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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주택 비과세 기준 높였으나 중저가 위주 거래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고가주택 기준이 올랐어도 지난해 아파트는 중저가 위주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직방이 아파트 매매 가격대별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매매가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70% 안팎으로 예년보다 저가 거래가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거래 비율도 20%대를 유지했다. 반면 6억원 초과 매매거래는 2021년 4분기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정부는 2021년 12월 양도소득세 비과세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후, 지난해 중도금 대출보증 기준도 12억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올해부터는 종합부동산세, 주택임대소득세 고가주택 기준도 12억원으로 조정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대별 거래비율은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면서 12억원 초과 고가 거래가 2020년 2분기부터 꾸준히 늘다가 작년 들어 다소 줄었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아파트 가격 자체가 하락해 6억원 이하 가격대 거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던 만큼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높아졌다고 해서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매물거래가 늘어나는 등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매매가 12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비율이 분기별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개 구(서초·강남·송파·용산)에서는 모두 작년 1분기에 12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 비율이 크게 줄었다가 2분기 반등했다. 서울 내에서 2021년 4분기 대비 지난해 4분기의 12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비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성동구로, 2021년 4분기 72.5%였으나 2022년 4분기는 36.6%로 35.9%포인트(p) 하락했다. 광진구, 동작구, 중구, 마포구 등의 순으로 고가 아파트 거래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고가 거래비율은 감소하고 저가 거래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평균 호당 거래가격도 전국과 서울 모두 작년 2분기 잠시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부터 주택가격 변화에 따라 양도세, 대출, 종부세 등 고가주택 기준이 시기적인 차이를 두고 조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급격히 이뤄진 금리인상과 함께 대외경제여건의 불안 등으로 인해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완화 거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후반부터는 규제지역을 해제하거나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대외적 환경에 대한 불안은 여전한 실정이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 12월 직방에서 진행한 2023년 주택시장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금리인상 및 경기침체 지속에 대한 우려로 ‘가격하락’을 전망하는 응답이 70%가 넘었다"며 "향후 금리변화와 함께 시장을 되살리려는 정부의 대책에 수요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kjh123@ekn.kr직방 거래 지난해 전국 매매가 3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전체 비중의 70% 안팎으로 예년보다 저가 거래가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분기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대별 거래비율 추이. 직방

강남 전세시장, 규제 완화에도 깊은 겨울잠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오는 3월 신학기를 앞둔 가운데 대치동과 개포동으로 대표되는 서울 강남 유력 학군지 일대 아파트 공급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잔금 마련을 위해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 하락폭을 키운 것이다. 전세가격이 떨어지자 집값도 나란히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 11일 전세 5억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3년 전인 지난 2020년 12월 해당 매물이 10억원에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은마아파트 인근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전세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 2020년 10월(11억원)보다 2억5000만원 낮고 지난 2019년(8억3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2019년 수준까지 호가가 내려온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30년 넘은 구축 아파트는 투자 목적이 짙어 실거주 비율이 낮기 때문에 전세 물량이 많고 하락장에서는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강남구 개포동도 신축아파트 입주 물량 폭탄 예고에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은 30~40%씩 하락했다.개포동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 84㎡는 지난 2년간 최고 18억원까지 올랐으나 지난 9일 10억2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59㎡도 10억원을 웃돌던 전세가격이 지금은 호가 6억8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인근 디에이치아너힐즈 84㎡도 지난해 최고가 대비 6억원 가량 떨어진 상황이다.한국부동산원의 1월 둘째 주(9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1.10% 하락하며 지난해 8월부터 곤두박질치고 있다.개포동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입주물량이 대거 예고돼있다 보니까 지난해 말부터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수억원씩 떨어졌다"며 "가격이 한 번에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현재는 하방지지선이 형성돼 그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대치동과 개포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통상 신학기를 앞둔 겨울방학 시즌이 되면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 일대 전세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올해부터 강남구에 예고된 입주 폭탄이 꼽힌다. 강남 주요 입주 예정 단지 단지명 가구 수 입주 시기 개포자이프레지던스(옛 개포주공4단지) 3375가구 2023년 3월 대치푸르지오써밋(옛 대치구마을1구역) 489가구 2023년 5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옛 개포주공1단지) 6702가구 2024년 1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예정물량은 2만5729가구다. 이 중 6371가구(25%)가 강남구에 집중돼있다.오는 3월 3375가구 규모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가 입주를 시작하고 5월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도 들어선다.입주가 시작되면 잔금 마련에 마음이 급해진 집주인들이 싼 가격에 전세를 내놓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내년 1월에는 총 6702가구 규모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도 입주를 앞두고 있어 이 일대 전세가격 하방압력은 한동안 거셀 것으로 보인다.전세가격 하락에 매매가격도 주춤하는 양상이다.직방에 따르면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83㎡는 지난해 12월 19억원에 매매됐는데 지난해 1월 신저가인 28억원보다 9억원이 급락했다. 최근 한 달 내 매매된 전국 아파트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이에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이에 따른 매매가격 하방 압력도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다만 학군지 특성상 대기 수요가 많다는 점은 가격 회복 속도를 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가격 하락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 중심으로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하지만 강남은 타 지역보다 학군 수요나 직주 근접 수요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력은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서울 강남 학군지 일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사진=김기령 기자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김기령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 2주째 둔화...‘노도강’에선 급매물 회수·소진 중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2주째 둔화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완화인 1·3대책 이후 급매물이 회수 및 소진된 영향으로 해석된다.1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67%) 대비 0.45% 내려가면서 하락폭이 둔화했다.특히 지난해 큰 폭 하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은 각각 1.17%에서 0.70%, 1.12%에서 0.77%, 0.86%에서 0.45%로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역전세난’·‘금리인상’ 등 악재로 시장에 쏟아지던 급매물 역시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아파트 실거래가 빅테이터 아실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5일에 비해 각각 0.1%, 0.2% 증가했지만 도봉구는 1.9% 감소하면서 급매물 회수 및 소진 현상의 단면을 보여줬다.특히,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또한 전주(64.1)보다 0.7포인트 상승한 64.8로 집계되면서 2주 연속 회복세를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이 때문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드디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서울시에서 올해 안으로 노원구 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발표해 노도강 아파트 가격 상승 및 거래절벽 해소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노원구 상계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호가보다 가격을 낮춰서라도 빠르게 아파트를 팔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없었지만 1·3대책 이후 매물을 다시 회수하거나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문의와 거래량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해 현재 올라와 있는 매물 중 고점대비 하락률이 높은 아파트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며 "각종 규제가 풀린 이 시점에 경제력 있는 수요자들이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2년 안에 노도강 아파트 가격은 전체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면 전문가들은 1·3대책의 효과는 유효하지만 아파트 가격 하락폭 둔화가 거래절벽 해소 및 집값 상승의 신호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둔화되는 것은 1·3대책의 효과"라며 "국토교통부가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여진다"라고 평가했다.그러나 거래절벽 해소에 대해서는 "거래절벽이 해소되려면 매수자들이 따라와 줘야 하는데 여전히 금리인상 등의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급매물 위주로만 소진되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침체가 길게 이어지는 ‘L’자형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2주 연속 축소되고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부동산 시장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노원구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르포] 신혼부부 “화곡동 살아도 문제없을까요?”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결혼 앞둔 예비 신혼부부인데 몇 년째 매스컴에서 화곡동 전세사기를 보도하니 선뜻 거주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30대 신혼부부 A씨는 서울 여의도 직장에서 출퇴근하기 좋은 입지로 강서구 화곡동을 택했다. 본래 화곡동 일대는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첫 시작을 위한 발판으로 최적의 직주근접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를 악용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이는 등 화곡동 일대를 전세사기 제물로 만들어 사회적 문제가 되자 거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A씨다.◇ 우후죽순 신축빌라…높은 전세가율 ‘덜덜’최근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는 15일 오전 세찬 진눈깨비가 함박눈으로 바뀌면서 풍경이 더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전세사기 주 타깃이었던 화곡1동 일대 주택 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 3번 출구에서 1~3분이면 만나는 초역세권이다. 주택 단지에 들어서면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인 주상복합이나 필로티 신축 빌라들이 즐비하다.화곡동은 본래 인근 김포공항이 있어 고도제한과 소음 문제로 노원구처럼 재건축·재개발이 쉽지 않아 신축 빌라가 계속 생겨나는 지역이다. 신축이기에 저렴한 보증금으로 신혼부부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충분한 곳이기도 하다.다만 그런 만큼 전세금 미반환 사고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737건으로 서울 전 지역 41%를 차지하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같은 나홀로 아파트는 대부분 26~29㎡대(약 7~8평) 2룸이며 매매 가격은 2020년~2021년 사이 2억1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반면 전세가격은 2022년 기준으로 2억1000만원대다. 평균 매매가격이 2억5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84% 정도에 해당된다.흔히 전세가율이 80%가 넘으면 ‘깡통전세’나 역전세 위험이 크다고 보니 A씨처럼 신혼부부나 청년들이 거주를 선택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빌라의 전세가율 사정은 더 심각하다. 인근 다세대주택 전용면적 58㎡(17평)가 지난 2020년 2억39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세는 최근 66㎡가 2억3000만원에 거래돼 전셋가와 매맷가가 900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 전세가율이 98%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지 쇄신 나선 지역 공인중개업소이같은 공포 분위기가 형성된 것에는 화곡동에서만 빌라 283채를 매수한 뒤, 보증금 31억6800만원을 돌려주지 않은 ‘화곡동 빌라왕’ 등 전세사기 일당의 만행이 크다.여기에 수도권 1139채를 소유하고 지난해 10월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도 화곡동에 80채가 있고, 전국 3483채를 보유한 ‘빌라의 신’ 권모씨도 44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특히 이번에 제주에서 숨진 빌라왕 40대 정모씨와 화곡동 빌라왕 김모 씨의 배후가 부동산컨설팅업체 신모씨로 알려져 집단적 사기행각에 세입자들이 통곡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정모씨가 숨진 뒤에도 강서구와 양천구, 인천서 주택 628채 주택을 사들였다.이로인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한숨이 크다. 복수의 화곡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흉흉한 소식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호소다. 화곡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화곡동에서 일어난 전세사기는 부동산 컨설팅업체가 작정하고 벌인 짓이고 지금은 있지 않다"며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통해 공인중개사가 발벗고 전세사기 예방과 근절에 힘쓸 것이기에 믿고 맡겨달라"고 말했다.또 인근 공인중개업소 B대표는 "최근 서울시의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3.5%대 낮은 이자로 부담없이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강서구 일대를 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전세사기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법적으로 모호하다. 정동근 법무법인조율 변호사는 "지난해 말 국세기본법과 국세징수법 개정을 통해 임대인이 세금 체납 현황을 알 수 있게 됐다"며 "다만 개정된 법에 따르더라도 계약을 체결하기 전엔 세금체납을 알 수 없어 개정법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kjh123@ekn.kr최근 ‘빌라왕’ 사건 등 전세사기 행각의 주 무대가 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서울 전 지역의 41%를 차지했다. 사진은 화곡동 주택 밀집 지역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기준금리 3.5%로 인상…부동산 시장 보수적 접근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기준금리 3.25%에서 3.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은 더 증가하고 수요자는 이를 주택시장 악재로 인식하는 등 주택구입 자금조달 여신환경이 더 악화됐다.이날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올해 초 규제지역 해제 및 대출, 청약, 세제 완화로 주택가격 낙폭이 줄고 일부지역 매물회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위축 우려, 계절적 비수기 요인이 겹치며 거래시장의 단기 회복이 제한적인 실정이다.이로써 변동금리 주담대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고려해 오는 30일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출이자와 비교해보고 대환 대출을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업계 관계자 주장이다. 임대차 시장은 매각 지연에 따른 임차 매물 전환과 입주 잔금마련을 위한 전세 매물 증가 외 기준금리 인사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월세이율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여 월세거래 비중 증가는 이어지고 전세가격 하락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규 분양시장은 미분양 증가와 청약 수요 위축의 고질적 문제 외에도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집단대출 이자부담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원자재 가격인상 등 자재비 급등으로 분양가 상승요인이 커졌지만 주택시장 가격상승 기대가 낮아지며 청약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이어 "기존 주택시장의 가격하락과 거래 저조, 아파트 청약 지표 둔화를 고려할 때 당분간 실수요자의 주택구매는 철저히 실수요 및 보수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1·3대책 이후 수도권 1000가구 대단지 분양 대기 중…흥행은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부동산 연착륙 방안을 담은 1·3대책이 발표되면서 정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시킴에 따라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 반등 분위기가 보이지 않자 올해 분양을 앞둔 대단지 아파트들의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은 이달 수도권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을 준비 중에 있지만 최근 서울 대단지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일반적으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 및 전·월세 수요가 꾸준하고 환금성이 좋아 자산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반등할 기미가 없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와 고금리 및 고분양가 문제가 분양시장 열기를 차갑게 식히자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들을 분양하는 건설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북 최대어’라고 평가받던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날 정오까지 미계약 물량 53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청약은 총 2840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1330가구) 청약당첨자에 이어 예비청약당첨자 접수까지 거친 결과로 59.6%의 저조한 계약률을 남겨 놀라움을 자아냈다.이처럼 분양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에도 수도권에서는 1000가구가 넘어가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포스코건설에서 이달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일대에 분양 예정인 ‘더샵 아르테’는 총 1146가구로 이중 770가구 일반분양 대상이다. 경기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평택시 화양지구에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총 1571가구를 일반분양하며 중흥건설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분양하는 ‘수원성중흥S-클래스’는 총 1154가구 중 592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여기에 안양시 동안구에 DL이앤씨와 코오롱글로벌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한 ‘평촌 센텀퍼스트’는 전날 1순위 청약에서 총 1150가구 모집에 257명만 신청하며 0.22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이처럼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은 것은 금리인상과 고분양가로 높아진 수요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규제완화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처음 나온 대단지인 평촌 센텀퍼스트의 흥행 참패로 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센트럴 아이파크’·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등은 예정됐던 분양을 연기했다.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에도 분양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그나마 1·3대책이 발표돼서 이 정도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지 아니었으면 더 처참했을 것"이라며 "(이번)대책으로 시장이 살아나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고 단지 죽어가는 사람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준 격"이라고 평가했다.김 소장은 이어 "향후 주택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확실하게 저렴하지 않은 이상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올해 분양시장도 전망이 좋지 않아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올해도 분양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견본주택 앞에 몰린 인파. 김다니엘 기자

전세가격 하락에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 역대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지난해에 이어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가격 간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12일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매매 및 전세가격은 각각 4235만원, 2076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는 2159만원으로 부동산R114가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대다. 지난 2015년에는 3.3㎡당 매매와 전세 가격 차는 496만원 수준이었다.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격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갱신권 사용과 월세 전환으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린 매물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세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집값 하락기에 급매로 처분하는 대신 전세로 선회하려는 집주인들이 나타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진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지난해 말 전용 84㎡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 대비 전세가격 차는 평균 7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전세금을 레버리지 수단으로 활용한 갭투자 및 매수 전환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서울 아파트의 전세 세입자가 매수 전환하려면 상당한 자금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례로 매매와 전세 간 가격 격차가 적었던 지난 2015년 서울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12만225건으로 2006년(12만812건)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부동산R114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간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 전세입자들의 매수 전환 동력이 약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금융 지원,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등 정비사업의 족쇄를 푸는 등 전방위적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전세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서울 아파트의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사진=김기령 기자▲표. 서울 아파트 3.3㎡당 매매와 전세가격 연간 추이. 부동산R114

"입주 늦춰지면 어떻게 하나요"… 지체상금 기준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건설업 불황과 화물연대 파업 등의 여파로 입주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사 지연 시 건설사가 조합에 지급하는 지체보상금 기준이 모호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는 한차례 공사 지연 논란을 겪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원베일리 조합 측에 ‘공사 기간 2개월 연장 요청’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서다.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사가 지연돼 2개월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조합 측에 공사 연기를 고려해달라는 취지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공사 기간이 2개월 연장될 경우 오는 8월로 예정됐던 입주가 10월로 늦춰질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입주 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계획한 입주예정자들이 일정을 모두 변경해야 하는 수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이에 입주예정자들은 이사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지 등을 놓고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다. 다만 조합 측이 전날 밤 삼성물산에 공사 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회신을 전달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삼성물산 관계자는 "11일 저녁 조합 측에서 연장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기존 일정대로 공사를 진행해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며 "조합의 요구를 수용해 공사 지연 없이 기존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원베일리 입주는 기존대로 오는 8월 말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을 미뤄봤을 때 앞으로 입주 지연 단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공사가 지연돼 입주 일정이 미뤄지면 입주예정자들은 단기 월세 등으로 임시거처를 마련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하며 기간 연장에 따라 늘어난 대출이자 부담도 감당해야 한다.통상적으로 공사 기간이 연장돼 입주가 지연될 경우 시공사는 입주자들에게 지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체상금은 지체보상금, 입주지연보상금 등으로도 불리는데 계약서 상 언급된 연체료율에 지체일수를 곱해 산출된다.지난 2021년 1월 외벽 붕괴 사고로 입주가 지연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주 예정자들에게 1억원가량의 지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외벽 붕괴 사고의 책임이 건설사 측에 있다고 판단돼서다.이에 HDC현산은 아파트 계약금(분양가의 10%)과 중도금(40%)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입주 지체보상금을 책정했다. 분양가 5억5000만원인 전용면적 84㎡ 아파트 입주자는 910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하지만 시공사의 책임에 의한 지연이 아닐 경우 시공사는 지체보상금 지급 의무가 없다. 자연재해 등 천재지변의 경우에 지체상금은 지급되지 않는다.일례로 1717가구 대단지인 경북 포항시 ‘힐스테이트 포항’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입주 시기를 3개월 연기했다. 힌남노로 인해 해당 단지 내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장비 일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달로 예정됐던 입주예정일은 오는 4월로 3개월 늦춰졌다.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최근 입주 지연에 따른 계약 해지가 가능한지 등을 문의하는 사례가 꽤 있다"며 "분양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미루려는 분위기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입주 지연에 따른 피해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giryeong@ekn.kr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업 불황에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입주 일정 지연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광명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김기령 기자

양천구 신월2동·신정4동 일대,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양천구 신월2동과 신정4동 일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제1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국회대로 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대상지는 신월IC에서 홍익병원 앞 사거리 인근으로 이어지는 국회대로 주변이다. 국회대로를 중심으로 양천구 신월·신정동 일대와 강서구 화곡동 일대 저층 주거지와 자재·유통상가 밀집지역이다. 이번 계획은 현재 진행 중인 국회대로 지하화와 상부 공원화 사업에 맞춰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공원과 연계한 맞춤형 계획 및 정주환경 개선이 목표다. 이를 위해 양천구 지역 내 용도지역 상향 방안을 마련했다. 양천구 신월2동과 신정4동 일대는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이지만 용도지역 조정을 통해 1000㎡ 이상 규모의 공동개발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결정을 통해 여건 변화에 대응하면서 상부 공원과 연계해 일대를 차량에서 보행 중심 공간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쾌적한 정주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한남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해당 구역은 한남오거리에서 한남대교 북단으로 이어지는 한남대로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한남재정비촉진지구(한남뉴타운), 동쪽에는 저층 주거단지가 있는 교통 요지다. 한남3구역 정비계획 변경에 따라 기반시설 조정을 위한 특별계획구역 변경과 한남역 보행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공중연결통로 조성 등이 주요 골자다. 또한 대사관로, 독서당로 주변은 보행 중심의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 저층부에 다양한 규모의 상점을 입점시키고 근린생활시설을 만들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재정비안이 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주민열람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3월 중 최종 계획안이 결정 고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강북구 미아동 일대 삼양사거리 ‘역세권 활성화 사업’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안)도 수정 가결됐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직주근접이 가능한 서울 시내 역세권을 중심으로 입체적·복합적 개발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는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공공은 증가한 용적률의 절반을 지역에 필요한 생활서비스시설이나 공공임대시설로 확보할 수 있다. 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사업 부지의 용도지역을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중소형 주거시설(118가구)를 도심에 공급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미래교육과 진로 체험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다. 삼양사거리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향후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오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앞으로도 지역에 필요한 시설이 지속적으로 확충될 수 있도록 역세권을 중심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대상지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국회대로 인근 양천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국회대로 인근 양천구 저층 주거지가 용도 상향된다. 해당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서울시 한남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한남 지구단위계획구역 위치도. 서울시 미아동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 위치도 강북구 미아동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 위치도. 서울시

특례보금자리론 5% 이자에 무주택자 ‘시큰둥’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9억원 이하 주택을 시중금리보다 낮은 4%대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이내 DSR(부채원리금상환비율) 미적용 및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다만 대부분 우대금리를 채우지 못하면 4% 후반대 이자를 감당해야 하고, 또한 지난 2년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주택을 매입한 영끌족은 상환용도로 활용하고 싶지만 추가대출이 나오지 않아 상품 반응이 좋지 않다.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존의 보금자리론에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을 통합한 1년 한시 운영 특례보금자리론이 예상보다 높은 금리로 인해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껴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0일부터 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소득에 제한 없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기존의 대출상환, 임차보증금 반환 용도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 최대 5억원 이내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기존 보금자리론 80%를 그대로 이어받아 똑같이 80%가 적용된다. 다만 비(非)아파트는 5%포인트(p),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은 10%p 차감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최대 60% 내에서만 가능한 대신 DSR은 적용되지 않고, 이 역시 규제지역은 10%p 차감한다.만기는 10년·15년·20년·30년·40년·50년 6가지다. 만기 40년은 만 39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 만기 50년은 만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만 가능하다. 대출 기본금리는 우대형 4.65%에서 4.95%, 일반형은 4.75%에서 5.05%로 나뉘며, 최대 90bp 내 우대금리가 별도로 적용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4%대 특례보금자리론을 발표했지만,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경우 4% 후반대에서 최대 5% 금리가 적용되자 시장에선 실망하는 분위기 역력하다.특히 6000만원 이하 저소득청년이거나 사회적배려층, 신혼가구,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모든 우대금리를 적용받아야 그나마 3% 후반대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최하단은 하늘의 별따기다.신혼부부 무주택자 A씨는 "DSR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많은 대출이 가능해졌지만, 2년 전 보금자리론 대출이 30년 만기 2.55%였던 것과 비교하면 특례보금자리론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고금리다"며 "굳이 이 금리로 아파트를 구입할 바엔 좀 더 금리가 낮아지길 기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 같다. 오히려 신혼부부들에게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낮춰주는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토로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5% 고정금리 대출 신청에 신중한 모양새다. 마침 지난 11일 우리은행은 부동산 금융상품 우대금리 항목과 우대율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리를 인하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주담대 대출 변동금리가 연 7.3%~8.11%에서 7%대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이같이 금리는 한 번 고점을 찍으면 계속 인하하는 추세가 있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매도자는 좀 더 관망해야 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생기고 있다.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무주택자는 추후 갈아타기 부담이 없고, 1주택자는 상환용도로 적합하다는 것이 그나마 장점이다. 기존 주담대 7~8%대 1주택자들이 상환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끌족들의 한도 상단은 채울 수 없고 추가 대출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이번 상품은 시기 적절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담대 7%인 현 시점에서의 대안으로 적절하고, 여전히 금리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4%대 고정금리 상품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며 "DSR이 미적용이라 무리하게 대출받는 부분이 우려가 되긴 하지만 거래절벽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사진=연합금융위원회가 특례보금자리론 우대금리 적용안을 발표했으나 대부분이 최하단 3.75%를 적용받기는 힘들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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