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추가 동원령을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현 지도부가 남아있는 모든 자원과 모을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내던져 전쟁의 흐름을 바꾸거나 최소한 패배를 미루려 한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이런 시나리오를 저지해야 한다"며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에 대한 어떠한 시도든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 대패하는 등 전선에서 밀려나고 있어 추가 동원령이 불가피하다고 해석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에 위치한 요충지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자국 국경수비대는 이날 바흐무트 인근 러시아의 공습을 격퇴했고 교전 끝에 적진을 점령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텔레그램에 "러시아의 중대한 손실은 러시아가 올해 1분기에 2차 부분 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전에 참여하고 있는 용병 집단 와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모두가 우리가 언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의 러시아식 이름)를 점령할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르툐몹스크에선 모든 집이 요새화돼 있다"며 "우리 전사들은 가끔 한 집을 두고 하루 이상 싸우며, 때론 몇 주 동안 싸우기도 한다. 한 집 뒤에는 또 다른 방어선이 있고 그런 방어선은 아마 500개는 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규모 동원령을 추가로 발동하고 국경을 차단할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추가 동원령은 필요하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동원령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사한 러시아군의 부인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한 단체는 3일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에 수백만 명을 동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징집 연령 남성들이 러시아를 떠나지 못하도록 국경을 폐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대통령 행정실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단체를 결성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다만 실제 동원령이 추가로 내려지더라도 최근 도마 위에 오른 러시아 전쟁 수행 능력이 사기를 떨어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러시아는 새해 전날인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장병 최소 89명이 희생되는 등 연이어 패배를 맛보고 있다. 전세가 기울고 있던 작년 9월에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에 파견할 병력 보충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동원령을 내려 예비군들 약 30만 명을 징집했다. 그러나 동원령이 진행되는 동안 남성 수십만 명이 징집을 피해 해외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대규모 손실과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 여전히 공습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 당국은 최근 현지 매체에 "앞으로 4∼5개월 간 러시아군은 최대 7만 명을 잃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지도부는) 질 것을 알면서도 전쟁을 끝내려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신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은 호위함을 대서양으로 진출시키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크와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 민간시설에 미사일 공격 7차례, 공중습격 18차례, 다연장로켓시스템 공격 85차례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hg3to8@ekn.krUKRAINE-RUSSIA-CONFLICT-AFP PICTURES OF THE YEAR 2022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