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사외이사진을 전면 교체했다. 금융감독원이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은행별로 최소 연 1회 면담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우리금융은 벤처캐피탈(VC), 증권 등 비은행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해 그룹 전반의 분위기 쇄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의 행보는 지배구조 강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사외이사진 교체다.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한다. 사외이사진은 이번에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추천),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키움증권 추천)과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는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한국투자증권 추천), △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유진 PE 추천), △ 윤인섭 전 한국기업평가 대표(푸본현대생명보험 추천), △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우리금융 선임) 등 6인으로 꾸려지게 된다. 우리금융은 기존 과점주주였던 한화생명이 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노성태 이사회 의장의 후임은 뽑지 않기로 했다. 노 이사와 박상용, 장동우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이들은 2019년 1월 11일부터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6년 이상 재직할 수 없어 원칙상 모두 연임은 가능했다. 다만 최근 당국이 이사회 역할을 강화할 것을 거듭 주문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은 이사진을 전면 교체해 내부통제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을 모두 잡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사진의 전문 영역이 기존 거시경제에서 비은행으로 집중된 점도 눈길을 끈다. 노성태 이사는 거시경제, 박상용 이사는 지배구조 전문가, 장동우 이사는 재무 및 회계관련 전문가였다. 그러나 제14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지냈던 지성배 대표와 증권업에 잔뼈가 굵은 윤 전 부사장의 합류로 인해 우리금융 이사회는 VC, 증권업 등 비은행부문 전문가로 채워지게 됐다. 우리금융은 정기주총에 앞서 3월 둘째주 중 자회사 CEO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우리종합금융은 정기주주총회가 이달 23일이고, 늦어도 2주 전에는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임해야 한다. 이러한 일정을 고려할 때 늦어도 8일 전에는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금, 우리자산신탁 등 CEO 임기가 만료된 9곳을 포함한 자회사 CEO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기주총에서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임종룡 내정자는 취임 전부터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다. 임 내정자는 지난달 말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에 주력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공식 취임 전에 지점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남대문시장지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소상공인 등 300명에 가까운 영세사업자가 총 100억원 수준의 긴급 대출을 신청할 정도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거래가 많은 곳이다. 임 내정자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점을 고려해 격려차 해당 지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측은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비롯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ys106@ekn.kr우리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