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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의 시대 저물다…생애 첫 집 매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9 15:40

수도권 생애 첫 집 매수자 16만634명…2021년 대비 46.9%↓



금리인상 기조 및 집값 하락세 영향



전문가 "생애 첫 집 매수자 감소가 거래절벽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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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생애 첫 집 매수자가 16만634명으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는 2030 ‘영끌족’들의 ‘패닉 바잉’ 현상이 일었던 2021년과 비교해 46.9% 감소한 수치이다. 사진은 2030 영끌족들의 성지라고 불리는 노원구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로 인해 지난해 수도권에서 생애 첫 집 매수자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지역에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매수자는 서울(3만8726명)·경기(9만5671명)·인천(2만6237명) 등에서 총 16만634명으로 집계됐다. 집합건물은 한 동의 건물에서 구조상 구분된 부분이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구분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지칭한다.

이번 수치는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후 역대 최소치이며 30만2261명을 기록한 2021년 대비 46.9% 감소했다.

특히 몇 해 전 영끌족 열풍을 주도했던 30대 이하 수도권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또한 역대 최소치로 서울(2만1286명)·경기(5만1801명)·인천(1만4841명) 등에서 총 8만792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30 사이에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일어났던 2021년(17만6794명)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수치이다.

이 같은 수치가 기록된 것은 끝없는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세의 영향인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당시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으며 부동산 시장 상승폭이 기형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때문에 대출을 최대한 받는 위험을 감당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한다고 해도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인한 투자 가치가 2030에게 충분했다.

반면 2022년에 들어서자 금리는 폭등하기 시작했으며 집값은 폭락해 ‘패닉 셀링’(공포감에 매도)으로 인한 급매물이 넘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30 영끌족의 성지라고 불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각각 12.02%·11.80%·9.58%의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서울 25개 구 중 변동률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초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8%대를 돌파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영끌족들의 매물 출회 결심은 늘어만 가고 있다.

노원구 주민 30대 A씨는 "2021년 초 은행대출에 회사대출까지 더해 변동금리로 아파트를 구매했는데 한달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나가는 금액만 200만원 이상"이라며 "더 큰 문제는 구매 당시보다 집값이 30% 이상 하락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급매로 집을 내놓을지 고민 중"이라며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와 같은 선택은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당연하며 이로 인한 거래절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난해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폭등하면서 영끌족들의 아파트 매수가 어려워졌고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수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거래절벽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에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소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책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매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나 지난해보다는 전체적으로 나아질 것"이라며 "매매에 관해서는 각자의 판단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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