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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또 추락…노·도·강은 1% 육박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부동산 가격 하락 장기화 예상으로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지난주에도 여지없이 무너졌다.1일 한국부동산원이 2022년 11월 4주(11월 28일 기준) 전국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수도권·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2년 5월 시세 조사 이래 최대 폭 하락했다. 지난주에 이어 최대 낙폭 기록을 매주 갈아치우고 있다.서울은 지난주 -0.52%에서 이번주 -0.56%로 낙폭이 커졌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하락세가 거세다. 도봉구 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인 0.99% 떨어지며 주간 낙폭 1%에 육박했다.노원구 역시 지난주 -0.88%에서 이번주 -0.95%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구도 이번주 0.52% 떨어져 주간 낙폭이 0.5%를 넘었다.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며 가격을 낮춘 하락 매물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에 비해 강남권은 이번주 하락폭이 일제히 감소했다. 서초구는 -0.27%에서 -0.22%로, 강남구는 -0.37%에서 -0.34%로, 송파구는 -0.57%에서 -0.48%로 낙폭이 둔화했다.이번주는 강동구도 0.54% 하락해 지난주(-0.55%)보다 낙폭이 줄면서 동남권 전체가 -0.43%에서 -0.39%로 하락폭이 줄었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강남권 하락 거래가 이전보다 줄어든 경향이 있지만 낙폭 둔화를 추세 전환으로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수도권 전체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0.81%에서 -0.95%로 하락폭이 커졌다.인천은 -1.05% 떨어져 주간 하락폭이 1%를 넘었고 경기는 -0.96%로 1%에 육박했다.아직 규제지역인 광명시는 주간 낙폭이 지난주(-1.11%)보다 커져 -1.46%에 달했다.전세가격도 약세가 이어졌다. 전국(-0.69%)·수도권(-0.95%)·서울(-0.89%) 모두 조사 이래 최대 하락이다. 서울 서초구 전세가격이 1.10% 떨어지며 지난주(-0.81%)보다 낙폭이 커졌다. 우면·반포·서초동 등 주요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은평(-1.05%)·서대문(-1.10%)·강북(-1.08%)·성북구(-1.19%) 등도 하락폭이 컸다. kjh123@ekn.kr서울 안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경매아파트 감정가, 시세보다 높아 낙찰률 지속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감정가 6억5800만원에 나온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25평이 3번째 유찰됐다. 경매가 아닌 기존주택 시장에서 같은 단지가 지난 1월 5억33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감정가격이 오히려 시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가는 보통 경매로 넘어오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고점이었던 만큼 현재 시세와 미스매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경매로 넘어오는 아파트 물건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해당 단지의 감정가가 시세 대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돼 낙찰률 하락폭이 지속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매에 물건을 내놓은 채권자나 채무자들의 회수 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보통 경매에 들어오면 물건이 나오기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된다"며 "지난해에 감정됐던 물건은 감정금액이 현 시세보다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기존 매매시장 자체가 거래가 안 되니 경매시장도 여파가 이어져 낙찰가율과 낙찰률 모두 매달 하락 중인데 이렇게 되면 채권자나 채무자들의 금융 회수 금액이 적어져 그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가 지지옥션에 요청해 지난달 서울 경매아파트 통계를 확인한 결과 경매진행은 162건, 낙찰은 23건으로 낙찰률 14.2%로 집계됐다. 지난 10월(17.8%)과 9월(22.4%), 8월(36.5%)과 비교해도 상당히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기준 서울 경매 아파트 총 감정가는 229억3200만원인데 총 낙찰금액은 191억6117만9331원으로 낙찰가율은 83.6%로 나왔다. 88.6%(10월), 89.7%(9월), 93.7%(8월)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낙찰된 것을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감정가 자체를 조정하고 경매시장 거래절벽 현상을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다만 이 연구원은 "법원에서는 감정가격을 능동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채권자의 요청에 의해 변경할 수 있는데 보통 감정가격이 낮을 때 재감정이 되지 하락한 시세와 맞추려고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나온 서초구 방배동 대성유니드 아파트 85㎡는 처음에 감정가 9억9500만원으로 올라왔지만 이번에 15억5000만원으로 감정가를 변경해 입찰했다가 결국 유찰을 겪었다. 내달 11일 12억4000만원으로 경매가 재차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재 같은 평형 호가가 8억5000만원에 나와있기에 앞으로도 몇 차례는 더 유찰될 것으로 판단됐다. 시장에선 낙찰가율 및 낙찰률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기존 주택보다 경매시장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주택시장 전반적 하락기에선 경매 시장에서 매수를 신중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보통 아파트 경매시장이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지만, 부동산시장이 하락기에 있고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잘 검토해야 한다"며 "단순히 저렴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되고 집을 구매하고 싶은 수요자들은 임장 활동을 통해 입지, 주변 시세, 상승 여력 여부 등 신중하게 검토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남한산성에서 바라본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수도권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집값 양극화 심화…강북 아파트 3채면 강남 아파트 1채 산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절벽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간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월 서울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000만원으로 강북구의 약 3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30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주택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달 서울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068만8000원으로 확인됐다.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023만8000원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서초구(8759만원), 용산구(6766만원), 송파구(6700만원), 성동구(5855만원), 마포구(5467만원), 광진구(5336만원), 양천구(5209만원), 강동구(5074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강북구는 3198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가격이 낮았다.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는 이달 2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같은 기간 강북구 미아동의 SK북한산시티 전용 84.76㎡는 6억97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강남구 아파트와 약 3배 차이다.한강 이남(11개 자치구)과 한강 이북(14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15억3099만원과 10억642만원으로 5억2457만원 차이났다.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강남구가 4087만원으로 서울 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4000만원을 넘었다. 서초구(3977만원), 송파구(3234만원), 용산구(3075만원), 성동구(3072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평균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1682만원)였다.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가격 조정과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남구의 경우 생활 인프라가 워낙 뛰어난데다 수요가 풍부해 지역 간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은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올해 11월 3.3㎡당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경제만랩

[르포] 목동 35층 재건축 호재에도 수요는 잠잠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목동 집값은 전체적으로 너무 많이 올라있습니다. 때문에 목동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으며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도 거래량이 뚜렷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목동 내 A 공인중인개업소 대표)3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서울 노른자땅 대단지 목동 재건축 사업이 최근 서울시 승인을 얻으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시장 반응이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참고로 목동택지개발사업은 이달 초 제1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이로써 목동 아파트 일대 436만8463㎡는 최고 35층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며 가구수는 현재 목동아파트 1~14단지 총 2만6629가구의 2배가량인 5만3000여가구로 늘어나게 된다.다만 이러한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목동아파트에 대한 부동산 시장 반응은 조용하기만 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121㎡는 지난 4월 이후 체결된 매매거래가 단 한건도 없다. 7단지는 목동 재건축 아파트 중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거래절벽은 경매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목동 재건축 아파트들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하락세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서 연이어 유찰되는 등 굴욕을 겪고 있다.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 경매5계에서 진행한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면적 108㎡ 매물은 지난 9월에 이어 2번째로 유찰됐다. 감정가 19억7000만원으로 평가받는 해당 물건은 오는 21일 12억6080만원에 3번째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목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판매자들은 싸게 팔고 싶어 하지 않고 구매자들은 저점에 사고 싶어 하니 거래가 없을 수밖에 없다. 둘의 갭이 비현실적으로 큰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재건축 험로 예고…이제 첫 단추 끼운 격지금과 같은 목동 아파트 거래절벽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막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목동 재건축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목동 내 C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시기가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간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재건축이 확정됐고 나머지는 사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반면 여전히 기대감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드디어 됐다.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다. 이제는 진행속도가 관건이다"며 후련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재건축 심의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던 것이다. A씨는 이어 "다만 6단지 빼고는 모두 안전진단 2차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았다"라고 덧붙였다.이종헌 목동아파트재건축연합회 회장은 "다음주 발표될 국토부 정책이 발표돼야 그 내용에 맞춰 안전진단 문제를 해결하고 정비계획 수리 및 구역지정이 들어갈 수 있다"며 "목동같이 큰 단지는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돼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건축 발표로 인해 6개월~1년 정도 시간을 앞당겼다고 생각되며 족쇄가 풀렸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 목동, 학군·인프라 등 좋은 건 알겠는데…전문가들은 목동단지 아파트가 당분간 거래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목동이 좋은 동네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재건축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시점에서 현 시세를 주고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수요자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 소장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는 보통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입주까지 10~15년 정도 걸리는데 수요자들은 그동안 더 떨어지는 시기를 기다리고 있고 집주인들은 물건을 내놓지 않으니 거래가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재건축 호재로 인해 예전처럼 집값이 급등하거나 수요자가 몰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김 소장은 향후 재건축 과정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산 넘어 산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이제부터 불거져 나올 것이다. 안전진단, 조합설립, 건축심의 등 많은 단계가 남아있으며 이로 인한 주민들 간의 밥그릇 싸움도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단계 하나당 보통 2~3년이 걸리니 등산으로 치면 이제 입산 허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daniel111@ekn.kr서울 목동신시가지7단지 사이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목동신시가지7단지. 사진=김다니엘 기자

청약불패 옛말…서울지역 미분양 10개월새 16배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고금리 기조 및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미분양 주택이 지난달에도 전월대비 또 늘어났다. 주택 매매거래량도 역시 떨어져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가구로 전월보다 13.5%(5613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말 1만7710가구와 비교하면 2배 넘게(2만9417가구) 늘어난 수치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000가구 규모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1509가구에서 지난달 7612가구로 9개월 사이 5배 넘게 커졌다.수도권은 대부분 서울(719→866가구)과 인천(1541→1666가구)에서 미분양 물량을 키웠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54가구 대비 16배 늘어났다. 인천도 지난해 425가구 대비 약 4배 정도 미분양 물량을 키웠다. 다만 경기도는 전달 5553가구에서 5080가구로 소폭 줄어 수도권 전체 201가구(2.6%) 줄었다. 지방은 여전히 심각하다. 지난달 3만9605가구에서 전월대비 17.2%(3만3791가구)로 크게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하는 ‘악성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은 다소 줄어들었다. 통계에 따르면 7077가구로 전월 7189가구 대비 1.6%(112가구) 감소했다. 그러나 청약불패라 여겨진 서울에서 210가구가 미분양 나며 전월 대비 23가구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말 52가구 미분양과 비교하면 4배 늘어난 수치다.미분양 확산 속 거래절벽 현상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3만2173건으로 전월대비 0.7%(3만2403건)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달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과 대비하면 57.3% 감소로 절반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누계는 44만9967건으로 전년 동기 89만4238건 대비 49.7% 줄어들었다.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2102건으로 전월 대비 4%, 전년 동월 대비 62.2% 감소, 지방은 2만71건으로 각각 1.4%, 53.7% 감소했다. 누계로 보면 수도권은 17만91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감소했고 지방은 27만808건으로 41.5% 대폭 줄었다.유형별 거래량은 아파트가 1~10월 26만208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했고, 아파트 외 주택은 18만7883건으로 36.7% 줄었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세제 등 규제완화 및 매입임대주택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며 "DSR 완화 정책 등도 함께 제시해 분양시장 거래절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jh123@ekn.kr서울 지역 아파트 주택공사 건설 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내년 부동산, 수요침체·공급여건 악화 ‘경착륙’ 경고음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현시점 대비 3~4%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주택시장은 수요 침체 및 신규 공급 여건 악화 등으로 경착륙할 위험이 높다는 관측 또한 이어졌다.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은 29일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갖고 내년 건설 및 주택시장 전망을 이같이 발표했다.‘2023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한 권주안 건정연 연구위원은 "주택 가격은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높아진 가격으로 인해 주택시장에서 구매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내년 한해도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예상했다.그러면서 내년 주택시장에 대해선 "시장은 침체에 진입했고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마디로 요약했다.주택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까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전국 44.4%, 수도권 29.7% 수준으로 집계됐다.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몇 년 사이 급등한 집값과 올 들어 시작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최근 주택시장에서 거래절벽 및 가격 급락이 두드러졌다.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 공급에 대한 이윤율·수익률은 사업 위험이 확대되고 자잿값 및 금리가 상승하면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규제·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어 수요와 공급이 함께 급감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여기에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대외 여건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이 당장 호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예측됐다.권 연구위원은 내년 주택시장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진다면 수요 침체가 지속되고 신규 공급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은 4% 내외로 하락하고 공급량은 5% 감소할 것이며 내년 3월과 2024년 2월 사이 가격이 저점에 도달해 ‘L‘자형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권 연구위원은 "추가 규제완화는 불확실하고 2024년 전후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있을 수도 있어 매매가격 하락세는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이어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세가격은 저점 도달이 조금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 전세·매매 가격은 모두 올해 약 4% 정도 하락했지만 내년에는 3~4% 이내 정도로 하락세가 다소 둔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권 연구위원은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도 요청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폭 속도를 조절중이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은 한국은행이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미지수다"라며 "정부가 주택공급계획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추진하는 방식 또한 섬세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끝으로 내년 이후 수요가 조금씩 회복된다면 이에 따른 기반을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세, 유동화 관련 보증제도 보완이 필요하며 임대관련 제도도 정비해야한다"며 "특히 정비사업은 주거중심 보다는 지역 발전 기반 재생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daniel1115@ekn.kr29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건설전문회관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세종시 규제완화에도 매매·전세가격 전국 최대 동반하락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됐음에도 잡히지 않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호재가 있었지만 이미 거품이 사라지고 더 이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올해 지난 1월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집계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취합한 결과 세종시 아파트 올해 누적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10.7%, -14.23% 하락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최근 전국 집값은 금리상승 및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런 가운데 단기급등 지역 중심인 세종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선도적으로 하락폭이 가장 많이 커진 실정이다. 급등지역 중 세종과 많이 비교되는 인천이 올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누적이 각각 -6.49%, -8.33%, 세종 인근 지역 대전이 -5.9%, -6.72% 떨어진 것과 비교해도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규제지역에서 완전히 해제됐지만 소위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세종시 매매가격(-0.64%)은 전국에서 인천(-0.83%), 울산(-0.65%) 다음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먼저 매매가격 하락세가 눈에 띈다. 세종시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급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수요자들은 여전히 관심이 없다는 전언이다.실제로 도램14단지한림풀에버는 지난 9월 39평이 10억5000만원(23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7억4800만원(11층)으로 두 달 만에 3억200만원(약 29%)이 빠졌다.도램15단지힐스테이트 34평은 지난 5월 7억5000만원(6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11월 5억1500만원에 손바뀜 돼 2억3500만원(약 32%)이 떨어졌다. 현재 급매물도 5억원 초반 대이나 매수 의지만 강하면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세종의 다른 지역 사정도 마찬가지다. 다정동에 있는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84㎡는 2년 전 11억200만원 최고가를 찍고 올해 초 8억원대로 떨어지더니 지난 5일 6억27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전세가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세종시(-0.73%)는 지난 21일 기준 인천(-0.87%), 경기(-0.83%) 지역 다음으로 하락폭이 크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전세가율이다. 세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50% 미만이다. 부동산원이 지난달 집계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은 63.8%인데 세종시만 46.7%로 집계됐다. 서울이 60.3%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낮은 제주(57.9%)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치다.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를 통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가장 많은 단지가 있는 도담동 지역을 분석한 결과, 도램9단지풍경채센트럴 37평 매매가격이 지난 5일 8억2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그러나 같은 달 전세는 2억8800만원(3층)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35%밖에 안 됐다.아울러 도램마을11단지반도유보라 33평도 지난달 매매 실거래가격이 6억1000만원(26층)이었는데 전세 가격은 이달 26일 2억3000만원(12층)으로 전세가율이 38%에 미치지 못했다. 도램17단지미래도포레스트 33평도 지난 9월 매매는 5억5000만원(6층)이었는데 같은달 전세는 1억6500만원(1층)으로 거래돼 전세가율 30%로 집계됐다.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에서 완전히 해제된 이후 급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이 일부 생겼지만 현재의 급매물에는 만족하지 않는 수준이다"며 "게다가 실거주자보단 투자자가 많은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가 심하다 보니 관심이 더 떨어져 거래가 전혀 안 이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세종시는 전세가율이 상당히 낮은데 이렇게 되면 역전세를 넘어 역월세 현상으로 번질 수 있다"며 "전세가격이 빠지게 되니 매매가격 역시 동반하락 가능성이 커 장기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또 송 대표는 "지금까지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호재는 과대 해석된 경향이 있어 추후 세종의사당 건립을 두고 ‘V’자 반등을 하진 않을 것이다"며 "내년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의 지난 2년간 상승률은 기대하기 힘들고 마이너스폭을 줄이는 선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kjh123@ekn.kr세종시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소 일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세종시 도담동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선분양이냐 후분양이냐, 실수요자 선택지 다양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미뤄진 일부 단지들이 올 연말 후분양 형태로 분양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선분양이냐 후분양이냐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후분양 중 가장 관심이 높았던 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파크솔레이유’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파크솔레이유’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해당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5.68대 1, 최고 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1순위 전체 마감됐다. 해당 단지는 서울 내 재건축 단지 중 첫 후분양 사례로 관심이 높았다. 분양가는 총 73가구 가운데 전용 59㎡는 6억9911만원부터 시작하며 전용 160.12㎡는 최고 16억8200만원선에 형성됐다. 전 타입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으며 다음달 5일부터 당첨자 계약을 진행한다. 이날 청약 진행 단지도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더리브스카이’는 지하 3층~지상 13층, 2개동, 전용면적 30~59㎡, 총 140가구 규모로 140가구 모두 후분양으로 진행된다. 분양가는 전용면적에 따라 2억6795만원에서 5억3525만원까지 책정됐다. 후분양으로 진행되는 만큼 청약 이후 내년 3월 입주 예정일까지 5개월 남짓 남은 셈이지만 입지를 고려했을 때 분양가가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주변은 다세대주택 등 빌라가 많은데 오랜만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다들 기대가 크다"며 "지상 상가 공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공사가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내년 11월 입주를 앞둔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가 입주를 1년 여 앞두고 다음 달 후분양을 준비 중이다. 후분양의 가장 큰 이점은 공사가 80% 가까이 진행된 상태에서 수요자가 청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사 지연이나 부실시공에 대한 입주지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약 시기와 입주 시기가 가까워 당장 입주할 거주지가 필요한 실수요자에게도 후분양이 더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2~3년 전 선분양 단지보다 올해 분양 하는 단지들의 분양가가 더 저렴한 경우도 나타난다. 다만 입주 2~3년 전부터 분양하는 선분양과 달리 분양부터 입주까지 기간이 짧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자금 계획을 철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후분양은 공사의 80% 정도를 진행한 상태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입주까지 기간이 짧은 동시에 중도금 납부 기간이 굉장히 짧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선분양에 비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며 "입주 전까지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후분양이 자금 측면에서 사실상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게 건설사의 입장이다. 선분양에 비해 사전에 확보해야 하는 사업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으면 후분양을 추진하기 쉽지 않아서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후분양은 수분양자로부터 자금을 얻는 형태가 아닌 건설사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의 100%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이 충분한 대형건설사에 비해 중견건설사는 후분양으로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후분양 수요가 있는 만큼 중견건설사도 후분양할 수 있도록 HUG에서 지금보다 자금 지원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giryeong@ekn.kr화곡더리브스카이 후분양 단지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더리브스카이’는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기령 기자

서울 50층 초고층 시대 ‘개막’…35층 규제 등 확 푼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여의도 등 한강변과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50층 시대가 개막했다. 서울 전역에 적용됐던 ‘35층 층수 제한’이 연내 폐지됨에 따라 50층 이상 초고층으로 재탄생하는 단지가 속속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서울 내 노후 단지들의 초고층 설계를 추진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이에 서울 스카이라인의 대대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우선 ‘35층 제한’ 폐지가 가장 먼저 적용되는 단지는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대치미도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기획안에 따르면 용적률을 300%로 적용해 최고 층수 50층, 3800가구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치미도아파트는 1983년 준공된 강남 일대의 대표 노후 아파트 단지로 지난 2014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35층 룰’에 막혀 사업이 진전되지 못했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서울 모든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이 250%를 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획일적인 층수 규제를 폐지하고 창의적인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도입을 예고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35층 룰’ 폐지 내용이 포함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연내 도입될 전망이다. 대치미도아파트와 함께 강남 일대의 대표적인 노후 단지로 불리는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19년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추진력을 얻게 됐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로 조성된다. 서울 내 초고층 사업이 적극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 측은 향후 조합설립 인가 이후 35층 정비계획안을 49층으로 변경하는 절차도 추진할 예정이다. 여의도 한강변 단지들도 초고층화된다. 1971년 준공해 여의도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인 시범아파트는 신통기획을 통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을 400%로 높이고 인근 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으로 조성된다. 반면 학교 변에는 중저층을 배치해 한강 조망 통경축을 확보하는 등 높고 낮은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V자형 스카이라인’을 연출한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시범아파트와 더불어 한양아파트도 최고 50층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신통기획으로 추진되는 여의도와 강남 일대 아파트를 비롯해 이촌 한강맨션 등 초고층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서울 초고층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과 여의도 일대에 초고층 아파트 설계가 추진됨에 따라 이촌, 잠실 등 노후 아파트 밀집 부촌 지역에서도 초고층 설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양상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은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조합 측에 최고 68층 설계안을 제시한 상태다. 1978년 준공돼 올해로 45년차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도 올 초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최고 50층으로 지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내 고시될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기본으로 재건축 대상지마다의 특성을 분석해고 향후 정비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층수를 결정짓게 된다"며 "35층 층수 제한 조치가 폐지되면서 2040서울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하는 경우 35층 이상으로 층수를 높이는 단지들이 늘어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층 아파트로 조성되면 조합원 등 토지주 입장에서는 저층 노후 아파트일 때보다 경관 조망이 개선되면서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용적률을 높여 층수를 올리게 되면 분담금도 감소하게 돼 재건축 시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이 해소된다는 이점도 지닌다. 전문가들 역시 초고층 설계 추진 단지가 늘어남에 따라 재건축 사업 지연 문제가 해소되고 정책 방향성이 대폭 변화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 시 공사비 상승, 각종 규제에 따른 비용 발생 등은 초고층 건축의 한계로 지적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고 있고 50층 이상으로 지을 경우 소방시설 확충 등 규제가 강해지다보니 분담금 자체는 줄어들더라도 부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공공기여 형태를 적용해 기존 설계보다 높아진 층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성만 강조될 수 있어 토지주들이 불만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해결책 마련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giryeong@ekn.kr대치미도 최고 50층, 3800가구 규모로 조성될 서울 강남구 대치미도아파트에 신통기획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50층 재건축 표 ▲표. 서울 일대 초고층 재건축 추지 단지 현황. 여의도 시범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사진=김기령 기자

[르포] ‘강남3구’ 중 낙폭 가장 커…송파구가 떨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대출 이자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 종부세까지 고지돼 스트레스가 큽니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그 끝에 뭐가 있을지 너무나도 두렵습니다."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민 A씨는 가파르게 하락하는 집값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부동산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기조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철옹성이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가운데서도 특히 송파구 집값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양상이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해 약세 지역인데다 부동산 급등 시기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폭이 컸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1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7억원 넘게 떨어졌으며 3년 전 해당 단지 실거래가와 동일한 수준이다.가파른 집값 하락세는 잠실엘스 뿐만 아니라 송파구 전역에서 목격됐다. 일명 잠실동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불리는 단지의 전용 84㎡는 최근 실거래가가 모두 20억원 이하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2호선 잠실역 초세역권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말 19억85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1월 기록한 28억7000만원 대비 33.5% 하락했다. 9510가구 규모 대단지인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또한 지난해 10월(23억8000만원)과 비교해 29.4% 떨어진 16억8000만원에 지난 11일 거래됐다.◇ 강남 3구 중 송파구 하락세 ‘뚜렷’한국부동산원의 11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송파구는 전주 대비 0.57% 하락하며 각각 -0.37%, -0.27% 떨어진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해 큰 낙폭을 보였다. 강남3구 중 송파구의 상대적인 약세가 두드러지는 요인으로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꼽힌다.정부의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불가 규제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15억원선을 넘는 송파구 아파트 단지에 현금부자들을 제외한 수요자들의 접근이 어렵다. 게다가 뭉칫돈을 가진 투자자들의 ‘똘똘한 한 채’ 수요로 송파구 대신 강남·서초구로 눈길을 돌리다 보니 투자면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전세금을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중단되고 실거주자로 수요층이 제한되면서 부동산 하락장 시기 일반 매물보다 금액이 낮은 ‘급급매’ 거래가 시세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 또한 제기된다.잠실2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다주택자들이 급매로 싸게 내놓은 물건들이 여러 건 거래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매물 또한 20여건 정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의 역효과 커…외곽 지역 ‘효과’전문가들은 강남3구 중 송파구의 하락폭이 눈에 띄게 큰 것은 상대적으로 높았던 집값 상승폭과 물량 차이에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년간 송파구 집값은 강남3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지만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들은 급급매 위주로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이 성사돼 하락세가 두드러져 보인다는 분석이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이고 가격이 많이 올랐을 때는 강남3구라고 불리지만 사실 송파구는 강남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강남구와 송파구에 집이 한 채씩 있다면 당연히 후자부터 매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김 소장은 그러면서 "송파구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지만 부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 지역"이라며 "보통 외곽 지역부터 집값이 빠지는 것처럼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여진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어지는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송파구 집값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또한 나왔다.잠실3동 내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험상 거래량이 급증하면 집값 하락세가 멈추는 기조가 있었다"며 "최근 급급매로 거래된 물건 중에는 상속물건도 많이 껴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잠실 아파트는 며칠 만에 가격이 급등해 거래된 경우도 허다하다"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는 멈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daniel1115@ekn.kr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 사이에 롯데월드타워가 우뚝 솟아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지난해에 비해 큰 낙폭을 보인 잠실동 잠실엘스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5563가구 대단지 잠실동 리센츠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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