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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EPA/연합) |
2일(현지시간) 글로벌 데이터 제공업체 샌들우드 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명품 등을 자국내에서 구매한 중국 소비자들의 비중이 2019년 4월 41%에서 지난달 62%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에서 구매한 비중은 24.3%에서 10%로 반토막났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거 철회했음에도 외국 대신 중국 본토에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중국 내 명품 소비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대표 휴양지인 하이난을 중심으로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샌들우드에 따르면 지난 4월 하이난 면세점 매출이 2019년 수준 대비 203%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명품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정교해진 반면 미국, 유럽 등에선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어 소비자들이 해외로 나갈 이유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불가리 알레그라 바치아미 향수(50mL)의 경우 하이난이 프랑스보다 약 1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랑스 더블 세럼(100mL), 크렘 드 라메르(60mL) 등도 중국에서 가격이 각각 16%, 7% 가량 저렴하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중국 내 매장 환경과 고객 서비스 등이 개선됐고 깜짝 할인, 팝업 스토어 등이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도 소비자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 여행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이지만 이들의 해외 소비 규모는 전성기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프루덴스 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쉽고 편리하기 때문에 소비력 상당 부분이 중국 본토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소재 데이터제공업체 럭셔리앤사이트의 조나단 시보니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총 소비의 절반 이상은 앞으로 본토에서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보시 CEO는 또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당국의 고강도 방역조치를 통해 중국인들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이들은 더 이상 비를 맞으며 파리 명품 매장 밖에서 3시간 동안 줄을 서 대기하길 원치 않는다"며 "대신 더 나은 선택지를 조언해줄 수 있는 자국내 영업사원을 찾으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객들에 크게 의존하는 여행지들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비상불이 켜진 상황이다. 글로벌 거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의 안드래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쇼핑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SK-II(SK2) 사업에 중대한 부정적인 요소"라고 말한 바 있다.
라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아시아 여행지는 다른 여행 산업에 비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을 위해선 대체 시장을 새로 모색해 고객층이 다양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이미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VMH는 중국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 변화에 따라 홍콩과 마카우에서 중국 본토로 자원을 이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