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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이레 산업부 기자 |
유럽은 현재 9%로 떨어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030년까지 민간 및 공공에서 430억유로(약 62조원)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 반도체법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이 법은 제조시설 확대뿐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EU는 반도체 기술역량을 강화를 위한 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역내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EU 내 최초 제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반도체 공급망 및 가치사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수요 및 공급 부족을 예측해 위기에 대응해 나간다.
일본은 대만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 현지 유치를 통해 한 번 종합반도체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어 일본은 최근 정부와 민간 대기업 합동으로 설립한 라피더스의 공장 기공식을 갖기도 했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5년 시제품 생산라인 완공과 함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 시험 생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인도 역시 반도체 제조 기업에 100억달러(약 13조원)을 보조금으로 긴급 지원하면서 미국의 제재로 중국이 위축된 중국의 대체 국가로서 공백을 채운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최근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략 산업 관련 예산을 2조1603억원으로 확대했다. 첨단 전략기술 분야 외국인 투자 현금 지원 한도를 40%에서 50%로 확대하는 데는 2000억원이 편성됐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평택, 용인 클러스터에 반도체 제조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용인 남사읍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공장(팹) 5기, 원삼면에는 SK하이닉스의 첨단 메모리반도체 팹 4기, 기흥구에는 삼성전자의 첨단 메모리·시스템 연구개발(R&D)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양사의 투자도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에 13조7779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R&D 규모 12조1779억원보다 13.1%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R&D 투자는 2조86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4075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3%에서 16.8%로 높아졌다.
치열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경쟁 속,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를 통해 한국이 승기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