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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 200석 낙관론 '헛꿈'에 취해 추락하는 지지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4 10:28

윤수현 정치경제부 정치경제팀 기자

윤수현 증명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민주당의 ‘낙관론’이 커지다 못해 방심한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0석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현 전체 의석 300석의 3분의 2인 200석을 차지하면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이번 정권에서도 있었던 대통령 거부권도 한 번은 쓸 수 있지만, 국회에서 200명 이상이 찬성해 재의결하면 무력화된다. 개헌은 물론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추진할 수 있어서 사실상 200석은 ‘절대 의석’으로 불린다.

이번 200석 발언으로 화들짝 놀란 민주당 지도부는 직접 나서 자중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를 통해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우리 스스로 오만하거나 다 이긴 것처럼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의를 줬다.

다만 현재 민주당의 모습에서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정책적 이슈 선점 경쟁에서는 국민의힘의 ‘김포 서울 편입’과 ‘공매도 금지’에 끌려다니고 있다.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만 머물며 여당의 연쇄적인 ‘개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정책 주도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의석수를 앞세운 다수당의 힘 과시에만 몰두하고 있다. 우선 지난 9일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을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절대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인 것은 지지층에 총선용 보여주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정부 인사에 대한 본격 ‘탄핵 카드’까지 남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현 정부 인사에 대한 공직 박탈 시도는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시작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까지 네 번이나 있었다. 이번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벼르고 있다. 이번 탄핵은 실제 파면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총선 전까지 방통위의 손발을 묶어두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키려는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최근 ‘3% 성장론’을 주장하고 나섰으나 이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년 복지 정책 재원 마련을 위한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3% 성장론과 함께 제안한 ‘청년 대중교통 3만원 패스’의 재원 조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예산소요액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하며 준비가 되지 않은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겠다던 민주당은 온데 간 데 없이 ‘방탄 탄핵’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구속영장 기각과 강서구청장 승리의 기쁨은 이제 잊어야 한다. 한달 새 여론 지지율 추이도 낙관적이지 않다. 실제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11월 9일부터 이틀간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45.5%, 국민의힘은 37%로 집계되면서 한 달 사이 민주당 지지율이 5.2%포인트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5.0%포인트 올랐다.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의 맹추격에 쫓기고 있다.

사사건건 정부와 여당을 물고 늘어지는 민주당의 행태는 독이 될 뿐이다. 상승장은 끝났다. 근거 없는 낙관론은 잊고 진정 민생을 위한 민주당이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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