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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한국 등에 6월 원유수출가격 인상…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세계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3개월 연속 인상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오는 6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배럴당 0.90달러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정유사 6곳의 예상치인 0.60달러 인상을 웃돌았다. 아랍 경질유에 이어 초경질유 등 모든 유종 가격이 전달에 비해 인상됐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두바이·오만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OSP를 인상한다는 것은 아시아 등에 원유를 수출할 때 더 비싸게 판다는 뜻이다. 아람코의 이번 발표로 다음달 아시아에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는 두바이·오만 유종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2.90달러 높아졌다. 이는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2월부터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 가격을 벤치마크보다 배럴당 1.5달러 높게 책정한 바 있다. 3월에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원유 OSP를 동결했지만 4월과 5월엔 배럴당 각각 0.2달러, 0.3달러 인상했다. 사우디 OSP는 통상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만 석유 생산국들이 아시아 수출가격을 책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아람코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인도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원유를 중동으로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도입 비용 상승으로 국내 업체들의 정제 마진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람코가 원유 판매가를 인상하는 배경엔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사우디가 앞으로도 감산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 대부분의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들은 올 연말까지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06% 하락한 배럴당 78.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월 12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 한 주간 5.74달러(6.85%) 급락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9% 하락한 배럴당 8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갈등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데 이어 중국 경제 불확실성, 미국을 비롯한 비(非) OPEC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확대 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의 활력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디젤(경유) 수요 또한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지난달 OPEC의 산유량은 하루 2681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OPEC 산유국들이 만장일치로 감산에 동참하지 않은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은 할당된 수준 이상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사우디, 쿠웨이트, 알제리 등의 감산으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부동산 대출 부실 문제, 파급 우려…시스템 위기 가능성은 작아”

국내 부동산 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비은행 금융기관과 증권사 일부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레나 쿽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부동산 분야 스트레스가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것인가' 제하 보고서에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인용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어 금융기관 간 상호거래 증가 추세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요 부문인 은행·보험사의 경우 부동산 부문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비은행권의 부동산 대출 문제가 시스템적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작지만,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 불안정이 발생할 경우 시스템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금융기관 간 상호거래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금융기관 간 상호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3554조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권 간 상호거래가 1236조원(34.8%), 비은행권 내 상호거래는 2145조원(60.3%), 은행권 내 상호거래는 174조원(4.9%)이었다. 보고서는 한국 부동산 분야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전염 위험이 크지 않다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고조되고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경우 더 큰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디폴트 전염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뎁트랭크(DebtRank)는 지난해 2분기에 0.34를 기록해 전년 동기 0.37보다는 내려온 바 있다. 쿽 애널리스트는 충격이 와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회복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 비율이 양호했으며, 지난해 10월 일반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원화(110.5%)와 외환(154.7%) 모두 감독기준을 넉넉히 넘어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감독기준을 살짝 웃도는 만큼, 부동산 경기 둔화와 높은 단기금리 등을 감안할 때 자금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3분기 말 증권사의 조정 유동성비율은 104.3%에 그쳐 감독 기준인 100%보다 불과 4.3%포인트 높았기 때문이다. 조정 유동성비율은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인 유동성 부채 및 채무보증의 합산액 대비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인 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계산하며, 이 비율이 100% 아래면 우발 채무 발생 시 자체 유동성을 통해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증권사의 PF 관련 대출 연체율은 다른 금융기관과 비교해 두드러진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2020년 말 3.37%였던 증권사 PF 관련 대출의 연체율이 지난해 3분기 말 13.85%, 4분기 말 13.73%로 올라온 상태다.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 시기에 PF 사용이 늘어났고, 증권사들은 PF 대출을 증권화해서 투자자들에게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앞서 지난달 한국이 그림자 금융(비은행 금융) 분야에서 면밀히 주시해야 할 약한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티로웨프라이스와 노무라증권 등 일부 금융기관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무라증권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끝이 아니며, PF 부채 스트레스의 시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급락세에도…美 전 재무장관 “개입 효과없다”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의 상승(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직접 시장개입을 단행했음에도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개입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서머스 전 쟁관은 블룸버그TV에 출연, “일본 정부의 개입에도 자본시장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했을 때 개입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은 민간 섹터 자본 흐름의 광범위한 규모에 압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주간 기준으로 2022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이후 나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7.8엔대로 이번 주를 시작한 엔/달러 환율은 34년만에 160엔을 돌파했었지만 짧은 시간 3~4엔 가량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락세를 이어왔다. 엔/달러 환율은 3일 달러당 152.99엔로 이번 한 주를 마감했다. 이번 주 기록된 최고점(160.2엔)과 최저점(151.87엔)의 격차는 무려 8.33엔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금융 당국이 약 9조엔 가량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엔화 환율 흐름이 지나쳤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통화 가치가 정상 수준에서 지나치게 벗어날 경우 국가들은 시장에 개입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앞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평가 절하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가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 가치가 만약에 더 오른다면 이는 시장 개입의 영향보다 스냅백(갑작스러운 반등)에 더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비판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5.25~5.5%의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한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서머스 전 장관은 “그(파월)가 통화정책이 제한적이라고 확신한다면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금리인하 전망과 관련해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금리인하가 없거나 조금 인하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뉴욕증시, 美 ‘골디락스’ 고용지표에 급등…나스닥 2%↑

미국 뉴욕증시가 노동시장 과열이 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기대도 약해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 오른 3만8675.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6% 오른 5127.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9% 상승한 1만6156.3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고용보고서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수치를 보이면서 시장이 환호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늘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명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실업률은 3.9%로 0.1%포인트 상승했고, 주간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둔화하면서 미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전반적으로 시사했다. 고용 초과수요에 기반한 뜨거운 고용시장은 그동안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고용시장 약화를 시사하는 이날 보고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개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되살렸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고용시장의 예상치 못한 약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금리인하가 가능함을 언급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도 나왔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4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매우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보먼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some time)'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멈추거나 다시 반등하면 금리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에 AMD(3.04%), 마이크로소프트(2.22%), 엔비디아(3.46%), 메타(2.33%) 등 기술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1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이날 6% 급등 마감했다. 바이오테크 기업 암젠은 실적 호조와 비만치료제 기대에 11.8% 급등했다. 미 채권 수익률은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50%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8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같은 시간 4.81%로 하루 전 대비 8bp 떨어졌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 매지니먼트의 에밀리 롤런드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경제가 과열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줬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렸다"며 “고용시장의 나쁜 소식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해 연 1회? 4회?”…美 금리인하 전망, IB들도 제각각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예상하는 올해 미국 금리인하 횟수가 적게는 1회, 많게는 4회로 예측되는 등 여전히 제각각이다. IB들은 저마다 나름의 근거를 갖고 인하시기와 횟수 등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신중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또 이런 자신감을 얼마나 빨리 정책에 반영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은 씨티그룹이 4번으로 가장 많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가 3번으로 그다음이며, 골드만삭스, 노무라, 에버코어 등 3개 사가 2번 인하를 예측하고 있다.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BNP파리바, CME페드워치 등은 1번만 내릴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별로 눈에 띄는 사건이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었다"면서 “연준은 성명서에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에 '추가 진전이 없다'는 매파적 인식을 추가했지만,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7월과 11월에 연준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으나 인플레이션이 조금만 올라가도 금리인하 전망은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근원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완화되거나 노동시장 데이터가 약화되는 즉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우리 견해와 일치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과 고용 전망의 급격한 악화로 연준은 오는 7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1%포인트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인플레이션 추세가 가능성을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7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추가진전이 없었지만 그래도 최근 1년간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했다"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지며, 금리는 세 번 인하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바클리의 마크 지아니노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빨라야 9월에 첫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높게 나오면 첫 금리 인하는 12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리는 2025년에는 4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봤다. 미카엘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관망 모드로 전환했으며 필요한 만큼 금리를 동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나중에 금리를 내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인하 지연에 버크셔가 피난처?…버핏 경고에도 투자자 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주목받고 있다. 고금리 시대가 이어지자 대규모 현금을 들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 주식을 보유한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브라이언 반크로카이트는 “버크셔는 독특하게도 고금리 환경에서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투자 환경이 변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일부 투자자들은 버크셔처럼 자산을 잘 지켜주는 '피난처'로 향한다. 모닝스타의 주식 전략가인 그레고리 워런은 “버크셔는 항상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 버크셔가 고금리 여건에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높은 조달 비용을 못 견디고 내놓는 매물을 저렴하게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4분기 말 기준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676억달러(229조원)로, 전 분기 말의 1572억달러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버크셔와 함께 주가가 상승한 거대 기술주 중에 테슬라, 애플 등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버크셔는 오히려 비(非) 정보기술(IT) 기업 첫 '1조달러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버크셔 클래스 B 주가는 12% 상승하며 S&P500(5.2%)의 성적을 크게 앞질렀다. WSJ은 4일 '자본주의자들의 우드스톡'이라고 불리는 버크셔 연례 주총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큰 이익을 남길 말한 대규모 인수 건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하며 경고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듣지 않는다고 WSJ은 전했다. 버핏은 이미 1984년에도 버크셔의 규모가 너무 커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대신 최근 남는 현금 일부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서 주가를 지지했다. 버크셔는 작년 4분기 자사주 매입에 약 22억달러를 썼고, 연간 자사주 매입 총액은 약 92억달러에 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법무부, 일본제철에 추가자료 요청…US스틸 인수 먹구름

일본제철이 미국 US스틸 인수 시기를 3개월 연기했다. 반독점 심사를 벌이는 미국 법무부가 일본제철에 추가 세부 자료를 요청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법무부의 '추가 자료요청'이 있을 경우 법적 심사는 매우 길어지며, 심사를 통과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고, US스틸 주주들도 지난달 이를 압도적으로 찬성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치권과 철강노조 등은 반대입장을 밝혀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US스틸 매각과 관련해 “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 그렇게 될 것으로 나는 약속한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일본제철은 합병에 따른 감원을 하지 않을 것이며 피츠버그의 US스틸 본사도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는 등 반대입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US스틸도 일본제철과의 공동성명에서 “일본제철과 US스틸의 파트너십은 US스틸이 몇세대에 걸쳐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확실히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US스틸은 미국 회사이며 빛나는 회사명도 변하지 않고 원료 채굴부터 제품 제조까지 미국에서 이뤄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은 세계 4위 철강회사로, US스틸을 인수할 경우 조강능력 1억t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로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US스틸은 이번 법무부 추가요청이 있기 전까지 분기별 수익보고서에 이번 인수가 올해 2분기 혹은 3분기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지금은 '올해 하반기'라고 완료 예정일을 변경했다. 일본제철도 3일 US스틸 매수 완료 시기를 종전 9월말에서 12월말로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성사되더라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 뒤에나 완료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완료 시기의 계획 변경에 대해 추가자료 제출에 따른 심사 소요 기간을 재검토한 데 따른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기회의 땅은 옛말?...‘꿈의 직장’ 빅테크 취업이민 더 까다로워진다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펼쳐왔던 취업이민 정책을 줄줄이 중단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은 연방정부의 노동자 인증 프로그램인 PERM을 통한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재개하지 않는다. 구글은 지난해 1분기부터 PERM 채용을 중단해왔다. PERM은 미국 영주권자가 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미국 기업이 모집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용주가 PERM을 미 노동부에 신청하고, 승인받을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을 모집하는 식이다. 취업이민의 가장 첫 단계로 꼽히는 PERM은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 유학생들을 고용하거나 직책에 적합한 미국인 근로자가 없을 때 이용된다. 이를 계기로 해외 근로자 채용을 중단하는 움직임이 빅테크 업계는 물론 기업들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민 로펌 베나치 콜로피의 아바 베나치 파트너는 “테크 기업들도 구글을 뒤따르면서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구글은 취업이민과 관련해 막대한 영향력을 펼쳐온 만큼 구글이 물러설 경우 다른 테크 기업들도 뒤를 이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내부 문서를 입수해 아마존도 PERM 채용 중단을 올해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역시 작년부터 PERM을 중단해왔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지만 관련 절차가 대폭 길어졌다. 메타의 채용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메타를 통해 영주권을 획득하려면 최소 1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빅테크 중심으로 PERM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배경엔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직원 해고가 이어지는 와중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야 할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타 관계자는 “직원들을 해고한 후에는 PERM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글의 경우 200명이 넘는 핵심부서 인력을 최근 해고했다. 이중 최소 50명은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 본사의 엔지니어링 인력이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해 초 온라인 광고 시장의 침체로 전체 인력의 6%에 해당하는 약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후 실제로 인력을 감축해 왔다. 아마존의 경우 2022년말부터 지금까지 2만7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고 메타도 2022년부터 현재까지 해고된 인원은 전체 직원의 22%에 달한다. 기업들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공격적인 구인활동을 펼쳐왔던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노동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빅테크들은 팬데믹 당시 외국인 기술직 인력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PERM 채용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왔다. 베나치 파트너는 “지금처럼 시장에 테크 인력이 넘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PERM 채용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아직 ‘땡큐’ 연준…애플·알파벳·엔비디아·아마존 등 주가↑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4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고용시장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금리인하 기대도 여전히 유지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2.37p(0.85%) 오른 3만 8225.66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5.81p(0.91%) 오른 5064.20을, 나스닥지수는 235.48p(1.51%) 뛴 1만 5840.96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300p 이상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매파적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우려했던 시장은 '비둘기' 연준 여파를 반영해 안도 랠리를 보였다.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견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고용시장이 예상외로 약해지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선은 고용시장으로 향했다. 이날 지표들은 여전히 다소 타이트 한 고용시장을 반영했다. 그러나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부상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0만 8000명으로, 직전 주와 같았다. 직전 주 수치는 20만 7000명에서 1000명 상향 조정된 20만 8000명으로 수정됐다. 감원 계획도 전월보다 감소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4월 감원 계획은 6만 47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9만 309명보다 28%나 낮다. 다만 오는 3일에 나올 4월 비농업 고용자수는 전월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에 따르면, 4월 비농업 고용은 24만명 증가해 직전 월 30만 3000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4월 실업률은 3.8%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은 기업 실적도 계속 살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제조업체 퀄컴은 전일 월가 예상치를 웃돈 분기 실적에 주가가 9%대 급등했다. 배달업체인 도어대시는 10%대 하락했다. 월가 예상보다 더 큰 주당 손실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대형 기술주들은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지지력을 보였다. 알파벳A는 1%대, 엔비디아는 3%대, 아마존닷컴도 3% 이상 올랐다. 애플은 장중에는 2%대 상승했다. 다만 이날 장 마감 후 월가 예상치를 웃돈 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간 외 거래에서 추가 상승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장중 8%대 급등했다. 장 마감 후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대 하락했다. 업종별 지수는 헬스와 소재 관련 지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상승했다. 임의소비재, 부동산, 기술,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가 1%대 올랐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6월 미 연준 금리동결 확률은 85.8%를 나타냈다. 6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14.2%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1p(4.61%) 내린 14.68을 나타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엑손모빌, 83조원 M&A 마무리되나…반독점 장벽 해소 전망

미국 셰일오일 업체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이하 파이어니어)를 인수하려는 미 석유공룡 엑손모빌의 계획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은 엑손의 600억달러(약 8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인수 거래가 이르면 수일 내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엑손모빌이 스콧 셰필드 파이어니어 전 최고경영자(CEO)를 엑손 이사회에 추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엑손은 지난해 10월 파이어니어를 주식으로 6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엑손이 1990년대 후반 모빌과 합병한 이래 최대 규모의 석유 및 가스 거래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인수 발표 후 반경쟁 요소가 있는지 조사에 나서면서 거래는 수개월 지연됐다. FTC는 셰필드 전 CEO가 석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공모 활동에 연루됐다는 보고있다. 셰필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대표에게 수백 건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여기에는 가격 및 생산 수준 등 시장 상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엑손은 셰필드를 이사회에서 제외한다는 데 FTC와 합의할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를 끝내면 엑손과 파이어니어 간 거래는 수일 내에 종료될 전망이다. 엑손으로서는 파이어니어가 웨스트 텍사스의 미들랜드 분지에서 수십 년 동안 운영해 온 막대한 석유 생산지를 품으면서, 미국 내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에너지 업체들이 원유가격 상승을 틈타 과도한 수익을 기록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줄곧 피력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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