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추얼 아이돌그룹 이세계아이돌이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키면서 과거 사이버 가수들이 관심 속에 다시금 소환되고 있다.2021년 데뷔한 이세계아이돌은 2년 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2일 음원 플랫폼 멜론에 공개한 신곡 ‘락다운’(LOCKDOWN)이 발매 하루 만에 100만 스트리밍을 기록해 버추얼 가수로는 최초로 ‘멜론의 전당’에 올랐다. 실제로 활동하는 걸그룹 못지않은 모습으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버추얼 아티스트는 1990년대부터 존재했다. 당시에는 가상을 뜻하는 ‘버추얼’(Virtual) 대신 ‘사이버 가수’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내고 팬들을 만났다.최초의 사이버 가수는 1996년 일본에서 데뷔한 여성 가수 다테 쿄코다. 일본 대형 연예기획사 호리프로에서 만든 다테 쿄코는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스카우트됐다는 설정으로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1998년 아담이 첫 번째 사이버 가수로 등장했다. 그는 배우 원빈의 얼굴을 모델로 해 178㎝, 68㎏의 외형으로 만들어졌다. 정규 1집을 20만 장 판매하고 음료 광고 모델을 하는 등 사이버 가수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아담과 같은 해에 데뷔한 국내 최초 여성 사이버 가수 류시아는 1999년 활동을 중단하고 23년 만인 지난해 2월 컴백을 깜짝 발표했다. 현재는 유튜브에 ‘Lusia 류시아’ 채널을 개설하고 3집 수록곡들과 브이로그를 공개하고 있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이버 가수의 존재감이 급격하게 사라졌다. 보이그룹, 걸그룹 등 아이돌그룹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사이버 가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그러다 2021년 로지의 등장으로 사이버 아티스트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됐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데뷔한 그는 보험, 자동차 등 각종 광고에 출연하며 실제 사람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외모와 패션 스타일, 수준급의 댄스 실력까지 다양한 매력으로 인기를 얻었다. 작년 2월 싱글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도 나섰다.올해에는 일찌감치 데뷔를 선언한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가 출격을 앞두고 있다. 나이비스는 걸그룹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과 ‘새비지’(Savage) 뮤직비디오에 나왔다. 또 ‘웰컴 투 마이 월드’(Welcome To MY World) 피처링에 참여하기도 했다.권금주 기자 kjuit@ekn.kr22일 신곡 ‘락다운’을 발매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아이돌.멜론2021년 7월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로 등장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