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연결기준 총자산 441조1129억원, 지배기업지분이익 8617억원의 우리은행을 이끌 차기 우리은행장이 이번주 공식 선임된다.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은 지난 3월 후보군 확정 이후 선임 절차에만 장장 2개월이 넘는 대장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그간 현장영업보다는 전략이나 리스크 관리 등에 능통한 점에 비춰볼 때 지주 회장과의 시너지를 위해서는 영업과 전략, 자금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4명의 후보군 가운데 차기 우리은행장 1인을 최종 선임한다. 후보군은 우리은행의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인이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 3월 24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선임과 함께 은행장 선임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그간 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했던 절차와 달리 올해부터는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통해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지주사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현직에 있는 그룹 내 주요 보직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해 약 2개월간 종합적인 검증 절차를 밟겠다는 포석이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를 통해 숏리스트 2명을 추리고, 심층면접 후 최종 1인을 선임한다.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을 사실상 우리은행의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 2인으로 압축하는 분위기다. 한일은행, 상업은행 등의 출신은 제쳐두더라도 박완식 대표와 조병규 대표의 경우 지난 3월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기 때문이다. 이들 대표 중 1명이 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다시 자추위는 자회사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하기 때문에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부문장 2인 가운데 1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이 과정에서 사실상 ‘영업을 위한 전략’이라는 우리금융그룹의 핵심 키워드에 부합하는 인물이 최종 선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 방침을 앞세우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장,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임 회장은 현장 영업보다는 전략에 능통한 인물로 분류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 9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자회사이고, 임 회장이 대승적인 전략에 강점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영업 현장에 오랜 노하우를 보유한 인물을 행장으로 발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석태 부행장은 우리은행 미래전략부 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거쳤다. 강신국 부행장은 IB그룹 상무, CBI총괄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다. 이러한 이력을 볼 때 두 후보군 모두 영업 측면에서는 합격점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영업을 하는 것이 작은 의미의 영업이라면, 지주사 회장이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영업이기 때문에 단순 영업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없다고 해서 (회장 혹은 차기 행장이) 영업에 강점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자추위에서 행장을 선임할 때 각 후보군의 강점, 경력과 경험 등을 두루 고려하겠지만 부행장 위치 정도면 어느 자리에 가도 기본 이상의 업무 역량을 발휘했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밝혔다.우리금융이 최근 시중은행장을 교체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사례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하나금융은 주로 영업에 강한 함영주 회장과 호흡을 맞출 하나은행장으로 전략통인 이승열 행장을 발탁했다. 이러한 인사는 하나은행의 영업과 전략 간에 시너지가 창출되는 결과로 작용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경영기획그룹장, 자금시장그룹장 등을 지내며 리테일, 기업금융 영업점장 등을 거쳤던 만큼 영업현장 경험과 전략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라서 안 되고, 상업은행 혹은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이유가 행장 선임 과정에서 결격사유가 된다면 애초부터 후보군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은행이라는 업의 본질을 고려할 때 리스크 관리, 전략 등은 모두 영업을 위한 것으로 귀결된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불확실할 때는 CEO 선임시 재무, 전략 등에도 능통한 인물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며 "지주사 회장, 각 관계사 대표 간에 시너지 창출도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ys106@ekn.kr사진 왼쪽부터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우리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