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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력탱크인 M1 에이브럼스.로이터/연합뉴스 |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추가 무기를 쏟는 가운데 미국과 독일의 탱크 지원 여부가 명확한 한계선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화력이 지나치게 강해질 경우 러시아 본토로 역공하는 확전 국면이 나타날 수 있기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25억 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추가 군사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스트라이커 장갑차 90대, 브래들리 보병전투장갑차(IFV) 59대, 지뢰방호장갑차(MRAP) 53대, 험비(HMMWV) 350대 등 전투차량 수백 대가 포함됐다.
미국 국방부는 이달 6일 지원하기로 한 브래들리 50대까지 합치면 우크라이나가 기갑여단 2개를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8륜형인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최대 시속 60㎞로 이동하면서 병력을 비교적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다.
어벤저(Avenger) 방공체계 8대, 지대공미사일 시스템 ‘나삼스’(NASAMS)용 미사일 등 방공무기도 이번 패키지에 담겼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추가 탄약, 155mm 및 105mm 포탄, 박격포와 소형 화기 탄약 등도 함께 우크라이나로 향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다른 동맹국들 역시 추가 군사 지원책을 속속 밝히고 있다.
영국은 공중발사형 대전차 미사일인 브림스톤 미사일 900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프랑스에서 제작한 세자르 곡사포 19문을 주기로 했다. 스웨덴은 자국산 자주포인 아처를 보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미국, 독일과 함께 첨단 방공체계인 패트리엇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국가들은 20일 독일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 회의 뒤 군사지원을 더 구체화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추가지원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탱크인 ‘주력’ M1 에이브럼스가 빠졌다.
레오파드 전차를 보유한 독일 역시 미국이 탱크를 보낸다면 자신들도 보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력전차는 러시아가 전열을 재편해 다시 밀고 들기 전 동부 점령지를 탈환하는 데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가 강력하게 요청해 온 무기다.
러시아 점령지는 우크라이나 반격에 동부로 밀려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등 돈바스 지역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그러나 서방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에 대반격을 시도하며 앞서 합병을 선언한 동부 점령지를 굳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점령지 문제는 궁극적으로 찾아올 평화회담 때 협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런데도 미국과 독일은 확전 우려로 인해 신중론을 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서방이 주력전차를 지원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악화’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도 이날 "핵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하면 핵전쟁"이라며 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이번 지원 패키지에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넣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서방 일각에서는 이런 위협이 서방지원을 늦추려는 전략일 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태도도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초기부터 선도한 영국과 안보 불안을 더 크게 겪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는 탱크를 지원을 결정했다.
영국 정부는 이달 14일 자국 주력전차인 챌린저2 14대를 몇 주 내에 우크라이나에 전달한다고 발표했다.
폴란드는 독일 승인이 없더라도 레오파드 2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는 방침이다.
레오파드 탱크는 유럽국 곳곳에 실전 배치돼 전용이 쉽지만, 독일이 만들어 수출한 것으로 재수출에 독일 승인이 필요하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속한 승인이 없으면 그냥 보내겠다"며 지원이 우선이고 승인은 부차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