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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전망] ‘매파 연준’에도 기술주 나홀로 랠리…열기 식을까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으로 이어져왔던 상승세가 진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 한 주간 3.24% 올라 지난 4월 26일로 끝난 일주일 이후 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애플이 자체 연례 콘퍼런스인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새로운 인공지능(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를 선보이자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AI의 총아' 엔비디아도 지난주 9%나 뛰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전주 대비 1.58% 오른 5431.60으로 마감하며 AI 열풍의 혜택을 입었다. 반면 블루칩 위주로 골고루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주 대비 0.54% 하락하며 나스닥지수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4주 사이 세 번이나 주간 기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됐지만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기존 3회에서 1회로 크게 축소됐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좋은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S&P500 지수는 6월 FOMC 마지막날인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5400선을 내주지 않았다. EPFR 글로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기술 섹터에 유입된 금액은 21억달러로, 이는 올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와 관련, 글로발트 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부차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연준이 수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정도로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나올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이러한 고집은 위험 자산에 수혜로 이어지는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의 격언은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데 이것이 바로 트레이더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잇따르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들이 주목받는다. 내용에 따라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주가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 주에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리사 쿡 연준 이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 우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이 연설에 나선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연준 내 실질적인 2인자로 통한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있다. 오는 18일에는 5월 소매판매가 공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수치는 직전월과 같았다. 최근 소비 둔화에 이어 고용 둔화 신호가 잇따르자 미국이 경기둔화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이는 경기 둔화를 대비한 인하가 되기 때문에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5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반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주에는 미 주택시장과 관련된 지표, 5월 산업생산 등도 공개된다. 오는 19일은 미국 노예해방기념일을 맞아 증시가 휴장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 전망  쫓는 암호화폐 시세...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축소와 유럽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 기준 14일(현지시간) 오후 3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01% 하락한 6만 5455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6만 7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6만 5달러까지 떨어지며 6만 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도 2.50% 내린 3382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지난 12일 오전까지만 해도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 소식에 7만 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CPI 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연준이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연준이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당초 3차례에서 줄어든 1차례만 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낙폭이 커졌다. 여기에 프랑스에서 극우 국민연합(RN) 집권 가능성이 제기돼 커지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코인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모든 암호화폐 자산에 걸쳐 1억 8000만 달러 규모 레버리지(차입) 파생상품이 강제 매각됐다. 이들 상품은 가격 상승에 오랫동안 베팅해 왔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소에서 빌린 암호화폐를 갚기 위해 강제로 매각된 것이다. 이번 한 주 동안에는 8억 7000만 달러 이상 강제 청산이 이뤄졌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연준이 지난 12일 올해 금리 인하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보다 적은 단 한 차례로 예상해 올여름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희망을 꺾었다"고 평했다. 아울러 “여기에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지수(DXY)를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비트코인을 압박했다"고 분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역시 AI...어도비·엔비디아·브로드컴 등 주가↑, 애플·테슬라는↓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94p(0.15%) 내린 3만 8589.1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4p(0.04%) 하락한 5431.60에, 나스닥지수는 21.32p(0.12%) 오른 1만 7688.88에 거래됐다. 시장은 이날 기술주인 어도비가 인공지능(AI) 기대로 급등한 점에 주목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어도비 주가는 14% 이상 급등했다. 어도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접목한 제품 수요에 힘입어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 엔비디아, 애플 등 대형 기술주들이 AI 관련 호재로 급등한 흐름을 어도비가 이어가면서 기술주 파도타기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 AI 수혜를 받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연일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사이클 시작에 대한 기대가 일어난 점도 기술주 파도타기에 힘을 더했다. 다만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은 데이터를 더 살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를 인하하려면 인플레이션 수치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아주 좋은 수치"라면서 “더 많은 진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주식시장 투자 심리는 다소 차분해졌다. 미국 경제 지표는 약간 둔화 조짐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수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 보합을 밑도는 수준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5.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월보다 3.5p 하락한 수준으로, 7개월 만에 가장 낮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3.3%로 전월과 같았고,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3.1%로 직전월 3.0%에서 소폭 상승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 25bp 인하 확률은 59.9%로 높아졌다. 9월 동결 확률은 30.8%를 나타냈다. 금융시장은 연준 12월 금리인하 확률도 43.7% 정도로 반영했다. 또 다른 종목별 주가 흐름을 보면 엔비디아는 1.7%대 올랐다. 엔비디아는 10대 1 액면 분할 이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다. 애플 주가는 이날 0.8% 정도 내려 4거래일 만에 반락했고, 테슬라 주가도 2%대 하락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3.3% 올라 지난 7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실적 전망 상향과 10대 1 주식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파르게 올랐는데 월가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업종 지수별로 보면 필수소비재, 기술,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가 올랐다. 에너지, 금융, 헬스, 산업, 소재,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2p(6.03%) 오른 12.66을 나타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예상보다 너무 비둘기”…기대치 밑돈 일본은행, 엔화 환율 다시 급등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장기 국채 매입 규모 감축 방침을 정했지만 구체적인 감축 계획 발표를 내달로 미루자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등했다(엔화 약세).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0.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과는 예상됐던 만큼 시장 관심은 일본은행이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얼마나 축소하는지였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했지만 매월 6조엔 가량의 국채 매입을 지속하면서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왔다. 일본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감액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일단은 기존 방침대로 국채 매입을 유지하되 시장 참가자 의견을 확인해 7월 회의에서 향후 1∼2년간 구체적인 감액 계획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런 결과에 시장 참가자들이 실망감을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줄이면 시장 금리와 엔화 가치의 상승 요인이 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16분 기준,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8.19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157엔 초반대에 머물러 있었다. 엔화 환율이 158엔선을 넘어선 적은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이 있었던 5월 초 이후 1달여만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알빈 탠 아시아 외환 전략 총괄은 “국채 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감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결과"라며 “일본은행이 구체적인 축소 계획을 결정했는지 다음 회의에 결정할지 현 시점에서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이 또 다시 달러를 팔고 엔화를 매수하는 등 외환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29일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서자 약 9조8000억엔을 들여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와 관련, 모넥스의 소마 스토무 트레이더는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앞으로 며칠내 달러당 158엔 중반대에 멈출 수 있다"며 “환율이 빠르게 오를 경우 당국의 개입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차 더 저렴해지나...“배터리 생산능력, 내년엔 수요 5배 넘는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세계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공급이 수요를 큰 폭으로 웃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가 발표한 2024년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제조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가 수요를 5배 넘게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배터리 생산능력이 수요를 2배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이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B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글로벌 수요가 950기가와트시(GWh)로 추산된 반면 배터리 생산능력은 2600GWh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기조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와중에 발전사들이 ESS 등에 주목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발표한 공장 계획을 봤을 때 그 규모가 막대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이 수요를 꾸준히 웃돌 것이란 게 BNEF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에서 과잉공급이 가장 심화되는 곳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매년 400%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내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 대표 사례 중 하나는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92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정책지원자금을 잠정 확보했다. 유럽에서도 배터리 생산능력이 넘쳐나고 있지만 각국 정부는 이를 더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 유럽 최대 배터리기업 노스볼트가 지난 3월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에서 공장 신축공사에 들어갔지만 독일정부는 두 번째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로버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이달초 바트자로우에 열린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노스볼트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 두 번째 공장을 지어야 한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처럼 생산 확대로 배터리 공급이 과잉될 경우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가격 역시 한층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BNEF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팩 평균 가격이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은 올해 배터리셀을 키로와트시(kWh)당 60달러 미만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자동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희소식이겠지만 배터리 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업체들에겐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배터리 시장이 예견된 수준만큼 과잉공급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BNEF의 야요이 세키네 에너지 저장 리서치 총괄은 과잉된 생산능력,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감안해 계획된 공장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고서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중국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료인 니켈, 망간, 코발트 등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내년 니켈 사용량 전망치를 25%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가 작년 보고서 대비 하향 조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025년, 2026년 세계에서 전기차가 각각 1110만대, 1400만대, 1770만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작년 보고서대비 각각 170만대, 260만대, 230만대 하락한 수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스크 인센티브 60조 테슬라 돈 되나 했지만...개미들 지켰다, 주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한화 수십조원대 성과 보상을 하기로 하자 회사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측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를 통해 2018년 CEO 보상안(2018 CEO pay package) 재승인 안건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안은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수십조원대 가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표결에 따른 찬반 수치는 현장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표결에는 테슬라 전체 주주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 소액주주들 지지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주주 가운데 기관투자자는 약 45%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다른 S&P 500 지수 상위 기업들에 비해 비중이 낮은 편으로 알려졌다. 반면 개인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 전체 주식 약 40%를 수준으로 전해진다. 머스크는 지난 8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투표에 참여한 소액주주(retail shareholders) 약 90%가 (보상안 포함) 두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투자자 그룹 블랙록과 뱅가드 등은 해당 안건에 찬반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주요 주주 가운데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과 노르웨이국부펀드(NBIM) 등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대로 월가의 론 배런이 이끄는 배런 캐피털과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등은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보상안 승인 결과가 발표된 뒤 무대에 올라 팔다리를 덩실덩실 흔들며 춤을 췄다. 이어 만면에 기쁨을 드러내며 비속어를 섞어 “나는 젠장,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뒤 크게 웃었다. 그는 또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 성장 전망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우리는 단순히 테슬라의 새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새 책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주주들은 보상안 통과 발표에 환호한 데 이어 머스크가 등장하자 열렬한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머스크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이번에 재승인된 보상안은 머스크가 테슬라 매출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단계별 성과를 달성하면 12회에 걸쳐 총 3억 300만주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스톡옵션의 가치는 한때 560억달러(약 77조원)에 달했으나, 이날 증시 종가(182.47달러) 기준으로는 480억달러(약 66조 1000억원) 수준이다. 2018년 이 보상안이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승인된 이후 머스크는 2022년까지 모두 달성해 스톡옵션을 전부 받았다. 당시 600억달러(약 82조 7000억원) 미만이었던 테슬라 시가총액을 6500억달러(약 895조 7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조건을 포함해 계약상의 경영 성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잠정 승소했다. 이에 머스크는 그간 받은 스톡옵션을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테슬라 이사회는 주주들이 머스크 보상안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해 항소심에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보상안 재승인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투표에 부쳤다. 테슬라 이사회는 보상안 무효 소송 1심 판결이 오는 7월 확정되면 주(州)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총 보상안 재승인이 소송에 즉각적 효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확인한 주주들 지지가 향후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테슬라의 보상안 무효 판결을 내린 델라웨어 법원 판사는 회사 측이 이 보상안을 승인하는 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머스크가 테슬라 이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이사회 측이 보상안 내용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테슬라 이사회 측이 자세한 보상안 내용을 공개하고 주주들을 설득한 만큼 법원에서도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 알렉산더 포터는 “이번 투표에 앞서 향상된 공개 내용을 고려할 때, 새로 승인된 이 보상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인 에릭 탤리도 테슬라의 이번 주총 투표 과정에서 법원이 지적한 보상안 승인 절차의 결함이 바로잡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회사 차이캐피털의 크리스토퍼 차이 사장은 “사람들은 일론을 믿기 때문에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사람에게 보상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이 주주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주총 승인이 향후 법원 판결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애덤 바다위 UC버클리대 법학 교수는 “델라웨어 법원이 주총 투표의 효력을 인정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를 기존의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이 안건은 지난 1월 델라웨어 법원에서 보상안 무효 판결이 나온 뒤 머스크가 제안한 내용이다. 머스크는 당시 엑스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이날 주총 표결을 통해 현재 테슬라 이사회 멤버 중 2명인 머스크 친동생 킴벌 머스크와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을 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승인됐다. 반면 테슬라가 직원들 노조 결성을 방해하지 않고 노조가 결성될 경우 성실하게 교섭할 것을 촉구하는 주주 제안은 부결됐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2.92% 오른 데 이어 주총 결과가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도 1% 미만의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또 나스닥·S&P500만 질주…애플·엔비디아·테슬라·브로드컴 등 주가↑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5.11p(0.17%) 내린 3만 8647.1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71p(0.23%) 오른 5433.74를, 나스닥지수는 59.12p(0.34%) 뛴 1만 7667.56을 나타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거래일째 역대 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했다. 시장은 점차 미국 금리인하 여건을 조성할 만한 경제지표에 집중했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또다시 주목받았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PPI는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간 하락 폭은 작년 10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은 미국 금리인하가 올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고용시장 관련 지표도 냉각 신호를 보였다.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 2000명으로 직전주보다 1만 3000명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자 지난 2023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전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1회로 축소했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2회 인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점도표상 금리인하 횟수 전망이 내려갔지만, FOMC 위원들은 모두 앞으로 '매우 데이터 의존적'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에는 미 연준 25bp 인하 확률이 60.5%로 높아졌다. 9월 동결 확률은 31.5%를 나타냈다. 아울러 12월 금리인하 확률도 44.2% 정도로 반영했다. 종목별로 보면 엔비디아 주가는 3.5%대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0일 10대 1 액면분할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애플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자체 연례 콘퍼런스 '세계개발자회의(WWDC)' 첫날을 제외하고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콘퍼런스에서 선보인 신규 AI 서비스가 호평을 받으면서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위를 다시 차지한 모습이다. 테슬라는 2.9%대 올랐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수십조원대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표결을 앞두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는 12% 급등했다. 실적 전망 상향과 10대 1 주식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로드컴을 앞으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갈 기업으로 꼽았다. 이밖에 알파벳A는 1%대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소폭 상승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도 50대1 주식분할을 앞두고 3% 가까이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종 지수별로 보면 기술 관련 지수가 1%대 상승했고, 필수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지수도 올랐다. 임의 소비재, 에너지, 금융, 헬스, 산업, 소재 관련 지수는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0p(0.83%) 내린 11.94를 나타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美 CPI 발표 이어 고용까지…주가 긍정 시그널 ‘쑥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에 긍정 영향을 줄 수 있는 '징조'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최근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한데 이어 고용 지표도 흔들리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주(6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 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 3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6∼12일 주간(24만 8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5000건)도 웃돌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월 26일∼6월 1일 주간 182만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건 늘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는 미국 노동시장 과열이 해소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준도 노동시장 과열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지표를 눈여겨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 “광범위한 경제지표들은 현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팬데믹 직전 우리가 위치했던 지점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단단(tight)하지만 과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이런 소식은 최근 상승세를 탄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미국 거시 경제 데이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을 때는 다소 주춤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올해 금리 인하를 강하게 믿는 추세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U, 中 전기차에 최고 48% 관세 폭탄…독일·테슬라 등 반발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로 예고하자 테슬라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반발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기존 10% 관세에 더해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다음 달부터 임시 조처 성격으로 관세가 부과되며, 올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추가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 비야디(BYD), 지리(Geely), 상하이자동차(SAIC)에는 각각 17.4%포인트, 20%포인트, 38.1%포인트의 추가 관세율을 별도로 정했다.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엔 평균 21%의 추가 관세가 부과돼 최종적으로 31%(10%+21%)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테슬라는 보조금을 많이 받지 않으니 다른 업체들보다 관세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고 EU 집행위원회가 밝혔다. 테슬라는 관세 수준을 보조금 규모에 상응하게 조정해달라며 개별 조사를 요청했다. 집행위원회는 다른 업체들도 21%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조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을 주요 수출 허브로 활용하며, 모델3를 중국에서 생산해서 유럽에 보낸다. 이번 EU 조처에 국가별로 입장이 확연히 갈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는 “정상적 무역을 방해하기 위해 관세인상 조치를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유럽 시장에 관한 우리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으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3사도 일제히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BMW는 “추가 관세는 잘못된 방향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기업과 유럽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수입 관세 도입 등 보호주의 조치는 국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측도 “장기적으로 유럽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절치 않는다. 우리는 이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계무역기구(WTO) 정신에 따라 무역장벽 철폐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독일 자동차산업연합(VDA)은 “이번 조치로 인한 잠재적 피해는 독일 등 유럽 자동차산업이 얻을 이익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은 모든 경쟁업체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자동차제조업협회(ANFAC)는 “국제법에 맞고, 평등한 조건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한 시장 자유 경쟁을 옹호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 처벌해야 한다"며 “스페인은 전기차 생산 제조를 장려하고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 강력한 산업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 기업인 스텔란티스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믿으며, 세계 분열에 기여하는 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노버 응용과학대학교 강사 프랭크 슈워프는 “유럽 소비자들과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에 재앙이다"라며 “중국 시장이 중요한 독일 업체들과 달리 비중이 미미한 프랑스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혜택을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기차 수입이 미미한 미국과 달리 EU에서 수입관세를 부과하면 단기적으로 압박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EU에서 만든 동급 모델보다 20% 낮다고 추정되는 데 따라, 관세를 추가 부과해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예상되자 프랑스 코냑 생산업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은 1월 유럽서 수입한 브랜디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프랑스 코냑이다. 코냑 관련 협회 측은 “이번 결정을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의 보복에 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준은 아니라는데…‘연 2회 금리인하’ 베팅 커지는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인하 1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이어갔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5월 물가보고서가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오자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궤도에 다시 올랐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 이후 이번까지 7회 연속 동결됐다. 연준이 이어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5.1%(중간값)로 예측, 연내 한 차례의 인하를 시사했다. 19명의 참석자 중 7명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측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8명은 2차례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선 FOMC는 연말 금리를 4.6%로 전망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 3회에서 1회로 대폭 축소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강화되기 위해선 좋은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며 “단편적인 수치만으로 지나치게 고무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매파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 2회 금리인하'에 베팅을 늘리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한국시간 13일 오전 11시 기준 9월에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1거래일 만에 46.8%에서 현재 56.7%로 뛰었다. 연말에 미국 금리가 4.75~5.0%로 인하될 가능성도 같은 기간 37.3%에서 42.3%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보험사 네이션와이드 뮤추얼의 케이시 보스탄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빠르면 올 9월을 시작으로 미국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연준이) 보수적인 모습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재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안정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만큼 시장에서는 점도표보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의미를 더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대비, 전월대비 각각 3.3%, 0.0%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3.4%, 0.2%씩 상승했다. 모두 지난 4월(헤드라인 3.4%·0.3%, 근원 3.6%·0.3%)과 시장 예상치(헤드라인 3.4%·0.1%, 근원 3.5%·0.3%)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근원 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적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또 근원 CPI에서 임대료 등 주거비까지 제외한 '슈퍼코어(초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04% 하락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기에 유명한 매파 위원으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것은 완벽한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 등은 “5월 CPI와 비슷한 내용이 올 여름에 연달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다소 내놓은 점도 연 2회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아갔다며 “우리가 보고 싶었던 수요의 점진적 감소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월 CPI에 대해 “고무적"이라며 이번 물가 보고서가 점도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시사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파월은 회견에서 점도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듯 했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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