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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그린워싱 의심받는 기업ESG

필자가 다니는 학교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매년 교정의 단풍사진을 찍어서 올리는데 올해는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아 작년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올해는 가을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단풍이 제대로 들지 못한 탓이다. 이달 초순까지도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아 단풍여행을 갔다가 실망을 했다는 글들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이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해 사람들도 몸 소 느끼는 시대가 온 것 같다.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환경 보호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왔다. 대중의 관심이 늘고, 친환경 제품 선호가 높아지자 기업들은 앞다투어 ‘환경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 ESG이다. 한때 ESG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제 ESG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펀더멘털과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나아가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시장 테마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김한성 자문역은 환경적 문제는 소비자 선호의 변화로 이어져 기업의 수익과 영업 마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사회적 문제는 기업의 평판과 지지가 확산되면서 순차적으로 관련 규제와 세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거버넌스 문제는 기업이 조직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성별, 지역별 차별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유능하고 창의적인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ESG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공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적·물적자원의 투입이 늘어남에 따라 공시품질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공시품질이 올라가는 것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는 실정이다. 공시품질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데도 ESG경영은 단기 비용을 상승시킬 소지가 있기에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배척되거나 폄훼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공시품질이 재무성과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원용연 박사의 학위논문(신상윤교수 지도)’에 따르면 환경경영은 재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경영은 공시품질을 증가시키고, 공시품질을 통해 기업가치를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에 비록 환경경영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증가시켜 재무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킨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ESG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에게 비용을 증가시켜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증가시키기에 기업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과거 기업들은 ESG 중 사회적 책임(S)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하며, 단기적인 수익과 비용에만 신경 쓰며 실효적인 ESG경영은 방관했다.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현재 ESG에서 소외되고 있는 환경보호(E)에 실효성이 있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도 이런 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현재 ESG는 기로에 서있다. 침체된 경제분위기 속에서 기업의 ESG가 단순한 그린워싱이 아닌가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FTC는 월마트가 친환경 제품으로 소개한 침대가 합성 레이온으로 만들어진 것을 적발하고 300만 달러의 벌금 부과와 함께 친환경 마케팅 표기 규제안인 ‘그린 가이드’ 개정에 착수했다. ESG는 이런 상황일수록 대중들에게 직접 와 닿는 환경보호(E)와 관련된 경영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공시품질의 향상을 통한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기업의 ESG경영을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기업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ESG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박주영 숭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기자의 눈] 민주당, 200석 낙관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민주당의 ‘낙관론’이 커지다 못해 방심한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0석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현 전체 의석 300석의 3분의 2인 200석을 차지하면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이번 정권에서도 있었던 대통령 거부권도 한 번은 쓸 수 있지만, 국회에서 200명 이상이 찬성해 재의결하면 무력화된다. 개헌은 물론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추진할 수 있어서 사실상 200석은 ‘절대 의석’으로 불린다. 이번 200석 발언으로 화들짝 놀란 민주당 지도부는 직접 나서 자중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우리 스스로 오만하거나 다 이긴 것처럼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의를 줬다. 다만 현재 민주당의 모습에서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정책적 이슈 선점 경쟁에서는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 편입’과 ‘공매도 금지’에 끌려다니고 있다.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만 머물며 여당의 연쇄적인 ‘개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정책 주도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운 다수당의 힘 과시에만 몰두하고 있다. 우선 지난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절대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인 것은 지지층에 총선용 보여주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정부 인사에 대한 본격 ‘탄핵 카드’까지 남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현 정부 인사에 대한 공직 박탈 시도는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시작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까지 네 번이나 있었다. 이번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벼르고 있다. 이번 탄핵은 실제 파면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총선 전까지 방통위의 손발을 묶어두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최근 ‘3% 성장론’을 주장하고 나섰으나 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년 복지 정책 재원 마련을 위한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3% 성장론과 함께 제안한 ‘청년 대중교통 3만원 패스’의 재원 조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예산소요액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하며 준비가 되지 않은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겠다던 민주당은 온데 간 데 없이 ‘방탄 탄핵’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구속영장 기각과 강서구청장 승리의 기쁨은 이제 잊어야 한다. 한달 새 여론 지지율 추이도 낙관적이지 않다. 실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11월 9일부터 이틀간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45.5%, 국민의힘은 37%로 집계되면서 한 달 사이 민주당 지지율이 5.2%포인트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5.0%포인트 올랐다.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의 맹추격에 쫓기고 있다. 사사건건 정부와 여당을 물고 늘어지는 민주당의 행태는 독이 될 뿐이다. 상승장은 끝났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잊고 진정 민생을 위한 민주당이 되어야 할 때다. ysh@ekn.kr윤수현 증명사진

[데스크 칼럼] KB금융의 양종희 승부수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예측 불가능한 금융사를 꼽으라면 그 주인공은 단연 KB금융지주일 것이다. 곧 취임을 앞둔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역시 KB의 ‘예측 불허한 면모’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냉정하게도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 몇 달 전부터 시장에서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점찍은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윤종규 회장이 추가로 임기를 부여받거나,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인 허인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보면 두 가지 방안 모두 KB금융 이사회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카드임에 틀림없었다. 리딩금융인 KB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굳이 모험을 강행할 이유는 많지 않았다.예상을 깨고 KB금융은 이번에도 승부수를 띄웠다. 행원 출신이지만 금융지주 회장이라면 응당 거쳐야할 KB국민은행장을 경험하지 않은, KB손해보험 대표 출신의 비은행 전문가인 양 내정자를 회장으로 발탁했다. 뻔하지 않았기에 흥미로웠고 신선했다. KB금융그룹의 맏형은 더 이상 국민은행이 아니라는 냉철한 분석이 없었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본다. 이사회가 현 정권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허인 부회장을 택하지 않은 것도 의외의 결과다. KB금융은 앞으로도 정권과 정치라는 큰 바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양 내정자와 KB금융은 새 수장 취임 전부터 달갑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조만간 퇴임을 앞둔 윤종규 회장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5대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국감 전후로 KB경영연구소가 금융당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삭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도 KB금융에는 신경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원장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KB금융을 향해 금융지주 회장 승계프로그램이 잘 짜여져있다고 호평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KB금융이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 기준을 정했다며 표정을 바꿨다. 최근 몇 달 새 KB금융을 향해 날아오는 따가운 시선들은, 앞으로 양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와도 같다. 최대 실적, 배당 확대 등 겉으로 보여지는 공(功)보다 지배구조 개편,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과제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금융업이 처한 숙명이다. KB금융을 이끌게 된 양 내정자가 외부에서 KB금융에 요구하는 정답이 무엇인지, 그 정답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수없이 질문하고 행동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양 내정자에는 윤 회장이라는 위대한 선배가 있다. 윤 회장은 9년 전, 차기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KB금융그룹의 리딩뱅크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공언했고, 결국 그 약속을 지켰다.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을 글로벌 빼고 다 갖춘 금융사로 키웠다. 양 회장은 자신을 신임한 이사회, 주주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가. 윤 회장이 KB금융 내 전무후무한 CEO로 평가받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 그 이상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윤 회장을 이을 차기 수장이라면 리딩금융이라는 왕관을 지키면서 부코핀은행 정상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 등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특히나 부코핀은행의 부실이 진정 끝난건지에 대한 질문은 모두가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이 정답 또한 양 내정자가 더 잘 알 터이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KB금융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치, 그리고 경쟁사들의 긴장도는 9년 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보인다. 양 내정자가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 어떤 고유의 색깔을 드러낼지, 기대감과 부담감 모두 안고 출발하는 새 KB금융이다. mediasong@ekn.kr

[EE칼럼] 신재생 앞세운 지역발전은

몇 년 전부터 국내 에너지문제에서 중심 의제는 전력이다. 4차 산업·정보혁명 시대에 전력이 주종에너지라는 점에서 당연하다. 2차 에너지인 전력의 생산 방식은 다양하다. 기존의 화석연료·원자력 발전에다 다양한 신재생발전이 그 대종을 이룬다. 지금은 연료전지, 전력 저장, 수소-메타놀 발전 등이 가세했다. 전력 생산 방식은 갈수록 복잡해져서 한꺼번에 파악하기 어렵다. 하나의 도선(導線)으로 이뤄지는 전력수송과 배분 방식도 복잡한 전력 생산 체계와 연계돼 갈수록 복잡다기해지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전력의 생산-수송-배분체계를 하나의 지도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 편리하다. 문제는 이런 지도체계가 갈수록 복잡해져 점차 그 편리성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제는 신재생을 포함한 전력 체계가 주는 국민 이득 파악이 힘들어지고 있다. 결국은 이대로는 미래 전력 체계가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에너지문제의 새로운 ‘아이러니’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h당 평균 10.6원 인상했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대기업 공장 등에 적용되는 산업용만 올렸다. 고물가에 따른 서민경제 어려움과 내년 총선을 앞둔 여론을 고려한 것 같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수익자 부담과 원가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정부 당국이 나서서 가정보다 100배 정도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대기업들이 오랫동안 누려온 값싼 전기요금 혜택을 직시하면서 에너지 효율과 경영 효율 제고를 통해 이전 요금인상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기요금 문제를 정부가 경제정책 차원을 떠나 사회 형평 일환으로 간주한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향후 전력 정책에 대한 정부개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판매수익이 올해 4000억원, 내년에는 2조 8000억원의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걸로는 한전의 1년치 이자도 못 갚는다. 애초 한전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26원 남짓 올렸다. 이에 따라 한전의 재정 적자는 더 커질 것은 분명하다. 한전은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가 47조원이고,부채는 올 상반기 기준 201조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 비용만 118억원이다. 당연히 내년은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다. 누적 회사채가 법으로 정한 한도를 넘어 추가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적정 요금 인상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송배전 사업을 하는 한전이 발전 사업자들에게 지불한 도매가격이 2021년 Kwh당 70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260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에 주로 기안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경쟁 대상 선진국(OECD) 가운데 가장 싼 수준이다. 이런 판국에 한전이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 대책’을 내놨다. 조직 혁신, 인력 효율화,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 개선이 주요 내용이다. 본사 조직을 20% 줄이고, 희망퇴직을 받는다. 서울 인재개발원 부지(64만㎡)를 팔고 자회사인 한전KDN 보유 지분 20%도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해 매각한다. 필리핀 의 태양광 사업 보유 지분도 정리한다. 그러나 이런 자구노력 대부분이 곧바로 실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생색내기용이라는 일각의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한전 전기요금 결정의 최종 결정권자인 정부의 역할과 책임 제시는 아예 없다. 정부는 요금 결정의 권한을 가진다면 국민을 위해 전력산업 공공성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 못한다면 통상적인 ‘시장실패’를 넘어 심각한 ‘정부실패’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전기요금 인상안을 사실상 결정하는 상황은 후진적’이라고 비판한다. 전기요금과 같이 모든 국민이 이해 당사자인 공공재 요금은 별도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시장-가격 규제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주장도 많다. 그러나 법률상 독립규제기관인 ‘전기위원회’가 사실상 산업부 등 기관의 하부조직으로 편입된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전기위원회 구성원들은 2021년 시행된 ‘유가가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올리는 연료비 연동제‘ 준수 책임을 어긴 셈이다. 따라서 지금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요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 손해 본다는 소비자들에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논리가 유리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요금제도를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근시안적인 정치 논리로 요금 인상에 소극적인 정부나 정치권이 행사한 ‘비합리적’ 가격정책이 결국은 더 큰 자기들의 책임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한전이 주관하는 송배전 설비 등 전력망 구축 투자가 부진해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한다. 사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신재생 전력 투자의 급증으로 호남과 남부 서해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설비 증설이 급증하고 있다. 효율적 전력 소비 체계 구축이 지연되고, 비싸고 비효율적인 전력 저장설비 투자 필요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극단적인 전력 투자 비효율을 의미하는 ‘무효(無效· Reactive)전력’ 증가를 의미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현 정부가 글로벌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원전 조화를 주축으로 하는 ’무탄소(CF ·Carbon Free) 에너지’ 체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효전력 사태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산정하는 작업과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 혹시나 하는 제2의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재현과 영속화는 막아야 한다.최기련 아주대학교 에너지공학과 명예교수

[이슈&인사이트] 한국경제 발목잡는 뉴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말이 있다. 유독 한국 기업들이 실적 대비 주가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저평가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의미를 확장하면 해외에서 한국 경제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저평가의 원인에 대해서 학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동안은 대부분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지목한다. 남북한은 정전이 아닌 휴전 상태이고 여전히 군사적인 위협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러한 점에 대해 둔감하지만, 밖에서 볼 때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로운 형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등장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3% 안팎의 평균적인 경제 성장 속도가 불과 3년 만에 1%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IMF 전망치를 기준으로 할 때도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1.4%)이 미국(2.1%)과 일본(2.0%)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믿기지가 않는다. 나아가 IMF는 향후 5년 동안 한국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2.2%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는 앞으로도 1%대 성장률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3년 동안 한국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성장 동력이 크게 훼손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산업 지형이 신기술 중심으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대응이 늦었다. 우리 기업들의 성장 전략은 여전히 안정성을 추구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일 뿐 기업의 사운을 거는 공격적인 투자는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전기차와 이차전지에 뒤늦게 발을 걸치고 있는 정도다. 기업이 이렇게 축 처진 상황에서 정부는 어땠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정부도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없이 버티는 데 급급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재정을 대규모로 풀어 경기를 떠받치는 방법 밖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고 국가채무가 급증해 향후 상당 기간은 재정이 성장잠재력을 갉아 먹을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로 중국 시장에서 우리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약화된 점이다. 한국경제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라는 배후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직후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금융위기 당시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섰던 것이 위기 극복의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이제 그 배후시장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2020년 5월에 대 중국 수출비중이 30.8%에 달하던 것이 올해 10월에는 20% 밑으로 떨어졌다. 삼화하는 사회적 갈등도 코리아디스카운트에 한몫을 한다. 지금 한국 사회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그대로다.사회적 갈등은 약간의 긴장가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너무도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고 갈등 표출 방식도 과격하다. 더 큰 문제는 그 어느 사회 주체들도 그러한 갈등을 중재하려 하지도 않고 중재할 능력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는 극단적인 비효율성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돈다. 이러한 한국 경제에 대한 새로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장기화의 위기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을 실천에 옮길 때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기자의 눈] 슬금슬금 오르는 서울 아파트 분양가, 그 대책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민간아파트분양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아파트 3.3㎡(평)당 분양가는 약 2921만원이었던데 반해 지난 8월 평당 분양가는 약 3180만원으로 약 14개월 만에 12.73% 가량 상승했다. 국평이라고 불리는 84㎡를 기준으로 했을 때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대부분의 단지들은 10억원이 넘어가며, 이제는 수도권에서 그 이상의 가격을 목격하는 것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 돼버렸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오히려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되는 강남권 아파트들의 가격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올 들어 부동산시장 회복세로 인해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및 추가 상승 여력이 높은 수도권 분양시장에 몰리며 한동안 호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권의 대출 제한 및 고금리 영향으로 분양시장이 주춤하자 고분양가의 부작용이 하나 둘 씩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의 대장 단지로 손꼽히던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787가구 모집에 1만3280명이 신청해 평균 16.8대 1이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3개 타입은 청약자가 모집가구의 5배수에 미치지 못해 2순위 청약을 실시하게 됐다. 올 들어 호조세를 보인 서울 및 수도권 청약 시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흥행 참패에는 높은 분양가가 주요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이문아이파크자이의 3.3㎡(평)당 분양가는 3550만원으로 최고가 기준 전용면적 84㎡의 가격은 13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분양시장 상승세가 한풀 꺾인 지금부터 이러한 고분양가 관련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확실시되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이 될까 우려된다. 강북 및 수도권의 경우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입지도 강남권에 미치지 못해, 고분양가 논란과 이로 인한 부작용들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강남권에서의 분양은 자주 없을뿐더러 분상제의 영향으로 향후에도 흥행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표출했다. 이를 감안할 때 앞서 주택 당국이 부동산시장 주요 투기 우려 지역에 분상제를 적용했듯이, 고분양가와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해 수요자들의 우려를 잠재워주길 간절히 기대해본다.증명사진

[EE칼럼] 항공기·선박·군 장비 탄소중립 해법은 ‘인공석유’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화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기는 풍력, 태양광, 원자력과 같은 무탄소 전원을 이용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종에너지 소비량 중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4%에서 2021년엔 21%로 늘었다. 전기는 모자라도 안 되고 남아도 안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 전기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은 시간대에는 남는 전기를 저장할 곳이 필요하다. 배터리나 양수 발전소를 이용하면 좋지만 비용과 입지가 문제다. 전기화에 따라 전력망도 대폭 확대해야 하는데 수용성과 비용 문제 로 많은 국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이나 건물부문에서는 전기를 이용해 공장을 가동하거나 냉난방을 하기가 쉽다. 반면 수송부문은 전기화가 어렵다. 2021년 수송부문의 전기 소비량 비중이 0.9%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수송부문은 우리나라 최종에너지 소비량의 17%를 차지하고 있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수송부문의 저탄소화 역시 중요하다.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을 통해 수송부문의 저탄소화를 실현할 수 있다. 섹터 커플링은 발전, 난방, 수송 등의 여러 부문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기가 저장이 어렵다는 특성과 수송부문의 저탄소화를 위해서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를 섹터 커플링의 중간고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수소 저장 기술은 부피당 에너지가 높지 않아 효율적인 저장과 운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너지 저장 밀도를 높이기 위해 고압 압축 또는 극저온 액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해 암모니아나 각종 탄화수소계 연료를 합성할 수도 있는 데 이를 e-Fuel이라 부른다. e-Fuel은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H2)와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CO2)로 만든 인공석유다. e-Fuel은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제조할 때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전 과정 평가 관점으로 보면 탄소가 재순환된다. e-Fuel을 탄소중립연료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던 EU는 e-Fuel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자동차산업 강국인 독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e-Fuel의 제조 기술 가운데 이미 상용화된 ‘피셔-트롭쉬(Fischer-Tropsch) 합성법’은 1926년 독일의 화학자 피셔와 트롭쉬가 석탄가스화에 의한 합성가스를 이용해 휘발유, 경유 등과 유사한 인공석유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한데서 시작됐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후 석유 수입이 막혔다. 석탄이 풍부한 독일은 석탄석유화 공장 25곳에서 하루 12만 배럴이 넘는 인공석유를 만들면서 버텼다. 당시 독일 항공 휘발유의 92% 이상과 전체 석유의 절반을 인공석유 공장에서 생산했다. 1944년 말부터 1945년 초에 연합군이 독일의 인공석유 공장에 집중적인 폭격을 가하기 시작하자 독일의 전쟁 기계 전체가 멈춰 섰다. 휘발유 부족은 전쟁의 종식을 의미했다. 전쟁이 끝나면서 이 기술은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50년대부터 악명 높은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남아공 정부는 인공석유 생산을 위해 화학회사 사솔(Sasol)을 전폭 지원해 피셔-트롭쉬 공정을 개선했다. 사솔은 하루 16만5000 배럴의 생산용량을 갖춘 인공석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석탄 매장량이 많지만 석유는 거의 없는 남아공에서 석탄을 사용해 남아공 석유 수요의 약 40%를 충당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이 연료가 들어온 적이 있다. 2002년 남아공 사솔사의 제품을 수입한 것이다. 바로 ‘슈퍼세녹스’다. 석탄액화연료는 대체에너지법에 대체에너지로 규정돼 있어서, 수입사는 교통세가 면제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정부는 관련 법규를 개정해 휘발유와 같은 세금을 부과했다. 법 개정으로 인해 당시 휘발유보다 비싸져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 사솔의 방식은 석탄으로 인공석유를 만드는 것인데, 이 공정을 개조한 제조법이 석탄의 탄소 대신 공기 중에서 포집한 탄소를,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와 결합시킨 e-Fuel이다. 액체 상태의 e-Fuel은 기존 석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수송부문의 전동화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대규모 수전해와 탄소 포집 설비가 충분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이 화석연료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삼면이 바다인 데다 북으로 막혀 있는 지정학적 여건 때문에 우리나라는 수출입을 해운과 항공물류에 의존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충분한 국방력을 유지해야 한다. 2050년 이후에도 전기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기, 선박, 군용차(트럭·장갑차 등)의 탄소중립을 위해 e-Fuel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시스템은 각국의 상황과 지리적 위치 등에 따라 다양한 체제가 공존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e-Fuel과 같은 에너지원을 포함해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짜고 여기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박성우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이슈&인사이트]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이런 가운데 소비시장에서 최근들어 완전 공짜에서 할인 쿠폰, 앱 테크 초절약 관련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무료 문자와 벨소리는 물론 무료 시사회, 화장품, 만화 심지어 운세까지 다양하다. 인터넷에서는 5000원으로 1주일 살아보기, 배달 서비스 이용 줄이기, 돈 안 드는 집이나 공공시설 이용 데이트, 무료공연이나 무료전시장 등 이른바 ‘짠돌이 십계명’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다 도시락 싸서 출근하기, 회사 커피 마시기, 사지 않고 만들기, 하루 지출 0원인 ‘무지출 챌린지’도 성행한다. 소비 유혹 줄이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안 가기, 백화점 안 가기를 실천하고, 새로운 기분 전환 방법으로 산책, 대청소, 요리, 도서관 이용을 늘리자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한 유튜브의 ‘가계부 작성법’도 인기를 끈다. 영수증 기록과 관리, 생활비 달력 만들기 등 불경기와 고물가를 겪고 있는 만큼 과시적 소비에서 탈피해 현명한 소비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짜투리 시간에 광고 시청하기, 설문조사 응하기, 리워드 앱 이용후 포인트나 현금 보상 받기, 매일 생방송으로 퀴즈 풀기 앱, 매일 걷기 만보 채워 적립금 쌓기, 할인 쿠폰과 적립금 모으기, 지역사랑상품권 및 앱테크 이용하기 등 일상 속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적립 혹은 추가적인 부수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다. 게다가 ‘디지털 폐지 줍기’라고 해서 ‘거래소(K뱅크, 코빗, 고팍스 등)에 가입해 1만원 받기’ 등을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어떤 앱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방문했던 장소에 대한 리뷰를 남기면 첫 방문 시 50원, 재방문 시 10원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리서치 기업에서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참여자들에게 설문 소요 시간이나 난이도에 따라 현금으로 환급해 주거나 문화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가까운 거리 걷기 등 걷는 활동 만으로 현금을 모을 수 있는 앱이 있어서 하루 1만보 걸으면 100 캐시를 보상 받아 주요 사용처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어떤 앱 서비스는 걸음 수에 따라 소모한 열량, 또래의 평균 걸음 수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재미 요소도 곁들여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앞서 소개된 절약 꿀팁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고 싶은 게 생기면 30일 규칙 실천, 외출 대신 친구 초대, 옷장 정리와 옷 수선, 유행 옷 안 사기, 고정 수입 외 수입 무조건 저금, 샤워 시간 줄이기, 온수 아끼기, 쓰지 않는 조명 끄기, 신용카드 할인에 현혹되지 않기, 통신비 낮추기, 카페 소비 줄이기, 도서관 애용, 돈 안드는 취미 찾기, 미용실 비용 줄이기, 여행 갈 때 한끼 음식 포장, 자동차 안 타기, 외식 안 하기, 안 쓰는 물건 팔기, 자녀를 즐겁게 해 주는 것에 돈 안 쓰기, 애매하게 남은 밥 얼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검소함이 지나치고 무엇에든지 인색한 사람을 가리켜 ‘자린고비’라고 부른다. 시쳇말로 ‘짠돌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유래는 다양한 데 이 가운데서도 조선시대 이항복이 쇠 조각을 매일 모아, 호미를 만들어 팔고, 그 돈으로 쇠를 사다 더 큰 삽을 만들어 팔고…. 이렇게 하다보니 예전 살림을 다 찾게 됐다는 설이 있다. 중국의 고사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도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어떤 사람들은 우공이산에 대해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의미로 폄훼하지만 사실 이 말은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작은 생활 태도, 별 것 아닌 것 같은 변화가 태산을 만들고 산을 옮기는 힘의 원천이 된다. 요즘 시대에 딱 와닿는 말이다.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기자의 눈] 카카오, 얄밉지만 이건 좀...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올해 카카오 관련 기사를 쓸 때는 비판 기사를 더 많이 썼던 것 같다. 관련 주식을 조금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카카오의 행보에서 도저히 옹호할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식은 하락 일로를 걷는데 주가 부양에 대해서는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던 카카오 취재 과정은 지금도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화가 치밀곤 한다.그런 내가 보더라도 최근 정부의 ‘카카오 때리기’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친기업’을 표방했던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카카오에 대해서만큼은 그 어느 곳보다 견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올해 역시 상반기부터 플랫폼 규제 도입 검토, 카카오모빌리티 문제로 공정위원회가 공개적 비판을 가했고, 지금은 금융감독원이 주 공격수로 나선 모습이다.급기야 윤 대통령마저 직접 나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달 윤 대통령은 직접 ‘카카오’라는 기업명과 함께 "매우 부도덕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주가조작 문제로 김범수 창업자를 금감원에 출석시킬 때는 사라졌던 포토 라인을 부활시키기까지 했다. 얼마 전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나섰을 때는 라이벌 기업 네이버 관계자는 대동시켰으나 카카오는 목록에서 빠졌다. 정부의 노골적 박해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이다.카카오가 성장 과정에서 여러 부도덕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총 20조(코스피 17위)에 달하는 대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기세에 오히려 ‘시장 왜곡’을 우려해야 할 처지가 됐다. 오히려 윤 정부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지금 시민들은 늦은 새벽 카카오T 서비스가 없다면 집에 귀가하기 어려울 지경이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카카오톡을 주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다. 단순히 카카오 주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대다수의 생활 편의성에 관한 문제다. 나아가 물밑에서 성장을 꾀하고 있는 미래의 ‘카카오’들도 행여나 다음 희생양이 될까 혁신을 주저하게 될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은 죄가 있다면 그에 따른 처분은 이뤄져야 하지만, 도가 지나친 정치적 제스처로 일선 기업에 필요 이상의 압박을 가해지는 일이 이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suc@ekn.kr

[이슈&인사이트]

여권 발 ‘메가시티’ 구상 발표로 대상지역인 서울 인접 도시 주민들의 기대가 한 껏 부풀고 있다. ‘메가시티’는 미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계적인 추세인 점에 비춰 이번 구상은 긍정적이며 주민들의 희망대로 실현되면 좋겠다. 다만 서울 메가시티가 지역정책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최대 현안인 지방살리기, 즉 지방소멸 대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방 소멸 대책은 대기업의 지방 이전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지방에 대기업이 들어서면 인구가 늘어나고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2022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28명으로, 인구 50만 이상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늘어났다. 이는 전국 평균(0.778명)보다 32%나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평택에 들어서고,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옮겨 오면서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난 것이 합계출산율 증가로 이어졌다. 지방에 대기업이 생기거나 이전하면 인구가 유입되고 출산율이 증가하며, 지방이 살아나고 국토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지방이전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많은 젊은층이 유입되기 때문에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지방 소멸 극복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기업주의 결심, 회사 자체의 비전, 직원 만족 등 3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 기업주가 지방 이전을 결심하려면, 먼저 현재의 사무실과 공장을 처분하고 새로 이전할 사업장 신설에 소요되는 토지 매입과 공장 신설비용 등 막대한 자금 조달에 대한 대책이 서야 한다. 그런데 이는 새로운 투자비용이 되고, 추가 투자비용 지출은 투자 리스크 상승을 의미하므로 파격적인 지원이 없으면 기업 이전은 어렵다. 그 핵심은 상속세 면제와 자본이득세 도입이다. 10년간 법인세 감면 정도로는 어림없다. 상속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지자체가 상속세 존치 여부 및 세율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지자체 간의 기업유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회사 자체의 비전은 업무환경을 말한다. 교통과 물류(고속도로 및 철도를 통한 항구 및 공항과의 접근성), 해외 네트워크가 원활히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토지ㆍ전력ㆍ공업용수 문제는 최우선 해결과제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투자의향서 제출 후 5년이 지난 아직까지 공장 건물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제1공장은 2025년 3월에 착공해 2027년 완공이 목표다. 정부는 이러고도 기업에게 무슨 할 말이 있나? 직원 만족을 위해 아파트 재개발 수준의 획기적인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거환경(기숙사는 물론 가족용 숙소 공급), 교육환경(어린이집, 자사고 수준의 교육기관의 존재), 의료환경 및 문화환경(우체국, 대형 마트, 카페, 은행 등의 편의시설, 아이맥스 영화관ㆍ테마파크 등 오락시설), 대규모 테니스장 복합단지ㆍ저렴한 퍼블릭 골프장,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을 갖춰 젊은이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 도요타시(豊田市)가 좋은 본보기다. 도요타시는 본래 양잠ㆍ견직물 주산지인 고모로시(擧母市)였지만, 토요타 자동자가 공장을 옮겨오면서 친환경ㆍ모빌리티ㆍ5Gㆍ로보틱스ㆍAI기반 미래기술 등 스마트시티로 변모했다. 직원 전용 호텔ㆍ예식장ㆍ수영장ㆍ스타디움ㆍ중앙도서관ㆍ미술관ㆍ콘서트홀ㆍ도요타기념병원ㆍ도요타공업대학이 설립됐다. 도시 이름도 아예 기업이름을 따서 도요타시로 바꿨다.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 없이는 지방소멸·인구절벽을 극복할 수 없다. 앞의 과제를 특별자치도법이나 각 지자체의 ‘기업 및 공장유치 조례’제정 등 법률로 뒷받침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옮겼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기업주가 움직일 수 있게, 기업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 직원이 가서 살고 싶게 만드는 것 외에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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