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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대구우리들병원 건강정보 그래픽 |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두개골 밑에 경추(목뼈), 흉추(등뼈)를 지나 요추(허리)에서 천추 (엉치뼈) 미추(꼬리뼈) 까지의 긴 뼈가 척추이다.
머리에서 나온 신경이 척추 가운데의 통로인 척추관을 따라 다리로 내려간다. 이 곳이 좁아지는 증상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관에서 중간 중간 신경이 빠져나가는 구멍은 척추공이다. 여기가 좁아지면 ‘척추공 협착증’이다. 둘을 합쳐 ‘척추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협착증은 척추후관절(척추를 지지해 주는 관절)의 변형,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의 비후(두꺼워짐),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척추는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의 수분함량이 낮아지면서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데, 이 상황이 지속되면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면서 척추 뼈 간격이 좁아진다. 또 골극이라고 하는 작은 뼛조각들도 들쭉날쭉 자라고 자라나고 주변 인대도 탄력을 잃고 두꺼워지기 쉽다. 이런 퇴행성 변화는 척추관 속의 신경을 압박하고, 통증과 저림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흔히 디스크라 불리고 있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은 척추 뼈 사이의 완충역활을 하는 디스크가 충격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에 균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사이로 돌출이 되거나 쏟아져 나와 척수신경을 건드려서 신경 자극이 발생한다.
손상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 자극이 유발된다. 추간판 내부의 수핵 또한 척추 뼈의 경계 너머로 터져 나올 수 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추간판에 가해지는 하중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정상적으로 경추 및 요추에 존재하는 전만 곡선이 무너지는 경우, 즉 목이나 허리가 구부러진 자세 혹은 같은 자세를 장기간 취할 경우에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여 손상이 잘 일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개방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척추질환 진료 환자 수는 925만 5658명으로, 이 가운데 입원자가 50만 2312명이다. 80% 이상이 목과 허리의 디스크와 협착증 환자이다.
척추질환 분야 전문의들은 "척추협착증이나 디스크나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을 두고 서서히 병이 진행된다"면서 "대부분 퇴행성이며, 잘못된 생활습관이 발병 위험을 높이고 악화시키는데, 일반적으로 디스크보다 협착증이 더 긴 시간 동안 퇴행성 변성을 겪게 된다"고 설명한다.
척추질환 중 흔히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로 널리 알려진 추간판 탈출증을 생각하지만 척추협착증이 의외로 많다. 허리의 디스크와 척추협착증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대표적으로 허리통증의 내용이다.
디스크의 경우 앉거나 서 있어도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협착증의 경우는 대개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극심한 통증이 오지만, 협착증은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잦아들고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 또한, 디스크는 다리를 조금만 올리려 해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한 요통이 발생하지만 협착증은 그렇지 않다.
허리의 척추협착증은 초기에 요통이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엉치뼈와 허벅지 쪽으로 내려간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저릿한 증상도 나타난다. 디스크는 통증이나 다리 당김이나 방사통이 한쪽으로 오지만 협착증은 양쪽에 다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것이 진단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환자의 감각과 체감하는 통증 경로와 정도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증상을 파악하고 치료방침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건강을 위해서는 척추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생활 습관, 즉 삐딱한 자세나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 목·등·허리·엉덩이 등 척추 주변 근육을 키우는 것은 대형 척추질환의 안전벨트이다.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하는 것 또한 금과옥조의 항목에 들어간다.
매년 10월 16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척추의 날’이다. 척추질환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절한 예방, 치료법을 전하기 위한 건강 캠페인이다. 세계 척추의 날을 맞아 각자 척추건강을 위한 새로운 결심과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척추는 인체의 기둥이며, 신체 건강의 중심이다. 건강한 척추는 삶의 에너지, 긍정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천이다.
anyto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