다.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이 반영되더라고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신규원전 유치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반대여론이 여전하고, 공사기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원전건설 기간은 예전의 2배로 늘어 실제 공사 기간만 10여년이 소요된다. 부지 등 사전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적어도 15년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신규 원전의 기간 내 준공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원전 준공 후에도 송전망과 양수, BESS 등 에너지저장장치의 대량 확보가 없다면 원활한 가동은 불가능하다. 최근 양수발전 유치 희망지역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력 유통의 전제인 송전망 확충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11차 전기본의 관전 포인트는 10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0차 전기본이 전 정부의 영향이 상당히 남아 있다는 평가이고 현 정부 에너지정책이 반영되는 전기본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떤 그림이 그려질 지 자못 궁금하다.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

[이슈&인사이트] 글로벌 인재의 조건

오래전 글로벌 기업에 있는 지인에게 인재 선발기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예상한 답은 학벌, 경력, 자격증 등의 스펙이었지만 뜻밖에도 인테그리티(integrity)를 제일로 삼는다고 했다. 인테그리티를 우리말로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우리말로는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성실성, 진실성 또는 청렴결백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청렴은 옛 선비들의 타협하지 않고 대쪽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올라 현대와 맞지 않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인테그리티가 ‘흠이 없는 온전한 도덕성을 지향한다’는 의미인 만큼 그나마 가장 가까운 뜻은 청렴성이 아닐까 싶다. 청렴성은 정직하고 윤리적이며 도덕적 원칙이 확고한 품성을 의미한다. 청렴성을 갖춘 사람이 합류하면 그 조직은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갖추게 되며, 이는 글로벌 회사의 평판과 성공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청렴성이 중요한 이유와 청렴성이 글로벌 기업의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먼저, 글로벌 기업은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개인들과 협업하며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직원의 청렴성은 팀원, 고객, 파트너,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를 증진하며, 이러한 신뢰는 특히 국경을 넘어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 둘째, 청렴성은 윤리적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윤리적 의사결정을 우선시하는 인재를 채용하면 글로벌 기업이 여러 국가의 법률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법적 문제, 평판 손상, 잠재적인 재정적 처벌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청렴한 인재를 채용하면 글로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향상된다. 청렴성을 중시하는 직원은 회사, 이해관계자 및 회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사회에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지속 가능한 관행에 대한 이러한 헌신은 회사의 성공과 장수에 기여한다. 글로벌 기업은 국제법, 문화적 규범, 비즈니스 관행과 관련된 고유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청렴한 직원은 사기 행위, 뇌물 수수 또는 부패에 연루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에 대한 회사의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청렴성은 조직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윤리적 가치관이 확고한 인재를 채용하면 정직, 개방성, 존중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다시 같은 생각을 가진 인재를 끌어들여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기업의 청렴성에 대한 헌신을 강화한다. 글로벌 기업의 평판은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청렴한 직원을 채용하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기여한다. 고객과 고객은 윤리적 관행으로 잘 알려진 회사를 신뢰하고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고객 충성도와 시장 점유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청렴한 직원을 보유하는 것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정직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의 행동은 회사가 투명성, 책임감, 진정성을 가지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 임직원의 청렴성이 문제가 된 경우를 종종 접하게된다. 대표적으로 베어링스 은행 파산사건을 들 수 있다. 베어링스 은행은 233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은행이었다. 그러나 닉 리슨(Nick Leeson)이라는 28살의 젊은 트레이더가 싱가포르에서의 대형 선물 투자 실패로 파산하게 된다. 닉 리슨은 초반에는 투자거래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냈다. 하지만 이후 손실이 난 거래는 다른 비밀계좌에 집어넣어 항상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처럼 조작했다. 결국 1993년 말 2300만달러, 1994년 말에는 2억8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하자 닉 리슨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일본 증시에 투자했고, 다음 날 새벽, 일본 고베 대지진으로 8억2700만 달러의 손실을 보며 베어링스 은행은 파산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에서 청렴성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한 직원의 잘못으로 인해 유서 깊은 회사가 파산에 이를 수 있기에 그만큼 청렴성은 채용과정과 그 후의 과정에서도 우선시돼야 할 필수 덕목이다. 청렴성을 채용과정에서 중시한다면 정직하고 책임감 있고 존중하는 태도로 행동하는 조직을 구축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청렴성은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도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다. 청렴성은 기업, 사회, 나아가 국가의 국격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만큼 우리나라 사회 전 분야에서 청렴성이 우선시 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국민연금 3차 개혁 관전포인트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국민연금 개혁이 고지를 향해 첫 걸음을 디뎠다. 갈 길은 멀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첫 발을 내딘 것만도 의미가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9월 1일 공청회를 열고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했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내놨지만, 요약하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향후 5년에 걸쳐 12% 또는 10년에 걸쳐 15% 또는 15년에 걸쳐 18%까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금 받는 나이를 현행 65세(2033년)에서 68세(2048년)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연금의 건강을 체크해서 국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맨 먼저 재정계산위가 보고서를 내면 정부는 여론을 수렴한 뒤 대통령 승인을 거쳐 10월말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민연금은 1988년 출발했다. 지금까지 두 번, 1998년 김대중 정부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손질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심각한 저출생·고령화 추세 속에서 연금을 고쳐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보험료를 더 내라고 하면 모두가 손사래를 친다. 윤 정부는 과연 임기 내 국민연금을 뜯어고칠 수 있을까? ◇ 1차 개혁안, 뭘 손봤나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급여 수준(소득대체율)을 70%에서 55%로 낮추고, 연금을 타는 나이를 2013년 이후 5년 단위로 한 살씩 높인다는 내용이다. 당시 국회에선 야당인 한나라당의 힘이 가장 셌다. 1998년 9월 한나라당은 급여 수준을 60%로 낮추는 독자적인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냈다. 정부안대로 55%까지 낮추면 근로자의 최저 노후생활 보장이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국회는 같은 해 12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급여 수준은 한나라당 뜻대로 60%가 됐고, 수급 개시 연령은 정부 뜻대로 2013년부터 61세로 높아졌다. 오는 2033년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 반쪽에 그친 2차 개혁안 참여정부 시절 개혁안은 노무현 대통령이 뒤에서 밀고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총대를 멨다. 2003년 8월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개선 공청회를 가졌다. 이때 재정계산이 처음 실시됐다.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47년에 기금이 바닥을 드러낸다는 계산이 나왔다. 정부는 애초 세게 나갔다. ‘더 내고 덜 받는 안’을 제시했다. 보험료율을 9%에서 2010년부터 5년마다 1.38%포인트씩 올리자는 내용을 담았다. 이렇게 하면 2030년 보험료율이 15.9%까지 오른다. 소득대체율은 60%에서 50%로 낮추자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정안은 2007년 국회에서 ‘그대로 내고 덜 받는’ 식으로 정리됐다. 보험료율은 9%에서 바뀌지 않았다. 대신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로 낮추도록 설계됐다. 소득대체율 하향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덕에 기금 소진 시점이 좀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본질적인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 ◇ 기회 흘려보낸 문재인 정부 2018년 8월 4차 재정계산을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뒤 재정계산위원회가 공청회에서 개선안을 공개했으나 이미 대통령이 ‘퇴짜’를 놓은 뒤였다. 재정계산위는 소득대체율을 45%로 높이되 보험료율을 2%포인트 즉각 인상하는 안 등을 제시했다. 2018년 12월 복지부는 4가지 안을 담은 종합운영 계획안을 내놨다. 그 중 하나는 맥빠진 ‘현행 유지’다. 연금 개혁은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밀어붙여도 될까말까다. 정부가 연금법 개정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는 데 표에 민감한 국회가 팔 걷고 나설 리가 없다. 그렇게 연금 개혁은 물건너갔다. 국회 의석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게 못내 아쉽다. 2020년 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도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무슨 이유인지 연금 재정의 둑을 쌓고 보장성을 강화할 기회를 흘려보냈다. ◇ 3차 개혁 짐은 윤석열 정부로 지난해 2월 대선 토론에서 윤석열·이재명·안철수 후보는 국민연금 개혁에 뜻을 모았다. 그만큼 현 정부 임기 안에 개혁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현재 국민연금 개혁은 두 갈래로 진행 중이다. 먼저 국회는 연금개혁특위 아래 민간자문위를 운영 중이다. 1기 자문위는 3월 경과보고서를 특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보험료율(9%), 의무가입상한(59세), 수급개시연령(2033년 65세)을 모두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을 뿐 똑 부러진 방안을 제시하진 못했다. 연금특위는 오는 10월까지 활동하는 2기 민간 자문위를 출범시켰다. 윤 정부 역시 10월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 계획을 확정해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가 과연 단일안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후 본격적인 개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연금 개혁은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다. 내년 4·10 총선은 국민연금 개혁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지형이 이어지면 난관이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진보 민주당은 연금개혁에서 소득대체율 상향을 중시한다. 반면 보수 국민의힘은 재정 안정에 무게를 둔다. 이번에 재정계산위가 내놓은 개선안엔 소득대체율 부분이 빠졌다. 소득대체율을 중시하는 위원이 표결에서 퇴장하는 일도 있었다.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소득대체율부터 손보자고 나설 게 틀림없다. 총선 결과 여대야소로 지형이 바뀌어도 연금 개혁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길 바라는 건 무리다. 그만큼 연금개혁, 특히 보험료율 조정은 여야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1차, 2차 사례에서 보듯 국민연금 개편은 여야 간 ‘기브 앤 테이크’가 불가피하다. 이왕 대선 토론에서 뜻을 모았으니, 여야 지도자들이 국민연금 개혁을 협치의 모델로 삼으면 좋으련만.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 9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에서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과 김용하 재정계산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기자의 눈] 전 세계 반도체 경쟁…韓, 승기 잡아야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반도체가 미래시대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가 반도체 강국 입지 다지기에 한창이다. 한국 역시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다운턴(하락)이 계속되고 있으나 다가올 업턴(상승)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유럽은 현재 9%로 떨어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030년까지 민간 및 공공에서 430억유로(약 62조원)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 반도체법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이 법은 제조시설 확대뿐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EU는 반도체 기술역량을 강화를 위한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역내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EU 내 최초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반도체 공급망 및 가치사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수요 및 공급 부족을 예측해 위기에 대응해 나간다. 일본은 대만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 현지 유치를 통해 한 번 종합반도체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어 일본은 최근 정부와 민간 대기업 합동으로 설립한 라피더스의 공장 기공식을 갖기도 했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5년 시제품 생산라인 완공과 함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 시험 생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도 역시 반도체 제조 기업에 100억달러(약 13조원)을 보조금으로 긴급 지원하면서 미국의 제재로 중국이 위축된 중국의 대체 국가로서 공백을 채운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최근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략 산업 관련 예산을 2조1603억원으로 확대했다. 첨단 전략기술 분야 외국인 투자 현금 지원 한도를 40%에서 50%로 확대하는 데는 2000억원이 편성됐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평택, 용인 클러스터에 반도체 제조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용인 남사읍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공장(팹) 5기, 원삼면에는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반도체 팹 4기, 기흥구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메모리·시스템 연구개발(R&D)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양사의 투자도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에 13조7779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R&D 규모 12조1779억원보다 13.1%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R&D 투자는 2조86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4075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3%에서 16.8%로 높아졌다. 치열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경쟁 속,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를 통해 한국이 승기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산업부_여이레 ▲여이레 산업부 기자

[데스크 칼럼] 홍범도 논란으로 본 국가 vs 민족

국가란 무엇인가?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추모 논란. 최근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무엇을 더 중시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련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상 그동안 대한민국이란 국가보단 민족끼리가 더 중시되어 왔던 흐름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을 기념하는 ‘건국절’을 제도적으로 정부 주도로 챙겨오지 못하고 있고,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로만 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을 기리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을 좀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모든 독립활동에 대해 추앙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과 지향점을 가지고 독립운동에 참여했는지를 이제 따져보자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것도 현직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에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규정했다. 조선 이씨 왕조체제나 대한제국으로 돌아가거나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독립운동은 아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독립운동 계승에 대해 설명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사회민주주의 계획경제의 길을 택한 북한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선택한 대한민국과는 엄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이런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일제시대 무장투쟁을 전개하며 독립운동을 해온 홍범도의 육사 내 흉상 이전의 논란도 정리해 볼 수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의열단 소속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북한군 소속으로 대한민국 침략에 선봉에 선 김원봉을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라고 치켜세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범도 장군도 넓게 보면 마찬가지다. 일제시대 무장 독립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련 공산당원으로 활동했으며 소련군 대위 계급장으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1921년 소련군 적군에 의해 수 천명의 독립군이 학살당한 ‘자유시 참변’에 관여했다는 기록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럴진데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선에서 싸워야 하는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사관학교에 그의 흉상을 그대로 두고 생도들에게 경례를 받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광주광역시에서는 중공 인민해방군의 행진곡을 작곡하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한 전력이 있는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그의 이름을 내건 다양한 문화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혈세로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추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보단 민족을 더 중시하는 이념에서 나온 형태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경제발전에 커다란 공을 세운 박정희 대통령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폄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철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 철학이 이념"이라며 ‘실용’보다 ‘이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도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어떻게 건국됐고, 나에게 무엇인지. 건국에 기여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발전시켜온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성찰 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동상과 한국 돈 지폐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들의 교체는 필요 없는지.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윤석헌 칼럼]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금융의 역할

지난 7월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국경제 규모를 전세계 13위(명목GDP 기준)로 발표했다. 2020년과 2021년의 10위에서 다소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은 2018년 세계 7번째로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구 5000만명 이상)에 이름을 올린 바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선진 경제권’으로 분류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훌륭한 성과를 이어가야 할텐데 저출산과 고령화, 양극화, 저성장과 일자리 문제, 기후변화 등으로 한국경제의 앞날이 밝지 만은 않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10위권 선진 경제에 걸맞은 금융부문 역할이 절실하다. 그간 실물경제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양적성장을 이룩한 금융부문이 이제 대내외 환경변화의 불확실성 속에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해 기여할 차례인데, 무슨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까. 지난 반세기 한국경제에서 금융의 역할은 IMF 위기를 전후로 확연히 구분된다. 위기 이전에 금융은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기업금융을 중시했으나, 관치금융 하에 위험과 비효율이 확대되면서 외환위기가 초래됐다. 위기 이후에는 소매금융에 주력했는데, 금융사 탐욕과 위험관리 부실이 사모펀드 사태를 초래했고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 확대가 경제에 부담을 배가하고 있다. IMF 위기 전과 후 모두에 후한 평가가 어렵다. 최근 한국경제는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이 10개월 넘게 내리막이고, 고물가와 고금리 속에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서 IMF는 지난 7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전망치를 1.4%로 낮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해 금융의 역할이 절실한데, 국가 위험관리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원적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으로 국가 위험관리에서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경제의 강점인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벤처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이 두 가지 방향 각각에 걸맞은 금융과제들을 살펴보자. 우선 국가 위험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첫째,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가 절실하다. 과다한 가계부채 속에서 최근 금리상승세가 소비 수요를 위축시켜 경기침체 원인으로 작용하고, 저성장과 인구감소 추세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가계부채 과다를 초래한 부동산 보유를 금융자산 보유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금융과제다. 둘째, 개방경제인 한국경제는 환율을 통한 해외 금융시장 위험 노출이 크다. 따라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국가 위험관리체계가 필요하다. 대외적으로 원달러 스왑계약 체결, 원화 국제화 등을 추진할 수 있고, 대내적으로는 금융사의 기업 및 가계 금융활동에 대한 위험관리 강화, 내수확충을 위한 자영업자 지원 및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포용금융과 사회적금융 확대 등이 절실하다. 국가 위험관리체계는 기업과 가계의 보다 적극적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첫째, 생산적 금융의 확대가 필요하다. 한국이 경쟁력 우위를 갖는 제조업 분야를 집중 지원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해 나가야 한다. 단 자본시장에서 자금수요 충족이 용이한 대기업이나 재벌 지원보다 자금, 정보, 자문 등에서 금융권 지원이 절실한 중소벤처, 창업 및 자영업자 등에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디지털 전환 경제에서 핀테크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객 편의성 및 중개역할의 실효성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출관련 신용위험 분석 능력 함양을 통한 중개기능 효율화, 자산운용 역량 확충을 통한 고객 연금수익률 제고 등이 절실하다. 다만 금융발전은 첨단기술의 우수성보다 고객의 니즈 충족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 외에도 기후변화 대응에서 금융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산불, 홍수, 태풍 등 이상기후 징후 빈발로 금융권에 기후금융 관련 역할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RE) 확보 경쟁에 뒤져 있어, 금융권의 신용공여시 기업의 탈탄소화 유도 노력이 절실하다. 규제완화가 금융발전을 가져온다는 일각의 견해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규제완화는 위험을 확대해 금융안정을 해치고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은 올바른 역할을 수행해 수익을 창출하되 언제나 금융안정과 소비자보호를 우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감독체계를 정비하고 규제를 완화하되, 금융사 스스로가 혁신 결과에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K-금융’의 과제다.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기고] 이제 논쟁 끝, 양평군 자결 현안에만 몰두

올해 여름 더위와 장마만큼이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쟁은 지루하고 길었습니다. 뜨겁게 움직이면서도 우리 염원을 담은 61,042명 뜻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언제까지 양평군민이 결정할 수 없는 일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반복되는 고속도로 논쟁에서 벗어나 우리 뜻을 담아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먼저 우리는 강하IC가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 서명운동을 마무리했습니다. 8월30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 양평군 범군민대책위원회’는 고속도로 추진 재개를 희망하는 61,042명 뜻을 서명부에 담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그동안, 양평군 범군민대책위원회가 전개한 강하IC가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를 위해 서명으로 동참해주신 양평군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7월10일 출정식과 함께, 강하IC가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 재개를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전개해주신 양평군 범군민대책위원회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주시장님과 하남시장님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신속 추진 재개에 뜻을 모아주신 점에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중단이란 난데없는 어려움에 모두 함께 나서주신 양평군민 열정과 저력, 그리고 결집된 힘에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정상 추진돼야 합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선정과정에서 해당 지역 의견 수렴은 가장 당연한 과정이라 합니다. 그 당연한 일을 하기 위해 취임 직후 양평군수로서 우리 군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로,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노선안이 강하IC가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입니다. 양평군수로서 고속도로 주무 관청인 국토교통부에 건의한 의견이 어찌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강하IC가 포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원하는 이유는 장래 후세가 이용할 고속도로 노선을, 현재 우리가 결정해야 하는 크나큰 책임감 때문입니다. 오로지 양평군 미래 발전 가능성을 담아내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양평군민은 모두 아실 것입니다. 소모적 논란에 휘말려, 허투루 고속도로 노선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에 IC가 있어야 합니다. 양평군에 IC가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양평군민이 원하는 것입니다. 제50주년 양평군민의 날은 군민 뜻을 모으는 화합의 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오는 9월14일은 50주년을 맞이하는 양평군민의 날입니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군민 마음이 즐거움으로 채워져 한곳에 모이는 날입니다. 읍면마다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분주한 군민 모습은 그 옛날 운동회 준비로 흥분했던 지역공동체 모습을 볼 수 있어 준비과정 자체가 축제가 되고 있습니다. 양평군민이 특정한 목적 없이 단지 화합을 위해 모이는 유일한 모임이 군민의 날입니다. 과거, 읍면별 경쟁이 과열돼 단합에 흠이 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추억이 됐습니다. 금년 군민의 날은 모처럼 군민이 하나 되는 행복한 날이기를 바랍니다. 2024년은 ‘행복과 기대를 채워가는 매력 양평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금년 2023년은 생활행정을 통해 군민이 더 편안하고 행복하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민생활 불편을 신속하게 해소하고, 교통 혼잡과 생활쓰레기로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내년에는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우리 군에서 문을 엽니다. 양평에서 건강한 아기 울음소리를 듣게 됩니다. 기대됩니다. 양평군민은 우리 지역이 더 나아져, 일상생활이 편리해지기를 바랍니다. 가정과 개인은 나름 발전적인 계획을 품고 가정 행복과 개인생활이 윤택해지기를 또한 소망합니다. 이런 군민의 희망이 하나하나 실현돼 가는 일련의 과정이 쌓여 가면, 그것이 우리 군을 행복으로 채울 것입니다. 양평군에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팔당댐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더해만 가는 규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규제개선이 전제되는 양평군 발전은 너무 오랜 세월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규제를 넘어 양평군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길은 바로 관광입니다. 관광은 양평 방문객 기대를 채워줘야 합니다. 기대를 채우는 일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군민과 함께하려고 합니다. 규제를 넘어서고, ‘양평군 전역’을 ‘관광’으로 집중하기 위한 관광 문화벨트 조성사업이 ‘양평에 머무는 분들의 기대를 채우는 일’입니다. 내년에 서부-중부-동부로 나눠 차곡차곡 성과를 내기 위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12만5000여 양평군민의 적극 동참을 기대합니다. 발전이 필요한 지역을 더 지원하는 ‘채움지역 지원 사업’도 시작해야 합니다. 발전이 더딘 면을 선정하고, 선정된 면의 주민이 머리를 맞대 사업을 발굴하면 이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습니다. 양평균형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양평군민 모두는 2024년 양평군 살림살이를 준비할 때입니다. 2024년, 내년에 할 사업을 발굴하고, 군민생활 편의를 위해 해야 할 일들도 체계화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4년에, 양평군은 ‘군민 행복과 양평군에 머무는 분들의 기대를 채워가는 매력 양평만들기’를 기치(旗幟)로 걸었습니다. 양평군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군민 뜻을 청취하겠습니다. 군민과 만나 대화하면서 매력 양평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업을 가다듬겠습니다. 제50주년 군민의 날이 지나면, 민족 최대 명절 추석입니다. 올해 추석은 예년에 비해 조금 빠릅니다. 곡식과 과일이 익기에는 가을 햇살이 더 필요하겠지만, 언제나처럼 풍성한 한가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가을 불청객 태풍이 염려되지만 이 또한 잘 비켜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군민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운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양평군수 전진선전진선 양평군수 전진선 양평군수. 사진제공=양평군

현대차가 총대 멘 정년연장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인다. 8월24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노조는 89%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단연 돋보이는 쟁점은 정년 연장이다. 노조는 정년을 최장 64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조원들은 정년 연장을 올해 임·단협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다.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는 점차 높아져 2033년 65세가 된다. 여기서 연금 크레바스(공백) 우려가 나온다. 또한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은 국가적 과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로 굴러떨어졌다. 정년 연장은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된다. 현대차에서 정년 연장은 어떤 과정을 밟아왔는지, 정부는 정년 연장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왔는지, 해외 사례는 어떤지 등을 살펴보자.◇ 정년 연장 총대 멘 현대차몇 년 전부터 정년 연장은 현대차 노사 협상의 단골 메뉴다. 일부 성과도 있다. 노사는 2018년 시니어 촉탁직 신설에 합의했다. 60세 정년을 맞은 직원은 1년 간 계약직으로 원래 하던 일을 더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니어 촉탁직은 임시방편이다. 노조는 아예 정년을 64세로 높일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국민연금 수령까지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도 고민이 깊다. 사실 정년 연장은 정부와 국회가 다루어야 할 국가적 과제다. 한 회사가 떠맡기에는 부담이 크다. 더구나 현대차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대대적인 전환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는 기존 휘발류·경유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품이 적고 생산이 간편한 편이다. 굳이 정년을 연장하면서까지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없다. 이 결과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 협상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정부는 어떤 생각인가전임 문재인 정부는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정년 연장 문제를 다뤘다. 지난해 2월 4차 인구정책 TF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계속고용제는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을 없애거나, 직원을 재고용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정부도 계속고용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올 1월 정부는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고용고용부 장관은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할 의무가 있다. 고령자 고용에 관한 최상위 체계라 할 수 있다. 기본계획은 ‘자율적 계속고용 지원 확대’를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계속고용제를 도입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본계획은 우수 사례로 크라운제과와 한라시멘트 사례를 들었다. 크라운제과는 정년을 62세까지 연장(2016년)하고, 정년 후 3년 간 재고용을 보장했다. 한라시멘트는 노사 합의에 따라 정년 퇴직자 15명을 재고용(2021년)했고, 특정 공정 노하우를 갖춘 퇴직자 22명을 재고용(2022년)했다. 기본계획은 일정도 제시했다. 2023년 1분기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계속고용 논의체를 구성한 뒤, 2분기에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거쳐, 연말에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시간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 간 정년 연장 논의는 기업 자율에 의한 바람직한 진전이다.◇ 걸림돌은 없나장애물이 없는 정책은 없다. 정년 연장의 최대 걸림돌은 임금피크제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없는, 곧 소득 감소 없는 정년 연장을 원한다. 회사는 인건비 부담을 내세워 임금피크제를 필수 조건으로 여긴다. 경사노위는 지난 7월에 ‘초고령사회 계속고용 연구회’를 늑장 발족시켰다. 하지만 노동계는 빠진 반쪽 출범이다. 한국노총은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불참했다.지난 5월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적용된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관련법을 보면 이는 당연한 판결이다. 고용자고용촉진법은 1조(목적)에서 "이 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차별을 금지한다"고 못박았다. 비용 절감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기업들로선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연장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걸림돌은 청년 일자리다. 지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은 정년을 60세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 고용이 1명 증가할 때 청년 고용은 0.2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지금도 질 좋은 청년 일자리가 모자란다고 난리다. 현대차는 청년들이 서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이 마당에 정년이 연장돼 신규 채용이 줄면 청년층 불만은 불을 보듯 뻔하다. ◇ 임금체계 개편은 또다른 장벽윤석열 정부는 계속고용제 도입을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한묶음으로 다룬다. 사회적 논의의 핵심도 이 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직무급제 전환은 난관투성이다. 강성 노조가 자리잡은 대기업과 공기업은 호봉제가 지배적이다. 연공서열을 기초로 하는 호봉제 아래선 나이가 벼슬이다. 근무연수가 차면 절로 봉급이 오른다. 직무급제는 하는 일에 따라, 성과급제는 실적에 따라 연봉이 달라진다.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노조는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정년만 연장되길 바란다. 그러나 정부는 노동개혁 차원에서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바꾸려 한다. 윤 정부가 출범한 뒤 노·정 관계는 악화일로다. 이 마당에 직무급제 전환을 강행할 경우 충돌이 불가피하다. ◇ 정년 연장은 가야 할 길현대차 노조는 귀족 노조로 불린다. 평균 연봉는 1억원 수준이다. 이런 회사가 정년까지 늘려달라고 파업에 나설 경우 ‘과욕’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정년 연장은 꼭 현대차 노사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생률을 고려하면 이미 선제 대응 타이밍을 놓쳤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에 그쳤다. 출생아 수가 25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을 밑도는 유일한 나라다. 고령화 선도국인 일본은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려 2006년 65세까지 고용확보 조치를 의무화했다. 이를 계기로 계속고용제가 널리 퍼졌다. 이어 2020년에는 근로자가 만 70세까지 일하기를 원할 경우 기업이 계속고용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여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아예 정년이 없다. 싱가포르는 법정 정년이 63세이지만 2030년까지 65세로 연장된다. 현대차 노사가 정년 연장에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정부는 이를 존중하면 된다. 그러나 정년 연장을 기업 자율에 맡기는 건 한계가 있다. 한국은 고령화·저출산 속도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나라다. 국가 경제의 지속성을 고려하면 정부가 앞장서고 국회가 이를 법령으로 뒷받침하는 게 정도다. <경제칼럼니스트>현대자동차의 2023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정년연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최장 64세까지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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