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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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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칼럼]CCUS는 탄소감축을 넘어 미래 먹거리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30 06:57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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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2023년 7월, 전세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더위와 마주하고 있다. 중국 신장은 섭씨 52.2도, 이탈리아 로마는 41.8도를 기록했고, 미국 아리조나는 26일 연속 43.3도를 넘기는 등 전세계 평균 기온도 관측이래 가장 뜨거운 7월로 기록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삶과 밀접한 탄소배출을 하루아침에 줄이기 어렵다보니 감축이행이 더디다. 이에 따라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거나 배출될 탄소를 포집,저장, 활용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가 주목받고 있다. CCUS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땅이나 바다 속에 저장하거나 부가가치가 높은 유용한 물질로 바꿔 활용하는 기술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CCUS를 전기화 및 수요관리와 더불어 3대 주요 감축수단 중 하나로 꼽았다.

선진국은 이미 세제지원 등 과감한 지원 정책을 도입해 CCUS 기술확보와 함께 시장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을 통해 CCS에 대해 이산화탄소 톤당 85달러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캐나다는 CCS 투자비용의 50%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 준다. 호주는 CCS를 통한 배출량 감축이 일정 기준에 부합할 경우 탄소배출권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CCUS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정책과 관련 기술 진화 등에 힘입어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2021년 기준 연간 4000만톤에서 2030년에는 12억톤으로 늘어나고 관련시장 규모가 14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탄소배출이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CCUS를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삼는 추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회사인 엑손모빌(ExxonMobil)은 2027년까지 170억달러 규모의 저탄소투자 계획에 CCUS를 포함했고, 유럽의 석유회사들은 북해 저장소를 활용해 석유회사에서 탄소관리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4월 CCUS를 통한 2030년 국가 감축목표를 기존 1020만톤에서 1120만톤으로 늘렸다. 이를 위해 연간 100만톤 탄소포집을 위한 대규모 실증과 함께 10억톤 규모의 국내저장소 확보,석유가스전 보유 국가의 해외저장소 선점, CCU상용화 및 수출패키화 등의 내용을 담은 ‘CCUS 산업활성화 및 기술혁신 추진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관련 제도를 통합,일원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해 2월 발의된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4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소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주요 내용은 사업 인허가 절차, 저장소 관련 규제, 산업에 대한 지원 등이다. 이산화탄소 포집시설 설치·운영과 관련해서는 그 설치계획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했고, 이산화탄소 수송사업 때는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수송관 설치 때는 안전관리규정 승인 취득, 안전관리자 선임 신고, 안전검사 등 안전관리 기준을 반영했다. 더불어 저장소 발굴을 위한 탐사와 관련해서는 탐사승인을 받은 날부터 3년 이내에 탐사실적을 제출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한 차례 3년의 범위에서 제출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인증과 R&D 지원 등도 포함됐다.

기업들은 이미 뛰고 있다. SK E&S, 삼성중공업,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국내에서 포집한 탄소를 동티모르, 말레이지아, 호주 등 해외로 이송해 저장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사업이 실현되려면 이산화탄소 수출입 및 저장소 보유국 간 긴밀한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정부간 협의와 관련 법체계의 확립이 급선무다. 탄소감축실적 인증도 병행돼야 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일 그리스의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Capital Maritime Group)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송하기 위한 친환경 선박으로,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무탄소연료인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하도록 설계한다고 한다. 세계 1등의 조선강국인 우리나라가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친환경 기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CCUS를 단순히 탄소감축의 수단을 넘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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