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그린워싱 의심받는 기업ESG](http://www.ekn.kr/mnt/thum/202311/2023111501000716400034741.jpg)
필자가 다니는 학교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매년 교정의 단풍사진을 찍어서 올리는데 올해는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아 작년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는 가을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단풍이 제대로 들지 못한 탓이다. 이달 초순까지도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아 단풍여행을 갔다가 실망을 했다는 글들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이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해 사람들도 몸 소 느끼는 시대가 온 것 같다.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환경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왔다. 대중의 관심이 늘고, 친환경 제품 선호가 높아지자 기업들은 앞다투어 ‘환경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 ESG이다. 한때 ESG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제 ESG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펀더멘털과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나아가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시장 테마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김한성 자문역은 환경적 문제는 소비자 선호의 변화로 이어져 기업의 수익과 영업 마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회적 문제는 기업의 평판과 지지가 확산되면서 순차적으로 관련 규제와 세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거버넌스 문제는 기업이 조직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성별, 지역별 차별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유능하고 창의적인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ESG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공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적·물적자원의 투입이 늘어남에 따라 공시품질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공시품질이 올라가는 것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는 실정이다. 공시품질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데도 ESG경영은 단기 비용을 상승시킬 소지가 있기에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배척되거나 폄훼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공시품질이 재무성과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원용연 박사의 학위논문(신상윤교수 지도)’에 따르면 환경경영은 재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경영은 공시품질을 증가시키고, 공시품질을 통해 기업가치를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 비록 환경경영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증가시켜 재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킨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ESG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에게 비용을 증가시켜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증가시키기에 기업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과거 기업들은 ESG 중 사회적 책임(S)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하며, 단기적인 수익과 비용에만 신경 쓰며 실효적인 ESG경영은 방관했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ESG에서 소외되고 있는 환경보호(E)에 실효성이 있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도 이런 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현재 ESG는 기로에 서있다. 침체된 경제분위기 속에서 기업의 ESG가 단순한 그린워싱이 아닌가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FTC는 월마트가 친환경 제품으로 소개한 침대가 합성 레이온으로 만들어진 것을 적발하고 300만 달러의 벌금 부과와 함께 친환경 마케팅 표기 규제안인 ‘그린 가이드’ 개정에 착수했다. ESG는 이런 상황일수록 대중들에게 직접 와 닿는 환경보호(E)와 관련된 경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공시품질의 향상을 통한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ESG경영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기업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ESG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