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증권이 올해 하반기 하나UBS자산운용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1등 금융그룹’을 향한 도전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자산운용사 경쟁력이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하나증권이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 그룹 내 계열사 시너지 확대는 물론 운용업계의 시장 지배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안 조건부 가결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15일 제5차 정례회의를 열고 하나UBS자산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조건부로 가결했다.이에 따라 하나증권은 최대주주 적격성 미달 요인이 해소되는 올해 8월 말 이후 스위스 금융그룹 UBS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하나UBS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동시에 사명도 하나자산운용으로 변경할 전망이다. 현재 하나UBS자산운용은 UBS가 51%를, 하나증권이 4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하나UBS자산운용의 완전자회사 편입은 하나증권의 오랜 숙원이었다. 하나증권은 2007년 7월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인 대한투자신탁운용 지분 51%를 UBS에 매각해 합작 운용사로 출범시켰다. 이후 2017년 합작관계를 종료하고 UBS로부터 지분 51%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같은 해 국정농단 사태, 작년 기관경고 제재 등으로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지연됐다. ◇ 하나증권-자산운용 간 시너지...그룹 비은행 경쟁력 강화 기대이번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하나자산운용은 UBS와의 합작관계를 끝내고 하나증권의 100% 완전자회사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게 됐다. 합작운용사가 아닌 하나증권의 100% 완전자회사가 되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토대로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증권과 운용사 간에 시너지 창출은 물론 퇴직연금 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확대 등 운용업계의 주요 사업 영역에 대한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이번 완전자회사 편입은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4대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금융의 경우 자산운용업의 존재감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가치총액 점유율 각각 8.4%, 0.9%를 기록 중이다. 두 회사의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각각 7조5145억원, 8398억원이다. 반면 하나UBS자산운용은 ETF 순자산가치총액 1206억원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이 0.1%에 그친다.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KB자산운용 약 650억원, 신한자산운용 약 199억원, 하나UBS자산운용은 77억원이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로 업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숫자가 바탕이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자산운용이 합작관계를 끝내고 회사 규모를 확장하는데 있어서 신한자산운용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자산운용은 2021년 1월 BNP파리바와 합작을 끝내고 신한금융그룹의 완전자회사로 출발하며 상품의 개발과 운용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어 작년 초에는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해 신한자산운용으로 공식 출범했다. 합작관계를 끝낸 이후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토대로 추가적인 계열사 통합, M&A 등을 모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연금펀드 등 상품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신한자산운용은 BNP파리바와 합작관계를 끝낸 이후 ETF 시장 확대, 대체투자운용과 합병 등 조직이 커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만큼 하나금융도 이번 지분 인수를 토대로 운용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이 하나증권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확대하는 한편 그룹사 간에 시너지도 적극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ys106@ekn.kr하나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하나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