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해외 부동산시장 침체···韓도 금융 리스크 대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3 09:30

대한상의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와 위기대응 전략’



해외 부동산 펀드 10년새 14배↑···"손실최소화 엑시트 전략 고려해야"

2023050301000146100006551

▲국내펀드의 해외부동산 설정액(단위: 억원).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해외 부동산시장 침체가 국내 금융시장에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와 위기대응 전략’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사가 결성한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총 71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10년전인 2013년 말(5조원) 대비 1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자금조달이 용이한 저금리 상황에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인 시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데다 고금리, 고물가 장기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해외 투자를 늘린 국내 금융업계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이 주가폭락과 함께 다시 위기설에 휩싸이는 등 해외발 금융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잠재적 위험요소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와 관련 대출 부실화가 거론되는 만큼 우리도 위기의 전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짚었다.

대한상의는 이날 의원회의실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미국계 다국적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와 공동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의 위기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연사로 나선 박영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해외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임대료 수입 감소 또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초래된 선순위 대출계약 위반이 있을 시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 펀드의 추가 캐피탈 콜(capital call) 또는 외부 차입 △신규 국내펀드 설정 △현지에서의 자금조달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적시점에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 변호사는 "현지 선순위 대출계약상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차환에 실패하거나 부동산 매수인을 찾지 못한 경우 부동산 또는 부동산 담보 채권을 할인 매각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등 엑시트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연사로 나선 조엘 로스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 아시아 부동산부문장은 "부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유형의 대출기관 특징부터 미국 법제도상 채권자의 권리 및 구제책까지, 미국 부동산 대출 시장의 고유한 특징 및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기업은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자본 확충, 충당금 적립 등의 선제조치가 요구된다"며 "당국은 금융시장 급변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빠진 금융회사들을 위해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해 위기가 닥쳐도 시장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