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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임원인사 단행…이종구 CTO 등 17명 승진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LG화학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총 17명을 대상으로 2024년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22일 LG화학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추진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다.이종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KAIST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2020년 12월 석유화학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LG화학은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사업성과 기반 △신규 사업 및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분야 인재 발탁 △글로벌 고객 대응 및 해외사업 운영 역량 강화 △여성 임원 선임을 통한 경영진 다양성 강화 등을 꼽았다.다음은 이번 인사 내용이다.◇부사장 승진 ▲이종구 CTO 겸 CSSO ◇전무 승진 ▲한동엽 PVC/가소제사업부장 ▲이창현 첨단소재 글로벌고객개발담당 ▲이희봉 생명과학 연구개발부문장 ▲박병철 CSEO◇상무 신규선임 ▲김진수 ▲이두형 ▲신선식 ▲이영석 ▲김근태 ▲김선애 ▲허성진 ▲김도연 ▲양수하 ▲마영일 ▲김용철◇수석연구위원 승진 ▲김경훈spero1225@ekn.kr이종구 LG화학 부사장

[기자의눈] 주식양도세 기준 완화,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려 하자 야당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부자를 위한 ‘감세’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이 정책은 단순한 ‘부자봐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정책을 완화해야 진짜 부자들을 견제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그동안 주식 투자자는 연말이면 한 종목에 대해 10억원 이상 소유하는 것을 피했다. 대주주 기준을 넘어서는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세금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과세표준 3억 원 초과는 25%)을 부과한다.문제는 이 법이 사실상 ‘10억원 이상 주식 소유 금지법’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것은 해당 종목의 최대주주다. 주식시장은 12월 결산법인이 대부분이다. 주식양도세 기준 때문에 최대주주 입장에서 껄끄러운 ‘큰 손’들이 주주명부를 확정하는 12월 31일 직전에 주식을 팔아 치우는 현상이 시장 전체에서 벌어진다. 그로 인한 주가와 지수 하락은 덤이다. 어차피 최대주주는 주식을 팔지 않는다. 하지만 상장사의 주주구성은 잘게 쪼개진다. 결국 최대주주의 목소리만이 주주총회에서 쩌렁쩌렁 울리게 된다. 이미 수많은 상장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이렇게 주주들이 잘개 쪼개지면 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는 소수주주가 행동주의를 진행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 어렵사리 지분을 모으더라도 주주가치가 올라 얻을 이익이 크다는 보장도 없어 애당초 행동주의에 대한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반대로 최대주주 입장에서 본인을 제외한 다른 비지배주주의 지분이 쪼개질수록 유리하다. 비용을 아끼고 회사를 지배하기 편해지기 때문이다.지금도 주식시장에는 10%도 안 되는 지분율로 회사를 지배하는 최대주주가 많다. 이들을 견제하기 위한 이른바 ‘슈퍼개미’는 현행 제도로는 나오기 힘들다. 진짜 부자를 견제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다.khc@ekn.kr

[이슈&인사이트] 살얼음판 걷는 부동산 PF, 두고만 볼텐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한국경제에 중요한 잠재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 앞선 작년 하반기의 PF위기는 금리충격으로 PF 조달과 차환이 막히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대출만기 연장과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해 비교적 쉽게 해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파트건설 사업장에서 정상적으로 준공이 이뤄진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 더구나 투자금 회수 만기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지금의 위기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의 PF위기는 급격한 금리상승이 촉발했다는 점에서 10여 년 전에 경험했던 PF부실사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당시에는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고,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등 대응수단이 많았다. 더구나 당시에는 다른 부문에서의 부실위험이 존재하지 않았고,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양호했다. 그래서 정부가 동원해야 할 자금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고, 자금 동원과정에서도 금융시장에 불안을 야기할 정도는 아니었다. 위기 이전에 시행된 분양가상한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분양 급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고, 이것이 보다 큰 경제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정치권과 정책당국 간 공감대도 있었기 때문에 미분양 직접 매입과 같은 직접적 시장개입수단을 동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떠받칠 수 있었고, 이것이 팽창적 통화정책과 결부되면서 부동산PF 부실이 경제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무엇보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하에서 우리나라만 자체적으로 금리인하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지난 수년간 누증된 가계·중소기업·소상공인 부채의 부실가능성이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들 취약 차주들의 부실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곳이 바로 PF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2금융권이다. 재정악화로 지출 확대를 통해 실물경제를 떠받치기 어려운 가운데 경제 전반에서 부실경고음이 켜지면서 정책당국의 인적·물적 대응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과도한 부동산 규제가 지금의 위기를 촉발시킨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위기를 전 정부의 ‘시장실패’ 탓으로만 돌리며 정치권과 정책당국이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러는 사이에 부동산PF의 잠재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초부터 지난 9월까지 이어진 일시적 부동산시장 반등기에 참여자들이 서로 일정부분 손실을 감내하면서 부실사업장을 정리해야 했다. 그러나 대출만기 연장이라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고, 그 결과 잠재적 부실은 더 커졌다. 가뜩이나 최근 들어서는 시중금리가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반등세를 보였던 수도권 분양시장의 열기도 식어가는 모습이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 동안 누적·이연되어 온 PF 부실이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부동산PF로 인한 충격이 경제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구체적인 대안들을 조속히 마련,시행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PF사업장에 대한 출구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PF는 위기상황에서 채무상환부담이 건설사에게 집중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어느 한 사업장에서의 채무상환 요구는 건설사 부실을 통해 해당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는 다른 사업장의 연쇄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즉 채권금융기관들이 건설사에게 채무상환을 청구하기 시작하면, 시장 전체에서의 부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대주단 협약 등의 조치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대주단·시행주체·건설사들 등 사업참여자들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을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하는 방식으로 부실사업장을 정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회생가능성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책당국과 지자체가 사업참여자들의 자구노력을 신속·포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분양시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PF는 분양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부실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는 분양시장이 급랭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취득세와 재건축부담금 완화 등 규제보완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미분양 물건에 대해 취득세와 양도세를 과감히 완화하고, 임대 또는 임대 후 분양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취득세와 보유세를 대폭 경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에서 스스로 미분양이 해소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PF사업의 부실위험을 최종적으로 지는 건설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활용 중인 P-CBO나 보증확대 등 간접적 지원은 지원 범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개발시장에 참여 중인 금융기관들의 출자로 펀드를 조성해 건설 관련 공제기구에 대여, 건설사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토록 하고, 시차를 두고 해당 공제기구가 회수금과 자체수익을 통해 대여금을 상환토록 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해당 펀드 출자자 중 건설 관련 공제기관의 비중을 높여 위기 재발시 개발 관련된 산업 내에서 균형 있게 손실을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공공부문의 시장개입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시장 참여자들의 단기적 이익추구의 결과물인 동시에,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때문에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위기를 초래한 직접적 당사자인 시장참여자들도 상생에 기반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E칼럼] 시늉만 하는 기후변화 대응

기후변화는 이제 인류 공통의 관심사가 됐다. 기후변화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도전과제로 부상했고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활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기후온난화를 믿고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기후변화를 믿고 있을까? 아닐 수도 있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에서 아젠다21 선언이 채택됐다. 그러나 이것은 합의되지 않은 선언이어서 구속력은 없었다. 그러다 1997년 교토 프로토콜이 합의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하고 경제를 일으킨 선진 7개국이 이산화탄소를 감축을 하겠다는 것이 교토 프로토콜의 요지다. 이후 2015년 COP21의 파리협약까지 매년 연례회의가 이루어졌지만 필요한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온난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은 스스로 배출가스를 줄이기 보다는 공해산업을 제3국으로 옮기고 자신들의 책임을 195개 회원국으로 분산시켰다. 책임을 나눠서 지자는 것이었다. 2021년 영국 글라스고에서 개최된 COP26도 이산화탄소 배출 1위인 중국과 3·4위인 인도·러시아가 빠진 상태에서 진행돼 제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이렇게 30년을 허송했다. 기후온난화가 절박하고 이산화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면서도 원자력발전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저감은 인정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RE100이 그것이다. 탈원전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과연 기후온난화를 믿고 있는 것인지, 이를 빌미로 재생에너지 장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산화탄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배제한 이유가 뭔가. 필자는 작년과 올해 원자력발전을 시작하려는 몇 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자문한 바 있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전기보급률이 20% 내외이다. 이들에게 돈이 있다면 전기보급률을 높이는데 써야 할까, 아니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데 써야 할까?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전기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환경을 위해서 인류의 복지를 희생한다는 것이 맞는 것인가. 환경(環境)은 둘러칠 ‘環’자에 지경 ‘境’자이다. 무언가를 둘러싼 객체라는 뜻이다. 즉 안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환경사랑은 본질이 바뀐 것이다. 이들이 값비싼 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식민지, 노예사냥 그리고 차관을 통한 이자착취에 더한 또다른 차원의 수탈같이 느껴진다. 간헐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는 전력망을 보강해야 한다. 값비싼 전력저장장치를 보태고, 탄력운전이 가능한 전원을 설치하는 등 여러 가지 큰 돈이 들어가는 보강을 해야 한다. 그 모든 큰 희생을 치르더라도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 때문에 가격이 10배가 되어도 해야 하고, 그에 방해되는 요소를 모두 적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다. 원자력이 배제되어야 하는 이유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탄력성이 없기 때문이라면 원자력이 없어져야 하는 것인지, 재생에너지가 없어져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온실가스가 아니라 이산화탄소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30∼50배 강한 온실가스다. 그런데 간접배출을 포함한다면 석탄발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천연가스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무엇인가. 어느 환경단체도 천연가스에 대해선 입을 닫는다. 2021년 우리는 ‘탄소중립 2050계획’을 세우면서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산하지 않았다. 원전을 배제한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나는 기후변화를 100% 신뢰하지 않는다. 계산에 있어서 그리드 간격도 너무 크고 여러 가지 계산모델의 정밀성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이산화탄소를 굳이 방치하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해야 한다면 경제와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게 바로 원자력이다.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

[기자의 눈] 민주당의 산업부 예산 칼질, 에너지안보·국가경쟁력 훼손

국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력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여야 합의정신 훼손은 물론 에너지 안보와 국가의 미래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에너지의 정치화로 인한 피해를 온 국민이 체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국가의 미래가 걸린 에너지 정책을 두고 정쟁으로 소비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자력 관련 예산 약 1889억원을 삭감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약 1619억원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 제57조에 따르면 ‘정부 동의 없이 예산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아랑곳 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혁신형 소형모듈 원자로(SMR) R&D 사업 33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SMR은 미래 국가 성장동력이자 탄소중립에도 이바지할 핵심첨단기술로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여야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러한 SMR 예산은 막고 정부의 보조금으로 각종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된 재생에너지 사업 예산은 늘렸다. 산자위 외에 다른 상임위에서도 민주당의 일방통과로 인한 파행이 일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원자력계, 일반 국민들까지 ‘거대 야당의 폭주’, ‘의회 독재’라며 비판하고 있다. 아직 예결위와 본회의, 정부 동의가 남아 있는 만큼 민주당이 지금처럼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부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은 오는 12월 2일까지다. 국회법에 따르면 기한 내에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원안대로 반영된다. 이번 ‘예산 칼질’은 민주당이 추후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정치적인 셈법에만 몰두하다 오히려 총선 정국을 앞두고 역풍을 맞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민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은 당장 민생의 문제이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사다. 추가적인 지원에 나서도 모자랄 상황에 제1야당이 국가의 미래를 볼모로 폭주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지 우려스럽다.clip20230427101231 전지성 기후에너지부 기자.

[기자의 눈] 신규 택지 대책, 공급난 우려 해소 역부족

지난 15일 국토교통부가 총 8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김포 한강2(4만6000가구), 올해 6월 평택 지제역 역세권(3만3000가구)·진주 문산(6000가구)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신규 공공택지 발표다. 대상지를 살펴보면 수도권 신규 택지는 오산 세교3(3만1000가구), 용인 이동(1만6000가구), 구리 토평2(1만8500가구)로 6만5500가구를 공급한다. 비수도권에서는 충북 청주 분평2(9000가구)와 제주 화북2(5500가구)에서 1만4500가구를 공급한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신규택지를 2025년 상반기까지 지구지정을 완료,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최초 사전청약과 주택 인허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각종 행정 절차와 토지 수용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입주는 2030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내년 이후 주택공급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25만5871가구로 1년 전(38만200가구) 대비 32.7% 감소했고 착공 물량은 12만5862가구로 1년 전(29만4059가구)보다 57.2% 줄었다. 정부가 신규 택지 발표라는 카드로 주택공급 시그널을 보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그동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고양 대곡, 하남 감북, 김포 고촌 등이 신규택지 후보지에서 모두 제외됐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기존 3기 신도시가 토지보상조차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공급대책은 그저 숫자 맞추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3기 신도시의 경우 2019년 발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토지보상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의 토지보상률은 99.8%, 고양 창릉은 94%가 진행됐다. 많은 국민이 사전청약을 두고 ‘신기루’라고 비판한다. 실제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에 따르면 사업지연으로 단 6%만이 본청약에 들어간다고 한다. 기자가 취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대책을 두고 "기존 3기 신도시의 저조한 공급 속도(사전청약 이후 본청약 지연 문제)에 대한 불만을 다독이고, 내년 서울 입주 물량 감소(2024년 1만가구 공급예정)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요인의 단기 해결책으로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난 우려가 심화하는 속에서 정부의 보다 섬세하고 뾰족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zoo1004@ekn.kr

[이슈&인사이트] 정치권의 신데렐라, 한동훈 활용법

신데렐라 신드롬은 보잘 것 없는 여자가 왕자와의 결혼으로 하루아침에 고귀한 신분이 되는 서양 전래동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통 별볼 일 없던 사람이 벼락출세를 하는 현상을 말한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정치권에도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대표적인 신데렐라는 누가 뭐라 해도 윤석열 대통령이다. 정치는 물론이고 대통령은 꿈도 꾸지 않았던 그가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어 정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검찰총장의 자리에서 그를 몰아내려 안간힘을 썼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추미애, 박범계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들 덕분이란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 똑같은 길을 한동훈이 걷고 있다. 시작은 채널A 이동재 기자 사건이었다. 지난 2020년 3월, 당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공모해 취재원을 협박했다는 MBC의 보도로 촉발된 사건에서 이 기자는 해고당했고, 한동훈은 좌천됐다. 이후 이 기자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4000만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한동훈은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 됐고, 국회에서 한 장관을 공격하던 김의겸, 박범계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그를 빛내주는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그런 그가 내년 4월 총선에 나설 것이란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은 총선을 불과 5개월 여 앞둔 시점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고, 인요한 혁신위의 활동에도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처럼회, 개딸들의 반민주적 행태에도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 압도당하는 국민의힘은 한동훈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총선에서 가장 큰 이익일까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일각에서는 김기현 지도부로는 어려우니 한동훈 비대위를 구성해 총선을 치르자고 주장한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있는 마포갑에 공천하자는 얘기도 들리고, 정치 1번지 종로에 공천해 총선의 대표적 지역구로서의 상징성을 부각시키자는 소리도 나온다. 비례대표로 공천하고 선대위원장을 맡기자는 의견도 있고, 이준석 신당과의 경쟁을 예상해 한동훈 카드를 활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생각은 다양하고 제각각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모두가 오히려 국민의힘을 약화시키고 한동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자충수’로 보인다. 한동훈을 비대위원장이나 선대위원장으로 활용하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오죽 못났으면 장관 한 사람에 의존해 선거를 치르려 하느냐는 비난을 들을 것이다. 마포갑 공천은 한동훈을 정청래와 동급으로 격하시키는 것에 불과하고, 종로의 상징성도 사라진 지 오래다. 비례대표 출마는 당선권에 배치하면 국회에 진출시키려는 용산의 뜻이라는 오해를, 뒷번호에 배치하면 당선 여부의 불투명성으로 한동훈 카드를 살리기 어렵다. 이래저래 한동훈이라는 신데렐라를 활용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가장 적합한 시나리오는 한동훈을 인천 계양에 공천해 이재명 대표와 맞붙게 하는 것이다. 그것도 전략공천이 아니라 공개경쟁을 통해 투명하게 공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 계양은 민주당이 크게 우세한 지역이어서 ‘용산’에서 한동훈을 봐준다거나 그를 지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다. 이재명과의 맞대결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동시에 한동훈을 이 대표의 맞수로 만든다. 만일 이 대표가 비례로 빠진다면, 한동훈이 무서워 비례대표를 선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니 그도 나쁘지 않다. 반면 정면 대결을 선택하면 인천 계양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가 될 것이고, 여론의 중심에 설 것이다. 자연스럽게 한동훈은 국민의힘 총선전략의 중심이 될 것이니 선대위원장이나 비대위원장보다 선거에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한동훈에게도 이 대표와의 승부는 나쁘지 않다. 이긴다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누른 보수의 상징이 될 것이고, 진다고 해도 토론 과정이 전국적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동훈이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의 정치생명에 큰 부담이 될 일도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 그가 할 일은 차고 넘친다. 국민의힘은 지금 한동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보다 총선을 통해 나라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진심으로 국민에게 호소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과도한 욕심에 자신의 몫을 빼앗긴 청년세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몫을 반드시 돌려주겠다는 강한 의지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까지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대통령 주변 인물들과 다선의원들도 알량한 기득권을 포기하고 백의종군해야 한다. 국민은 혁신된 새로운 보수 여당을 원한다.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E칼럼] 에너지 복지, 정부가 직접 챙기라

한국가스공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16억원(24%)이나 줄었다. 관행상 기타 자산으로 분류하지만 사실상 순손실일 수밖에 없는 기형적인 민수용(가정용) ‘미수금’도 무려 12조5202억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동절기 취약계층에 대한 도시가스 요금 지원을 확대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발생한 비용이 무려 2022억원이나 된다. 9만6000원이던 도시가스 요금 지원액을 59만2000원으로 한꺼번에 무려 6배나 올린 탓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았던 취약계층에게 도시가스 요금을 지원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권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도시가스는 취사와 난방을 위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필수 연료이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치명적인 연탄가스를 걱정해야 하고, 도시환경을 오염시키고, 수급도 원활하지 못하고, 불편한 연탄을 쓰도록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취약계층 복지 지원에 필요한 적지 않은 비용을 에너지 공기업인 가스공사가 떠안아야 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가스공사의 모든 수입은 온전하게 도시가스 요금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취약계층의 도시가스 요금 지원은 일반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주는 정상적인 도시가스 요금을 납부하는 일반 소비자가 넘고, 생색은 엉뚱하게 가스공사가 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물가와 국민 부담을 핑계로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하면 사정이 엉뚱하게 달라진다. 정부는 국민 경제를 위해 물가를 잡았다고 으쓱하고, 일반 국민은 어려운 이웃을 지켜주었다고 안심하는 황당한 착시가 발생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우리 사회의 생존에 꼭 필요한 곳간이 텅 비어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취약계층 지원이 고스란히 가스공사의 부실로 누적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누적된 부실을 정리하는 일에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어리석은 일이다. 훗날 경제가 좋아지게 되면 도시가스 요금을 충분히 올려서 ‘미수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지혜롭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비정상이다. 가스공사가 떠안을 이유가 없는 복지 비용과 정책 실패에 의한 적자를 미수금이라는 허울 속에 감춰두는 꼼수는 하루빨리 정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에너지 복지의 부담을 떠안은 것은 가스공사만이 아니다. 45조원의 누적 적자에 무너지고 있는 한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취약계층을 위한 전기요금 지원을 모두 정부가 아니라 한전이 떠안고 있다. 물론 전기요금 지원에 투입되는 비용은 고스란히 한전의 부실로 이어진다. 전기요금 지원 대상도 다양하다. 기초수급과 차상위 계층은 물론이고 장애인과 유공자도 포함된다. 심지어 대가족과 3자녀 이상 출산 가구도 한전이 부담하는 전기요금 지원 대상이다. 전기를 공급해주는 한전이 소비자의 재정 상태까지 헤아려야 할 이유가 없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현재의 한전은 국민이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이다. 그런 한전에게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통째로 맡겨버리는 일도 내키지 않는다.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이 전기요금 체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적자의 늪에 빠져버린 한전이 손쉬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만 매달리게 된 것도 그 결과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기업주가 낸다는 생각은 우리의 온전한 착각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100% 상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소비자가 주머니에서 직접 내는 가정용 요금에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무리한 인상은 기업과 상품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돼 소비자에게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에게 취약계층의 에너지 복지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중차대한 국가적 책무다. 현대 사회에서 에너지는 식량이나 보건의료만큼이나 국민 생활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취약계층을 지켜주기 위해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을 동결하거나 깎아주는 꼼수 정책은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취약계층의 에너지 비용은 반드시 정부가 직접 해결하고 감당해야 한다. 에너지 복지를 에너지 공기업에 떠넘겨 부실을 키우는 일은 꼼수이고 비정상이다. 물론 정부의 복지 비용도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기자의눈] 공매도 금지와 붉은 깃발법

붉은 깃발법(적기조례, Red Flag Act)은 1865년 영국에서 제정된 ‘세계 최초의 교통법’이다. 한 대의 자동차에는 운전사와 기관원, 기수 등 3명이 있어야 하며 자동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6.4km, 도심에서는 3.2km로 제한됐다. 기수는 낮에 붉은 깃발을,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자동차의 60야드 앞에서 차를 선도하도록 했다. 자동차는 기수를 앞지를 수 없었고, 말과 마주친 자동차는 멈춰야 했다. 1826년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증기기관을 탑재한 28인승 자동차가 실용화 됐는데, 당시 차량은 시속 30km까지 달릴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규제였다.법이 만들어진 이유는 증기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마차 업자들의 항의 때문이다. 이 법은 1896년까지 31년간 유지되면서 영국 내 자동차 개발의 의욕을 꺾었고, 결국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위축되면서 후발국인 독일 및 프랑스보다 뒤처지게 됐다.최근 정부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전면금지 하면서 여러 뒷말들이 무성하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세를 이어오자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이들 이차전지주를 중심으로 공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개인투자자 연대 등에서는 공매도로 인해 주식 시장의 하방을 높였다며 공매도 전면 철폐를 주장해온 바 있다. 또한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되면서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얼라인 파트너스 캐피털의 이창환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강력한 의결권 행사 주체로 부상한 만큼 정부도 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매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낮아진 가격에 주식을 되 사들인 뒤 갚는 매매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공매도 투자자들에겐 호재다.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국내 주식 시장의 수급 세력인 외국인들의 유입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외국계헤지펀드의 경우 롱숏(매수·매도) 전략에 맞춰 공매도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Hedge)한다. 헤지 수단이 사라진 만큼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고 들어올리 만무하다. 또 한가지는 그간 범 정부차원에서 추진해오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DM)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선진국지수 편입 시 우리나라로 최대 61조원, KB증권은 65조원의 자금이 유입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최근의 공매도 금지가 한국 자본시장의 붉은 깃발법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국민들은 빚투와 고금리로 인해 이자 갚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주식 시장으로 들어올 여유조차 없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후퇴시켰듯 국내 자본시장도 외국인들로부터 소외돼 후퇴할까 걱정된다. paperkiller@ekn.kr양성모 자본시장부 차장

[EE칼럼] 중국의 자원무기화, 실리 외교로 극복해야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주도권을 쥔 핵심광물의 무기화가 점점 구체화 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핵심 원료인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인 흑연을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고순도(순도 99.9%), 고강도, 고밀도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 구상흑연과 평창흑연 등 천연흑연과 제품에 대해 수출 통제에 들어간다. 흑연은 배터리의 음극재 핵심 소재로 중국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용도는 다양하다. 내화물, 주조용 도가니, 브레이크 패드, 오일씰, 도료, 제강, 윤활제, 수지 등 국민경제 기초산업에도 사용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흑연 생산량의 90%는 중국(69.7%), 브라질(10.0%), 캐나다(4.5%), 인도(3.9%), 우크라이나(2.2%) 등 5개국에서 생산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제재부터 시작됐다. 이어 중국은 지난 8월1일부터 차세대 반도체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을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이 다시 중국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터. AI 등 3개 분야에 대한 미국 자본의 투자를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자 중국은 다시 흑연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공급망 동맹에 맞서 흑연에 이어 희토류도 수출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광물 수급을 틀어 쥔 중국은 글로벌 자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개최한 일대 일로(一對 一路) 정상 포럼에서 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10여개국과 핵심광물 협정을 체결했다. 또 기니(철광석), 인도네시아(니켈), 카자흐스탄(텅스텐), 에리트레아(칼륨), 아르헨티나(리튬), 콩고(구리·코발트) 프로젝트에서도 협정을 맺었다. 중국이 수출 통제 광물을 하나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공급망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연합(EU)의 핵심 원자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희토류 17종을 포함 핵심 원자재 51종 가운데 중국이 세계 점유율 1위인 광물은 2020년 기준 3분의 2에 가까운 33종에 달한다. 희토류 중 네오디뮴을 비롯해 란타늄, 세륨 등 희토류 5가지는 중국이 세계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의 손아귀에 세계 희토류 생산이 달려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전동 스티어링과 구동 모터, 부품 및 센서 등에 사용되고 소비자용 가전인 카메라, 스피커, 마이크, 에어컨, 냉장고 등에, 전자제품으로는 하드디스크, 휴대폰, 전동공구, 엘리베이터, 의료산업은 MRI, 임플란트 등에도 쓰인다. 문제는 현재까지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희토류 영구자석 중국 의존도는 평균 90%(2018년 94%, 2019년-2020년 93%, 2021년 90%, 2022년 89%, 올 상반기 85.8%)로 조금씩 줄어 들고 있지만, 수입량은 4000톤에서 7000톤으로 50% 넘게 늘어나며 전체 중국 의존도는 줄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상반기 특정 의존도 품목 수입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주요 수입 품목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배터리 핵심 품목의 중국 의존은 절대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첨단산업의 원재료가 중국의 공급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반도체 생산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는 올 상반기 1570만달러를 수입했는데 이 중 79.4%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왔다. 배터리 제조용 원료는 더 심각하다. 인조흑연(93.3%), 탄산리튬.수산화리튬(82.3%),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의 리튬염(96.7%), 니켈.코발트.망간 수산화물(96.6%) 등은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한다.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은 한국이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중국이 뒤쫓는 형국이다. 중국의 이번 흑연 수출 통제 조치가 질주하는 우리 배터리 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따라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국내에서 정련 등 가공에 따른 환경 규제를 풀고, 생산기술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중국외 국가(흑연의 경우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으로의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보다 치밀한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중국과 갈등을 최소화해 원자재 공급 통제 등 무역 분쟁 소지를 줄이는 실리 외교를 적극 펼쳐야 한다.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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