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부가 ‘주 최대 69시간’을 필두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각 기업문화에 맞춘 근무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은 유연근무제나 4조 2교대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생산성 제고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직무의 특성과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한 다양한 근무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서산 대산에 있는 일부 공장을 시작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실시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노사 합의에 따라 근무제 전환을 논의한 뒤 지난해부터 1년 동안 4조 2교대를 시범 운영한 후 올해 2월부터 울산콤플렉스(CLX) 근무 체계를 4조 2교대로 변경했다. LG화학 역시 올해 일부 공장에서 4조 2교대를 실시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현재 4조 2교대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철강업계도 4조 2교대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 2011년 철강업계 최초로 4조 2교대를 도입해 지금껏 시행하고 있으며 현대제철도 최근 노사간 실무협의에서 4조 2교대 시행을 합의, 지난달 26일부터 근무 방식을 개편했다.반도체업계도 속속 4조 2교대 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4조 2교대를 실시했다.4조 2교대는 하루 8시간 일하는 4조 3교대보다 4시간 늘어난 12시간씩 일하는 대신 이틀 연속 쉬는 근무제다. 12시간씩 일하는 것에 대해 업무 강도가 세다는 단점은 있으나 ‘이틀 집중해 일하고, 이틀 연이어 쉴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추세다.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근로 시간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20·30대 근로자 절반 이상(55.3%)가 ‘필요하면 주 3~4일간 몰아서 일하고 주 1~2일 휴무하겠다’를 선택했다. 애경케미칼은 4조 2교대 외에 사무직군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현장직군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 활성화하고 있다. 유연근무제란 개인의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업무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근로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거나 근로자의 선택에 맡김으로써 업무 시간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기업들은 향후에도 업의 특성과 기업 문화에 맞춘 근무 제도를 강구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틀에 맞춰 일을 하기 보단, 업무 등을 고려한 유연근로제도 등을 도입함으로써 임직원들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삶의 실 또한 나아지면서 생산성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향후에도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적 체계를 갖춰 나가면서, 직원들의 활용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포스코광양제철 1고로공장에서 작업자가 조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