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또 줄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들의 예금 등 수신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단기 자금이 몰려 정기 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증가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450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1972억원(0.5%)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과 주택시장 위축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줄었다.특히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용대출 잔액은 113조4865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382억원(1.8%)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높은 금리 부담에 차주들이 상환에 우선을 두고 있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은행권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2조7857억원으로 전월 대비 5720억원(0.1%)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8월부터 매 달 소폭씩 증가하다가 7개월 만에 하락했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해제하면서 주택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유지되고 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억제돼 있는 상황이다. 올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택시장 규제 완화도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지는 아직 미지수란 게 은행권 판단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멈춘다고 해도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이고 주택 시장 경기가 언제 좋아질 지 모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신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달에는 정기 예금 잔액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예금 잔액은 815조700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506억원(0.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8조8620억원), 지난 1월(-6조1866억원) 두 달 연속 감소한 후 증가 전환했다. 일시적으로 기업들의 대기 자금이 단기 정기 예금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인보다는 기업들의 남는 단기 자금이 들어온 것 같다"며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 적금의 경우 정기 예금에 비해 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지난달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정기 적금 잔액은 37조3220억원으로 전월 대비 4853억원(1.3%) 증가했다. 정기 적금도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줄었다가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7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하던 요구불예금도 증가 전환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589조7247억원으로 전월 대비 18조1958억원(3.2%) 늘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710조923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193억원(0.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599조8678억원으로 1조7467억원(0.3%) 증가했고, 대기업 대출 잔액(111조558억원)도 1조5727억원(1.4%) 더 확대됐다. dsk@ekn.kr서울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