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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알리바바 출신 정형권 대표, 지마켓·신세계 쌍끌이할까

지(G)마켓의 새 수장이 된 정형권 대표가 최근 “업계 1위를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마켓은 한때 국내 유일 이커머스 기업이었지만 신세계에 인수된 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신세다. 업계는 지마켓이 신세계에 인수된 후 첫 CEO(최고경영자) 교체인 만큼 정 대표가 실적 반등을 위해 향후 어떠한 전략을 구사할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지마켓 등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인 9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는 지마켓 본사로 첫 출근해 전 직원에 보낸 인사 메일에서 업계 1위 탈환을 위한 쇄신과 소통을 강조했다. 인사 메일에서 정 대표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격동의 시기에 지마켓의 혁신과 재도약이라는 사명을 갖고 이 자리를 맡아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격변의 시기를 잘 이기기 위해선 서로 간의 소통과 협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인사메일에서 쇄신을 강조한 것은 지마켓이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직후 손실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마켓은 2005년부터 16년 연속 흑자를 내며 이커머스업계 1위를 넘봤으나 2021년 10월 신세계 이마트가 인수한 후 실적 하락이 이어졌다. 지마켓의 새로운 수장인 정 대표는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의 한국 총괄 출신이다. 알리페이 유럽·중동·한국 대표 등의 이력도 있다.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거쳐 쿠팡 재무담당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대표가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유다. 따라서 업계에선 정 대표가 당장은 지마켓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새롭게 부임한 정 대표가 지마켓의 실적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선 '상품구색'과 '배송시간 단축'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이커머스 3인방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가 다양한 초저가 상품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고, 쿠팡이 새벽배송으로 상위 사업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지마켓은 '머천다이징(상품화 계획)'과 '배송' 어느 쪽도 아직 뚜렷하게 우위가 있는 게 없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지마켓에 적용된 신세계 특유의 대기업 의사결정 문화가 시시각각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기업 의사결정 체재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커머스처럼 매일매일 지각이 변동되는 비즈니스에서는 대응하기 힘들다"고평가했다. 다만, 업계는 지마켓이 신세계에 인수되기 전 흑자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마켓은 계속 흑자를 냈던 기업으로써 펀더멘털(fundamental)이 있다. 지난 3년간 신세계에 인수되고 결합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들어갔다면 이제는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췄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는 2021년 지마켓을 인수한 뒤 기술 인력을 많이 채용하고, 최근에도 기술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지마켓 수장을 정형권 대표로 발탁하며 지마켓 CPO(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도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임 테크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동시에 기존 PX본부를 PX본부와 테크(Tech)본부로 분리했다. 개발자 조직인 테크본부를 별도조직으로 둬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단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복권기금 소상공인 지원, 10년 동안 단 ‘1회’

복권수익금을 의무적으로 소상공인 지원에 쓰도록 하는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오세희 의원실(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 조성을 위한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오 의원실에 따르면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소진기금)의 재원으로 정부의 출연금,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복권수익금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소진기금이 설치된 첫 해인 2015년 360억 원이 전입된 이후 현재까지 9년 간 전입금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의원 측은 “소진기금은 자체 재원이 부족해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이 규정하고 있는 복권수익금 배분을 통한 재원 조성마저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복권수익금 의무배분 대상에 소진기금을 명시하는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진기금의 재원을 확충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현실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으로 제22대 국회의원 민주당 비례대표인 오세희 의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은 2014년 소상공인법 제정 당시 복권기금의 법정배분기관에 포함된 기금으로서 그 적합성과 필요성을 인정받았다"며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의 안정적인 재원 조성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법 취지를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올여름 휴가여행은 ‘자연·역사·쇼핑’ 삼박자 北대만으로~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 동남아시아가 해외여행지로 인기를 더해 가는 가운데 대만 관광을 선호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이같은 한국인의 대만 여행 수요를 붙잡기 위해 대만 북부 4대 도시인 △타이베이 △타오위안 △신베이 △지룽의 자치단체 관광국들이 한국을 방문해 자신만의 특별한 관광 메리트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북대만 4도시 관광국은 9일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에서 북대만 4도시를 뜻하는 '타타신지'를 소개하는 트래블마트와 기자간담회를 합동 개최했다. 이날 대만 전통 서커스로 문을 연 미디어 간담회에는 △왕추동 타이베이시관광전파국장 △주백음 타오위안시관광여행국장 △양종민 신베시관광여행국장 △강정매 지룽시 문화관광국장 등 각 도시 관광국장이 직접 참여해 북대만 4도시의 관광 포인트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타타신지 지역은 △대만 정치와 경제 중심지인 수도 타이베이 △울창한 원시림과 원주민 부락 체험이 가능한 타오위안 △대만 제일의 관광명소가 가득한 신베이 △야경이 유명한 항구도시 지룽 등 바다와 산, 계곡 등으로 구성돼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쇼핑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타오위안 국제공항이나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통해 입국이 가능하며 4개 도시의 교통망을 통해 빠르고 편리하게 각 도시로 이동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타타신지에 방문한 관광객들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 101에서 대만의 북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고, 고궁박물관을 방문해 역사 소재 문화재를 구경할 수 있다. 또한, 대만의 최북단에 있는 푸구이자오 등대에서 대만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준 항구인 지룽항을 방문한 뒤 밤에는 대만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이들 4개 도시에는 타이베이의 '스린 야시장' 등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닌 유명 야시장이 있어 독특한 먹거리를 체험 가능하다. 야시장 외에도 타이베이는 미슐랭 등재 식당이 가장 많은 도시인 만큼 한국 관광객 입맛에 맞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12~23일 동안에는 타오위안에서 대만등불축제도 개최해 관광객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북대만 4도시 관광국은 기대하고 있다. 타오위안은 산간지역부터 해안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자연경관과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트레킹, 번지점프, 라이딩 등의 각종 액티비티 활동도 자랑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왕추동 타이베이시관광전파국장은 “도시와 자연, 다양한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타타신지는 기존 대만 여행 경험이 있는 분들은 물론, 처음 대만을 방문하는 분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계절별, 테마별로 즐길 거리가 가득한 지역인만큼 한국 여행객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한 트래블마트는 여행, 관광, 레스토랑 등 60곳의 북대만 4도시 현지 업체가 한국 여행 업체 및 관계자들에게 4개 도시 관광 포인트와 현지 특산품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트래블마트 세션에는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골목상권마다 현장규제 제각각…中企옴부즈만 손본다

중소기업의 규제 혁파와 관련한 민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소상공인의 애로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6대 옴부즈만 선정이 미뤄지면서 기관장 자리는 공석인 상태지만 적극적인 현장 활동으로 양질의 규제개선을 이뤄내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최근 동네마다 다르게 적용됐던 불합리한 기준들을 손보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서울 시내에서도 자치구마다 달랐던 골목형 상점가의 지정요건을 변경하도록 조례 개선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지역 특성에 맞게 '청년상인'의 나이 기준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제안한 게 대표적이다. '골목형 상점가'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2000㎡ 이내에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한 곳 중 조례에 따라 지정된 곳이다.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전통시장처럼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이 가능하고, 시설 현대화와 컨설팅 등 제도권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별 조례가 다르다보니,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위해 토지, 건물 소유자 과반 이상의 동의서까지 필요해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2024년 서울지역 규제·애로 해결 현장간담회'에서 서울 은평구 골목형 상점가 상인회장이 해당 내용을 건의했다. 이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서울 25개 자치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은평구를 포함한 강남구, 중랑구, 송파구 등 서울 4개 자치구가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위해 토지 소유자 및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서를 제출하도록 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강남구·중랑구·은평구는 연내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며, 송파구는 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통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지역 특성에 맞게 동네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도록 힘을 보탠 사례도 있다. 청년몰 사업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려는 청년의 입점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전통시장법 상 청년 나이는 만 39세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지방 소도시는 인구 유출이 심해 청년 인구가 부족하고, 나이 제한으로 입점을 못하다보니 청년몰 입주율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청년상인의 나이 기준을 지역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고, 중기부는 만 39세의 기준은 유지하면서도 지자체별 여건에 맞는 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중기 옴부즈만이 현장 활동을 통해 발굴한 규제 및 애로 사항은 165건이다. 2009년 중기 옴부즈만 제도 도입 후 개선한 규제는 총 1만여 건에 달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사각캔’ 옷 벗은 스팸, 먹기 편한 ‘둥근햄’ 변신

흰 쌀밥과 곁들이는 밥친구로 사랑을 받아온 사각캔 가공햄 대표제품인 CJ제일제당 '스팸'이 소시지 모양의 먹기 편리한 둥근 햄으로 변신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5일 둥근 형태의 신제품 '동그란 스팸'을 출시했다. 3~4인 가족을 타깃으로 삼은 제품이다. 중량 160g으로 시중에 판매중인 라운드햄 대비 40% 적은데, 이는 남은 내용물을 보관·폐기하는 번거로움과 음식물 낭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팸이 동그란 형태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캔형·파우치 패키지를 제외하면 약 15년 만에 꺼내는 신규 패키지다. 동그란 스팸의 등장은 최근 다양한 가족 구성원·젊은 세대 취향에 맞춰 패키지 변화·성분 함량 개선을 통해 밥반찬을 넘어 필수요리 재료로 제품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초기에 스팸은 네모난 캔형 패키지가 브랜드 정체성으로 꼽히지만 내용물을 꺼내기 번거로워 줄곧 단점으로 꼽혔다. 이 같은 점을 반영해 기존 스팸 맛은 살리되 조리 편의성은 물론, 소용량 중심의 소비 트렌드까지 접목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1인 가구를 겨냥해 얇게 썬 스팸을 파우치에 담은 소용량 스팸 싱글시리즈도 대표 사례다. 2002년 첫 등장한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텔레비전(TV) 광고문구처럼 오랜 기간 대표 밥반찬으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과거 1937년 미국 가공육업체 '호멜푸드'가 개발한 스팸은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으로 취급받았다. 이후 1987년 해당 회사와 라이선스를 맺은 CJ제일제당이 국내 생산 시작과 함께 제품 고급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그러나, 특유의 강한 짠맛 등으로 스팸은 본국인 미국에선 정크푸드(쓰레기 음식) 이미지가 강했지만, 한국에는 대표 명절선물세트로 꼽힐 만큼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2000년대로 접어든 이래 스팸 연매출의 60%가 선물세트를 건네는 명절 시즌에 발생할 정도다. CJ제일제당은 스팸의 외형적 변신뿐 아니라 스팸의 건강화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 심리를 고려해 닭고기 등 새 재료를 활용하거나, 나트륨 등 특정 성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넓히는 것이 골자다. 올해 5월 80g 중량의 '스팸 싱글 닭가슴살'을 출시했는데 지난해 10월 첫 선보인 캔햄 형태의 '스팸 닭가슴살'의 소용량 버전이다. 캔햄 제품이 출시 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30개를 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제품군을 확장한 것이다. 스팸 닭가슴살은 기존 클래식 제품의 저염 버전인 '스팸 마일드'와 닭가슴살을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 세계 판매되는 스팸 제품 중 닭가슴살을 활용한 제품은 한국이 최초인 점이 눈길을 끈다. 2020년 7월 일찌감치 내놓은 '스팸 25% 라이트'도 같은 맥락의 제품이다. 중량 100g 당 나트륨 함량이 510㎎으로, 캔햄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제품 평균 나트륨 함량(867㎎) 대비 25% 낮다는 것이 출시 당시 CJ제일제당이 강조한 장점이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할 만큼 높은 관심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해 스팸 소비층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면서 “브랜드 라인업 확대로 외연 확장을 통해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제약 1·2위 유한·녹십자, 경영 희비 ‘닮은꼴’

전통 제약사 매출 1·2위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올해 상반기 실적부진의 '동병상련'을 겪었다. 그러나 하반기 나란히 대형 '반등카드'도 쥐고 있어 닮은꼴 실적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매출 5270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매출 9720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6.5% 감소한 규모다. 상반기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은 연구개발비·판매관리비 증가로 여기에 의정갈등 장기화도 악재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성장을 이끌만한 새로운 신약이 수년째 나오지 않는 점이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통 제약사 매출 2위인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 매출 4550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1% 늘고 영업이익은 6.1%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전체를 보면 매출은 8120억원,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8.7% 감소한 규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헌터라제 등 주요 제품의 해외수출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써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전통 제약사 매출 1·2위 자리를 계속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 제약사들에 비해 낮은 매출 성장률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동병상련'도 함께 겪게 됐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을 위한 대형 호재를 가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에 대해 늦어도 다음달 중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렉라자가 이번에 FDA 승인을 받으면 유한양행은 올해 말 수백억원대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비롯해 매년 렉라자 매출의 10~20%를 로열티로 받게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5월말~6월초 미국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결과가 '베스트 오브 ASCO' 발표로 선정되기도 해 FDA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혈액제제인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를 이달 중순부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C녹십자는 지난 8일부터 충북 오창공장에서 미국행 알리글로 초도물량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GC녹십자는 올해에만 미국에서 약 750억원의 알리글로 매출을 올리고 매년 50% 이상씩 매출을 늘린다는 목표다. 업계는 렉라자의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글로벌 연매출이 8조원에 이르고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 규모도 16조원에 이르는 만큼 렉라자와 알리글로가 목표대로 성장한다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매출 선두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한채양 대표 ‘이마트 통합’, 실적반등 묘수될까

이마트가 이달부터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마켓사업)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가운데 이를 기념해 선보인 첫 통합 마케팅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하반기 실적개선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경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채양 대표는 하반기 통합 법인 출범을 시작으로 통합 마케팅을 지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이같은 한 대표의 '통합 카드'가 부진한 실적을 반등으로 이끌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첫주 일주일간 선보인 연합 할인행사 '패밀리 위크' 같은 통합 마케팅 행사를 앞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패밀리 위크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출범을 기념한 행사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외에도 유통 계열사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노브랜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가 공동으로 참여해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행사에선 통합 매입으로 가격 혜택을 극대화한 '스타 상품' 15종을 선보여 고객 방문을 유도했다. 그 결과 행사가 진행된 이달 첫 주 일주일 동안 1600만명이 몰리며 큰 흥행을 거뒀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통합 할인 행사를 지속적 선보일 방침이다. 이마트가 패밀리위크처럼 계열사들과 연합해 진행하는 할인 행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년 11월경 진행되는 '쓱데이'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할인행사로 유통 계열사들이 총출동, 이마트가 주로 가장 행사를 크게 한다. 이마트는 이같은 기존 쓱데이 행사에 통합 마케팅 행사를 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집객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가 통합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실적 부진으로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지난해 창사이래 첫 적자전환을 기록한 이마트는 올해 희망퇴직과 비용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 부진속 새로 부임한 한채양 대표는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오프라인 3사를 이끌게 됐다. 한 대표는 통합 마케팅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실적 개선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상품 공동매입과 마케팅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가 별도로 상품을 매입했지만 이젠 양사가 함께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통합 마케팅은 경쟁사들로부터 일찍이 성과가 입증됐다. 최근 2년 통합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친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729억원으로 영업전년 대비 364.6%나 급증했다. GS리테일은 GS더프레시와 편의점 GS25 즉시배송(퀵커머스), 전략 상품 소싱 측면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마트는 물량과 물류 인프라 측면에서 통합 마케팅의 규모가 경쟁업체들보다 큰 만큼 마케팅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매년 2분기는 실적이 부진한 시기인 만큼 크게 호전된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분기는 기본적으로 세금도 내야 되고 매출이 잘 안 나오는 달"이라며 “3분기부터는 개선된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중소기업계가 9일 국민의힘이 제안한 청탁금지법 한도 상향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당이 정부에 제안한 청탁금지법 한도 상향은 농축수산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고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농축수산물의 물가는 2016년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큰 상승폭에도 불구하고 법에서 정하고 있는 선물 가액 규정이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소비를 위축시켜 왔다"며 “청탁금지법상 식사비와 농축수산물 선물 한도 상향 조정은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축수산물의 실질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 농축수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농축수산물 가공품의 선물 한도 가액을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중소기업계도 농축수산물 선물하기 등 소비 확대를 통해 내수 촉진과 민생경제 활력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탁금지법상 3만원인 식사비 한도를 5만원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은 15만원에서 20만∼30만원으로 각각 올리자"고 제안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제이엠텍 “중진공 지원·기술혁신으로 코로나19 위기 넘겼죠”

올해로 설립 10년차를 맞은 자동화장비제작회사 제이엠텍은 임직원 수 30여명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연매출액 100억원(2022년 기준)을 넘어서는 기업으로 급성장했으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가장 큰 시련은 코로나19 팬데믹발(發) 수요 급감에 따른 유동성 위기였다. 2020년 9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이듬해 37억원으로 급락했고, 결국 장명희 대표는 가족처럼 여기던 17명의 직원을 2명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른 장 대표에게 희망을 안겨준 건 다름 아닌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지원사업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위기에 처한 제이엠텍에 등을 돌렸지만, 중진공은 제이엠텍의 독자적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5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투입 손길을 내밀었다. 중진공 지원자금은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이엠텍은 재무구조 개선에도 중진공의 도움을 받았다. 중진공은 주거래은행들과의 협의를 주선해 기존 대출 만기를 유예하고 금리 인하를 끌어내는 등 제이엠텍의 재기에 힘을 보탰다. 또한,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은 물론,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 제이엠텍이 갑작스런 위기 속에서 중진공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독자적인 기술력의 힘이 컸다. 사실 제이엠텍의 출발점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분야였다. 그러나,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고, 중국발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사업의 한계를 체감한 장 대표는 과감하게 사업전환에 나서 일찌감치 이차전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제이엠텍은 2016년 LG화학과 기술 제휴로 본격적인 이차전지 개발에 착수하고 이듬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단행해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그 결과, 이차전지 제조용 라미네이션 장치와 히팅롤러 제조 장비 특허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주요 이차전지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으며 고속 성장을 이뤘다. 제이엠텍은 전방 산업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이차전지 앞의 공정뿐만 아니라 뒤쪽 공정 설비와 배터리 팩 조립 및 검사 설비, 의료기기 자동화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장 대표는 “기술력이 있어도 자금 사정이 여의찮으면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중진공이 '터닝포인트'를 제공해 준 셈"이라며 “업계 선도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 준 덕분에 오늘이 있었다.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며 상생 발전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해외·펀드에 팔린 컴포즈커피 ‘기대반 우려반’

최근 국내 저가커피 유명 브랜드 '컴포즈커피'가 국내외 투자자에 전체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사업 전망과 가맹점 운영을 놓고 기대감과 우려감이 엇갈리고 있다. 필리핀 대형 식품사 '졸리비푸즈'가 최대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확대에 긍정 효과를, 반면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수익 극대화 중심의 영업을 펼칠 경우 가맹점과 상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부정적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컴포즈커피 모회사 JM커피그룹은 양재석 회장 보유의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졸리비푸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PEF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한 이번 M&A(인수·합병) 금액은 약 4720억원이다. 최대주주 졸리비푸즈가 지분 70%를, 졸리비푸즈 자회사 타이탄펀드'가 5%,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엘리베이션콜아가 나머지 25%를 나눠 갖는 구조다. 일단 업계는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졸리비푸즈의 외식 분야 입지가 공고한 만큼 컴포즈커피도 몸집 키우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졸리비푸즈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자체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 등 18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형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 기업이다. 앞서 2019년 일찌감치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 미국 본사를 인수하며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온 컴포즈커피가 이번 M&A로 초기단계의 해외진출 사업을 키우는 발판을 확보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본다. 컴포즈커피의 해외 매장은 지난해 9월 개점한 싱가포르 1호점이 전부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졸리비푸즈는 글로벌기업으로 풍부한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컴포즈커피가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모펀드 영향권에 빨려 들어가면서 가맹사업 관리 및 전개에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 특성상 통상 5년 내 투자금 회수(엑시트, Exit)가 최우선인 만큼 상생보다 이윤 추구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사모펀드가 매각 차익을 내는 과정에서 시설비·재료 공급가 인상 등의 과도한 착취로 오히려 가맹점 수익은 떨어진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여론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엘리베이션코리아가 주요 주주로서 식·음료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추후 국내 사업 전반을 관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모펀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리베이션코리아는 2018년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과 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bhc그룹 인수한 뒤 아웃백까지 품에 안는 등 외형 확장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올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맘스터치·bhc·메가커피 등 사모펀드 산하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온 터라 가맹점에 부정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사자인 컴포즈커피는 기존 경영체제 유지와 함께 당분간 내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경영진 아래 가맹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상생 경영을 추구하며 보다 발전된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500개를 돌파한 컴포즈커피의 국내 매장 수는 빠른 확장세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3000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저가커피 경쟁사 브랜드 메가커피도 이미 지난 5월 3000개 매장을 넘어선데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역시 매장 1600개로 빠르게 쫓아오고 있어 해외기업과 PEF 등에 새로 올라탄 컴포즈커피의 질주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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