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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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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의사협회의 오만함 누가 키웠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7 11:30

류덕기 수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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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기 수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지금 대학가는 한창 입시가 진행 중으로, 많은 미래의 주역들의 인생과 장래가 결정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대학 입학정원이 매년 4월까지 확정되기 때문에, 올 겨울 내에 복지부와 교육부가 의대 정원 확충에 대한 협의를 마쳐야 하지만, 한해라도 빨리 의대 정원확대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소임에 충실하려고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대한의사협회가 항상 그랬듯이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이를 저지하려고 하고 있다. 필자는 의료의 수혜자 및 소비자이며 경제학자 측면에서의 시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의대는 수많은 대학 학과 중에 하나에 불과한데, 그동안 정부규제에 의해 정원을 관리하면서 몇십년 동안 숫자를 제한하여 온 결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서 오는 시장가격의 왜곡현상을 표출하고 있다. 그 결과 요즘같은 입시철에 서울이건 지방이건 가리지 않고 의대 입학만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지원하고 있다. 국내 최고 일류대학의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의 재학생들마저 의대로 옮기기 위해 학업을 중도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초자연과학 분야의 인력 공동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시장에서의 접점(Optimum point)을 찾지 못하고 수량규제, 물량규제를 해온 정부주도정책 (Government Driven Policy)의 결과다.

그런데 여기에서 대한의사협회라고 하는 조직은 의사부족과 의료서비스 저하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특권을 지키기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의료진이라고 하는 직업인은 고소득자 엘리트인데 의사 본연의 사회기여적 역할인 필수의료 진료과 지원은 기피하고, 보다 사적 이익창출에 유리한 특정 진료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행태를 보이며 의대 정원 증원에 적극 반대하는 모습은 볼썽 사납다. 그 저변에는 엘리트이즘과 특권층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국내에서 의대를 들어가는 문은 대학에서 그 어떤 학문으로 들어가는 문보다도 좁다. 이렇게까지 대박효과를 만들어 놓은 다른 학문이 어디 있는가? 그러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보장된 인생이 펼쳐지고,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모든 학생, 학부모가 전부 의대 입시에 몰입하는 코메디와 같은 교육계를 시현하고 있음이 과연 바람직한가?, 유일하게 의대만이 이런 상황인 것은 의대 정원 동결이 의사집단의 반대로 계속되던 과거부터의 잘못된 결과이므로, 이제부터라도 이를 고치려는 선진 정부의 의지에 부합하여야 진정한 선진시민으로서의 의료진이라 할 수 있다.

독일과 같은 선진국은 인구 천명당 의사가 OECD 에서도 최고 상위 수준인 5.7명인데도 최근 의대 정원을 50% 확대한다고 하자, 의료계가 대환영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OECD 통계에서도 평균 3.7명에도 못미치는 2.1명 수준의 꼴찌 임에도, 그렇게 높은 고임금과 고소득을 자랑하는 의사들의 이기심과 오만함을 어떻게 봐야하는가? 우리보다 후진국들도 의사 수는 충분하니, 지표 상에는 우리 보다는 선진국이다. 그들 의사들의 급여나 소득 수준도 일반 직장인들과도 엇비슷한 그 수준이 진정한 의료 선진국 모형이다.

의사들이 시장에서 자신들의 희소성 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한다면, 국민복지를 위해서는 이제부터는 외국에서 의대 졸업한 인재를 적극 수용하는 정책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복지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수요조사 결과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현재 의대 정원인 3058명 대비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 이후 2026학년도 최소 2288명·최대 3057명, 2027학년도 최소 2449명·최대 3696명 등은 국외에서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 유학생들로서, 채워주기를 바라고, 이제 부족 직업군인 의사도 글로벌하게 선진국으로부터 수급되는 시대가 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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