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송영택

ytsong77@ekn.kr

송영택기자 기사모음




[데스크 칼럼] 홍범도 논란으로 본 국가 vs 민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3 08:00

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송영택

▲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국가란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추모 논란. 최근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무엇을 더 중시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련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상 그동안 대한민국이란 국가보단 민족끼리가 더 중시되어 왔던 흐름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을 기념하는 ‘건국절’을 제도적으로 정부 주도로 챙겨오지 못하고 있고,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로만 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을 기리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을 좀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모든 독립활동에 대해 추앙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과 지향점을 가지고 독립운동에 참여했는지를 이제 따져보자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것도 현직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에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규정했다. 조선 이씨 왕조체제나 대한제국으로 돌아가거나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독립운동은 아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독립운동 계승에 대해 설명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사회민주주의 계획경제의 길을 택한 북한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선택한 대한민국과는 엄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일제시대 무장투쟁을 전개하며 독립운동을 해온 홍범도의 육사 내 흉상 이전의 논란도 정리해 볼 수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의열단 소속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북한군 소속으로 대한민국 침략에 선봉에 선 김원봉을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라고 치켜세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범도 장군도 넓게 보면 마찬가지다. 일제시대 무장 독립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련 공산당원으로 활동했으며 소련군 대위 계급장으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1921년 소련군 적군에 의해 수 천명의 독립군이 학살당한 ‘자유시 참변’에 관여했다는 기록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럴진데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선에서 싸워야 하는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사관학교에 그의 흉상을 그대로 두고 생도들에게 경례를 받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광주광역시에서는 중공 인민해방군의 행진곡을 작곡하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한 전력이 있는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그의 이름을 내건 다양한 문화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혈세로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추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보단 민족을 더 중시하는 이념에서 나온 형태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경제발전에 커다란 공을 세운 박정희 대통령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폄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철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 철학이 이념"이라며 ‘실용’보다 ‘이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도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어떻게 건국됐고, 나에게 무엇인지. 건국에 기여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발전시켜온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성찰 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동상과 한국 돈 지폐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들의 교체는 필요 없는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