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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감독권, 행안부? 금융위?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요약>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기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에만 금융위가 감독권을 행사하는 대부업법, 주무부서와 금융위가 동시에 감독권을 행사하는 농협법, 수협법을 참고할 만하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예금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올리는 게 더 반갑다.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누가 행사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행정안전부는 지금처럼 자신이 행사하길 바란다. 금융위원회는 괜히 맡았다가 탈이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하는 모습이다. 열쇠를 쥔 국회는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감독권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감독권 이관은 대부업 사례가 있다. 금융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대부업체에 대해서만 감독권을 행사한다. 중·소형 대부업체는 지자체 소관이다. 농협, 수협 사례도 있다. 주무부서(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와 금융위가 동시에 감독권을 행사한다.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손질할 때 참고할 만하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선 감독권보다 예금보호한도가 더 중요하다. 차제에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문제도 진지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 처음엔 재무부가 감독권 행사새마을금고는 1963년 경상남도 산청에 설립된 하둔신용조합을 효시로 한다. 1970년대 들어 새마을금고는 새마을운동의 역점사업으로 탄력을 받았다. 서울에선 1972년 난곡금고가 처음 설치됐다. 이로써 새마을금고는 출범 10여년 만에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게 됐다.1972년 정부는 신용협동조합법을 만들었다. 신협법은 신협과 새마을금고(당시 마을금고)를 대상으로 했다. 법은 84조에서 "재무부 장관은 조합 및 연합회를 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다만, 마을금고 및 마을금고연합회의 신용업무 이외의 업무에 관하여는 내무부 장관이 재무부 장관과 협의하여 감독한다"고 정리했다. 재무부 장관은 지금은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출범한 뒤 기재부에서 하던 금융 업무 일체는 금융위로 넘어왔다. 내무부 장관은 지금은 행안부 장관이다. 1983년 독자적인 새마을금고법이 제정되면서 감독권에 변화가 왔다. 제정안 34조는 "새마을금고 및 연합회는 내무부 장관이 감독한다. 다만, 신용사업에 대하여는 내무부 장관이 재무부 장관과 협의하여 감독한다"고 규정했다. 새마을금고에 대한 주 감독권이 재무부에서 내무부로 넘어갔다. 연합회는 현 새마을금고중앙회다. 새마을금고법을 만들 때 재무부와 내무부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서로 자기가 주무부서를 맡으려 했다. 신용사업은 재무부, 조직·운영·관리 등 전반적인 업무는 내무부 소관으로 하려던 조정은 실패했다. 결국 주무부서 자리는 내무부가 차지했다.제정법의 틀은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신용사업과 공제사업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금융위원회와 협의하여 감독한다"(74조)로 일부 수정됐을 뿐이다. 이처럼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둘러싼 갈등은 뿌리가 깊다. 부실 우려가 나올 때마다 논란이 되풀이된다.◇ 금융위로 넘기라는 주장원래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권은 재무부, 곧 금융당국에 있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법을 따로 만들면서 감독권이 내무부, 곧 행안부로 슬쩍 넘어갔다. 따라서 감독권을 금융위로 옮기는 것은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보내는 셈이다.새마을금고와 같은 상호금융사인 농협은행, 수협은행은 주무부서가 따로 있음에도 불금융위에 감독권을 부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무부서인 농협법은 "금융위원회는 조합의 신용사업과 농협은행에 대하여 그 경영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독을 하고, 그 감독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162조 ⑤항).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감독권을 행사한다(162조 ①항). 해양수산부가 주무부서인 수협법은 "금융위원회는 조합의 신용사업과 수협은행에 대하여 그 경영의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감독을 하고, 그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169조 ⑤항). 물론 해양수산부 장관도 감독권을 행사한다(169조 ①항). 신협은 재무부의 뒤를 이어 금융위가 감독권을 행사한다. 2015년 대부업법 개정은 감독권을 지자체에서 금융당국으로 옮긴 사례다. 개정안은 대형 대부업체에 대해 시·도 지사가 아니라 금융위에 등록하도록 했다(3조 ②항). 개정안은 제안 이유에서 "대부업 및 대부중개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등록·감독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다만 중소 대부업체는 예전대로 지자체가 관리하도록 했다. 새마을금고는 자산이 총 260조원에 이른다. 개별 지방은행보다 훨씬 크고, 웬만한 시중은행 못지 않다. 본점수만 1300개에 가깝고, 거래자수는 2200만명에 육박한다. 덩치로 볼 때 새마을금고는 전문성을 갖춘 금융당국이 정밀하게 관찰하고 감독하는 게 타당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행안부에 그냥 두라는 주장금융위가 감독권을 행사하면 부실 금융사가 사라질까? 천만의 말씀이다. 멀리는 1990년대 말에 터진 아시아 외환위기, 가깝게는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라. 금융감독 당국이 눈에 불을 켜도 금융위기는 주기적으로 되풀이된다. 찰스 킨들버거 교수(전 MIT)는 명저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금융위기를 "계속 피어 오르는 질긴 다년생화"라고 부른다.금융당국은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부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도 막지 못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협동조합이다. 계, 향약, 두레 등 전래의 상부상조 정신을 계승했다. 행안부는 감독권이 금융위로 넘어가면 건전성 유지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본래의 서민금융 기능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 감독권 넘기는 개정안 발의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용·공제사업에 대한 감독권을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넘기는 게 핵심이다. 강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건전성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해 전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무난하게 처리될지는 불투명하다. 주무부서인 행안부는 당연히 반발이 예상된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선뜻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개정안 발의에 참여한 12명은 전부 민주당 소속이다. 일부 대형사에만 금융위가 감독권을 행사하는 대부업법, 주무부서 장관과 금융위원장이 동시에 감독권을 갖는 농협법·수협법은 새마을금고법을 손질할 때 참고할 만한 선례다. ◇ 예금보호한도 1억원이 더 급하다7월 초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예금자보호기금이 설치돼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를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새마을금고법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예금자보호준비금을 설치·운영한다"고 규정한다(71조). 5000만원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은행, 증권사, 보험사, 저축은행 고객들이 받는 예금 보호 한도와 같은 액수다.예금자보호법에 따른 한도는 23년째 같은 액수다. 그동안 1인당 소득, 예금액이 몇 배로 불어난 것을 고려하면 고칠 때가 됐다. 사실 고객 입장에선 누가 감독권을 갖느냐보다 자기가 맡긴 돈을 언제든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미 한도를 높이자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여러 건 국회에 제출돼 있다. 예금자보호법이 바뀌면 새마을금고 등 개별법에 따라 예금자를 보호하는 다른 금융사들도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첫째가 예금보호한도 상향이고 그 다음이 감독권 이관이다. <경제칼럼니스트>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국회에는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기는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사진=연합뉴스

[기자의 눈] 암치료제 무상제공 유한양행의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유한양행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 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국민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될 때까지 원하는 환자에게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혀 폐암 환자들이 크게 환영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무상제공은 국내외에서 종종 시행되는 ‘동정적(同情的) 사용제도(EAP)’의 하나이다. 원래 제약사가 아직 허가가 나오지 않은 임상단계의 신약을 시한부 암환자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제공하는 제도인데 유한양행이 이미 치료제 허가를 받았음에도 보험급여 적용 전까지 무상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내에 유례가 없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동일계열의 기존 치료제는 비급여라 환자 1인당 약값만 연간 7000만원 이상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의 이번 결정은 제약사의 사회공헌 측면에서 큰 이정표를 남길만한 결정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무상제공이 기업수익의 사회환원을 강조한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이정희 대표(전)의 취임 이후부터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 도입상품 판매보다 자체개발 혁신신약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성과가 활발했다. 이같은 기업 체질 변화는 2021년 3월 취임한 조욱제 대표(현)에 이르러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유한양행은 사회공헌을 본업으로 하는 공익재단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1971년 별세한 유일한 박사는 전 재산을 공익재단인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증했고, 최대주주가 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유한양행의 배당수익을 받아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렉라자 무상제공 결정으로 다른 기업이라면 수 백억 원을 벌어들일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겠지만, 유한양행은 대주주가 공익재단들이라는 점에서 이런 우려를 덜 수 있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무상제공 결정은 △창업주의 사회환원 △대표이사의 신약개발 △대주주의 사회공헌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결정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 무상제공 결정이 다른 제약사로 널리 확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유한양행의 ‘선한 영향력’이 제약업계 전체에 좋은 이미지로 연결될 것은 분명하다. kch0054@ekn.kr김철훈 기자 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이슈&인사이트]민주노총,뭐를 위한 총파업인가

지난 7월 5일 필자는 퇴근길에 승용차로 경복궁역에서 시청 앞까지 가는데 약 1시간이나 걸렸다. 다음날인 6일 오후에도 본가에 가던 길에 시내를 피하고자 사직터널 방향으로 차를 몰았지만 거기도 주차장이긴 마찬가지였고 수많은 차량 물결 속에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말았다. 평소 사회적 약자로 여겨지는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쟁취하는 것에 비교적 관대한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분노가 치밀었다. 도로 막힘의 이유를 알고 보니 민주노총이 7월3일부터 15일까지 2주 동안 산별노조를 동원해 시내에서 이어달리기식 파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온 나라와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후쿠시마 원전처리수 방류 문제로 시끌시끌 해서 민노총이 총파업을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찾아봤다. 총파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니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권을 말살하려 공격했기에 지금 견제하지 않으면 퇴행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윤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 퇴진시키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란다. 출범 1년 만에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비현실적 아니냐는 물음에는 박근혜 정부의 예를 들어 퇴진 압박을 계속하면 가능할 것이란다. 정권 퇴진을 내건 총파업의 적절성에 대하여는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노력이라고 주장한다. 정치파업이 불법 아니냐는 물음에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게 정치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나라라며 법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가 5년만에 파업에 동참한 이유에 대하여는 정부의 임금동결, 노조 회계자료 공개, 단체협약 시정 요구 등에 대한 반발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의 구체적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노동정책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의 노사 법치주의 회복, 노동개혁이라는 주장에 대하여는 노조파괴, ‘천박한’ 노조관, 노조 때려잡기 등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밖에도 많은 내용이 있으나 너무 상세한 것은 언론 보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략한다.노동자의 조직권과 파업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지만 관계 법률이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적법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차로를 점거해 시민에게 많은 불편을 주는 파업 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민주노총의 파업과 그간의 행태를 보면 그들이 원하는 윤 정권의 퇴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많은 국민은 건설노조의 조폭 같은 행태에 분노해 오다가 윤 정부 들어서 정상화되는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운송노조나 택배노조, 기타 여러 산별노조에서 조직력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어 간 것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기아차나 현대차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 평생 자동차 가격을 20~30% 싸게 구입하거나 가족들을 우선 채용한다는 일자리 세습을 규정한 단체협약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국민 세금의 지원을 받는 모든 조직은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도 상식이다. 과거 잘못된 수많은 관행에 대해 민주노총이 단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도 국민은 알고 있다. 노동자들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중산층이다. 그들보다 어려운 수많은 비정규직이나 일자리조차 갖지 못한 이웃들이 많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전기요금 등 에너지 가격은 많게는 2~3배씩 올랐지만 지난 정부에서 올리지 않았기에 지금 우리가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위기와 미중 패권경쟁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고,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던 삼성전자조차 전년 대비 분기 이익이 96%나 줄었다. 작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우리만 겪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이런 때에는 허리띠 졸라매고 함께 노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생각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제 욕심만 채우려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목적은 결코 달성할 수 없다. 국민의 불편과 어려움에 눈감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익을 생각하는 한 민주노총의 미래는 없다.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E칼럼] 시나브로 전기차 시대

지난 6월 30일, 1905년부터 118년간 운영했던 전남 화순탄광이 문을 닫았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주력 에너지인 석탄이 퇴장하는 순간이다. 한창때는 전국적으로 300개의 광산에 5만명이 넘는 광부들이 광산업에 종사했다. 1980년대 초 7급 공무원 월급이 약 11만원일 때 광부 평균 월급은 25만원을 넘기도 해 목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며 경쟁률이 50대1에 달하기도 했다. 석탄 산업은 산림녹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산림이 파괴됐고 이후 전후 복구와 난방을 위해 그나마 남아있던 산림까지도 훼손돼 전국이 민둥산이 됐다. 국제연합(UN)이 ‘한국의 산림 황폐화는 치유 불가능하다’고 했을 정도다. 당시 정부가 한 일은 연탄을 보급하는 것이었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나무를 심는 예산을 지원받았는데, 이 돈을 연탄을 보급하는데 썼다. 월드비전에서는 산림녹화 지원금을 떼먹는 것으로 오해했다. 이에 정부는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것을 줄여야 나무심기가 성공한다는 논리로 설득했다. 그 뒤로 석유와 가스가 보급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석탄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특히 기후변화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면서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천연가스에 비해 2배 쯤 되는 석탄 소비량을 전력 부문에서 줄이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역시 점차 폐쇄되고 있다. 전력 부문 저탄소화의 중요성을 전기차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2021년 기준으로 16년 동안 24만km 주행 시 중형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생애주기(생산∼사용∼ 폐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기차는 약 39톤으로 내연기관차(약 55톤)의 70% 수준이다. 전기차 배출량은 배터리 제조에 5톤, 차량 제조에 9톤, 전기 생산에 26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더 나아가 배터리를 제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약 30%는 전기 사용으로 인한 것이다. 결국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전기차는 EV(Electric Vehicle)가 아닌 EEV(Emissions Elsewhere Vehicle), 즉 ‘다른 곳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가 될 수 있다. 덴마크는 풍력의 나라다. 국가 전체 전력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풍력이 감당한다. 2019년 9월 15일에는 풍력발전 생산량이 덴마크 전체 전력 수요를 초과하기도 했다. 문제는 바람이 불지 않을 때다. 덴마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풍력으로 만든 전기를 전기차에 저장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를 이동식 보조 배터리로 만드는 것이다. 모든 집과 사무실 주차장에 충·방전 시설을 설치하는 거대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맹주로 돈 냄새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맡는다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 일에 빠질 리가 없다. 자사의 전기차 충전소인 수퍼차저에 오토비더(Autobidder)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해 전기차 소유자가 요금이 쌀 때 배터리에 충전하고, 비쌀 때 전력회사 또는 수요자에게 팔도록 거래를 자동화했다. 테슬라는 중간에서 거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는다. 호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 전기 요금의 변동성이 크다. 테슬라는 이미 여기에서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1979년 UN 주도로 달의 천연자원에 대한 소유를 금지하는 달 조약을 체결했지만 미국, EU, 중국 등 대부분이 가입하지 않았다. 2015년 미국 정부는 ‘상업적 우주발사 경쟁력법’을 제정해 민간기업의 우주자원 채굴과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다. 전기차 모터의 영구자석에는 디스프로슘이라는 희토류가 들어간다. 일론 머스크는 중국이 장악한 희토류에 대항해 희토류를 쓰지 않는 모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소유한 스페이스X에서 만든 50m 길이의 스타십을 달에 보내 달 표면에 존재하는 디스프로슘과 같은 희토류를 채취하려 한다. 중국은 지난 12년간 약 30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전기차 제작업체에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보조금 지급을 폐지했지만, 여전히 전기차 비중이 30%에 달할 만큼 잘 팔리고 있다. 10년 전 쯤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가 내연기관차는 서구보다 100년 뒤졌지만, 전기차는 앞설 것이다"라고 한 중국 공무원의 말이 떠오른다. 요새 필자가 근무하는 울산에도 전기 택시가 많이 보인다. 얼마전에 택시를 불렀는데 전기 택시가 왔다. 운전기사분의 말로는 내연기관차를 운전할 때는 연료비가 한 달에 90만원이 나왔는데, 전기차로 바꾸고 나서는 한 달 전기료가 19만원 정도라고 했다. 차 가격만 좀 내려가면 전기차 시대는 정해진 미래인 것이다.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면 위기에 빠진다.위기가 오기 전에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는 전기차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기자의 눈] 민주당의 무책임한 정치, 결국 피해는 국민들 몫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정치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정당이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행동을 하면 사회와 국가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게 된다. 하물며 대한민국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자세는 국정의 한 축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 국정을 바로 잡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최근 모습은 거대 야당의 책임 의식에서 벗어나 보인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움직임 등에 대한 대응이 그렇다. 과학과 사실을 바탕으로 한 차분한 대응보다는 한 마디로 ‘괴담’ 수준의 정보들을 가지고 국민의 불안 정서를 이용하는 듯한 선동적 모습까지 엿보였다. 그러니 민주당의 단식과 농성, 장외 집회, 일본 항의 방문 등 각종 대여투쟁이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갖거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아닌가. 국내·외 과학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권위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최종보고서를 내놓은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국민 불안을 내세우며 반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이제 비과학적인 괴담 유포로 인해 어업인과 수산업자,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부산 어업인들은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며 ‘오염수 괴담’을 멈춰달라는 집회까지 열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논란도 마찬가지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일가와 땅과 관련이 있다는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는 사실들을 보면 그 의혹의 근거를 납득하기 어렵다. 급기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속도로 건설을 전면 백지화했다. 원 장관의 조치도 이해할 수 없지만 결국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으로 애꿎은 양평 주민만 정쟁의 희생양이 됐다. 민주당의 이런 의도는 자명해보인다. 그저 당정의 문제점을 최대한 부각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논란 등의 수 많은 악재들을 덮고 ‘물타기’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총선까지 끌고가려고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경우는 과거 사드나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괴담과 달리 그 효과도 미미한 것 같다. 오히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쯤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처럼 무리수를 두다가는 호재가 악재로 변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제1야당이면서 168석을 가진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 원내 제1당이다. 민주당은 168석이 가진 큰 힘으로 큰 책임이 따르는 정치에 임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들을 정쟁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ysh@ekn.kr윤수현 증명사진

[EE칼럼] 주요국 핵심광물 확보전쟁 남의 일 아니다

첨단산업의 발달과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으로 글로벌 핵심광물의 수요가 급증세다. 미국과 EU는 물론이고 중국도 핵심광물 확보전에 가세했다. 중국 상무부는 오는 8월1일부터 고성능 반도체와 전기차 등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해 수출 전 제한 조치를 단행키로 했다. 이들 광물을 국외로 반출하려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글로벌 핵심광물의 수요 증가는 최근 크게 늘어나는 IT, AI,재생에너지 등 신 산업 급성장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DC)에 따르면 금속광물 사용량은 2017년 90억톤에서 2060년 200억톤으로, 비금속광물은 같은 기간 440억톤에서 860억톤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파리협정의 영향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파리협정 목표 이행을 위해서는 2040년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 확대에 따른 핵심광물의 총 수요가 2020년에 비해 4배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또 같은 기간 전기차 및 배터리, ESS 등과 관련되는 핵심광물 수요는 리튬 24배, 코발트 21배, 니켈 19배, 흑연 2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7배, 구리 2배, 규소 2.3배 증가하고 태양광 발전 보급 확대로 갈륨, 인듐, 텔루륨 등 희소금속 광물의 수급 불균형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수소에너지의 빠른 증가로 전해조에 필요한 니켈과 아연, 연료전지에 필요한 백금속 원소 등의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할 때 주요국의 핵심광물 확보전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중국은 주요 광물의 세계 최대 보유국이지만 철, 비철금속 부존량은 적어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최근 생산 수요 급증으로 핵심광물의 대외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의 주요 광물 생산 점유율은 희토류 60%, 텅스텐 84%지만 철광석(78%) 크롬(98%) 코발트(95%) 니켈(90%) 구리(82%) 등 핵심광물의 대외 의존도는 50%를 웃돈다. 하지만 중국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해외 광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외 광물개발에 나서는 중국기업들은 대략 3단계 확보 전략을 구사한다. 1단계(1980~2004년)는 국유기업이 주도해 해외 광물개발에 나섰다. 2단계(2005~2013년)는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이 함께 했다. 중국 유색광업그룹의 잠비아 구리-코발트광 개발사업, 중국 알루미늄의 페루 구리광 사업, 지언니켈의 캐나다 니켈광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3단계(2014년~현재)는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국유기업이 지원 또는 함께하는 전략이다. 오광그룹의 페루 구리광 사업, 간평리튬의 캐나다 리튬, 즈진광업의 세르비아 구리광 사업 등이다. 중국은 지금도 꾸준히 자국내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산업 고도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공급망 불안정 및 무역 보호주의 등 여러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핵심광물은 특정국에 매장과 생산이 집중돼 대체재 확보가 매우 어렵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산업과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지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 EU,일본, 캐나다, 호주 등 세계 주요국은 핵심광물의 공급망 붕괴로 인한 국가안보 및 경제 안정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광물의 공급망확보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핵심광물 목록을 지정.갱신하고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광물 선정에 있어 미국, 유럽과 같은 자원 소비국은 핵심광물의 공급 안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자원부국인 캐나다와 호주는 자원량, 경제적 중요성, 저탄소 제로의 전환, 시장 규모 및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해 동맹국에 지속적으로 광물을 공급하는 목표 아래 광물을 선별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EU, 중국 등 3국 모두에 포함되는 핵심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니오븀, 탄탈륨, 베틸륨, 희토류 등인데 이외 크롬, 지르코늄 등은 미국과 중국이 모두 필요로 하는 광물로 두 국가간의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한편으로 자원보유국들은 수출 승인제, 쿼터 제한, 수출세 부과 등 여러 제도와 법으로 핵심광물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런 조치는 더 강화될 소지가 크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훨씬 심각하다. 핵심광물과 소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제품생산에 필수인 핵심광물의 안정적 수급은 기업 존립을 좌우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하며 자원빈국인 일본의 경우 정부가 민간 종합상사를 앞세워 해외에서 에너지,광물을 안정적으로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는 수입 가격을 안정시키고 무역수지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유망한 기업과 좋은 기업은 필요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정부와 기업은 산업 성장을 위해서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한 광물을 확보하는 데 보다 세밀한 전략으로 자원외교에 나서야 한다. 여러 국가에 가서 양해각서 100개를 체결 하는 것 보다 1개라도 본 계약을 체결해서 기업에 보탬을 줘야 한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는 민간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자원확보에서 도 민간기업이 중심이 되고 공기업이 지원하는 ‘민관 합동작전’이 필요한 시점이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이슈&인사이트]생활용품 안전성,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야

어린이는 누구보다 안전사고에 쉽게 노출되고 사고 발생시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안전 취약계층이다. 장난감 총이나 완구류, 킥보드, 자전거, 롤러 블레이드 등으로 인한 생활속 어린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은 절대적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 개념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제품도 완벽하게 안전한 제품은 없다. 현재 안전하다고 인정받는 제품도 과학기술 발전으로 미래에는 새로운 위해성이 발견될 수 있다. 석면은 100년 전에는 널리 사용돼 왔지만 현재는 발암물질로 취급 받고 있다. 안전 개념은 시대에 따른 사회적 기대수준과 소비자 의식수준에 따라 변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대학을 다니던 1970∼1980년대 시내 커피숍에 들어가면 담배 연기가 자욱했지만 담배의 간접 흡연 위험성에 대해 항의하는 소비자는 없었다. 어른에게는 안전한 제품이 어린이에게는 안전하지 않아 안전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장난감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용품도 어린이 안전 고려해 디자인하고 설계해야 한다. 어린이가 녹즙기를 가지고 놀다가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나자 채소 투입구를 길게 하여 손가락이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설계를 변경했다. 전기 포트를 거실에 세워 두고 사용하던 중 7개월 된 아이가 이를 만지다 넘어져 뚜껑의 빈틈으로 뜨거운 물이 새어 나와 아이가 3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이 경우 전기보온 포트가 제품출시 당시 안전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뚜껑이 닫혔음에도 물이 새는 것은 제조 설계상 결함이며, 제조물책임법에 근거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 또 다른 사고 사례로 아이가 싱크대 위에 있던 믹서를 내려 전원을 연결하여 작동시키는 순간 컵이 깨지면서 튀어 나가 어린이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칼날이 노출된 상태에서는 제품이 작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 옷은 화상에 강해야 한다. 안경이 벽에 부딪혀 안경 깨지면서 어린이가 실명한 사고가 있었는데, 안경 제조업자의 충격에 강하다고 선전한 것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성인 신발에서 납성분초과 검출된 중국산 신발이 리콜 된 바 있는데, 이는 납 성분이 성인의 발에 투입될 수 있어서 리콜 된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성인 신발을 어린이가 빨아서 문제가 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어린이용 줄 끈이 달린 후드 T 셔츠(가디건 포함) 는 판매할 수 없다. 이유는 어린이 후드 옷 모자 부분에 달린 줄이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걸려서 미끄럼 틀에서 내려 오는 어린이 목을 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등에서 NO WIRE !! 가 대세이다. 장난감 등 생활용품에서 긴 끈이나 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 되고 있다. 어린이 목을 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곰 인형 눈이 쉽게 떨어져 아이들이 삼킬 위험이 있는 경우 생산·판매할 수 없다. 이들 사고에서 모든 가정용품 디자인과 제조 과정에서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제품 자체의 품질이나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안전취약계층의 사용행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어린이 안전확보를 위한 제도적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2016년부터 시행 중인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모든 어린이용품은 KC 인증을 받아야 하고 사업자에 부과하는 위해사실 의무보고, 정부 직접 리콜, 주의경고 표시 등 어린이 안전을 위한 강한 조치를 담고 있다. 어린이용품, 어린이 관련 시설 등 어린이 안전에 규정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고 안전을 위한 제품과 아이디어 및 기술개발도 지속돼야 한다. 어린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장마철이다. 우산 8 면중 2면 조각이 투명한 어린이 우산, 우산 살 끝 및 대 끝의 모양이 플라스틱 큰 원형으로 제작된 우산, 밤에 시각적 안전을 위한 야광 처리된 우산을 들고 다니는 어린이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머스크 vs 저커버그, 왜 이리 싸우나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초거대 갑부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연일 싸우는 중이다. 상대방에 대한 조롱도 서슴지 않는다. 저커버그가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를 출시하면서 싸움은 더 거칠어졌다. 둘은 언제부터 사이가 틀어졌을까? 공언한 대로 양자 간 케이지 파이트가 과연 벌어질까? 앙숙이 따로 없다. 틈만 나면 싸운다. 미국 첨단산업을 대표하는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 이야기다. 머스크는 우리돈 300조원 재산을 보유한 세계 으뜸 갑부다. 전기차 테슬라, 우주업체 스페이스X,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그의 손 안에 있다. 저커버그는 우리돈 130조원 재산을 가진 세계 10위 부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으로 SNS 세계를 평정한 데 이어 스레드라는 신상으로 더 단단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머스크는 작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했다. SNS 1인자인 저커버그에 대한 선전포고다. 저커버그는 트위터 대항마인 스레드를 만들어 즉각 대응했다. 장군멍군인 셈이다. 두 사람은 케이지 안에서 싸우는 격투기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두 사람은 언제부터 사이가 틀어졌을까? 격투기는 과연 벌어질까? ◇2016년 로켓 폭발이 불화의 시작 2016년 9월1일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이프 커내브럴 우주발사 기지에서 팰콘9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발사 전 연소 시험 중에 로켓이 폭발했다. 그 바람에 로켓이 싣고 가려던 통신 위성도 폭발했다. 페이스북의 첫 인공위성인 아모스(AMOS)-6는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졌다. 저커버그는 2013년에 인터넷오알지(internet.org) 설립을 주도했다.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망을 보급하기 위해서다. 아모스-6 위성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작정이었다. 저커버그는 아프리카 방문 중 사고 소식을 들었다. 그는 "스페이스X의 발사 실패 소식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2017년엔 AI 놓고 설전 2017년 페이스북 라이브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인공지능(AI)에 대한 머스크의 우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저커버그는 "나는 AI에 아주 낙관적"이라며 "최후의 심판(Doomsday) 시나리오를 떠드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반격했다. "이 문제에 대한 저커버그의 이해력은 제한적이다." 머스크는 "AI가 핵탄두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할 정도로 AI 규제에 적극적이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생성형 AI, 곧 챗GPT가 나왔을 때도 머스크는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세계 유명인사들의 공동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한마디로 저커버그는 AI를 유토피아, 머스크는 디스토피아로 본다. ◇2018년 개인정보 수집 스캔들 2018년은 저커버그에게 고난의 행군이었다. 연초 영국 캠브릿지 애널리티카라는 컨설팅 업체가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 정보 수천만 건을 대량 수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정보는 2016년 미국 대선에 활용됐으며,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쓰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같은 해 3월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이용자 신뢰를 크게 저버렸다"며 사과했다. 4월 저커버그는 미 의회 청문회장에 불려나갔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사상최대인 50억달러(약 6조400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이 기회를 머스크가 놓칠 리가 없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페이스북에 개설한 공식 홈페이지를 지워버렸다. 그는 트위터에 "페이스북이 뭔데?"(What’s Facebook?)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2020년에도 머스크는 트위터에 ‘페이스북을지우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저커버그의 속을 긁었다. 한 영화배우가 "페이스북이 황제(Emperor) 한 명에 의해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올리자 여기에 답을 단 것이다. 머스크는 줄곧 저커버그를 프랑스 절대군주 루이14세에 빗대면서 약을 올리곤 했다. 2021년엔 페이스북이 이용자를 ‘정탐’(Spying)한다는 밈을 트위터에 올렸다. ◇2022년 트위터 인수, 2023 스레드 반격 2022년 가을 머스크는 440억달러(약 57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손에 넣자마자 경영진을 싹 교체하고, 직원 7500명 가운데 절반가량을 해고했다. 11월엔 정지 상태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풀었다. 앞서 트위터는 2021년 초에 있었던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트럼프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다. 당시 트럼프는 팔로어 8800만명을 거느린 최강 트위터리안 중의 한 명으로 꼽혔다. 이때 페이스북도 트럼프 계정을 막았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저커버그가 지배하는 SNS 세계에 강력한 훼방꾼이 등장한 셈이다. 저커버그는 즉각 대응책을 세웠다. 트위터에서 쫓겨난 직원들을 대거 채용했고, 프로젝트 92라는 암호명 아래 트위터 대항마를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때부터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말이 더 거칠어졌다. 올해 6월 21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머스크는 "무서워 죽겠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이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 조심하라"고 경고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케이지 파이트는 격투기를 말한다. 저커버그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격투기를 할) "장소를 대라"고 응수했다. 머스크는 즉시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에서 붙자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자신이 ‘월러스(Walrus)’ 기술에 능하다는 점을 은근히 과시했다. 월러스는 덩치 큰 바다코끼리다. 저커버그를 깔아뭉개겠다는 뜻이다. 세상 사람들은 저커버그 vs 머스크라는 ‘현피’가 이뤄질 가능성에 환호했다. ‘현피’는 온라인게임 은어로 현실에서 만나 결투를 벌인다는 뜻이다. 현실과 플레이어 킬(Player Kill)의 합성어다. 심지어 두 사람이 이탈리아 콜로세움에서 붙을 거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바로 이 시점에 저커버그는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Threads)를 7월5일 출시했다. 스레드는 닷새만에 1억명을 넘어서는 등 역대급 속도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스레드는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의 인스타그램 계정만 있으면 쉽게 로그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월간 활성이용자 수가 약 20억명에 이른다. 이 속도라면 스레드가 3억7000만명(2022년 말 기준) 수준의 트위터 가입자 수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9일 머스크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게시물에 "저크는 약골"(Zuck is a cuck)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여유만만이다. 그는 10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주말 동안 스레드가 가입자 1억명을 달성했다"며 "대부분 순 수요로, 아직 별다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트위터쯤은 금방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한 방 먹은 머스크 어쩐지 이번엔 머스크가 저커버그한테 한 방 먹은 느낌이 든다. 스레드 출시를 앞두고 저커버그가 일부러 머스크를 ‘도발’했고, 그 전략에 머스크가 넘어갔다는 것이다. 사실 격투기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 스레드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머스크가 난타전에 뛰어들면서 온 세상 사람이 스레드를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머스크가 스레드 홍보대사 노릇을 한 셈이다. 트위터를 인수한 뒤 머스크가 경영진을 바꾸고 직원을 대량 해고한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그들 중 핵심 인력이 스레드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의 계정을 풀어주자 광고주들도 발길을 돌렸다. 저커버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머스크에 일격을 가했다. 사실 저커버그는 2021년 10월 모회사 메타를 출범시킨 뒤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실패로 끝날 듯하다. 머스크는 2021년 12월 한 인터뷰에서 메타버스는 실체가 아니라 과장광고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스레드 출시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사내 변호사 명의로 "우리는 지적재산권을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경고하는 서한을 저커버그에게 보냈다. 스레드가 옛 트위터 직원을 채용해 트위터 영업비밀과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실제 소송이 벌어지면 세기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 2.0이라는 장기 프로젝트 아래 트위터를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용자들에게 금융장터를 열어주는 디지털 뱅킹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다. 이번엔 한 방 먹었지만 머스크는 뒤로 물러설 타입이 아니다.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게 바로 격투기다. 생존을 건 기업 간 전쟁은 사실 격투기보다 더 처절하다. 곽인찬의 뉴스가 궁금해 COMBO-US-TECH-THREADS-TWITTER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저커버그가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를 출시하면서 양자 간 경쟁은 더욱 고조됐다. 사진=AFP/연합뉴스 INDIA TECHNOLOGY THREADS APP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SNS 시장에 진입하자 저커버그는 스레드(사진)를 개발해 반격에 나섰다. 사진= EPA/연합뉴스

[기고] 포천에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천금같은 기회

[기고] 포천에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천금같은 기회 지난해 말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린 사건이 있다.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한이 무인기를 통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군은 격추에 실패했고, 이를 계기로 우리도 북한 무인기 도발에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드론사령부를 창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드론작전사령부가 하필 지난 70여년 오랜 세월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우리 포천에 창설될 것이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것도 포천 미래를 위해 첨단산업단지 유치를 꿈꿔온 6군단 부지 인근에 말이다. 포천 비상을 준비해오던 포천시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문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처음에는 포천에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는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6월29일, 군 수뇌부들이 포천시청에 찾아와 드론사령부 창설 계획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그런데 군 관계자들과 만나 정확한 계획과 포천시에 제시한 약속을 듣고난 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더 이상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 오히려 포천시 발전을 위한 큰 전기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까지 밝히게 됐다. 이유는 이렇다. 창설되는 드론작전사령부에선 드론을 일체 운영하지 않을 것이며, 인근에도 드론전투부대를 배치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공식화된 문서로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안보상황 및 군사시설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드론작전사령부 이전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군 당국 입장이었다. 무엇보다 군은 주민이 우려하는 소음이나 고도제한, 재산권 피해 등 추가적인 제한사항 발생도 없을 것임을 확약했다. 그리고 군은 포천시에서 추진하는 드론 및 국방 첨단 R&D 사업유치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것이 핵심이다. 포천시 입장에서 도시 특성이 반영된 비무기체계의 첨단 방위사업 R&D 단지를 유치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방부는 국방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 등 10대 첨단 국방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7년까지 국방비 중 R&D 비중을 1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70년을 희생하고, 또 한 번 양보한 포천이 이제는 과실을 거둬들일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우리 포천시는 이미 경기도 유일 드론특별자유화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드론작전사령부와 연계한다면 UAM(도심항공모빌리티)과 MRO(항공기수리) 등 민-관-군 첨단 드론클러스터의 선도적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 또한 포천에 위치한 주요 군 시설과 인접하게 첨단 방위산업단지를 조성하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야말로 민-관-군이 상생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포천에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을 찬성하는 이유다. 결코 반대할 이유가 없다. 포천시를 첨단방위산업 메카로 육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지역 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군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것인데,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국민이 군을 믿지 못하고 어떻게 안보가 구축될 수 있고,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는지 말이다. 이제는 군을 믿고 우리가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갈등을 끝내고 최첨단 방위산업 R&D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국가안보에도, 포천 발전에도 이로운 일이다. 불필요한 정쟁과 갈등으로 포천에 주어진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백영현 포천시장백영현 포천시장 백영현 포천시장. 사진제공=포천시

[기자의 눈] 신재생에너지정책, ‘고르디우스의 매듭’ 단칼에 풀리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단칼에 베이는 분위기다. 알렉산더 대왕이 아시아를 정복하는 사람만이 풀 수 있다는 고르디우스 전차의 매듭을 칼로 끊었듯이 말이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매듭을 푸는 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정복할 수 있을 만큼 전설에 비할 만한 어려운 과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를 개편하고 소형태양광고정가격계약제도(FIT)를 더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 시장의 한 축이었던 FIT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얽힌 매듭처럼 복잡했다. 특정 신재생에너지원을 육성하려다 보니 정책에 여러 가지 지원제도를 덧붙여 복잡하게 만들었다. 국무조정실에서는 지난 3일 문재인 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위법·비리를 2차 조사한 결과 총 5359건, 5824억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 버섯재배사·곤충사육사 등 가짜 농민으로 위장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운영했던 사실을 포착한 게 눈에 띈다. 이들이 농민인 척 태양광을 운영한 이유는 FIT의 우대 참여조건이 농민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FIT는 소규모 태양광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시작한 제도다. 태양광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은 태양광 RPS 고정가격계약과 현물거래시장, FIT 등이 있다. 세 시장은 담당기관, 참여조건, 입찰참여 방식, 발전수익 계산방식이 모두 다르다. 제도가 복잡하다 보니 태양광 시장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 등이 창궐했다는 이야기다. 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문가는 "강남에서 태양광 정책의 온갖 허점을 찾아내고 돈을 벌 수단을 찾던 스터디가 당당하게 열리고 있었다"며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주는 교훈으로 단칼에 문제를 해결하는 게 꼭 좋은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건설한 제국은 알렉산더 대왕 사후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태양광 업계에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면 재검토에 반발할 수 있어서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단순하게 만들더라도 소규모 태양광 등 일부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가치를 인정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소규모 태양광은 분산에너지로서 전력 소비지 인근에 설치돼 송전망 건설 부담을 덜고 전력 소비지에 바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 5월 국회에서 통과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돌파구로 보인다. 소규모 태양광은 분산에너지 특별법을 통해 가치를 인정하고 보상해준다면 태양광 시장을 이것저것 건드리지 않고도 소규모 태양광을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wonhee4544@ekn.kr이원희(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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