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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16일 세계 척추의 날…디스크와 협착증의 차이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두개골 밑에 경추(목뼈), 흉추(등뼈)를 지나 요추(허리)에서 천추 (엉치뼈) 미추(꼬리뼈) 까지의 긴 뼈가 척추이다. 머리에서 나온 신경이 척추 가운데의 통로인 척추관을 따라 다리로 내려간다. 이 곳이 좁아지는 증상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관에서 중간 중간 신경이 빠져나가는 구멍은 척추공이다. 여기가 좁아지면 ‘척추공 협착증’이다. 둘을 합쳐 ‘척추협착증’이라고 한다.척추협착증은 척추후관절(척추를 지지해 주는 관절)의 변형,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의 비후(두꺼워짐),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척추는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의 수분함량이 낮아지면서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데, 이 상황이 지속되면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면서 척추 뼈 간격이 좁아진다. 또 골극이라고 하는 작은 뼛조각들도 들쭉날쭉 자라고 자라나고 주변 인대도 탄력을 잃고 두꺼워지기 쉽다. 이런 퇴행성 변화는 척추관 속의 신경을 압박하고, 통증과 저림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흔히 디스크라 불리고 있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의 완충역활을 하는 디스크가 충격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에 균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이로 돌출이 되거나 쏟아져 나와 척수신경을 건드려서 신경 자극이 발생한다.손상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 자극이 유발된다. 추간판 내부의 수핵 또한 척추 뼈의 경계 너머로 터져 나올 수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추간판에 가해지는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정상적으로 경추 및 요추에 존재하는 전만 곡선이 무너지는 경우, 즉 목이나 허리가 구부러진 자세 혹은 같은 자세를 장기간 취할 경우에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여 손상이 잘 일어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개방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척추질환 진료 환자 수는 925만 5658명으로, 이 가운데 입원자가 50만 2312명이다. 80% 이상이 목과 허리의 디스크와 협착증 환자이다. 척추질환 분야 전문의들은 "척추협착증이나 디스크나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을 두고 서서히 병이 진행된다"면서 "대부분 퇴행성이며, 잘못된 생활습관이 발병 위험을 높이고 악화시키는데, 일반적으로 디스크보다 협착증이 더 긴 시간 동안 퇴행성 변성을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척추질환 중 흔히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로 널리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을 생각하지만 척추협착증이 의외로 많다. 허리의 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표적으로 허리통증의 내용이다. 디스크의 경우 앉거나 서 있어도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협착증의 경우는 대개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극심한 통증이 오지만,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잦아들고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 또한, 디스크는 다리를 조금만 올리려 해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한 요통이 발생하지만 협착증은 그렇지 않다.허리의 척추협착증은 초기에 요통이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엉치뼈와 허벅지 쪽으로 내려간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저릿한 증상도 나타난다. 디스크는 통증이나 다리 당김이나 방사통이 한쪽으로 오지만 협착증은 양쪽에 다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것이 진단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환자의 감각과 체감하는 통증 경로와 정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증상을 파악하고 치료방침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척추건강을 위해서는 척추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생활 습관, 즉 삐딱한 자세나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 목·등·허리·엉덩이 등 척추 주변 근육을 키우는 것은 대형 척추질환의 안전벨트이다.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 또한 금과옥조의 항목에 들어간다.매년 10월 16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척추의 날’이다. 척추질환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절한 예방, 치료법을 전하기 위한 건강 캠페인이다. 세계 척추의 날을 맞아 각자 척추건강을 위한 새로운 결심과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척추는 인체의 기둥이며, 신체 건강의 중심이다. 건강한 척추는 삶의 에너지,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천이다.anytoc@ekn.kr자료=대구우리들병원 건강정보 그래픽

[헬스&에너지+] 위암 예방, 내시경 검사로 조기발견이 지름길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정기 건강검진이나 진료를 통해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 중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화생성 위염) 진단을 받는 경우가 상당하다. 전문의들은 "위축성 위염은 위암의 출발점이며,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가는 분수령에 해당한다"고 경고한다. 위암의 주요 진행 과정은 ‘표재성 위염(단순 위염)→위축성 위염→장상피화생→이형성증→조기 위암’ 5단계다. 보통 10∼15년이 걸린다.국가암 등록통계를 보면, 국내 위암 발생률은 최근 10년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전반적인 사회경제 수준 향상으로 위생상태 개선, 그리고 무엇보다 제균치료 등을 통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헬리코박터) 유병률 감소에 의한 것으로 학계는 분석한다.위암은 크게 △장형 위암 △미만성 위암으로 나뉜다. 장형 위암은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젊은 층에서도 발생할 수는 있으나 대개 노령층에서 더 흔하다.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부분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만성 위암은 진행이 빠르고, 위 점막에 보이는 병변보다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에서 넓게 미만성으로 침윤하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위내시경을 하더라도 조기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는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위암은 빨리 진행하고, 예후(병의 경과 및 결과)가 좋지 않은 미만형 위암이 많고 조기 진단을 하기 어렵고 사망 위험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젊은층 위암의 문제점은 40세 미만의 경우, 직장인 검진을 제외하면 정기검진, 특히 위내시경을 일반적으로 잘 하지 않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젊은층 위암, 조기진단 어렵고 진행도 빨라 사망 위험 높다" 위 점막세포는 헬리코박터 감염, 고염식과 탄 음식, 조리 후 오래된 음식, 포장된 육류제품, 훈제육 등 질산염이 많이 함유된 음식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위염이 잘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오래 반복되면 위축성 위염으로 계속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위축성 위염을 가진 사람들은 내시경을 해보면 위 점막이 장세포처럼 바뀌는 상태(장상피화생)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표재성 위염은 위내시경 검사상 위 표면에 불규칙하게 발적(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있거나 손톱으로 긁은 듯한 붉은 줄이 빗살모양으로 나있는 경우다. 위축성 위염은 위 내벽을 싸고 있는 점막층이 위축(구겨지고 쭈글쭈글해짐)된 것을 말하는데, 위의 염증이 오래 지속되어 혈관이 보일 정도로 위점막이 얇아진 것이 원인이다.위벽 세포가 손상을 입으면 위산 분비량이 줄면서 위장 내부의 산성도가 감소한다. 위산에 강한 위상피세포가 위산이 없는 소장이나 대장 점막을 구성하는 장상피세포로 변하게 된다(장상피화생). 위점막에 무수한 융기를 볼 수 있으며, 위벽이 붉지 않고 회백색의 색조를 띈다.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있는 경우 위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장상피회생은 성인들의 20~30%에서 발견될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30대 11.3%, 40대 31.3%로 연령 증가에 따라 계속 높아지다가 70대는 50%에서 발견될 만큼 흔하다. 장생피화생이 있는 사람은 없는 경우보다 위암발생률이 10.9배나 높다는 논문이 있다. 장상피화생 단계를 벗어나면 이형성이 된다. 정상적인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암세포 형태를 닮아가는 과정으로, 거의 암에 가까운 병변이다. 위선종이라고도 한다. 이형성증이 발견되면 적극적인 조직검사를 통해 등급 및 암세포 동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속쓰림·소화불량 등 ‘복부 불편감’ 있다면 위내시경 검사부터위염 증상은 명치 부근의 통증,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로 매우 다양하지만, 만성 위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증상을 전혀 겪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위장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심한 염증이 생겨도 직접적인 증상을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위내시경 검사는 속쓰림·소화불량과 같은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받아야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30·40대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위암 예방 및 조기 발견의 지름길이다. 특히, 위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40세 이상은 1~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고 균을 없애는 것이 좋다. 이형성으로 진단되면 조기 위암에 준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위벽은 점막·점막 하층·근육층·장막층 등 4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위암은 암세포가 조직에 얼마만큼 깊이 침범했느냐에 따라 병기가 판정된다. 조기 위암은 종양이 점막이나 점막 하층까지만 침범한 경우에 해당한다. 점막 부위까지만 자리 잡은 암은 림프선 등 다른 경로로 전이될 위험이 거의 없다.이형성증이 진전하면 위점막에서 암이 발생하는 조기 위암이 된다. 점막층과 점막하층의 얕은 구역내에 머물러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위점막 깊은 곳으로 침범하고 위벽을 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도 한다. 이형성증 이후부터는 병변을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우에 따라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하기도 한다.◇위암 주원인 헬리코박터, 가능하면 젊은 20∼30대 제균치료 바람직위염에서 암으로 진행하는 동안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경우도 상당하다. 따라서,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위에 생긴 병변의 악화 상황을 진단하고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만성위염 단계에서 국내에서는 헬리코박터에 대해 특별히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다. 건강보험으로 세균에 대해 검사하거나 치료를 하는 것을 인정치 않는다. 대신에 헬리코박터 감염이 원인인 소화궤양, 조기 위암, 위의 림프종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하도록 권고한다. 치료 방법은 위산분비억제제와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로 구성된 치료 약을 1~2주일 복용하는 것이다. 또한, 약 복용 후 1~2개월 뒤에 제균이 잘 되었는지 꼭 확인해야 질병을 완치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는 위암 발생의 주원인이 되므로 젊은 시기에 제균 치료를 받을수록 위암 예방 효과가 높다"면서 "이미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이 발생했다면 ‘제균을 하더라도 위암 발병의 감소 효과는 있으나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20대, 30대에 제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anytoc@ekn.kr위 내시경은 위 속의 변변을 판별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이다. 이형성증이나 조기 위암의 경우 내시경으로 절제해 완치가 가능하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신철민 교수가 위 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헬스&에너지+] 암 생존자 100만시대…심장대사 관리 중요하다

암으로 진단되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한 암의 조기 발견과 수술적 치료, 효과적인 다양한 암 치료제 등 의학기술 발전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암 등록통계를 보면, 암 진단을 받고 5년 넘게 생존하는 암 생존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암 생존자가 증가하면서 암 환자의 만성질환 관리도 중요해졌다. 만성질환 중 흔한 질환은 고혈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고혈압학회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10명 중 약 3명이 고혈압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암환자는 고혈압이 있더라도 암의 치료와 재발 방지에 집중하느라 고혈압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필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항고혈압 약물을 처방받은 성인 암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고혈압을 가진 1만 9246명 암환자의 66.4%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혈압약을 잘 복용하지 않고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지 못하면, 어려운 암치료에 성공하여도 입원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뇌혈관질환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힘겹게 암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도 급성심근경색증·뇌경색·뇌출혈 등 심장과 뇌의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의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특히, 고혈압은 암환자와 암경험자들이 잘 관리하지 못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암경험자는 암 치료 후에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암 환자 사망원인 중 2번째 요인이 심혈관질환이다.고혈압의 관리를 잘 하는 암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예후를 비교하기 위해 환자의 고혈압 약제 복용 순응도를 조사해 보았다. 고혈압약을 복용한 일수를 환자가 처방받은 총 일수로 나눈 비율인 약물소지율에 따라 ‘좋은-보통-나쁜’ 고혈압 약제 복약 순응도군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복약 순응도가 ‘좋은’군과 비교하여 보면, ‘보통’과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은 전체 사망률이 각각 1.85배, 2.19배 높았다. 심혈관 사망률은 각각 1.72배, 1.71배 증가했다.구체적으로 암환자들이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암환자는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처방약을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혈압 약제는 이제 또는 삼제 복합제제 사용을 통해 알약 개수를 줄이고 처방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또다른 원인은 질환에 따른 우울감 때문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암환자는 치료 과정이 두렵고 치료를 잘 마친 뒤에도 죽음의 두려움을 겪는 탓에 우울증세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므로 매일 반복해야 하는 암환자의 혈압관리를 위해 정신건강 관리도 선행돼야 한다.고혈압 약을 포함한 약제가 암의 재발에 요인이 될까 두려워 복용을 하지 않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혈압약의 부작용 빈도는 매우 낮아 평생 복용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고혈압약은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만약 복용 시간이 지났더라도 바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을 놓친 경우에도 반드시 1회 용량만 복용해야지 용량을 늘려서는 안 된다.심한 비만이 고혈압의 원인이었던 환자가 위암이나 대장암 수술 뒤 식사량이나 체중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혈압이 정상범위로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고혈압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고혈압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고혈압과 같은 암환자의 만성질환 관리는 암과 함께 꾸준히 진행되어야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암전문의 혼자 챙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주치의와 여러 임상과의 다학제 의료팀과 충분한 상담 및 다차원의 의료지원으로 암치료와 더불어 고혈압과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정미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의 건강증진센터가 최적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 구독 서비스((Plus Care Service)를 전개한다.건강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검진 후 질환이 발견 되거나 잠재 질병이 있는 고객에게 전담 헬스매니저(간호사)와 전문의가 심층 의료 상담과 사후 관리까지 함께 해주는 시스템이다. 전용 혜택은 진료 및 검사 예약 우선 기회제공, 서울시내 운전기사 서비스, 가족 편의 제공 (직계 가족 1인, 우선 예약 혜택), 각종 증명서 무료 발급, 해외 의료서비스 지원 등이다.건강증진센터와 외래 진료 서비스 강화로 고혈압·당뇨 등 만성 질환 검진과 치료, 빠른 의료진 전문 진료 연계, 체계적 관리와 외래 및 입원 비급여 항목 할인 혜택, 체형·동작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 운동과 영양상담, 1대1 전담 안내 등 제반 서비스 제공도 함께한다이 병원 건강증진센터는 임상전문가, 헬스매니저, 운동상담사,영양사를 중심으로 ‘맞춤형 건강관리팀’을 구성했다. 빠른 검사와 진료, 맞춤형 운동 제안, 식생활 관리 등 검진 후 발견된 다양한 질병 치료를 위해 1대1 건강관리 서비스와 건강 생활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데스크칼럼] 정무위 국감, 증인 실종과 호통의 데시벨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시즌이 돌입됐지만 정무위 국감에서 주요 증인들이 대거 빠지며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정무위 국감장에는 횡령사고 등을 책임질 CEO급 증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해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마저 국감 직전 열린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권 관련 증인들이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며 "종합국감 때 다시 간사님들이 관련된 증인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에 나선 상황이다.최근만 해도 ‘역대급’ 금융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지만 증인 불참 역시 ‘역대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경남은행에서는 무려 3000억원 횡령 사고가 있었고 KB국민은행은 고객사 내부정보를 빼돌려 주식투자에 활용해 127억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DGB대구은행에서도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계좌 부당개설이 드러났다.하지만 지난 4일 의결된 정무위 증인 30명 명단에는 지주회장 뿐 아니라 은행장들도 포함되지 않았다.이 기간 책임을 통감해야할 주요 인사들은 ‘국감 외유’에 나선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모두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이유로 출국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국감은 목소리가 커질수록 ‘알맹이’는 죄다 빠진 공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빠진 자리는 사실상 ‘객(客)’인 준법감시인들이 자리를 채웠다.지난 10일 의결된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명단에는 우리은행 박구진, 국민은행 이상원, 신한은행 이영호, 하나은행 이동원, NH농협은행 홍명종, BNK경남은행 정윤만, DGB대구은행 우주성 등 준법감시인만 포함됐다.증권업계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증권사 최고경영자로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 부회장은 이회전기 매매 정지 직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량 매도 의혹으로, 홍 사장은 PF 상품 꺾기 관련 소비자 보호 실태 파악이 부실했다는 이유로 각각 소환 됐다.하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덕연 사태(CFD발 반대매매 사태)’와 관련한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황현준 키움증권 사장은 빠져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특혜 환매 의혹 역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며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수장 최현만 회장 역시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요구서 발부는 7일전까지 이뤄져야한다. 이제 오는 20일 열리는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은행권과 증권가에서는 다소간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는 항변을 내놓는다. 국감의 권위 하락도 한몫을 한다. 재계총수와 금융지주 회장, 증권사 CEO를 불러 망신주기와 의원 개개인의 몸값 높이기에 활용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하지만 논란이 된 사태를 일으킨 금융권의 항변 내용을 들어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개인적인 직원의 일탈, 피해자 호소 프레임이 대부분이다.실제로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면 당당히 나와 국민들을 상대로 설명할 기회를 피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의원님들의 ‘호통의 데시벨’을 이미 뛰어넘는 다는 점은 그간 무수히 되풀이된 국정감사의 교훈이기 때문이다.김현우 에너지경제 자본시장부장

[기자의 눈] 韓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어떤 일의 성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대’ 골든타임의 사전적 정의다. 최근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PC에도 7나노미터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논란이 됐다. 덩달에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반도체 굴기’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다행인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아직 중국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수율을 75%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 기업들이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상향 및 임시투자세액공제 재도입, 2조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또 내년 반도체 인재양성 예산도 기존 4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게 내준 상태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액정표시장치(LCD)를 필두로 공급량을 늘리며 저가 공세를 펼친 결과다. 한국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으나 중국 기업들이 향후 2~3년 내로 우리 OLED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부로부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됐다. 이후 세계 1위 탈환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디스플레이산업 혁신전략 수립 △디스플레이 첨단산업 특화단지 지정이 연달아 이어지면서 재도약 계기가 마련된 상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디스플레이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21년 5837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7235억달러로 연평균 8.8%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1220억달러에서 오는 2024년 1312억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매섭게 추격하는 가운데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업계를 선도해나가길 바라본다.산업부_여이레 여이레 산업부 기자

[이슈&인사이트] 서민 주거대책, 공공분양 중심으로 확 바꿔야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지속가능과학회장 전국 자가보유율이 2019년 61.2%에서 2020년에는 60.6%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후 2021년과 2022년에는 자가보유율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2020년 수준에서 별반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은 2021년 자가보유율이 43.5%에 불과하다. 무주택자 문제는 단순히 주택 문제 넘어 사회적 문제로 국가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다. 역대 정부마다 서민 주거안정을 선거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서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낸 정부는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민의 주거 안정을 국정의 전면에 내세웠던 노무현 정부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자가보유율이 되레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자가보유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은 자가보유율이 95%에 달하고 대만과 싱가포르도 9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에 비해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크다. 집값이 급등하면 이들 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내집이 있어 자산 증식효과로 이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자가보유율이 낮은 우리나라는 주택 유무에 빈부의 양극화가 극명해진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는 자산 중에서 부동산 비중이 매우 높아 그 심각성은 배가된다. 일본의 경우 가계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41%(자가보유율 61%), 미국은 35% 수준(자가보유율 65%)이다. 이들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집값 급등이나 또는 급락은 ‘재앙’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가보유율은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택보급률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집값 대비 소득의 비율인 PIR이 무주택자들에게 부담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94%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러한 정체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서울의 민간 주택은 PIR가 20에 육박한다. 이는 최소 20년을 모아야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부담가능한 주택’은 뭘까. 유엔은 PIR기준으로 5로 본다. 5년치 소득으로 집을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2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연 4147만3860원)을 기준으로 5배인 2억원 수준이다. 적어도 서민에게 부담가능한 가격은 3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현재 민간 주택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공공부문에서 ‘부담가능한 주택’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가 ‘주거 천국’으로 칭송받고, 세계 최고의 부국으로 성장한 바탕은 공공분양주택인 ‘HDB 주택’을 부담가능한 가격대로 대량 공급한 데 있다. HDB 주택은 싱가포르 전체 주택 재고의 80%이상을 차지한다. 공공임대주택 비중은 단지 5%에도 못미친다. 가뜩이나 부동산에서 ‘소유’ 개념이 강한 국민 정서를 감안할 때 현행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서민주거 정책을 자가보유율 제고에 초점을 맞춘 공공 분양주택 위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특히 현재 주택난에 대한 해법으로 쓰는 공공임대주택 모델은 재정 부담이 커 공급 한계가 있다. 공공분양주택은 공공임대주택에 비하여 재정 투자가 적고, 관리비 부담도 없다. 특히, 내 집을 가진 자립 민주 국민으로서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약 200만가구로 전체 주택의 9%를 차지한다. 중장기적으로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5%로 줄이고, 공공분양주택 비중을 10%로 늘여야 한다. 공공분양주택의 의미는 부담가능성과 함께 공공성과 개인 소유권을 동시에 만족하는 것이다. 분양 이후에도 공공주택의 원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개인 소유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올해 사전 청약한 동작구 수방사 아파트(8억원이상, 전용 59㎡)와 같은 고가 공공분양 아파트는 진정한 의미의 공공분양주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수도권 중심으로 공공분양주택 100만호 공급 뉴딜을 추진해도 좋을 것이다. 노후되고 용적률이 낮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대대적으로 초고층·고밀도로 재건축(용적률 400% 내외)해 공급가구수를 2배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 일반주거지역의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용도지역의 종을 상향해 늘어난 용적률에서 공공기여분으로 공공분양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녹지가 훼손된 명목상 그린벨트를 과감히 풀어 부담가능한 공공분양 주택을 지을 필요도 있다. 서민 주거문제는 지금과 같은 ‘찔끔대책’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없던 혁신이 필요하다.이영한 서울과기대 교수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지속가능과학회장

[기고] 늘어나는 금융 전산 장애, 제3자 품질 검증이 답이다

금융 분야의 IT 시스템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덩달아 전산장애와 이로인한 소비자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시스템 불안정으로 장애나 사고가 발생하면 업무 중단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이용고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현황’(2022년)에 따르면 시중은행,증권사,저축은행,보험사,카드사 등 전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2020년 198건에서 2021년 228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월까지 253건으로 전년도의 연간 발생건수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사고가 늘어나면서 업무 중단, 고객 피해 및 VOC(고객 민원) 발생도 급증하는 추세다. 금감원은 2019년 이후 3년여 동안 금융사고로 인한 피해액을 346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에서는 모바일 뱅킹 장애 발생으로 몇 시간 동안 타행 송금 및 앱 접속이 제한됐고, 저축은행에서는 차세대 시스템 업데이트 후 하루 종일 대 고객 앱 작동이 마비됐다. 손해보험사에서는 전산 시스템 개편 중 고객 데이터 누락으로 환급이 몇 주 지연되는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산 사고로부터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기관의 규제와 감독 강화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또 다른 금융 환경 변화의 동인이 될 수 있는 이 같은 새로운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제3자 관점에서 품질 검증 등 다양한 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 정순영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는 "국내외 금융산업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amtion)의 물결과 핀테크에 의한 금융서비스 혁신,빅테크(BigTech)의 금융업계 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IT가 새로운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하면서 빠른 결과를 내 주기를 기대할 뿐만 아니라 단 한 건의 오류도 없도록 짧은 시간에 대규모 검증을 완료할 수 있는 지속적인 테스트 자동화를 원하는 만큼, 신기술을 활용한 효과적인 품질 검증 계획과 실행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피력한다. 제3자 품질검증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테스팅 기술을 이용해 IT 시스템의 문제를 찾고, 나아가 잠재 결함을 예방하는 투명하고 효과적인 품질 확보 방법이다. 이런 많은 장점에도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서는 도입을 외면해 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내 선두권의 생명보험사가 선제적인 검증 대책 차원에서 3자 품질 검증 컨설팅 사업을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다. "프로그램 등록·변경·폐기 내용의 정당성에 대해 제3자의 검증을 받을 것"을 권고한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감독 규정 제29조 프로그램통제 정책이 점차 작동하는 모습이다.이렇듯 금융사들이 핵심적 시스템의 점검 항목에 대한 검증 및 보고서 작성, 잠재적 리스크 발생 요인 탐색 및 대응방안 수립, 데이터 품질 향상을 위한 DB 점검 및 성능 개선 등에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이런 노력에는 품질 검증 및 시스템 테스팅 전문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차세대 시스템 구축,클라우드 전환,대 고객 서비스에 대한 AI 적용 등으로 금융권 IT 시스템 검증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환경에 맞춰 제3자 검증의 모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동시에 금융기관들도 검증기업들과 적극적인 상생 협력에 나서야 한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는 금융권시스템의 장애와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려면 금융업계와 IT기반 검증전문기업이 힘을 합쳐 튼실한 검증 기반 구축과 대응체계를 확립해야 한다.오선근 아트랩소프트 대표이사금융권 전산장애 발생 추이

[이슈&인사이트] 중산층의 조건

수년 전 뉴스에서 회자됐던 한국의 직장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산층의 기준으로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받는 사람, 30평 이상의 부채 없는 집을 소유한 사람, 2000cc 이상의 중형차를 소유한 사람, 예금액 잔고가 1억 원 이상인 사람, 연 1회 이상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 등 주로 소득이나 재산 등 물질적인 측면만을 따진다. 이에 비해 선진국에서의 중산층의 기준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프랑스의 퐁피두 전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기준은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하는 사람,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하나 이상 있는 사람,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 이상 있는 사람, 남과 다른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 ‘공분’에, 즉 공의에 의연히 참여하는 사람, 약자를 돕고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페어플레이를 하는 사람,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진 사람,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사람, 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미국 중산층의 교육을 책임지는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기준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자신의 주장에 당당한 사람, 사회적인 약자를 돕는 사람,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는 사람, 10년 이상 정기적인 비평지를 읽어 보는 사람 등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정신적인 가치에 방점을 둔다. 미국 명문 시카고대학에서 계층을 다룬 ‘계급(The Class)’이라는 사회학 강좌는 수강 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강좌의 교재내용 중 흥미를 끄는 것은 거실 척도(living room scale)다. 거실의 물건이나 실내장식에 대해 점수를 매겨서 노동자,중산층,상류층 등으로 계급을 측정했다. 1935년에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샤핀(Chapin)이 개발한 이 척도는 당당히 교재 부록에 수록돼 있는데, 오늘날에는 정치적으로 옳지 않아 연구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필자가 1990년대 중반 미국 중서부대학에서 이 책의 거실척도를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매 학기 서베이를 해봤는 데 놀랍게도 응답한 학생들조차 이 척도의 정확성에 탄복했던 기억이 난다. 이 척도에 따르면 거실에 새 카펫이 놓여 있으면 마이너스, 낡은 카펫은 플러스로 점수를 매기는데, 이는 졸부가 실내장식을 호화스럽게 장식한다고 사회계층이 상승하지 않으며 자신의 업적, 능력, 소유물을 지나치게 자랑하는 것을 경계하고 겸손한 것을 장려하는 문화를 반영한다. 힙합 문화의 플렉스, 브래깅과 같은 자랑 문화와는 정반대로 보일 수도 있으나 이는 겸손한 척하면서 인종차별을 하는 백인 상류층을 비꼬고 일부러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 책꽂이에 책이 가지런히 꽂혀 있기만 하고 바닥이나 테이블 위에 책이 없는 거실은 마이너스다. 오히려 책들이 펼쳐져 있거나 여기저기 놓인 거실이 가점을 받는다. 이것이 주는 메시지는 책은 읽으라고 있는 것이지, 장식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양한 잡지구독도 가점 중 하나인데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도 의견을 내놓거나 대화에 끼어들 수 있는 교양이 상류층이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실에 재떨이가 없는 것은 마이너스인데, 담배를 피우는 손님이 방문했을 때 배려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배려를 본받아 필자는 재떨이와 함께 담배와 라이터까지 세트로 딸린 손님 접대용 상자를 학교 연구실 테이블에 놓아두었는데, 점심 식사 후 들려서 담배 한 대 태우고 가는 교수님들이 너무 많아 한 달을 못 버티고 치워버렸던 웃지 못할 추억도 있다. 물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던 것이 용인되던 오래전 일이다. 요즘 시각으로 볼 때 거실척도는 물질로 계급을 구분한다는 지극히 비윤리적인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척도를 통해 계층이나 계급은 물질만능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도덕과 교양 등의 정신적 가치도 함께 평가돼야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은 실내장식에도 반영된다는 데 시사점이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 들어 중산층의 의미가 점점 더 경제적·물질적 가치에만 쏠리고 있다. 물질주의 사상은 매체가 가속화한다. 한 자동차 광고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고급 자동차로 대답했다는 등의 표현이 나오는 것을 보면 물질만능주의 사상이 팽배하다는 세태를 반영한다. 진정한 사회계층은 이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한국의 중산층도 물질적 기준을 넘어서 정신적 기준이 반영되는 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자의 눈]  리볼빙 부추기는 카드사...금리폭탄에 내몰린 소비자는

"이렇게 꽉 막히고 어렵고 힘들 때 생을 마감하는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어요." ‘토지’, ‘개국’ 등에 출연했던 액션배우 백찬기씨가 지난 5일 방송된 MBN 다큐멘터리 ‘특종세상’에 출연해 밝힌 심경이다. 백 씨는 카드빚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지내는 근황을 함께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최근 저축은행 대출을 갚지 못한 차주 규모가 지난 코로나19 이후 정점에 달하고, 신용카드 리볼빙이 연내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등 각종 지표들에 따르면 백 씨와 같이 카드빚에 내몰린 저신용자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서비스라고 불리는 리볼빙은 당장 카드값을 갚을 능력이 없는 취약층이나 저신용자가 주로 활용하는데, 연체없이 카드대금을 나눠서 갚을 수 있으나 금리가 18~19%에 달해 서민을 ‘이자 악순환’에 빠뜨릴 수 있다. 카드사들은 리볼빙을 통해 법정 최고 이율인 20%에 육박하는 이자를 취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리볼빙 평균금리는 17.76%며,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17%를 넘거나 근방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의 저신용자의 경우 금리는 더 높아져 KB국민카드의 경우 19.18%에 달한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신한카드, 비씨카드, 하나카드도 18%를 웃돌고 있다. 카드사들은 취약계층이 어려울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이자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달금리가 상승하며 리볼빙 수수료율이 덩달아 오르는 구조인데다, 최근 업계가 겪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형편상 더 내릴수가 없다는 게 이유다. 금융당국은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 카드사에게 리볼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도 경고 메세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여신전문금융회사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리볼빙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권고’ 수준으로 저신용자 등 서민의 악순환을 끊어내거나 금융사 부실 뇌관에 대한 우려를 그치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설상가상 최근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금리 공시 체제를 개편했으나 취지가 무색한 상태다. 한편, 리볼빙으로 연체율이 늘면 카드사 건전성도 해칠 수 있어 소비자 뿐 아니라 전 업권에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 모든 지표가 극으로 치닫기 전 소비자 가계부채율과 금융사 건전성 모두를 안정시킬 특단의 대책 강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pearl@ekn.kr박경현 금융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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