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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대책’ 정무위서 뭇매...“실효성 의문” 집중 질타 [2025 국감]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두고 질타가 쏟아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현재 고가주택 위주로 가파르게 치솟는 집값을 먼저 잡기 위한 처사라며 시장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도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 현장에서 이 위원장에게 “이번 금융규제만으로 과연 부동산 가격이 잡힐 수 있을지에 대해 굉장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6·27 대출 규제 이후 한 달간 집값이 조금 잡혔지만 9월 29일 기준으로 보면 거의 상승률이 회복됐다"며 “한국은행에서 6·27 대책에 따른 집값 억제효과가 문재인, 윤석열 정부보다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듯이 (정책 실효성에)굉장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제재 이후 집값 안정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보유세 증가와 같이 더 강력한 금융규제가 도입될 수 있음을 예상하며, 사실상 서민과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박탈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서울 23평 아파트 소형 평수의 평균 거래가격이 10억5000만원인데, 서울 2가구의 평균 가구소득이 547만원으로 집을 사려면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거의 10년을 저축해야 가능하다. 여기에 보유세까지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주택 매수가)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이 위원장에게 질의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증여나 상속을 받아서 현금을 쥐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집을 살 수 없는 구조"라며 “부모를 잘 만나서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만 집을 사는 이 구조가 정말로 바람직한 사회인가에 대한 상당한 의문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확대에 대한 금융위의 고민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유 의원은 “공급 확대에 대해서는 고심한 흔적이 잘 안 보인다"며 “공급을 확대하려면 시장에서 말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그린벨트 완화와 같은 대책이 있어야 하고, 양도세 완화 또는 다주택자가 집을 풀 수 있는 그런 유인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마련되지 않았기에 이번 규제 효과도 매우 단기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결과는 집값의 107% 상승이었다"며 “전세대출 규제 강화 역시 월세로 가야 하는 가구들은 가처분소득이 줄어 집값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부동산 과열을 안정시키는 게 궁극적으로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더 길게 보장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택 구매를 대출로 뒷받침해 주면 주거안정도 이루지 못하고 부동산 불안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국민 반발에 의식한 땜질식 처방을 내렸다는 점과 실수요자들의 부동산시장 내 혼란을 부추겼다고 질타했다. 그는 “LTV를 40%까지 낮췄다가 부작용을 우려한 비판이 쏟아지니 서민 실수요자와 저소득층 대상 LTV는 60%, 정책대출은 55~70%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것이 땜질식 처방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금리 부담에 대출을 갈아타려고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 은행에서 안된다는 답변을 듣고 있고, 아기가 태어나서 18평에 살다가 26평으로 이사하려는 사람은 오히려 넓은 평수에 대한 대출이 줄어 돈을 모아놨어도 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 관료들의 주택 보유 현황을 자료로 제시하며 국민들의 공분을 살 수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 비서관의 36%가 강남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들은 이미 사두고 국민들은 못 사게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어떤 단어로 반응하고 있는지 보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 참모진인 김상호 비서관이 강남 대치동 등 아파트를 수 채 가지고 있는데, 집 없는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낀다"며 “보통은 지역구에 본인 집을 보유하는 게 정상인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강남에 집을 보유하고 지역구에는 전세를 살고 있다. 집값이 또 오를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대출규모는 지난 6·27 대책으로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고가주택 중심으로 신고가를 갱신하면서 주변 지역 아파트로 불이 번지는 상황"이라며 “이를 방치하면 그야말로 부동산 양극화가 일어나고 주거 불안 혹은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비상조치로써 토지거래가허가구역 등과 같은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를 치운다는 지적이나 땜질식 처방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선 “제도 설계 단계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부분만큼은 LTV 70% 그대로 가고, 서민 실수요자나 청년 및 신혼부부들이 사용하는 보금자리론, 디딤돌 등 정책성 금리도 한도나 대출 비율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범현대가 ‘3세 경영’ 본격화···지분 승계 셈법은 ‘제각각’

범현대가(家) 주요 기업들이 '3세 경영' 시대를 연 가운데 지분 승계 방식을 두고는 각각 다른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1인 체제'를 구축했음에도 주력사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눈길을 끈다. 정의선 회장은 이미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주력사 지분 증여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정기선 회장은 지주사 지분만 증여받으면 되지만 이를 위한 세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취임 5주년을 넘긴 정의선 회장은 기존 사업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잘 발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판매 '빅3'에 오른데다 친환경차,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의선 회장 리더십이 돋보이고 있지만 그룹 지배구조는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주요 대기업 중 유일하게 아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상태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돌아가는 고리가 핵심이다.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고리와 현대글로비스 등이 포함된 작은 순환출자들도 있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주력사 지분 증여까지 받아야 한다. 정의선 회장은 주력사인 현대차(2.67%), 현대모비스(0.32%), 기아(1.78%)에 영향력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7.29%, 현대차 5.44%, 현대제철 11.81% 등을 보유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대신 다양한 비주력사를 통해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19.9%), 현대엔지니어링(11.7%), 현대오토에버(7.3%) 등 지분을 다수 들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12조원대인 현대글로비스는 그룹의 미래 성장산업에 적극 참여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결국 주력사 분할 및 합병 작업을 거치며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낼 것으로 본다. 현대차 지분 21.86%를 들고 있는 현대모비스를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또는 현대건설과 합병, 현대오토에버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 사업·투자회사를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으나 시장 반대로 무산됐었다. 당시에는 분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이 공정하게 책정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최근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른 정기선 회장은 지주사인 HD현대 지분 확대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태다. 현재 지분율을 6.12%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몫(26.6%)을 증여받으면 경영권 확보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HD현대 지분 37.19%를 확보 중이다. 자사주(10.54%)와 국민연금공단(7.47%)을 제외하면 마땅한 주요주주도 없다. 대산 정기선 회장은 '실탄' 역할을 해줄 주식 재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기선 회장이 향후 HD현대 배당금 등 현금을 확보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HD현대 시가총액은 12조원 수준이다. 정몽준 이사장 재산 전액을 증여받기 위해서는 최대 1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HD현대가 30여년간 이어온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번에 끝냈다는 점도 정기선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요인이다. 앞서 권오갑 명예회장 등이 그룹 체질을 개선하고 조선·정유·건설기계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일각에서 총수 일가 '세습 경영'에 대한 거부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기선 회장은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도 역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추진과 인공지능(AI) 등 조선 사업 고도화 여부 등이 당장 눈앞에 숙제로 꼽힌다. 범현대가에서 3세 경영 체제를 온전히 구축한 곳으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을 각각 39.67%, 29.14% 들고 경영 일선에서 활동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정몽규 회장), KCC(정몽진 회장), 현대그룹(현정은 회장) 등은 아직 2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HDC현산의 경우 세 아들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해나가며 중장기적인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KCC에서는 정몽진 회장 장녀인 정재림 KCC그룹 경영전략부문장(상무)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의 장녀 정지이 전무는 현대무벡스에서 근무 중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與, 부동산 TF 띄운다…“10·15 대책 흔들림 없이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공급 대책 마련과 공세 대응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로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 대표가 한정애 정책위의장에게 내일까지 TF 구성 완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입만 열면 거짓말인 국민의힘 공세로 불안 심리가 가속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장 간담회와 국민 의견 수렴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TF는 국민의힘 공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10·15 대책 후속 조치로 정부와 공급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필요 시 보완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유세 논란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유세 응능부담(납세 능력에 따른 과세)' 발언과 관련,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인하가 민주당의 오래된 방향이지만, 당에서 구 장관이 얘기한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거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예컨대 50억 원짜리 집 한 채를 가진 경우보다 5억원짜리 집 세 채를 가진 경우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선제적 독감 예방 무료접종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20일부터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전용창구를 가동하며, 본격 접종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17일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하고 독감 피해와 확산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인 어린이와 임산부, 만65세 이상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관계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초가을부터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층과 어린이, 임신부는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어서 접종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고령층 대상 독감 백신 접종은 연령대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75세 이상 (1950년 12.31 이전 출생자)은 15일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70∼74세(1951년 1월 1일∼1955년 12월 31일 출생자)는 20일부터, 65∼69세(1956년 1월 1일~1960년 12월 31일 출생자)는 22일부터 접종한다. 무료 접종 마감은 2026년 4월30일까지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인터뷰]김용태 “국민의힘, 계엄 결별·정책 정당 거듭나야…與野 협치 복원하자”

“12·3 비상계엄과 분명히 선을 긋고 정책정당으로 재탄생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김용태(35·사진) 국민의힘 의원의 냉철한 진단이다. 초선이지만 지난 5~6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차세대 정치 지도자 반열에 오른 김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나 강조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단순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감에만 의지하지 말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명확한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보수 정당으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정감사가 한창인데? ▲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 정부로 교체된 뒤 처음 치르는 국정감사다. 특히 교육위원회의 경우 정권이 바뀌어도 가치와 방향에 따라 흔들림 없이 이어가야 할 정책들이 있다. 이런 과제들이 권력 교체기에 누수되지 않았는지, 또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향해 “야당 대표 같다"고 평가했다. ▲ 여당 대표는 존재감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저도 집권여당을 경험해 봤지만, 여당 대표는 매우 어려운 자리다. 여당 대표는 흔히 '2인자'로 불리지만, 사실상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때로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그림자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다. 그만큼 여당 대표직은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다. 행정부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상충된 임무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 대표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듯 존재감 부각에 치중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격한 발언을 이어가거나 대통령을 '반개혁 세력'처럼 몰아가는 듯한 톤도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취향에 맞춘, 이른바 '개혁'이라는 이름의 급진적 언어와 선동적 접근이 동원되는 느낌이다. 여당 대표의 자리는 무엇보다 국민 통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야당의)장동혁 대표도 '건국전쟁2' 영화 관람 등 논란을 일으켰다. ▲ 나와 지향점이 다소 다른 것 같다. 틀렸다기보다 정치 방향과 방법론의 차이라고 본다. 장동혁 대표는 우선 당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중도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래서 계엄과 탄핵 이후 흩어진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전략에 주력하는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이런 방식이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우리는 계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겪었고, 이에 대한 치열한 반성과 성찰이 선행되지 않는 한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저는 대여 투쟁과 함께 내부 개혁을 병행해야만 국민에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반성과 자기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속 가능한 보수정당으로 남으려면? ▲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계엄이라는 큰 사건을 겪었음에도 당내에서 여전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듯하다.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계엄은 부적절했고, 이를 옹호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윤리위 회부와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때는 별다른 반발이 없었지만, 전당대회 이후 다시 계엄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불거지는 것을 보고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계엄 옹호와는 선을 분명히 긋는 것이 당의 첫 과제다. 두 번째는 정책 정당으로의 변모다. 단순한 투쟁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민생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해야 더 잘 살 수 있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가"라는 정책적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여야간 폭언 등 정치판이 몹시 거칠어졌다. 협치·합의 정치가 살아나려면? ▲ 정치가 '법대로 하자'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1987년 헌법 체제 이후는 사실상 불안정한 타협 체제였다. 군부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운동 세력이 결합한 민주당이 만들어낸 타협의 산물인데, 그 핵심 배경에는 국회의 합의제 관행이 있었다. 17대 국회만 보더라도,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맡고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 상임위원장 배분도 비례적 대표 원칙에 따라 교섭단체 간 합의로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합의 문화가 무너졌다. 계엄이라는 극단적 상황도 있었지만, 그 이전부터도 수십 차례의 탄핵 남발, 합의 없는 예산안 삭감, 의사일정 강행 등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법대로 하자'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치가 된 거다. 이것이 '87년 체제' 이후의 합의 관행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라고 보고,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한다. -(김 의원과 같은) 젊은 정치인들이 합의정치 복원에 앞장설 필요가 있지 않겠나? ▲ 사실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가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은 뒤 당내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의원들이 매주 만나고 있다. 나이나 정치적 경력에 상관없이, 당이 바뀌어야 하고 정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진 의원들 10명 안팎이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아직은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개적인 행보를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시점이 오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또 여당과 비교섭단체 야당 의원들 간의 교류 모임도 추진해 보려 했지만, 여당의 젊은 의원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상황이다. 공개될 경우 극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극성 지지층이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여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눈치를 보며 행동을 자제하는 현실은 매우 아쉽다. - 내년 지방선거에선 어떤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나? ▲ 처음에는 지방선거가 굉장히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지만, 최근에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민주당이 워낙 거칠게 나오면서 민심이 변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다소 유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이 민주당의 태도를 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민주당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을 무력화하고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자연스럽게 견제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지금일수록 국민의힘이 더 잘해야 한다. 민주당대한 반대 심리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분명한 비전과 정책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국가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정책으로 내놓아야 한다. - 한미 관세협상 등 대외적 상황이 매우 어렵다. 해법이 있다면? ▲ 대통령실을 보면,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이 북한·중국을 대하는 태도를 두고 경쟁하거나 갈등하는 듯한 모습이 감지된다. 대통령도 특정 쪽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두 기관이 경쟁하면서 성과를 내는 쪽을 지켜보는, 일종의 관망적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다만 지금은 미·중 관계가 트럼프 정부 이후로 '동맹'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해지고 다시 재정립해야 하는 시기다.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중국은 시진핑 체제 이후 산업 생태계를 자급자족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에서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영국·호주·독일·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같은 다자 협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유무역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큰 방향에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 민생이 어렵다.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민생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경기가 좋지 않다는 건 이미 다들 체감하고 계실 거다. 특히 부동산·건설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 전체의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때 상가 소상공인들을 만났는데, 매년 “월세 내기 어렵다"는 말씀은 늘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장사가 전혀 안 된다, 손님이 오지 않는다, 밀린 월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많았다. 코로나 때 빚이 쌓여 있는데, 지금은 대출조차 나오지 않아 정말 폭발 직전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지금은 무엇보다 내수 경기 진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부는 13조원, 11조원 규모의 소비 쿠폰을 발행하며 단발성 대책에 그쳤다. 하지만 기대 효과는 크지 않았고, 재정만 아깝게 쓰였다는 평가가 많다. 그 돈을 구조 개혁이나 투자, 혹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제도적 변화에 활용했다면 훨씬 더 나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 에너지 믹스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현실적인 대안은 ▲ 에너지 믹스는 불가피한 과제다. 그런데 현 정부는 대선 때는 '탈원전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집권 이후 사실상 탈원전 기조로 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만 강조하는 모양새다. 에너지 정책을 판단할 때는 환경성, 경제성, 정치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전환이 목표라면 원전은 기저 에너지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민주당 정치인들은 탈석탄과 탈원전을 교묘하게 섞는다. 안전성 문제라면 원전으로 논해야 하는데, 저탄소 전환을 얘기하면서 탈원전을 끌어오는 건 맞지 않다. 현실적 과제는 '탈석탄', 즉 저탄소 전환이다. 원전을 기저 에너지원으로 두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병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재생 확대는 보수·진보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생산 자체를 악마화하는 경향이 있다. 탄소 감축을 위해 생산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보수는 다르다. 생산을 유지하면서도 탄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탄소를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기후 선진국'이다. CCUS(포집·활용·저장) 같은 기술에 과감히 투자해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2030년까지 7만t을 줄여야 하는데, 생산을 줄일 수는 없다. 결국 기술에 답이 있다. 1990년 서울 출생으로 잠신고, 광운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에서 에너지환경정책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 육군 장교로 복무 후 전역한 후 2017년 바른정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새로운보수당 청년 대표를 거쳐 2020년 4월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제21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21년 6월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됐으며, 같은 해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을 맡았다.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 경기 포천·가평 선거구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당내 최연소 의원이 됐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에 참여했으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 2025년 5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같은 해 6월까지 재임하면서 대선을 치뤘다. 당시 당 지도부가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스포츠와 밀리터리의 만남… 데상트X이스트로그 25FW 협업 컬렉션 선보여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와 컨템포러리 밀리터리 감성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이스트로그가 협업한 'ICEBOUND ENGINEERING' 25FW 컬렉션 쇼케이스가 지난 17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ICEBOUND ENGINEERING' 컬렉션 런칭 현장에는 배우 변요한, 모델 홍태준, 이세한, 박찬 등 다수의 패션 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두 브랜드가 선보인 기술력과 디자인 감각이 조화를 이룬 협업 컬렉션은 높은 관심 속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ICEBOUND ENGINEERING' 컬렉션은 90년 전통의 스키웨어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기술적 기능(Engineering)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 기술에서 비롯된 형태미와 질감을 이스트로그 특유의 미학적 시선으로 재해석해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였다. 총 7가지 스타일로 구성된 컬렉션 중 특히 주목받은 제품은 데상트의 빈티지 스키파카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복각 퀼팅 자켓'이다. 기존 스키웨어의 보온성과 실용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스트로그의 독창적인 실루엣을 더해 차별화된 감각을 구현했다. 또한 '헤비 다운자켓', '중경량 다운자켓', '경량 하이브리드 다운자켓', '플리스 자켓', '헤비 이너 티셔츠', '팬츠' 등 다채로운 아이템이 포함되어 한층 완성도 높은 라인업을 선보였다. 데상트 관계자는 “데상트와 이스트로그의 협업 컬렉션 런칭 행사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이번 컬렉션은 단순히 기능성 강조를 넘어, 데상트 아카이브와 이스트로그의 감각이 만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창조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CEBOUND ENGINEERING'은 스포츠웨어의 기능성과 컨템포러리 밀리터리웨어의 형태미, 즉 두 브랜드의 고유한 철학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제시하는 컬렉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데상트와 이스트로그의 협업 컬렉션 'ICEBOUND ENGINEERING'은 양사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전국 주요 매장에서 한정 수량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컬렉션 캠페인 관련 세부 정보는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확인 가능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품질재단, VDA QMC 교육 전담 법인 ‘글로벌품질아카데미(GQA)’ 설립

한국품질재단이 11월 1일부로 독일자동차산업협회 품질경영센터(VDA QMC)의 공식 교육사업을 분리하여, 신규 법인인 글로벌품질아카데미(GQA)를 설립한다고 20일 밝혔다. GQA는 한국품질재단이 10여 년간 운영해온 VDA QMC 공인 교육 과정을 전담하게 되며, 독일 VDA QMC 본사와의 협약에 따라 기존 모든 교육과정을 동일한 품질 기준으로 제공한다. 교육생들은 2025년 11월 이후부터 GQA에서 교육을 수강하고, VDA QMC 인증 절차에 따른 자격 취득이 가능해진다. VDA QMC는 독일자동차산업협회 산하 품질경영 전문기관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품질 표준을 제정하고 자동차 산업 품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심사원 및 실무자 양성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품질재단은 2015년 VDA QMC와 공식 라이센스를 체결한 이래, 한국 내 유일한 VDA QMC 공인 교육기관으로서 독일 본사와 동일한 커리큘럼과 품질 기준으로 교육을 제공해왔다. VDA 6.3 심사원과 PSCR, VDA Core Tools 등의 핵심 과정을 국내에 도입·정착시켰으며, 누적 1만5000명 이상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최근 산업 환경이 고도화되면서, 품질 경영의 범위는 단순한 생산 품질을 넘어 안전성과 공급망 품질, 소프트웨어 신뢰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품질재단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여 VDA QMC 교육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함으로써 전문성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와 산업 맞춤형 교육 개발이 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국품질재단 송지영 대표는 “글로벌품질아카데미(GQA) 법인 설립을 통해 교육의 품질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관련 교육 분야의 범위를 확대하고, 국내외 품질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국제 표준 및 양성 과정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DHL, 무역 흐름 분석한 ‘글로벌 연결성 지표’ 발표

세계적인 국제특송기업 DHL과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NYU Stern School of Business)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급변하는 무역정책 속 국제 무역 및 해외 투자 흐름과 변화를 최초로 분석한 'DHL 글로벌 연결성 지표(Global Connectedness Tracker) 2025'을 최근 발표했다고 20일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25개 이상의 출처에서 수집한 2000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화 및 국제 무역의 변화 양상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또한 미국의 관세 수준이 193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국제 무역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2029년 글로벌 무역량은 연평균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성장 속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도 무역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상품 수입의 13%, 수출의 9%만이 미국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가 미국처럼 광범위한 관세 인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존 피어슨 DHL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DHL 글로벌 연결성 지표는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도 세계 무역의 회복력과 견고함을 보여준다. 무역 장벽은 결코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우리는 전 세계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거래하고자 하는 창의적 노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며, “DHL은 고객들이 세계 시장에서 새롭게 열리는 수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관세 인상은 국제 무역 성장 속도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나 성장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2025년 1월 관세 인상 이전, 2025~2029년 전 세계 무역량은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후 2.5%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북미 지역은 2025년 1월 2.7%에서 9월 1.5%로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을 보였으며 다른 대부분의 지역은 소폭의 조정에 그쳤다. 반면, 남미·중앙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전망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이는 해당 지역의 미국발 관세 인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동의 석유 생산 및 수출 증가가 교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제 무역은 팬데믹 회복기를 제외하고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앞서 수입업체들의 선구매 수요가 증가하며 물량이 급증했고, 중국은 미국 수출 감소분을 아세안(ASEAN), 아프리카,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완전히 상쇄했다. 미국의 선구매 현상이 진정된 이후에도 국제 무역량은 여전히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 상반기 기업의 해외 투자 흐름은 지역별로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견고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들이 자국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뚜렷한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국경 간 인수합병(M&A) 거래 비중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2분기 소규모 거래나 신규 투자 일부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의 DHL세계화 이니셔티브 책임자 스티븐 알트만은 “2025년 현재까지의 무역 및 해외 투자 흐름은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라며, “정책적 위험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되지만,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고 있다. 역사상 최장 거리에서 무역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정학적 갈등은 국제 무역의 극히 일부만을 재편했다. 기업들은 국가나 지역으로의 후퇴가 아닌 서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한 해로 기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경쟁 블록 간 세계 경제의 뚜렷한 분열 징조는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 간 직접적 교역이 약화되고 러시아는 서방 진영에서 상당 부분 단절되었지만 전반적으로 지정학적 진영에 따라 재편되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또한 보고서는 국제 무역이 점점 더 지역화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거래 물품의 평균 이동 거리는 약 5,000km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주요 지역 내 교역 비중은 51%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린필드형 해외직접투자의 지역화 현상도 감소했으며 국제 인수합병 활동은 안정적인 지역화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무역, 자본, 정보, 사람의 국제적인 흐름을 바탕으로 한 세계화 수준을 0~100%로 측정했다. 0%는 국경 간 흐름이 전혀 없는 상태, 100%는 거리와 경계의 영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 시점의 세계화 수준은 25%로 2022년 기록한 최고치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윤수현의 해외 Top picks] AI·코인 베팅에 ‘금·우라늄’까지…서학개미, 공격과 방어 동시에 강화

서학개미들이 인공지능(AI)과 가상자산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가면서도, 금·우라늄·배당 ETF 등 방어형 자산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 단기 수익률을 노리는 레버리지 투자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미중 무역갈등,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산을 분산해 위험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0월 13~17일 결제 기준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엔비디아(NVIDIA)로 약 3억2900만달러 규모였다. AI 반도체 대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최근 미중 기술분쟁 여파와 AMD의 신제품 경쟁 속에서 주가가 조정을 받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일시적 숨 고르기'로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외에도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ETF)'(1억9700만달러) △'T-REX 2X NVDA ETF'(8600만달러) 등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는 AI 산업 성장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 아래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AI 관련 종목은 10월 들어 미국 기술주의 조정 국면에서도 꾸준히 거래대금 상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관련 투자도 크게 늘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1억8300만달러) △아이리스에너지(IRIS Energy)(1억6100만달러) △2배 이더리움 ETF(6800만달러)가 나란히 10위권 안에 들었다.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채굴 인프라 기업과 암호화폐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이더리움 관련 파생형 상품인 △볼래틸리티 셰어즈 2X 이더리움 ETF(Volatility Shares 2X Ether ETF)까지 순매수 상위권에 오르며, AI와 코인이 서학개미 자금의 양대 축으로 부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대한 공격적 매수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AI·가상자산 모두 '미래 성장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장기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투자층을 중심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레버리지·파생상품 매매 패턴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공격적 투자 흐름 속에서도 방어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SPDR 골드 미니셰어즈(Gold MiniShares)'의 순매수액은 8800만달러로 전월 대비 9배 가까이 늘었고 △'밴가드 S&P500 ETF' △'YieldMax 배당 ETF' △'AT&T' 등 안정형 종목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동 지역 지정학 불안,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금·배당주·우량 ETF가 조정을 대비해 리스크를 상쇄하려는 투자 전략이 강화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AI 인프라 관련 신규 테마로의 확장도 확인됐다. △우라늄 에너지(Uranium Energy·1628만달러) △몽고DB(MongoDB·1600만달러) △템퍼스AI(Tempus AI·1593만달러) 등이 새로 등장했다. 원전·데이터·의료AI 등 실물 기반 산업에 AI 기술이 접목된 섹터로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처럼 공격형 투자와 방어형 자산운용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고평가 부담 속의 성장주 장세'에서 '변동성 확대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인식과 맞물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의 투자 성향이 과거처럼 단일 테마를 좇기보다,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는 '양손잡이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레버리지 ETF를 통한 단기 수익 추구와 금·배당주를 통한 중장기 안정 확보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코인시황] 11만 달러 겨우 회복한 비트코인…강세장 이어질까

지난주 금요일 10만4000달러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했다. 이달 초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로 국내외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0일부터 미·중 관세 갈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퍼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4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견줘 2.79% 오른 1BTC당 11만75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4.1% 하락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에 견줘 3.36% 오른 40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 비트코인 가격은 12만6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1일 11만 달러 아래로 고꾸라졌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와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위험자산 전반이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엑스알피, 솔라나 등 알트코인 가격도 급락했다. 여기에 미국 지방은행 부실 리스크가 퍼지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이 단기적 조정에 불과하다는 견해와 하락장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일 비트코인 시장을 흔들었던 미·중 관세 갈등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하반기 가상화폐 시장에 다시 강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임을 다시 밝혔다. 반면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9일(현지 시간) “2023년 초 시작된 비트코인 강세장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존 글로버 레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지난주 10만5000달러 선을 무너뜨리며 2023년부터 이어진 강세장이 끝났다고 경고했다. 그는 엘리엇 파동 이론에 근거해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이번 약세장이 최소 2026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리엇 파동 이론은 랄프 넬슨 엘리엇이 1938년 '파동의 원리'에서 제시한 이론으로, 시장에서 군중 투자자 심리가 예측 가능한 주기로 움직인다는 개념에 기반한다. 이론에 따르면, 군중 심리의 반복 패턴을 따라 5개의 상승·하락 파동과 3개의 조정 파동을 반복한다. 이 이론은 시장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미래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글로버는 “이달 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12만6000달러를 찍으며 5파동이 마무리됐다"며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12만4000달러 근처 가격을 다시 테스트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제 추세는 약세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9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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