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경기도 광명시 대장주로 평가받으며 높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일반분양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1대1에 미치지 못하면서 미달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이미 예견됐다는 부정적 추측과 함께 관건은 당첨자들의 계약률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만약, 미계약분이 발생할 경우 최근 둔촌주공 사태에 이어 수도권 분양시장에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광명시 철산동 235 일원에 공급되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0.97대 1이었으며 930가구 모집에 902명이 청약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철산동 철산주공아파트 8·9단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해당 지역에서의 압도적인 입지와 여의도·목동·마포 등 서울 주요지역과 인접했다는 장점 때문에 일찌감치 광명시 대장주로 평가받으면서 수요자들이 뜨거웠다. 여기에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3개 동, 총 380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재건축된다는 점도 이점으로 다가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1순위 청약 미달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으며 해당 성적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결과는 더욱 참담하다.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1순위 청약은 59㎡~114㎡, 9개 주택형으로 △59㎡ 699가구 △84㎡ 110가구 △114㎡ 121가구로 이뤄졌다.84㎡는 110가구 모집에 262명 접수하면서 2.38대 1을 기록했고, 114㎡는 121가구 모집에 288명이 접수하면서 2.3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미달을 면했다. 반면 물량이 가장 많았던 59㎡는 699가구 모집에 352명이 접수하면서 0.5대 1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보였다.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지난 26일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도 602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651명이 접수하면서 1.08대 1의 저조한 평균 경쟁률을 기록해 우려감이 높아졌다.분양업계에 따르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흥행 실패는 앞서 어느 정도 예견되고 있었다.광명시는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에도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아있어 대출·세제·청약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첨자는 발표일로부터 8년간 전매가 불가능하고 10년간 재당첨이 제한되며 최초 입주일로부터 2년간 의무 거주해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입지에 비해 다소 높게 측정된 분양가 또한 흥행 실패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된다.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평균 분양가는 3.3㎡ 당 2896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중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84㎡의 가장 비싼 가구는 10억4900만원이며 여기에 발코니 확장을 원한다면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보다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서울시 강동구 ‘강동 헤리티지 자이’(3.3㎡당 2945만원)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이다.때문에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권 아파트들의 흥행 실패를 언급하며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적한 바 있다.철산동 내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분양했던 인근 ‘철산역 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의 평당 분양가가 2200만원대였다. 때문에 요즘 같은 부동산 시장 하락세에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분양가는 비싸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매제한·실거주의무 등 규제들도 있어 청약 미달은 예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전문가들 또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초라한 성적표는 당연하다면서 이런 일들이 부동산 상승기 분양불패였던 수도권에 향후 더욱 자주 일어날 것임을 시사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보다 입지가 훨씬 좋은 둔촌주공도 흥행에 실패하는데 경쟁력도 안 되고 저렴하지도 않은 곳이 어떻게 흥행에 성공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김 소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 등 여러 가지 불안 요소 때문에 현실적으로 분양가를 낮출 수는 없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며 시기를 잘못 탔다고 생각한다. 신규 분양 아파트들의 미분양 ‘참사’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런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daniel1115@ekn.kr지난 16일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견본주택 앞 몰려든 인파와 처참한 흥행 성적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