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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챗GPT시대,대-중소기업 디지털격차 해소 시급

최근 챗GPT 4.0버전이 발표되면서 각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응용 기술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로봇 산업의 경우 AI와 융합하지 못하면 생존이 힘들 정도로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요건으로 등장했다. 더 나아가 그동안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 또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로 대표되던 전 산업계의 변혁이 다시 한번 이 대화형 초거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시시각각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윤리적 문제나 오·남용의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기업의 흥망성쇠가 경쟁의 키라고 할 수 있는 핵심기술에 어떻게 데이터와 융합된 인공기술과 접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챗GTP는 어느 듯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의 수집에서부터 인공지능 응용 솔루션 개발, 그리고 모델의 학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중소기업이 이를 이용하기에는 매우 버겁다는 사실이다. 특히 데이터 서버 등 인프라의 구축 및 유지 관리에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는 거대모델인 챗 GPT의 경우 중소기업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난제다. 결국 AI 데이터 시대에 대기업 특히 빅테크 IT기업을 중심으로 부의 집중이 이루어지는 것을 현재의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막을 수 없다. 단순히 시장논리로 접근하면 대한민국 제조산업의 미래는 더욱 암울하게 될 것이다. 수십만 중소기업의 생존 또한 예측불가능의 상태에 빠져들 것이다. 디지털 전환시대에서 기업간의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이미 경쟁력의 차이가 극심한 상황에서 대-중소기업간의 불균형과 불공정 사례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종래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으로는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에 다다른 지가 오래다. 중소기업의 쇠퇴는 한 기업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 수출로 먹고 사는 자원빈국 대한민국의 경우 전 제조산업 생태계 붕괴는 곧 경제위기와 함께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이어질수 있다. 필자는 AI로 인한 대-중소기업 디지털 격차를 AI를 기반으로 하여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장기적으로는 공급 사슬망의 모순을 AI기반으로 시장 생태계 사슬망을 재구성하는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 공정거래의 틀 또한 AI를 기반으로 재편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중소기업들이 좀 더 쉽게 AI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하고, AI 전문 교육을 통해 중소기업인들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AI기반 도입 활용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제도적 지원 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기업군과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업종별 맞춤형 AI 지원 공공 플랫폼’을 구축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보급하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도 부처별 정책연구원을 통해 이미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각종 정책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마치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형국의 중소기업에게 당장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범부처 콘트롤타워 구축이 무엇보다 더 절실한 실정이다. 진짜 위기는 위기 자체 보다 그 위기를 못 느끼는 것에 있다. 위기는 닥칠 때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할 때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경철 국민통합위원회 전문위원 /전 KAIST 인공지능 연구교수

[EE칼럼]지구는 펄펄 끓는 데 위기 대응 뒷짐진 정부

2023년 7월 극한의 날씨가 아프리카에서 남극 대륙에 이르기까지 세계 7개 대륙을 강타했다. 중국은 52.2도의 잠정 국가 기온 신기록을 세웠고, 유럽을 덮친 폭염은 최근 일주일 새 1만1000여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폭염 사망자(6만 명)를 넘어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남극과 북극 해빙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4000만km²에 달하는 북대서양의 수온은 이전 최고 보다 약 0.7도 높아졌다. 지중해의 평균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대치인 28.4도에 도달했고, 플로리다 남부 해수면 온도는 욕조 온수 수준인 38.4도까지 올랐다. 아프리카 역시 역대 가장 뜨거운 밤을 경험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극한호우로 파키스탄에서는 1000여 명, 인도에서는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번 폭우는 비가 내리는 시간은 짧아지고 단위 시간당 강우량은 더 많은 게 특징이다. 기후 과학자이자 IPCC 저자인 Roxy Matthew Koll 박사는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통해 "것은 분명한 기후변화의 신호"라고 했다. 미국도 폭우로 7명이, 우리나라에서는 기록적인 장마로 5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덴마크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한 논문에서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즉 북대서양 해류가 이르면 2025년 멈출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04년 개봉한 기후재난 영화 ‘투모로우’ 줄거리의 일부다. 지구 기후 시스템 붕괴, 즉 기후 재앙이 바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한해로 기록될 것이며 폭염, 폭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력해질 것이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는 2023년 연례보고서에서 영국 정부의 지난 1년간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하면서 ‘범죄를 묵인하는 수준’이라고 일갈했다. 영국은 석탄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썼는데도 보고서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입증된 정책 부재와 넷제로 목표달성을 위한 불충분한 투자, 느린 진전, 화석연료 프로젝트 승인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현재의 정책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결론지었다. OECD 국가 중 재생 발전량 점유율 최하위이며 태양광+풍력발전량 점유율이 아프리카와 비슷한 수준이면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 발전설비 설치가 역성장한, 그러면서 GW급 석탄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CCC가 평가한다면 어떤 점수가 나올지 자못 궁금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5도 이내 상승 목표를 달성하는데 2030년까지가 매우 중요하며 같은 기간 재생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RMI(Rocky Mountain Institute)는 ‘재생에너지 혁명’ 보고서에서 에너지 전환은 재생에너지의 기하급수적 성장에 의해 주도되며 주요 변화는 2030년까지 발생할 것이며,재생에너지 혁명은 중국이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독보적이다. 2022년 글로벌 태양광 설비용량 증설의 절반가량, 풍력 증설의 40%가 중국에 의해 이뤄졌다. 나아가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이 78.1GW로 지난해 상반기(30.2GW)에 비해 무려 158% 늘어나 세계를 놀라게 했다. 독일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설치량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3.7GW 대비 67% 증가한 6.3GW 수준임을 감안하면 중국의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세계 신규 재생 발전설비 용량은 440~500GW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BNEF의 태양광 담당 제니 체이스는 올해 중국 신규 태양광을 200GW 이상으로, 글로벌 태양광을 389GW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혁명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규모다. 기후 재앙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외면하고 역행한다면 그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최근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낮췄고 RPS 제도 폐지 및 경매제도 도입 추진, 전력도매가격(SMP) 상한 고정,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한국형 FIT)제도를 폐지했다. 국내 신규 태양광 보급량은 2021년 4.4GW에서 2022년 3GW로 31% 줄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 태양광 산업동향 보고서에서 올해는 지난해 보다 약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극단적 기후변화 시대에 주요국은 재생에너지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데, 그나마 있던 지원 정책마저 줄이는 우리 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고, REPowerEU, IRA 등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황민수 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조합 전문위원/에너지전환포럼 이사

[EE칼럼] 불투명한 ESG 투자의 미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ESG 투자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 그 가장 극적인 징후는 글로벌석유회사 엑손모빌(ExxonMobil)의 주가에서 드러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수송수요가 얼어붙자 엑손모빌 주가는 바닥을 쳤고 S&P글로벌은 다우지수에서 엑손모빌을 뺐다. 2020년 엑손모빌은 27조1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엑손모빌은 68조8000억원의 창사 이래 최대규모의 순이익 을 기록했고 주가는 80% 급등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엑손모빌 같은 화석연료 관련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평가했다. 반면 비대면시대의 도래로 IT 및 반도체 관련 주가는 고공 행진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불경기를 염려해 5조달러라는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풀었다. 실물경기는 얼어붙었지만 풀린 유동성은 대부분 자산시장으로 쏠렸다. 부동산, 주식, 코인, 금 등의 자산 가격이 치솟았다. ESG 투자는 Tech주식과 화석연료와 큰 관련이 없는 급성장주에 몰렸고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그러나 2021년 공급망 대란 이후 에너지 및 각종 자원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Tech기업의 성과가 급락했다. 여러 국가의 탈(脫)코로나 선언으로 IT 기업의 주가도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ESG 관련 주가도 추락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했다. 2020년 3월에서 2022년 3월 사이에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MMBtu당 3.3달러에서 50.4달러로 무려 15.5배나 오른 것을 비롯해 국제 석탄가격은 뉴캐슬탄을 기준으로 톤당 67달러에서 369달러로 5.5배,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38달러에서 116달러로 3.4배 각각 뛰었다. 이제 모든 것이 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화석연료와 관련된 비ESG 주가의 급등을 가져온 반면 ESG 채권 및 주식 발행은 2022년에 급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ESG 펀드에 대한 투자가 2022년에 76% 줄어들면서 비(非)ESG 펀드의 규모가 ESG 펀드의 규모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ESG 투자에 대한 반대는 미 정치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펜스 전 부통령과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차기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들은 ESG 투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2022년 5월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자산운용사가 아닌 개별 주주가 보유주식에 대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INDEX(Investor Democracy is Expected)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주도로 하원 구성이 바뀐 이번 회기에도 다시 발의될 예정이다. 이 법안의 입법 의도는 개별 주주들의 생각과 무관하게 ESG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의 투자 행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도 공화당 집권 주의 주지사 및 주의원들은 공공펀드 매니저들이 ESG 투자기준을 채택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고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은행의 계약을 금지했다. 2024년 미 대선에서 에너지 기업들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ESG 투자는 향후 큰 불확실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것처럼 에너지 안보와 수급이 위협을 받으면 에너지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엑손모빌 회장인 Darren Woods는 침체기에도 화석연료에 꾸준히 투자한 것이 기록적 수익의 배경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의 법률회사인 퀸 엠마뉴엘( Quinn Emanuel)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John Quinn은 "고결한 마음은 돈 안 들면 쉽게 가질 수 있다(High-mindedness is easy when it is cost-free)"고 ESG 투자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아직 지구촌 주민들은 ESG 투자가 본격화될 만큼 높은 에너지 가격을 지불할 준비는 안 되어 있는 것 같다.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문가 기고] 더불어 무덤 파는 어리석은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마치 때를 만난 듯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류될 처리수가 위험하다고 선동하고 있다. 이는 부패한 민주당의 내부 문제를 가리려는 수작이다. 후쿠시마 방류수로는 해양생물은 물론 이를 섭취하는 인간에게도 전혀 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 자명한데 민주당은 이를 모두 부정하고 엄청난 위험이 있는 것처럼 국민을 향해 거짓으로 선동하고 있다. 괴담에 현혹돼 방사능 오염을 걱정하는 국민들은 소금을 사재기하고 있고 수산시장은 소비자들이 수산물을 외면하면서 애꿎은 어업인과 상인들만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괴담과 선동으로 일관하는 민주당의 망국적 행위를 어찌할 것인가. 이러한 선동 행위는 오래가지 못하고 곧 끝장날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원전 탱크에 저장된 처리수가 방류되기 시작하면 거짓이 바로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방류해역을 2km, 20km, 30km로 나누어 감시하며 삼중수소 농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특히 IAEA도 후쿠시마 현지에 상주하면서 원전에서 나오는 방류수의 관리와 추적에 나서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이 해역은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처리수 방류 이후 각종 환경단체들이 벌떼같이 몰려들면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일본 정부와 IAEA는 물론 수많은 환경단체로부터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가 안전하다는 분석 결과가 연이어 쏟아져 나오면 그때 민주당은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또한 민주당은 방류 후 7개월이 지나면 제주 해역에 방류수가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8월에 방류하면 내년 2~3월에는 방류수가 우리나라 해역에 닿는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늦어도 내년 3월쯤이면 민주당의 거짓말이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4월이 바로 국회의원 선거이다. 거짓말하는 정당을 누가 지지할 것인가. 민주당은 스스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무덤을 파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후쿠시마 방류수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첫째, 2011년 사고 후 2년 동안 대량의 방사능물질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쏟아져 나왔다. 그 물질의 양이 지금 후쿠시마에서 방류하려는 양의 1,000배 정도에 달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 해역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가. 매년 발행되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우리 해역 방사능 감시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바다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해수욕장이 폐쇄되거나 어업이 금지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둘째, 대기 중에서 우주 방사선이 질소와 반응해 삼중수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삼중수소가 매년 동해에 떨어지는 양이 3g이다. 이 정도의 양은 후쿠시마에서 방류하려는 삼중수소의 양과 동일하다. 한반도가 생긴 이후 우리나라 육지와 바다에 삼중수소가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피해도 없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셋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이후 안전성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많다. 일례로 독일의 키엘(Kiel) 대학은 후쿠시마 사고 후 방출된 세슘의 해양 확산을 모의했는데 229일 후 제주 인근 해역에 도달하며 이때 농도는 방출된 세슘의 1조분의 1로 분석됐다. 이는 자연 방사능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양이다. 원자력계 논문지인 NET(Nuclear Engineering and Technology)에 발표된 후쿠시마 처리수 관련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방류수를 1년 동안 전부 내보낼 경우 우리나라 국민이 받는 피폭량은 0.000014μSv에 불과했다. 1년 동안 일반인에게 허용되는 방사선 피폭 준위가 1,000μSv인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원자력연구원과 해양과학기술원이 각각 개발한 해양 확산 모델을 이용한 삼중수소 배출에 의한 영향 분석에서도 매년 22조Bq을 방류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 방류 2년 후 제주 해역의 농도가 L당 0.0001Bq였고 10년 뒤에는 0.001Bq정도로 나타났다. 이는 자연 방사능 수준인 172Bq/톤의 10만분의 1로 추후 원전 처리수 방류가 이뤄지더라도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중국 제1해양연구소에서는 일본이 10년간 총 900T㏃의 삼중수소를 희석 없이 방출하는 상황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처리수 방류 시작 후 5년이 지나면 약 0.001㏃/㎥ 농도의 삼중수소가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한다고 발표했다.문재인 정권에서도 방류수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왜 이재명의 민주당은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가려 하는가. 민주당은 당장이라도 지금의 어리석은 무덤 파기를 멈춰야 할 것이다.※본 기고는 에너지경제신문의 제작방향과 관계가 없습니다.박상덕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수석연구위원

[EE칼럼]분산에너지법

이동일 법무법인 에너지 대표변호사 1969년 7월 16일 아폴로 11호는 달을 향해 날아갔다. 4일 동안 쉼 없이 날아간 뒤 닐 암스트롱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첫발을 내딛었다. 달에 도착하기 위한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데 수소연료전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당시 우주선의 에너지원으로 핵연료와 2차전지를 우선 고려했지만 핵연료는 안전성 우려, 2차 전지는 우주에서 충전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결국 수소연료전지를 선택했다. 1대당 2300W까지 전력을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3대를 탑재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우주선내 무수히 많은 기기를 작동시킬 전기를 생산했고 발전 과정에서 생긴 순수한 물은 우주비행사들의 생명수가 됐다. 수소연료전지는 연료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원이다. 이름만 보면 전기를 저장하는 전지(배터리)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직접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의 일종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전해질, 양극, 음극으로 구성된다. 수소연료전지에 공급된 수소가 음극에서 수소와 전자로 분리되고 분리된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며 전기를 생산한다. 한편으로 전해질을 통과한 수소는 산소와 결합해 물로 배출되는 구조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 생산과정 외에 전기 생산과정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 더 나아가 소음과 진동이 적고 공기를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일반적인 발전은 연료를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터빈을 활용한 운동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므로 에너지 형태가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전기로 직접 변환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다. 연료전지는 신에너지법 이전인 1987년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 제정 당시부터 대체에너지의 일종으로 법에 규정됐다. 2005년 신재생에너지법 체제에서는 신에너지의 일종으로 자리매김 했다. 2021년 수소경제 이행 촉진을 위한 기반 조성 및 수소산업의 체계화를 위해 수소법이 제정됐다. 수소법은 수소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제도와 함께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한 수소연료공급시설의 설치 확대를 유인하기 위한 규정을 담고 있다. 최근 개정된 수소법은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를 두면서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입찰시장을 열었다. 신재생에너지법을 통한 수소연료전지 촉진의 한계를 수소법을 통해 넘어서겠다는 의도다. 최근 제정된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은 연료전지발전사업을 분산에너지로 규정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제13조 이하는 대규모 건물의 소유자, 대규모 개발사업의 시행자에게 분산에너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 도시재생사업의 관리자, 혁신도시의 관리자, 산업단지의 관리자와 같이 대규모 에너지 사용이 예상이 되는 경우 일정 규모의 분산에너지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강제조항도 뒀다. 연료전지는 설치공간이 작고, 소음과 진동이 적게 발생하고 전기 생산과정에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적어 분산에너지의무 설치자로부터 상당한 선택을 받을 것을 보인다. 한편으로 분산에너지법 제23조 이하의 전력계통영향평가제도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대상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려는 사업자에게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다. 전력계통 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기를 사용하려는 사업자에게 분산에너지의 설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는 수만 대의 컴퓨터 서버와 서버를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장비로 가득 찬 공간이다. 데이터센터는 정전이 발생해도 서버는 계속 가동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정전 발생에 대비한 백업전원 구축에 신경을 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기 위해 연료전지를 선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미국 뉴욕 라담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진행된 3MW급 데이터센터 비상전원용 연료전지 실증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와 함께 호흡할 파트너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청정수소를 통한 수소연료전지발전이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활성화된다면 탄소중립과 대형발전소 및 송전망 건설회피라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연료전지발전이 해외 수출로 이어져 국가경제에도 기여하는 효자 발전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이동일 에너지 대표 이동일 법무법인 에너지 대표변호사

[김성우 칼럼]CCUS는 탄소감축을 넘어 미래 먹거리다

2023년 7월, 전세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더위와 마주하고 있다. 중국 신장은 섭씨 52.2도, 이탈리아 로마는 41.8도를 기록했고, 미국 아리조나는 26일 연속 43.3도를 넘기는 등 전세계 평균 기온도 관측이래 가장 뜨거운 7월로 기록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삶과 밀접한 탄소배출을 하루아침에 줄이기 어렵다보니 감축이행이 더디다. 이에 따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거나 배출될 탄소를 포집,저장, 활용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가 주목받고 있다. CCUS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땅이나 바다 속에 저장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한 물질로 바꿔 활용하는 기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를 전기화 및 수요관리와 더불어 3대 주요 감축수단 중 하나로 꼽았다. 선진국은 이미 세제지원 등 과감한 지원 정책을 도입해 CCUS 기술확보와 함께 시장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CCS에 대해 이산화탄소 톤당 85달러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캐나다는 CCS 투자비용의 50%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 준다. 호주는 CCS를 통한 배출량 감축이 일정 기준에 부합할 경우 탄소배출권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CCUS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과 관련 기술 진화 등에 힘입어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2021년 기준 연간 4000만톤에서 2030년에는 12억톤으로 늘어나고 관련시장 규모가 14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탄소배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CCUS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삼는 추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회사인 엑손모빌(ExxonMobil)은 2027년까지 170억달러 규모의 저탄소투자 계획에 CCUS를 포함했고, 유럽의 석유회사들은 북해 저장소를 활용해 석유회사에서 탄소관리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4월 CCUS를 통한 2030년 국가 감축목표를 기존 1020만톤에서 1120만톤으로 늘렸다. 이를 위해 연간 100만톤 탄소포집을 위한 대규모 실증과 함께 10억톤 규모의 국내저장소 확보,석유가스전 보유 국가의 해외저장소 선점, CCU상용화 및 수출패키화 등의 내용을 담은 ‘CCUS 산업활성화 및 기술혁신 추진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관련 제도를 통합,일원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해 2월 발의된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4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주요 내용은 사업 인허가 절차, 저장소 관련 규제, 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시설 설치·운영과 관련해서는 그 설치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했고, 이산화탄소 수송사업 때는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수송관 설치 때는 안전관리규정 승인 취득, 안전관리자 선임 신고, 안전검사 등 안전관리 기준을 반영했다. 더불어 저장소 발굴을 위한 탐사와 관련해서는 탐사승인을 받은 날부터 3년 이내에 탐사실적을 제출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한 차례 3년의 범위에서 제출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인증과 R&D 지원 등도 포함됐다. 기업들은 이미 뛰고 있다. SK E&S, 삼성중공업,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국내에서 포집한 탄소를 동티모르, 말레이지아, 호주 등 해외로 이송해 저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실현되려면 이산화탄소 수출입 및 저장소 보유국 간 긴밀한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정부간 협의와 관련 법체계의 확립이 급선무다. 탄소감축실적 인증도 병행돼야 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 그리스의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Capital Maritime Group)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송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으로,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무탄소연료인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하도록 설계한다고 한다. 세계 1등의 조선강국인 우리나라가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친환경 기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CCUS를 단순히 탄소감축의 수단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E칼럼] 지방에서 전기차 보기 힘든 이유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기나긴 장마와 역대급 재해를 몰고 온 7월 중순,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전기자동차가 화두로 떠올랐다. 개회식에서 전기자동차산업의 미래전망에 대한 전문가 초청강연이 이뤄졌다. 또 본 행사에서는 전기자동차 부문 특별 세션과 자동차 업계 대표이사의 특별 강연이 마련되는 등 전기 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함께 연결해서 생각해 보는 지식교류의 행사가 많았다. KPMG 인터내셔널의 ‘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와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 등 해외 주요 리서치 기관들은 오는 2030년 세계 전기자동차 점유율이 25~33%에서 최대 4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점유율 예측치 범위를 이렇게 최대 15%포인트나 넓게 잡은 것은 전기자동차가 각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및 활성화 정책과 배터리 원자재 수급난 여부,이차전지 기술의 진화 정도, 그리고 충전인프라 확충과 소비자 선호도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있고 여기에 변수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서도 전기차 산업 활성화의 가장 큰 변수는 주행거리와 충전인프라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한국전기연구원 본원이 위치한 경상남도 창원에서 학술대회 장소인 강원도 평창까지 이동할 때도 함께 참석하는 동료들과 렌트카를 이용했다. 그런데 차량 선택지에서 전기자동차는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 400km가 넘는 거리를 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켜고 전기차를 운행하려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소가 모든 휴게소에 있지도 않을 뿐 더러 충전 대기와 충전시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런 장거리 이동은 1년에 두세 번 있을까 말까 한 경우이지만, 그 때 예상될 수 있는 불편함이 전기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많은 제한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여전히 전기자동차는 출퇴근 등 근거리나 시내 이동 위주용 자동차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전기자동차가 장거리나 시외 이동용으로 일반화되고 활성화되려면 기본적으로 주행거리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도록 배터리 용량이 더 커져야 하고. 충전 시간 단축기술과 충전소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훨씬 더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런 제약 때문에 전기자동차 선호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필자가 지난해까지 근무했던 수도권 지역에서는 주행 중에 전기자동차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전기자동차 주차 공간이 항상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 근무하고 있는 경남 지역에서는 1인당 자동차 등록 비율이 0.6으로 0.5의 경기도 지역이나 0.3의 서울 지역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주행 중에 전기자동차 보기가 쉽지 않다. 전기자동차 주차공간은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여유가 있다. 따라서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상황에 맞춰 차별적인 활성화 전략을 세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구 대비 자동차 등록 비율이 1.0으로 가장 높은 제주 지역이 높은 전기자동차 비율을 달성한 것은 이유가 있다. 물론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을 시작한 제주 지역도 보급목표의 절반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했기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필자도 곧 20년이 되어가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요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이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어서 신차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것저것 생각해 볼 때에 선뜻 전기자동차로 결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마케팅 전략의 주요 공략 대상이며 입소문의 진원지로 알려진 선각 수용자(early adopter) 성향은 아닌 것 같다.손성호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EE칼럼]명분 없는 주택용 전기료 누진제 폐지해야

우리나라의 여름은 고온다습하다. 근래 들어서는 폭염이 더 잦아지고 강도도 세지고 있다. 올해도 장마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후온난화로 6월부터 때 이른 더위와 폭염이 닥치며 냉방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사무실이나 가게는 에어컨을 가동한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의 에어컨 사용은 아직도 적지 않는 부담이다. 폭염에 견디기 어려울 때는 도리가 없지만 가능하면 에어컨 가동을 줄이고 선풍기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전기요금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OECD 국가 중 상당히 낮지만 주택용은 아직도 누진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전기사용량은 300kWh 정도다. 이 중 2인 이상 가구의 월 전기사용량은 250∼500kWh로 전기요금이 대략 월 4만∼5만원이 든다. 에어컨을 1대를 매일 4시간 정도 가동할 경우 전기사용량이 두배 가까이 늘어나고 여러 대를 가동하면 더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여름철에는 가구당 전기사용량이 500kWh에서 많게는 1200kWh 까지 늘게 된다. 월 400kWh를 사용하는 일반가구에서 에어컨 2대를 매일 사용하면 전기요금은 22만원으로 늘어난다. 전기 사용량은 2배가 조금 넘게 느는 데 비해 요금은 4배로 늘어나는 불합리한 구조다.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제는 과거보다는 단계가 많이 축소됐지만 아직도 사용량이 많아질 수록 구간별로 kWh당 120원, 215원, 307원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전력사용량이나 피크수요 기여도가 훨씬 높은 업무용이나 산업용은 계시별 또는 단일요금이다. 아무리 많이 써도 사용량에 따른 단가는 동일하다. 여름철에 빌딩이나 상가에서의 과도한 냉방기 가동도 이런 요금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주택용에만 지금까지도 누진제를 적용해야하는 당위성이나 효과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진제로 인해 주택용 전력소비는 줄어들겠지만 이 보다는 국민들의 불편과 불합리한 비용부담으로 인한 부작용이 훨씬 크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받는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오를 것이고 반대면 내려갈 것이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냉난방 수요가 높아지는 여름철이나 겨울철에는 연료비가 높고 효율이 낮은 비싼 발전소까지 가동해야 하므로 한계비용, 즉 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수요가 많은 피크시간대에 요금을 높이고 반대일 때 요금을 낮추는 것은 이런 수급여건에 부합한다. 우리나라의 전기 수요패턴은 여름철에는 평일 오후부터 일몰전후까지, 겨울철에는 저녁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돼 공급비용이 높다. 따라서 이 시간대를 제외하면 수요가 높지 않고 공급비용도 낮아지게 된다. 최근 여름철 전력수요는 평일 주간시간대 8400만 kW를 넘나들고 있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평일에 비해 전력수요가 1000만 kW 이상 줄어든다. 최근 태양광 설비의 영향으로 피크 발생시간이 다소 불규칙하지만 대체로 저녁 8시 이후에는 전력수요가 줄기 시작한다. 주택용 냉방수요는 대체로 가족이 모이는 평일 저녁시간대와 공휴일에 많다. 이 시간대는 전력설비에 여유가 있어 공급비용이 낮은 시간대에 해당한다. 주택용 냉방수요가 늘더라도 전력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택용 요금구조는 전력설비가 남아돌 때는 사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족할 때 사용하게 하는 꼴이다, 수급여건과 비용에 부합되는 요금체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된다면 에어컨 사용에 따른 주택용 전기사용 행태나 요금 부담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주택용에도 실시간요금제나 계시별 요금제가 적용되면 여름철에 ‘요금폭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업무용과 산업용에는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10여년 전 부터는 주택용에도 시간대별 계량이 가능한 AMI 미터기가 보급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전력수급과 공급비용을 반영한 합리적인 요금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주택용 요금체계의 개선에 따른 효과는 크다. 첫째, 합리적인 전력소비가 이뤄진다. 구호만으로 소비억제를 외치기보다는 전력수급 여건이 투영된 요금신호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설비가 빠듯해 공급비용이 높을 때는 수요를 억제하고, 설비여유가 많은 시간대로 소비를 유도하는 요금정책이 필요하다. 둘째는 국민의 불편이 줄고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편익이 높아진다. 주택용 수요는 다소 늘어나겠지만 전력수급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셋째는 소비자 요금의 형평성 문제 해소다. 전력설비가 부족할 때 공장가동을 위해 일반가정의 에너지 절감을 강요하던 시대는 이미 옛날 얘기다. 불합리하고 경제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소비자간 차별적인 요금구조를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진화하는 전력에너지시스템에 맞춰간다. 에너지 절약도 무원칙한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이나 시간대별 요금으로 합리적인 소비반응을 유도해야 한다. 맹목적으로 주택용 전력사용을 규제하는 방식으로는 에너지절감도, 전력수급 정상화도 달성하기 어렵다. 분산에너지, 에너지프로슈머, 섹터커플링 등 전력산업의 변화와 사회경제적 발전에 부합하는 전력시스템 운영과 함께 요금구조를 손질해야 한다.이창호 가천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과 교수

[EE칼럼] 기후위기 극복과 COP28을 앞둔 과제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은 지난 6월26일 기온이 41.1도로 1961년 6월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도 다르지 않다. 올해 7월 미국 남서부에서는 49도의 살인적인 고온이 몇 일간 계속됐다. 데스벨리 지역은 16일에 53.3도까지 올랐다.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폭염 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 1월에 중국 신장 지역에서는 온도가 영하 52도까지 떨어졌다고 하니 지구가 기후 환경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산불과 관련해서는 캐나다 전역이 두 달 넘게 3000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고 그 면적 만도 우리나라 면적(9만8000만㎢)의 5분의 4를 넘는다고 한다. 특히 과거에는 자주 산불이 발생하지 않던 동부에서도 이례적으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며 이재민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유럽도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규모 산불 발생으로 5000여명이 대피하는 등 커다란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산불은 직접적인 피해 이외에 다른 지역의 공기질에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의 산불 연기는 북미 지역을 넘어 중남미와 유럽에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의 이슈가 이제 대기질 문제에 까지 깊이 파고들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폭염과 함께 집중 호우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시작된 장마가 7월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국 연강수량은 1306.3mm인데, 올해 7월 둘째 주 장마전선이 충청권에서 정체하며 지속적으로 장대비를 퍼부으면서 이틀간 충남 청양 450mm, 군산 406mm, 세종 368mm, 부여 353mm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불렀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강수량과 더불어 시간당 30~60mm의 집중 폭우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 폭우는 시간당 폭우와 함께 일일 강수량도 매우 커서 지금까지의 정부 대응 방식이나 관리 방식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 외국의 사례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파키스탄이다. 지난해 6월 몇 주 동안 파괴적인 홍수가 파키스탄 전역을 휩쓸며 10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약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처럼 폭염, 산불, 폭우, 가뭄 등의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자연 재해는 그 크기와 빈도, 그리고 범위가 갈수록 상상을 넘어가고 있다. 중국정부는 탄소중립과 관련해 2030년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최정점에 달하고 2060년까지는 탄소중립사회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에 설치된 태양광 용량은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설치 용량보다 크다. 풍력 분야도 설치 용량이 세계 최대규모로 2~7위 국가의 용량을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력 안정성이 문제가 되면서 현재 중국에서는 많은 수의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가 건설 중이다. 지방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석탄을 이용한 발전을 2021년보다도 많이 승인한 바 있다. 이는 기후문제보다도 시급한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 측면의 결정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미국은 한편으로 청정에너지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알래스카의 대규모 석유, 가스 시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런 모순적 상황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양 강대국도 모두 경제 성장과 배출량 감축 목표 감축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어느 정도의 시기에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상습적인 음모론이니 과학자들의 엄청난 거짓말 선동이니 하던 기후 위기의 문제가 이제 전 지구인들이 그 다급성과 합당한 실행 계획에 동의하는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각국이 정치 경제적 영역에서는 나름의 입장을 가지고 여러가지 상황을 저울질 하는 모양새다. 올해 11월에는 두바이에서 파리협정의 전지구적 이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첫번째 회의인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열린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한중간의 마찰 국면에도 미국의 존 캐리 기후 특사가 지난 16일 중국을 공식 방문하며 주요 기후 목표에 집중하고 협력하기 위한 어떤 의견을 도출하려고 한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 강대국이자 기후 환경과 관련해 전세계 오염 물질의 약 40% 정도를 발생하는 최대 오염원이지만 기후 환경의 정책과 우선 순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세계질서 아래서 우리나라는 COP28을 앞두고 원칙과 주요 정책의 우선순위 등 기초한 국가목표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실리를 쵀대한 챙겨야 한다.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EE칼럼]탄소중립,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에너지 절약부터

디지털 자산(Digital Equity) 전략 중심의 포용적 스마트시티로 잘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2011년 새로운 조례를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 권역 내 1만ft²이상의 모든 기축 상용건물의 에너지성능을 규제하는 ‘상용빌딩 에너지성능조례(EPO· Energy Performance Ordinance)’가 그것이다. EPO는 해당 빌딩의 주인(또는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규제로, 도시 내 비슷한 환경 및 규모의 빌딩들과 비교해 해당 빌딩의 에너지 성능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스스로 진단한 결과와 이를 기준으로 향후 건물에너지 성능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실행계획도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조례를 만들면서 권역 내 상용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매년 2.5%씩 줄여 2030년에는 1990년 소비량의 절반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2030년까지 기축 상용건물 중 50% 이상을 넷제로화하겠다는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목표에 부응하는 조례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가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아닌 건물주와 투자자에게 이런 의무를 부과한 이유는 명백하다. 세 들어 영업하는 사업자들이 에너지 소비 절감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또는 건물의 에너지설비가 노후화하거나 고장으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건물주 입장에서는 매월 부과되는 에너지 비용을 세입자에게 그대로 떠 넘기면 되기 때문이다.이 조례 제정 후 에너지 소비 절감이라는 지자체 목표 달성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로 이어졌다. 건물주들은 대부분 에너지설비 전문가가 아니어서 해당 건물의 에너지성능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줄 감리자와 에너지 소비 저감 계획을 만들어주고 실행할 전문기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는 EPO 같은 조례 도입으로 250개 이상의 에너지 성능평가 및 효율 개선 전문기업이 성업 중이다. 에너지 성능평가 및 효율 개선 기업들은 정확한 건물 에너지성능의 진단과 효율 개선계획 수립에 있어 건물 내외부의 에너지 소비 및 공급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당시 유틸리티 기업들이 독점하던 에너지 빅데이터를 민간에게 과감히 개방하게함으로써(예: 그린버튼얼라이언스) 창업기업들이 차별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애플에서 엔지니어로 있던 토니 파델이 에너지 효율 스타트업인 NEST를 2010년에 창업하고 이를 2014년에 구글에 32억 달러에 매각하면서 엑시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2년 한해 전 세계는 청정에너지 분야에 약 1조7000억달러(약 2경원) 이상 투자했다. 이 중 대부분이 기존의 중앙집중형 에너지 시스템을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바꾸는 재생에너지와 분산형 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한 새로운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선진화, 에너지산업을 디지털화하고 수송 분야를 전기화하는 데 집중 투자됐다. 이와 함께 이제는 글로벌 에너지의 주도권이 ‘자원보유국’에서 ‘기술보유국’으로 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도 잘 알 수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 강국인 우리에게는 탄소중립발 에너지 대전환이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탄소 전력으로의 에너지 대전환에 있어 글로벌 대기업들의 움직임과 함께 신기술 창조의 텃밭인 스타트업들은 더욱 활발하게 창업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이 중 특히 주목할 분야는 에너지 효율 분야로, 이 분야에만 61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최근 ‘스마트 에너지 절약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그 주요 대상으로 상업 및 공공 부문에 대한 에너지 절약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첨단 ICT 및 절약 신기술을 활용하고 수요관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으로, 에너지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효율향상 핵심기자재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 강화도 그 내용에 반영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형건물 목표 에너지원단위 제도의 도입’이다. 그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과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접근 가능한 에너지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새로 도입될 정부의 바람직한 규제 및 지원 정책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토니 퍼델과 같은 에너지 스타트업 창업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연구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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