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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해도 어렵네" 우크라戰에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 부진…‘LNG 전환’도 난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데 차질을 빚자 액화천연가스(LNG)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 LNG 수출업체인 노바텍 PJSC는 지난달 북극권 천연가스 사업인 ACM에 사용할 기술 특허권을 획득했다.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러시아는 그간 주로 기체 형태의 천연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2021년 기준,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에서 액화천연가스(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였다.그러나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으로의 경제 제재로 튀르키예나 독일 등지를 거쳐 유럽으로 이은 가스관을 통해 수출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급감했다.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수출이 여의찮게 되다 보니 LNG 형태로 팔아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가공하면 유럽 너머 가스관이 연결되지 않은 먼 곳까지 바다를 통해 수출할 수 있고, 그만큼 가스를 비싸게 팔 수 있는 곳을 찾아갈 수도 있다. 이에 러시아는 2020년대 말까지 LNG 수출액을 지금의 3배로 늘려 LNG 주요 수출국 반열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블룸버그는 천연가스가 석유처럼 전쟁비용 조달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가스 수출 부진을 방관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나 러시아가 직면한 진짜 난제는 LNG 전환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천연가스를 액체로 만들려면 축구장 수백개 면적에 달하는 첨단시설이 필요하고 건설 비용도 수십억 달러(수조원)에 달한다. 이는 천연가스를 운송할 미로 같은 파이프와 영하 160도까지 냉각할 장치 등 고도로 복잡한 시설로, 완공까지 보통 3∼4년이 걸린다. 더 큰 문제는 LNG 시설에 필요한 첨단 핵심기술을 서방이 보유하며 러시아에 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러시아의 북극권 LNG 사업에 협력하던 테크니프 에너지스 NV(프랑스), 린데(독일), 베이커 휴즈 Co.(미국) 등 서방 기업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작년에 모두 떠나버렸다. 이들 사업은 러시아 기업이 경영권을 지닌 기술업체나 기존에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중동 업체 등으로 넘어갔다.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LNG 기술이 실제로 얼마나 유용한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의 러시아·국제학 전문가인 모레나 스칼라메라는 "LNG 토종기술은 푸틴 정권에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기술이 아직은 서방 기술에는 근처에도 못 가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그는 러시아로서는 전쟁 중에 자국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LNG 자체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가야 할 동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북극권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LNG 프로젝트인 사할린-2를 가동하고 있다. 사할린-2는 처음으로 서방 기술업체들의 도움이 없이 올해 7월부터 연례 정기점검을 시행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다.LNG 터미널(사진=로이터/연합)

연준 ‘금리 동결’ 전망이 아시아 환율에 훈풍?…엔화·원화 등 강세론 ‘솔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3일(현지시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방향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등을 포함한 아시아 통화가치가 앞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FOMC는 이날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위원회는 앞으로 발표될 정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며 "추가 정책 강화가 적절한지 결정하는 데 있어 연준은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3월 FOMC 성명의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가 삭제된 것으로 이르면 6월 FOMC 회의에서부터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약 9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측이 아시아 환율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달러화 가치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다음은 아시아 환율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언들. ◇ 브렌단 맥케나, 웰스파고 신흥시장 전략가연준이 금리인상 중단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방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시아 신흥국 자산과 환율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입니다. 이들 중앙은행 또한 더 이상 긴축에 나설 필요성이 사라져 국채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아시아 신흥국들은 기타 국가들에 비해 성과가 저조할 수 있겠지만 아시아 대부분에선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시아에서 실질 금리는 중남미,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에 비해 낮은 상황이며 중국의 회복 또한 활력이 약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한국 원화, 필리핀 페소화를 여전히 선호합니다.◇ 바씰리 세레브리아코브, UBS 뉴욕지사 거시경제 전략가엔화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단기 국채금리가 빠지면서 엔/달러 환율 또한 하락하고 있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올 연말까지 달러당 12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신용 환경 긴축이 활동과 노동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징후를 찾을 것입니다. 연준이 오늘 금리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데이터들이 약하게 나올 경우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관측에 힘을 실을 것을 보입니다.◇ 로드리고 카트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 전략가올해 엔달러 환율 하락이 저희 전망입니다. 이러한 견해는 연준이 결국 금리인하를 숙고해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우리의 기대감에 비롯됐습니다. 단기적으론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3∼136엔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 브래드 베치텔, 제프리스 통화 전략가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미 달러화가 더 이상 시장을 주도하지 않으면서 각국의 요인들이 환율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엔화나 대만 달러화는 인플레이션 또는 성장이 실질적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경우 올바른 경로로 가고 있지만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성장은 원화에 무게를 넣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보다) 금리가 높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금리차로 관심을 끌 수 있으며 관광 등은 태국 바트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

美 전기차, 테슬라 모델3도 포드 머스탱 마하-E도 기아 EV6 보다 싸다...세금공제 혜택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에서 기아 전기차 보다 저렴한 테슬라 전기차가 판매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한동안 중단했던 모델3 롱레인지 차종 판매를 재개하면서 EV6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다. 3일(현지시간) 테슬라 미국 웹사이트에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차종의 가장 낮은 가격은 4만 7240달러(약 6297만원)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차량 인도 적체 문제를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보급형 세단인 모델3 롱레인지 차종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 그러나 약 8개월 만에 주문을 다시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 차종의 종전 시작가격은 5만 7990달러(약 7730만원)였으나, 이번에 판매를 재개하면서 내놓은 가격은 그보다 18.5% 낮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사륜구동 듀얼모터 차종 가격이 기아 전기차 EV6와 비슷한 범주에 들게 됐다고 짚었다. 미국에서 기아 EV6 가격은 4만 8700달러부터 시작한다. 기본 판매 가격만 봐도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가 기아 EV6보다 1460달러(약 195만원) 저렴해진 셈이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놓고 보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가 최고 325마일(520㎞)로, 310마일(499㎞)인 기아 EV6보다 앞선다. 아울러 미국의 전통적인 강자 포드도 최근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 시작가격을 약 4만 300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머스탱 마하-E 역시 주행거리가 약 312마일로 기아 EV6를 근소하게 앞지른다. 게다가 머스탱 마하-E는 미 정부가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3750달러의 연방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 재무부가 이날 모델3 롱레인지 차종도 3750달러 세금공제 수혜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hg3to8@ekn.krclip20230504092702 테슬라 모델3.로이터/연합뉴스

연준 FOMC 3연속 ‘베이비스텝’, 이번이 마지막?…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다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고 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쉽게 꺾이지 않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3차례 연속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오르면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됐다. 다만 연준은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해 6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5월 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회는 앞으로 발표될 정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며 "추가 정책 강화가 적절한지 결정하는 데 있어 연준은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FOMC 성명의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 대신 들어간 것으로, ‘예상(anticipate)’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은 향후 금리 동결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는 연준이 그동안 사용해왔던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 문구보다 더욱 긴축 수위를 완화시킨 표현이기도 하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명이 6월 금리 동결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추가적인 정책 강화를 예상한다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우리는 매 회의마다 앞으로 발표될 자료에 따라 움직일 것임으로 이 질문은 6월 회의에 접근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대한 언급이 나왔지만 많지 않았다"면서도 "연준은 종착지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기 위해 높은 수준인지에 대한 여부는 앞으로의 자료를 기반으로 해 지속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확답을 주지는 않았다. ◇ 방향 전환 예고했지만 금리 인하는 "NO"…6월 금리 동결은 유력시심지어 파월 의장은 "더욱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해소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인하는 부적절해 우리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러한 발언 때문에 비둘기파적인 FOMC 성명에 일제히 오르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하락 전환한 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6월 FOMC에선 금리 동결이 유력시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가 연준 예상대로 나온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마지막 금리인상을 목격한 셈"이라며 "연준이 짧은 시간 이내 금리를 또 올리기엔 문턱이 너무 높다"고 밝혔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스캇 라드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또 올리려면 인플레이션이 재앙적인 수준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6월 금리 동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매우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준은 내년 1분기까지 금리를 이 수준에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 연준 금리동결 전망 깰 변수는?…6월 FOMC는 13∼14일이에 따라 향후 발표될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연준 6월 금리 동결 여부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6월 FOMC 일정은 13∼14일로 예정됐다. 당장 5일엔 4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비농업 고용이 18만명 증가해 전달의 23만6000명 증가에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6%로 전달의 3.5%에서 소폭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또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5월 CPI는 이달 10일, 6월 13일에 각각 발표된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이달 26일 발표된다.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또 다시 인상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았다고 전했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지냈던 윌리엄 더들리는 "그들은 금리인상 동결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실제로 (동결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는다. 지난달 금리 동결에 나선 호주 중앙은행(RBA)은 이달 초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상을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 주요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한 캐나다은행 역시 긴축을 재개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했던 것으로 의사록을 통해 나타났다. 한편, 미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오르면서 한국과의 금리차는 1.50∼1.75%포인트로 벌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3.50%)하면서 미국과 22년 만에 가장 큰 금리 격차를 유지했는데,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격차가 확대된 것. 이에 자본 유출, 달러대비 한국 원화환율 상승 가능성 등에 따른 한국 경제 피해도 우려된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연준의장 기자회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연준이 또...뉴욕증시 ‘흠칫’, 스타벅스·AMD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0.29p(0.80%) 하락한 3만 3414.24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8.83p(0.70%) 밀린 4090.7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5.18p(0.46%) 내린 1만 2025.33으로 마쳤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기자회견, 민간 고용 지표와 은행권 불안 등이 주목 받았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5.00%~5.25%로 올렸다. 이날 금리 인상은 이번 인상 주기에서 10번째다. 이로 인해 미국 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울러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가이던스를 삭제했다. 이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언급한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인상) 중단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성명에서 추가 정책 강화에 대한 수정 부문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더욱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무엇보다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에 실망감을 줬다. 그는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둔화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고, 이런 환경에서 전망이 대체로 맞는다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위기설이 번진 지역은행 주가들도 출렁였다. 지역은행 주가는 전날 급락세를 보였다가 FOMC 회의 이전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파월 의장 기자회견 이후에는 재차 하락했다. 팩웨스트 은행은 한때 14% 이상 올랐다가 2% 하락, 메트로폴리탄은행 주가는 14% 이상 올랐다가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방코프 주가는 장중 7% 이상 올랐다가 5%가량 하락했다. 연준은 은행권 사태로 인한 신용 긴축이 고용과 경제, 인플레이션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통화정책 결과에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달러화 가치 모두 하락했다. 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은 연준 추가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더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ADP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민간 부문 고용은 29만 6000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3만 3000명 2배를 웃돌았다. 서비스 업황은 확장세를 이어갔다. S&P글로벌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6으로 최종 집계돼 전월 52.6보다 개선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 4월 서비스업(비제조업) PMI는 51.9로 집계돼 전월의 51.2를 웃돌았다. 기업들 실적은 대부분 예상치를 웃돌고 있으나 주가는 종목별로 엇갈렸다. 포드는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장 분위기에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스타벅스는 중국 매출 호조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했으나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하면서 9% 이상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 AMD 주가도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 발표에도 현 분기에 대한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9% 이상 하락했다. CVS헬스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연간 순이익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크래프트하인즈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했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KFC 등을 보유한 얌 브랜즈 주가는 예상치를 밑돈 순이익 발표에 4%가량 하락했다. 일라이릴리 주가는 회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약 도나네맙이 치매 진행을 상당히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에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CNBC에 이번 인상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 긴축이 경제를 약화시킬 것이며, 예상보다 더 강한 노동과 물가 지표로 ‘퍼펙트 스톰’이 오지 않는 한 연준은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 오피스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델 포트폴리오 담당 대표는 WSJ에 "시장 전반에 여전히 상당한 변동성을 예상한다"며 "우리는 경제가 둔화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의) 논쟁은 침체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6월 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은 89%, 0.25%p 인상 가능성은 1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6p(3.15%) 오른 18.34를 나타냈다. hg3to8@ekn.krUSA-STOCKS/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기자회견에 반응을 보이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5월 FOMC 발표 임박…‘연준 피벗’ 가능성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인상 경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연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미 동부 시간 기준, 한국시간 4일 오전 3시)에 5월 FOMC 성명이 발표되고 그 이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오르게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약 9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인상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연준 또한 중단을 하고 싶지만 인플레이션 대응이란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5월에도 베이비 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FOMC 발표 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의 발언에 따라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면 긴축정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문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연준은 지난 3월 FOMC 결과 성명에서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policy firming)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준은 그동안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이란 문구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 변화는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페롤리는 "연준은 이러한 표현을 다시 한 번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5월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하되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락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최우선순위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가격 안정은 여전히 큰 이슈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지표가 둔화되고 신용이 긴축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오는 만큼 금리가 적절히 제한적이란 데 대해 연준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할 것"이라며 "다음 회의 때 중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있어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을 약속하거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확신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이번 금리 결정과 관련해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이번 인상 후 중단’을 가장 유력한 전망으로 꼽았다. 두 번째로 유력한 것은 ‘인상 후 지속’ 시나리오며 가능성이 낮은 ‘5월부터 동결’, ‘금리 인하’ 전망도 제시됐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파키스탄 4월 물가 36.4%로 사상 최고…‘국가부도’ 스리랑카보다 더 심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통계국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4% 올랐다. 이는 통계청이 1970년대 월별로 물가상승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 3월 물가 상승률인 35.4%보다 더 오른 것이다. 시장조사 회사 ‘아리프 하비브’는 4월 물가에 대해 통계가 확인되는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식품 물가가 48.1% 급등,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을 주도했다. 특히 파키스탄의 4월 물가 상황은 ‘국가부도’가 발생한 스리랑카보다 더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스리랑카의 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중반 이후 50∼70%까지 폭등했지만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시작되면서 사정이 나아지는 분위기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4월 물가 상승률은 35.3%로 집계됐다. 파키스탄의 지난 3월 기준 외환보유고도 43억 달러(약 5조76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약 한달치 수입액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인도 경제지 민트는 설명했다. 당국은 물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4월 기준 금리를 기존 20%에서 21%로 인상하는 등 직전 1년간 금리를 11.25%나 올렸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의 인플레이션은 기저효과가 시작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키스탄의 월 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부터 20%대로 급격하게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 6월부터는 전년 대비 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뜻이다. 2억3000만 명의 인구 대국인 파키스탄의 경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홍수 등이 겹치면서 경제가 더 무너졌다. 경제난 여파로 민생고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남부 카라치의 구호품 배급소에 인파가 쇄도하면서 12명이 깔려 숨졌다. 곳곳에서는 생필품 부족과 단전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재정 긴축 조치를 도입했으며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방국으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으며 버텨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단된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개를 위해 IMF와 협상 중이다. 파키스탄은 앞서 2019년 IMF로부터 3년간 60억 달러(약 8조4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으며 지난해 지원금 규모를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인해 지원금 가운데 일부만 집행됐으며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11억8000만 달러(약 1조5800억원) 지급도 보류된 상태다.PAKISTAN-INFLATION/ 파키스탄 카라치의 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위드 코로나에도 ‘해외→국내’로 눈 돌리는 중국 관광객들…한국 등 비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위드 코로나’ 전환에도 해외로 나가서 명품 등을 소비하려는 중국인들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세계적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자국내에서 사들이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이런 소비심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중국 관광객 유입효과를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데이터 제공업체 샌들우드 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 등을 자국내에서 구매한 중국 소비자들의 비중이 2019년 4월 41%에서 지난달 62%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 구매한 비중은 24.3%에서 10%로 반토막났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거 철회했음에도 외국 대신 중국 본토에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중국 내 명품 소비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을 중심으로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샌들우드에 따르면 지난 4월 하이난 면세점 매출이 2019년 수준 대비 203%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명품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정교해진 반면 미국, 유럽 등에선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 소비자들이 해외로 나갈 이유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불가리 알레그라 바치아미 향수(50mL)의 경우 하이난이 프랑스보다 약 1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랑스 더블 세럼(100mL), 크렘 드 라메르(60mL) 등도 중국에서 가격이 각각 16%, 7% 가량 저렴하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내 매장 환경과 고객 서비스 등이 개선됐고 깜짝 할인, 팝업 스토어 등이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도 소비자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 여행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이지만 이들의 해외 소비 규모는 전성기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프루덴스 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쉽고 편리하기 때문에 소비력 상당 부분이 중국 본토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소재 데이터제공업체 럭셔리앤사이트의 조나단 시보니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총 소비의 절반 이상은 앞으로 본토에서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보시 CEO는 또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당국의 고강도 방역조치를 통해 중국인들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이들은 더 이상 비를 맞으며 파리 명품 매장 밖에서 3시간 동안 줄을 서 대기하길 원치 않는다"며 "대신 더 나은 선택지를 조언해줄 수 있는 자국내 영업사원을 찾으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에 크게 의존하는 여행지들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비상불이 켜진 상황이다. 글로벌 거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의 안드래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쇼핑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SK-II(SK2) 사업에 중대한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한 바 있다. 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아시아 여행지는 다른 여행 산업에 비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을 위해선 대체 시장을 새로 모색해 고객층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이미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VMH는 중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에 따라 홍콩과 마카우에서 중국 본토로 자원을 이전하고 있다.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EPA/연합)

"해외 부동산시장 침체···韓도 금융 리스크 대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해외 부동산시장 침체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와 위기대응 전략’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사가 결성한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총 71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10년전인 2013년 말(5조원) 대비 1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대한상의에 따르면 자금조달이 용이한 저금리 상황에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인 시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데다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해외 투자를 늘린 국내 금융업계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주가폭락과 함께 다시 위기설에 휩싸이는 등 해외발 금융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잠재적 위험요소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와 관련 대출 부실화가 거론되는 만큼 우리도 위기의 전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짚었다.대한상의는 이날 의원회의실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계 다국적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와 공동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의 위기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연사로 나선 박영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해외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임대료 수입 감소 또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초래된 선순위 대출계약 위반이 있을 시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 펀드의 추가 캐피탈 콜(capital call) 또는 외부 차입 △신규 국내펀드 설정 △현지에서의 자금조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적시점에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변호사는 "현지 선순위 대출계약상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차환에 실패하거나 부동산 매수인을 찾지 못한 경우 부동산 또는 부동산 담보 채권을 할인 매각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등 엑시트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조언했다.또 다른 연사로 나선 조엘 로스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 아시아 부동산부문장은 "부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유형의 대출기관 특징부터 미국 법제도상 채권자의 권리 및 구제책까지, 미국 부동산 대출 시장의 고유한 특징 및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시장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기업은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자본 확충, 충당금 적립 등의 선제조치가 요구된다"며 "당국은 금융시장 급변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빠진 금융회사들을 위해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해 위기가 닥쳐도 시장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yes@ekn.kr국내펀드의 해외부동산 설정액(단위: 억원).

"너무 일렀나?"…‘비트코인 시세 백만달러 전망’ 내기 일찍 끝내기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6월 중순까지 백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방향에 거액을 걸었던 인물이 관련 내기에서 발을 일찍 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만달러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시세의 최근 횡보세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지냈던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상호 합의함에 따라 백만달러의 내기는 종료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16일 한 트위터 유저인 제임스 메드록이 "미국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는다에 백만달러를 걸겠다"라는 내용을 트윗에 올렸고 이에 스리니바산은 "비트코인 시세가 6월 17일까지 백만달러로 오르지 않으면 백만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답하면서 내기가 성립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이에 따른 금융권 위기로 달러화 가치가 급락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란 게 스리니바산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스리니바산은 이날 트윗에서 "내기를 조기 종료하고 당시 내걸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 두 곳과 메드록에게 각각 50만달러씩 총 150만달러를 암호화폐 형태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기에 참여한 배경에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에 문제가 생겼는데 국가는 이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외신 기사를 인용하면서 "제닛 옐런 재무장관은 2008년 금융위기가 올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에 대해 경종을 울리지 않았다"며 "2008년 4월 10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완만한 침체가 올 것이라고 했지만 158일 뒤 세계 경제가 붕괴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금까지도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파월이 약속한 연착륙은 없고 이보다 더 심한 것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3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 가량 오른 2만 8680.49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24시간 전 대비 2.17% 오른 1870.65달러에 거래 중이다. 같은 기간, 바이낸스(-2.10%), 리플(-0.04%), 카르다노(+1.29%), 도지코인(-0.03%), 폴리곤(+1.79%), 솔라나(+1.41%) 등 시총상위 알트코인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EL SALVADOR-BITCOIN/BOND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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