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K-스타트업의 도약 87] 네오켄바이오 “의료용 대마, 마약 아닌 신약 보고(寶庫)”

최근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의료용 대마(헴프·Hem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뇌전증부터 치매, 우울증, 불면증까지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천연물 성분을 다량 함유한 동시에 마약 성분은 거의 없는 새로운 대마 품종이기 때문이다. 인위적 교배를 통해 개발된 비(非) 마약성 대마 품종의 총칭인 헴프는 환각 성분이 풍부해 마약 제조에 사용하는 '마리화나종'과 별개의 대마 품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유엔(UN)은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50여개국에서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돼 있고 전 세계적으로 헴프종 대마에 대한 규제 완화와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의료용 대마 의약품 개발 바이오텍 '네오켄바이오'의 함정엽 대표는 “우리나라도 의료용 대마에 관한 규제를 완화해 내년 65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의료용 대마 시장의 선점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정엽 대표는 지난 2021년 홍릉강소특구사업단이 있는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 서울창업성장센터에서 KIST 기술출자회사로 네오켄바이오를 창업했다. KIST 천연물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던 함정엽 박사는 마이크로웨이브(전자기파)를 이용한 천연물 가공장치를 개발하고 이 장치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함 대표는 이 장치를 활용해 의료용 대마에서 뇌전증 등 중추신경계 치료 천연물질인 '칸나비디올(CBD)'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원천기술을 확보, 이 기술을 기반으로 네오켄바이오를 창업했다. 함 대표는 “기존 CBD 추출기술인 초임계추출법은 공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다량의 온실가스를 사용하는 반면 네오켄바이오의 추출기술은 단일공정으로 고순도 CBD를 생산해 기존 기술보다 생산단가를 4분의 1로 낮출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CBD는 그 자체로 뇌전증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물로, 부작용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간단한 공정만 더하면 기존 뇌전증 치료제보다 저렴한 완제의약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 특히, 함 대표가 개발한 추출기술은 헴프종 대마에 미량 남아있는 마약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100% 제거해 순수한 CBD만 생산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다. “현재 국내 뇌전증 환자는 지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영국 GW파마슈티컬스사의 CBD 기반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를 수입해 사용할 수 있지만 환자 1인당 연간 약 4000만원의 비용부담이 들어 환자부담 경감을 위해 저렴한 CBD 공급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네오켄바이오는 경북 안동에 있는 경북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 고순도 CBD 생산공정을 확보한 상태로, 현재 GMP 기준의 생산공장 구축을 준비 중이다. 또한 최근 태국 현지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 태국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일본 등 아시아와 미국, 호주 등 해외 CBD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의료용 대마를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의료용 대마에서 발견되는 140여가지 치료제 성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직 개발된 적 없는 새로운 적응증을 가진 의약품 개발에 나서 아시아 1위, 세계 10위의 의료용 대마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이다. 함정엽 대표는 “헴프는 마약이 아니라 의료용 식물"이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등 헴프를 마약에서 제외하는 규제 개선을 통해 국내 CBD 기반 의약품 생산 및 수출의 길을 열고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동아에스티,  바이오벤처 지렛대 활용 ‘신약개발’ 선도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ETC) 계열사 동아에스티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업)으로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한국산업연합포럼·한국바이오협회 주최 '바이오기업 성장지원 생태계 조성방안' 포럼에서 동아에스티가 제약바이오산업 M&A 모범사례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포럼에서 조병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최근 동아에스티가 일동제약그룹의 표적항암제 개발 계열사 아이디언스에 250억원을 지분투자해 최대주주인 일동홀딩스에 이어 2대주주에 오른 사례를 소개했다. 아이디언스는 2019년 설립된 일동홀딩스 자회사로 위암, 유방암, 난소암 등 다양한 암종을 타겟으로 하는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활용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해 왔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매출이 없어도 바이오·IT 등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게 상장요건을 완화해 주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심사기준 강화 등 기술특례상장제도가 엄격해지면서 IPO 일정이 지연된 아이디언스는 새로운 자금조달처 확보가 시급하게 됐다. 마침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를 추진하고 있던 동아에스티는 아이디언스에 지분투자를 결정, 아이디언스의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베나다파립'의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특히, 이 지분투자는 기존 일동홀딩스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사실상 M&A 효과를 내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후보물질의 병용요법 연구 등 공동연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묘수'로 평가됐다. 조병진 파트너는 “경쟁관계인 유명 제약사간 M&A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동아에스티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보유한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연구의 길을 열었다"며 “IPO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업계에 대안투자의 가능성과 제약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동아에스티는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바이오벤처 '앱티스'의 지분 51%를 인수하기도 했다. 앱티스는 지난 2016년 정상전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가 창업한 교원창업기업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3세대 ADC 링커(항체와 약물을 결합해 주는 물질)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으나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입으로 투자유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의 경영권과 ADC 기술을 인수해 유망 분야인 ADC 분야로 진출할 발판을 마련한 동시에 자금난을 겪는 창업기업의 탈출로(엑시트)를 마련해 줌으로써 또다른 창업기업 탄생의 기반을 제공한 셈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중 앱티스의 ADC 링커 기술로 개발한 위암·췌장암 치료제 신약후보물질 'AT-211'의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아에스티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벤처기업 '심플렉스', 질병진단용 바이오마커(생체지표) 전문업체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벤처는 물론 GC녹십자, HK이노엔 등 경쟁 제약사와 신약개발 공동연구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처럼 IPO 외에 M&A, 지분투자 등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져야 벤처캐피탈도 투자회수 기대감이 높아져 바이오벤처에 적극 투자할 수 있다"며 “동아에스티처럼 많은 대·중견기업이 M&A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특례상장·M&A 풀려야 ‘바이오 유니콘기업’ 나온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여전히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업계의 네이버, 카카오 같은 대기업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기술특례상장, 인수합병(M&A) 등 바이오벤처가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2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51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이같이 조언했다. 한국산업연합포럼과 한국바이오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 포럼은 바이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기업 성장지원 생태계 조성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 종식과 일부 바이오벤처의 임상실패 등으로 국내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바이오업계가 자금조달 및 후속임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됐으며, 활로 모색을 위해 바이오벤처 자금조달 주요경로인 '기술특례상장제도'와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우선 기조발제에 나선 최수진 당선인은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상장한 바이오벤처가 2020년 17개에서 지난해 9개로 감소했다"고 말해 기술특례상장제도 활성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매출이 없어도 기술력을 갖춘 회사의 성장성을 감안해 상장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로, 최근 오리온그룹이 인수한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 등이 이 제도로 성장했으나 특례상장 및 특례상장 유지요건을 완화해 바이오벤처의 엑시트를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특례상장 5년 후 일정 규모의 매출 발생 등 재무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특례상장을 폐지하는 현 특례상장제도는 10년 가량 장기간 신약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제도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제발표를 맡은 조병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상장 후 장기간 동안 매출 등 재무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오산업의 특성"이라며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조 파트너는 “(기술특례상장제도로 상장한 바이오벤처의) 상장폐지 조건을 미국, 일본, 영국 증권거래소와 같이 매출,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익 등 재무성과 중심에서 시장평가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포럼에서는 바이오벤처의 엑시트 경로로 상장(IPO)에 의존하는 국내 관행에서 벗어나 미국과 같이 M&A 위주로 다변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병진 파트너는 “지난해 기준 국내 바이오벤처의 엑시트의 80%가 IPO에 치중돼 있다"며 “미국도 1980년대에는 IPO 비중이 높았으나 1990년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개념이 등장하면서 지금은 M&A가 엑시트의 90%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조 파트너는 “자체 R&D 투자시 설비투자 등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처럼 M&A로 외부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당선인 역시 “벤처캐피탈 투자의 정부 비중이 우리나라는 62%로 일본 36%, 미국 17%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며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어렵게 하는 현 제도를 개선하고 M&A를 활성화해 상장이 목표가 아닌 벤처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 특례상장제도는 상장 5년 후부터 매출을 내야 한다는 상장유지조건이 있어 임상시험 등 장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바이오벤처가 수익사업 찾기에 나서는 모순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며 “새로 개원하는 국회에서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반영하는 지원방안들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6월 ‘바이오 USA’에 中 불참…K-바이오 ‘절호 기회’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4)'이 오는 6월 3~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다. 올해 바이오 USA에는 역대 가장 많은 우리 기업이 참가할 뿐 아니라 미-중 갈등으로 중국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불참해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올해 바이오 USA에 1500여개 기업과 2만여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바이오 USA에 12년 연속 단독 부스로 참가, 메인 전시장에 139㎡(약 42평)의 부스를 마련하고 대형 LED 패널을 활용한 '콘텐츠 월'을 설치해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준공되는 인천 송도 제5공장 등 2032년까지 조성될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를 강조하고 세계 최대인 총 132만4000ℓ의 생산능력, 고객맞춤형 위탁개발 플랫폼 서비스,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능력 등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3년 연속 단독 부스로 참가한다. 지난 3월 인천 송도 바이오플랜트 제1공장을 착공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CDMO 능력과 송도 바이오플랜트 조성계획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차바이오그룹의 미국 현지 계열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세포유전자 CDMO 시설을 구축한 강점을 내세워 수주에 나설 예정이고,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완제 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핵산 치료제 CDMO 사업을 소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연방하원 상임위원회는 자국민의 유전자정보 해외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특정 바이오기업의 미국내 사업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연방 상·하원 통과 및 대통령 서명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반발해 이 법안의 직접 규제 당사자인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중국 유전체분석 서비스기업 우시앱텍은 올해 바이오 USA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에 일본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와 AGC바이오로직스 등은 이 법안을 기회로 여기고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의 미국 퇴출이 우리 CDMO 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새로운 경쟁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법안의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0여개 중국 바이오기업도 예년과 같이 올해 바이오 USA에 참가한다. 이밖에 GC녹십자그룹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계열사 지씨셀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바이오 USA에서 '전문 파트너링 부스'를 운영, 일반 전시 부스가 아닌 독립된 부스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을 논의할 계획이고,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홍보할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바이오 USA 한국관에는 지난해 19개사보다 많은 41개의 바이오벤처가 참가해 단독부스를 운영하는 대기업과 별개로 투자상담 등 파트너십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는 미국 샌디에이고가 보스턴,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우리 기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가 미국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K-제약 1분기 수출 ‘유한·한미·동아’ 눈에 띄네~

주요 전통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괄목할 수출 성장을 보이며 전체 의약품 수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바이오 대기업에 비하면 해외진출 속도가 더딘 만큼 해외진출 전문인력 양성 등 업계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월별 수출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총 22억8000만달러(약 3조20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여기에는 해외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대기업의 성장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97%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수출액 91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4% 늘었다. 해외수출 비중이 95%인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수출액 108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수출이 77.6% 성장했고,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셀트리온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73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3% 성장했다. 이에 뒤질세라 주요 전통 제약사도 의약품 수출 증가에 한 몫 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수출액 741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7.1% 성장하며 상장 전통 제약사 중 수출액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한미약품이 1분기 수출액 4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6% 성장하며 전통 제약사 수출액 2위를 기록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 계열사 동아에스티는 1분기 수출액 268억원으로 10.3% 성장했고 원료·완제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475억원으로 8.4% 성장해 동아쏘시오그룹의 수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밖에 종근당이 1분기 수출액 1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 성장했고, 대원제약 70억원으로 125.8%, 영진약품 88억원으로 87.2%, 동성제약도 47억원으로 213.3% 증가하는 등 의약품 수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GC녹십자는 1분기 수출액 4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0% 감소했고 대웅제약도 377억원으로 7.1% 감소했다. 이밖에 보령, JW중외제약, HK이노엔, 동국제약, 휴온스 등도 1분기 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업계는 해외사업 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 전통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주요 전통 제약사의 전체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을 보면 에스티팜 91.8%, 종근당바이오 73.6% 등 소수 업체를 제외하면 유한양행 16.7%, 한미약품 11.8%, GC녹십자 12.4%, 대웅제약 12.7%, 동아에스티 17.3% 등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종근당, 보령, HK이노엔, 대원제약, 동화약품 등은 수출액 비중이 한 자릿 수에 머물러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우리 제약업계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6월 1일부터 2024년 상반기 해외사업개발(GBD) 전문인력 교육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기술수출,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사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등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CEO는 물론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셀트리온 임원진이 대거 강사로 나선다. 업계는 국내외 바이오벤처와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개발에 더해 그동안 부족했던 해외사업개발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우리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 매출 4조’ 힘보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사 6번째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받았다. 특히,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교차처방 승인도 함께 받아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창사 첫 매출 4조원 달성'에 힘을 실어줄지 기대된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FD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오퓨비즈는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로, 이번 승인은 FDA의 첫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승인이자 FDA 사상 처음으로 제품 자체의 승인과 동시에 '인터체인저블(상호교환가능)' 승인도 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호교환가능 승인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가 유사해 임상학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어 교차 처방해도 좋다는 의미로, 그동안 FDA는 먼저 제품 자체 승인을 내준 후 별도의 신청과 검토 절차를 거쳐 상호교환가능 승인을 내줬다. 이번 첫 동시 승인은 오퓨비즈의 품질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목인 셈이다.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는 안구 내 비정상적인 혈관성장을 예방해 망막손상을 줄이고 시력을 보존하는 의약품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92억1500만달러(약 1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 중 미국 내 매출만 62%인 57억2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에 이른다. 오퓨비즈는 약 8조원의 미국 아일리아 시장에 진출할 뿐 아니라 상호교환가능 승인을 통해 현지 약국에서 오리지널과의 '대체처방'이 가능해짐으로써 출시 직후부터 상당한 매출이 기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창립이래 첫 매출 4조원 돌파' 목표 달성에도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946억원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첫 매출 4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1조203억원을 기록, 창립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모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에 큰 기여를 했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한 28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가동률 증가에 더해 자회사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한 9469억원을 기록했다. 나아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승인으로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총 6개를 기록, 총 5개를 보유한 셀트리온을 앞지르는 성과도 거뒀다. 업계는 현재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총 52개 중 우리나라 기업이 20%를 넘는 11개(삼성바이오에피스 6개, 셀트리온 5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이번 FDA의 첫 상호교환가능 동시 승인이 우리 바이오시밀러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세계 3대 암학회 美 ASCO 31일 개막…차세대 표적항암제 총출동

이달 말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항암분야 컨퍼런스에서 우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표적항암제 등 항암 신기술을 대거 발표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기회를 노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가 오는 5월 31일~6월 4일 미국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ASCO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리는 세계 권위의 항암 학술행사로, 특히 ASCO는 학술발표 외에 대규모 기업 전시회도 함께 열려 다른 암학회와 차별화될 뿐 아니라 세계 최대 종합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다음으로 큰 행사로 꼽힌다. 올해 ASCO 2024에는 화이자, 머크, 노바티스 등 600여개 기업이 전시부스를 운영해 항암신약 기술을 선보이고, 2000여건의 임상연구 결과 초록이 포스터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밖에 200여개 세션에서 최신 항암기술에 대한 강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우리기업 중에는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병용임상 2차 분석결과 등 5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유한양행은 존슨앤존슨과 함께 렉라자와 존슨앤존슨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임상을 진행 중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늦어도 오는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그룹의 임상유전체분석 계열사 GC지놈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비침습적 대장암 검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조직 절제 없이 혈액 등 체액 속 DNA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신기술인 '액체생검' 방식으로, 인체 모든 부위의 암 검사가 가능하고 환자 불편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오리온그룹 계열사로 새출발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적용한 전이성 위암 신약 'LCB14'의 임상 2상과 고형암 신약 'LCB71'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항암제 'ABL503', 네오이뮨텍이 희귀질환 치료제 'NT-17',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면역치료제 'GI-102', 루닛이 AI를 활용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HLB가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연구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ACR이 초기 전임상 연구결과도 발표하는 학술대회인 반면 ASCO는 임상 2~3상 등 후기 임상결과가 주로 발표되는 행사인 만큼, 이번에 발표하는 우리기업들의 기술이전, 파트너십 체결 등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경남제약-휴마시스 결합 ‘헬스기기-의약품 시너지’ 기대

비타민C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오랜 실적부진 끝에 체외진단기기 기업 휴마시스에 인수돼 재도약을 모색한다. 또한, 경남제약 새 주인이 된 휴마시스도 코로나 사태 일상회복 이후 실적 부진에 빠진 터라 두 회사의 합병이 매출 시너지 및 동반 부진탈출이라는 겹효과를 창출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휴마시스는 지난 17일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주주 플레이크와 메타플렉스로부터 블레이드의 주식을 매입하는 주식양수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21일 플레이크에 294억원, 메타플렉스에 186억원 등 총 480억원 등 매수금액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휴마시스는 블레이드 전체 주식의 34.8%를 인수해 블레이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시에 블레이드가 경남제약 지분 19.84%로 최대주주여서 자연스레 경남제약의 최대주주 지위까지 차지했다. 블레이드는 라텍스(고무)제품 생산 및 연예매니지먼트를 주사업으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9년(당시 법인명 블루베리NFT) 경남제약을 인수했다. 경남제약은 블레이드를 맞은 이후에도 좀처럼 성장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1957년 설립된 경남제약은 1983년 출시한 국내 최초 물 없이 먹는 분말형 비타민 '레모나'가 히트를 치면서 일반의약품 전문 제약사로 명성을 쌓았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레모나와 인후염치료제 미놀, 무좀치료제 피엠에만 매출 의존도가 높은 탓에 성장이 정체돼 왔다. 실제로 블레이드에 인수된 이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남제약 매출은 △2020년 709억원 △2021년 646억원 △2022년 590억원에 이어 지난해 684억원으로 횡보걸음을 해왔고, 영업이익도 2020년 26억원을 올렸다가 이후 3년 내리 77억원, 34억원, 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남제약을 인수한 휴마시스 역시 자금사정이 여유롭지 못하지만 부진탈출을 위한 돌파구로 경남제약 인수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설립된 휴마시스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셀트리온과 함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에 수출하는 등 호황을 누렸으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다른 진단기기업체들과 같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휴마시스의 매출은 2021년 3218억원, 2022년 4713억원에서 지난해 138억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영업이익은 2021년 1936억원, 2022년 2147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손실 5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더욱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진단키트 납품지연 등을 둘러싸고 지난해 시작된 셀트리온과 소송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경남제약이 오랜 역사의 일반의약품 전문 제약사로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숙면을 위한 전자약 개발 등 디지털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체외진단기기 기술을 보유한 휴마시스와 의약품·헬스케어 판로확대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영진구론산’ 영진약품, 코로나 딛고 신약개발 ‘큰걸음’

자양강장제 '영진구론산바몬드'로 친숙한 72년 역사의 제약사 영진약품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실적부진 탈출에 성공한데 이어 신약개발 제약사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0일 영진약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49억원, 영업이익 46억원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9.7% 늘고 영업이익은 820%나 증가한 수치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증가율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30대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1억원)을 올해 1분기만에 넘어선 점도 고무적이다. 매출 2000억원대의 중견제약사 영진약품은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 2021~2022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록했던 1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영진약품의 올해 1분기 실적호조에는 코디프로 등 호흡기질환 의약품과 고혈압 치료제,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문자 위탁생산(OEM) 부문이 성장한 것도 한 몫 했다. 1952년 설립돼 1963년 영진구론산바몬드(현재 해태HTB가 제조·판매) 출시를 비롯해 소화제 판크론,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아진 등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영진약품은 1997년 외환위기로 KT&G 계열사에 편입된 이후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코로나 기간 해외수출 판로 차단 등으로 2년 연속 영업적자에 빠지자 영진약품은 2022년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장 출신 이기수 대표를 영입하고 해외판로 확대, 판매제품 수 조정, 판관비 감축 등 체질개선에 돌입, 올해 1분기까지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업계는 영진약품이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온 만큼 지난해 흑자전환을 계기로 R&D 투자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영진약품은 지난해 12월 경기 화성 남양공장에 항생주사제 건물 증축공사에 착공,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215억원을 투자한 이 항생주사제동 증축이 완료되면 영진약품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항생주사제 생산능력이 기존 800만 바이알에서 2000만 바이알로 확대된다. 이와 동시에 영진약품은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벤처기업 바스젠바이오와 함께 희귀질환 치료 신약 'KL1333' 개발을 진행 중이다. KL1333은 영진약품이 지난 2017년 스웨덴 제약사 아블리바(Abliva)에 기술수출한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및 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받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바스젠바이오가 개발한 임상시험 약효 및 부작용 시뮬레이션 기술 'DEEPCT'를 활용해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예측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바스젠바이오와의 공동연구 등 오픈이노베이션에 주력해 신약개발 경쟁력을 제고하고 영진약품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제약바이오 체질개선 언제쯤…매출·수익 격차 더 커졌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전체적으로 외형적 성장은 지속했지만 상위 기업과 하위 제약사간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이 늘어 의료파업에 따른 실적저하를 앞두고 체질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올해 1분기 매출 1·2위를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를 비롯해 연매출 1조원을 넘는 상위 6개 전통 제약사(유한양행·종근당·GC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광동제약) 등 8개사의 전년동기 대비 1분기 매출 증가율은 평균 11.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3년 보건산업 통계집'에서 발표한 올해 국내 제약산업 성장 전망치 8.3%를 웃도는 수치로, 엔데믹 이후 꾸준히 11% 안팎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 종근당만 -1.0%의 성장율로 역성장했지만 9469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31.4%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23.3% 성장한 셀트리온, 15.6% 성장한 광동제약 등이 상위권 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보령, 14.6%, HK이노엔 15.0%, 대원제약 27.6%, 휴온스 15.5%, 동화약품 19.6%, SK바이오팜 87.5% 등 상위 20대 기업의 성장률이 돋보였다. 특히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처방이 크게 증가하면서 1분기 매출 1140억원을 기록, 상위 20개 제약바이오기업 중 가장 높은 87.5%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대원제약도 독감 유행, 환절기 등 영향으로 코대원 등 호흡기 질환 의약품의 매출이 성장해 전통 제약사 중 가장 높은 27.6%의 1분기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출 규모가 작은 제약바이오기업일수록 전년동기보다 매출이 줄거나 업계 평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1분기 매출 344억원을 기록한 부광약품은 전년동기 대비 -7.6%의 성장률을 보였고 유유제약 -2.6%, 조아제약 -4.5%, 삼성제약 -8.1%, 에이비엘바이오 -80.3%, CJ바이오사이언스 -13.7% 등을 기록했다. 다만 동구바이오제약은 32.4% 성장했고, 경보제약 30.5%, 위더스제약 62.8% 등 일부 중하위 제약사는 30% 이상 성장의 성과를 거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상위권과 하위권 기업 두루 영업이익이 저조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91.5%, 유한양행 -97.5%, 종근당 -2.1% 등 상위 8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거나 적자를 지속한 곳은 절반인 4곳이나 됐다.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는 적자전환 했고 동화약품(-46.3%), 일양약품(-36.3%), 현대약품(-51.5%) 등은 영업이익 감소폭이 컸다. 메디포스트, 경남제약, 조아제약 등은 적자가 지속됐다. 다만 한미약품 27.9%, 대웅제약 21.2%, HK이노엔 206.0%, JW중외제약 29.1%, 대원제약 66.8%, 영진약품 755.4%, 동구바이오제약 64.3% 등은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일동제약, SK바이오팜 등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는 올해 1분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외형적 성장은 지속하고 있지만 의료파업으로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특히 신약개발-매출증가-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한 중소 제약업계의 체질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