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국전력 주가가 2만원대 회복도 못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요금을 큰 폭으로 인상했지만, 30조원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오면서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 주가는 지난해 12월 28일(2만2450원)고점 대비 13.6% 빠졌다. 전날 한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4%(2450원) 급락한 1만9350원에 마감했다. 하락률 기준으로 2008년 10월 23일(-11.4%) 이후 약 14년2개월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시가총액 기준 하루 만에 1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가 쪼그라든 것이다.한전의 전일 공매도는 22만4336건 증가한 37만4300건을 기록,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날은 공매도가 제한된 상태로 거래됐다.앞서 한전 주가는 지난해 2만2350원에서 시작해 10월엔 1만6000원대까지 추락했다. 누적 적자로 인한 재무구조가 악화가 원인이었다. 이후 전기요금 인상 등 이슈가 부각되면서 두달 간 총 35% 치솟기도 했다.시장에서는 최근 발표된 1분기 전기요금 인상치에 대한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2차 오일쇼크 이후 최대 폭인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했다. 당초 한전은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으로 kWh당 51.6원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4분의 1 정도만 요금 인상에 반영됐다.전문가들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 매출이 연간 7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간 영업적자가 3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13.1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재무 사정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이지만, 올해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주가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매 분기 1분기 전력량요금 인상분인 11.4원 수준씩 요금을 올리더라도 연간 평균전기요금 인상 폭은 kWh당 50원대보다 낮은 40.8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완벽한 재무상태 개선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내다봤다.일각에서는 한전이 판매가격 상승과 원가 개선을 동시에 이뤄내며, 하반기 흑자전환 가시권에 들어설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이후 반등 여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도 나온다.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아니다"며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를 2026년까지 해소하려는 정책 방향, 2027년 말까지인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법 일몰을 감안하면 적정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어 "아직 한전 주가는 흑자전환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1차 목표인 흑자전환 이후 2024년까지 바라본다면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yhn7704@ekn.kr전자식전력량계.연합최근 1년간 한국전력 주가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