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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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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앞에 아이돌 전용 ‘대포 카메라’ 줄 선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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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와 푸바오 할아버지라 불리는 강철원 사육사.에버랜드



요즘 유튜브에 인기 급상승 동영상으로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네 가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기를 독차지하는 주인공은 단연 딸 푸바오지만, 푸바오라는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세상에 나오게 한 엄마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도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한다.

그 인기는 푸바오 가족이 살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의 놀이공원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체감할 수 있다. 맹수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자이언트라는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온몸으로 귀여움을 표현하는 푸바오의 몸짓, 발짓 등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으려는 관람객들의 ‘오픈런’이 이어진다. 판다월드 앞에는 아이돌 스타들을 찍는 대포 카메라를 든 ‘푸덕(푸바오+덕후)’이 진을 치고 있다. 또 ‘1일1입장’은 물론 일주일에 5∼6일 방문해 ‘푸바오 멍’을 때리며 힐링하는 팬들도 등장했다.

이렇게 2020년 용인에서 태어난 푸바오의 또 다른 이름 ‘용인 푸 씨’, ‘푸공주’, ‘뚠빵이’는 지금 가장 ‘핫’한 존재다.



○ 푸바오, 행복을 주는 보물

유튜브에는 팬들이 찍은 직캠과 각종 매체가 촬영한 ‘푸바오의 말랑 뱃살’, ‘푸바오 어린이 힐링짤’, ‘미운 7개월 사춘기 푸바오’ 등 다양한 내용의 영상이 게재돼 있다. 그중에서도 푸바오가 강철원 사육사에게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함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영상은 1779만 건, 아련한 눈빛으로 강 사육사의 바짓가랑이를 찰거머리처럼 붙들고 있는 영상은 1511만 건의 조회수(4일 기준)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엄마 아이바오가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1000만 뷰를 넘겼다.

에버랜드의 공식 유튜브 채널과 말하는동물원 뿌빠TV 채널은 지난 5월 한 달간 판다 관련 영상 조회수가 약 2500만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푸바오, 아이바오, 러바오 각각 해시태그가 붙어 있는 클립 영상(짤)이 하루에도 수십 개 공유되고 있다. 일부 마니아 팬들 중에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고독한 푸바오 방’ 등 푸바오 사진만 공유하는 채팅방을 만들어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 즐기고 있다.

푸바오의 팬덤은 굿즈 판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21년 4월 푸바오 첫 돌을 기념해 제작된 ‘푸바오는 한 살’ 이모티콘은 출시 당시 판매량 기준 6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받았다. 그해 7월 출간된 포토 에세이 ‘아기 판다 푸바오’는 최근 5∼6월 두 달간 1만 5000부 이상 팔리며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답게 푸바오는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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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와 엄마 아이바오.에버랜드



○ 꼬물이, 뚠빵이...푸바오의 성장일기

푸바오는 2020년 7월20일 태어났다. 우리나라에서 자연 번식을 통해 태어난 최초의 판다로 탄생 전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서사’를 알고 있다면 푸바오의 탄생은 더욱 소중하다. 1994년 한중 수교 2주년을 기념해 국내에 판다 한 쌍이 들어왔지만 IMF로 인해 관리가 어려워져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두 번째로 국내에 들어왔고, 이들의 딸이 바로 푸바오다.

푸바오는 태어날 당시 체중 197g, 몸 길이 16.5㎝로 핑크색 꼬물이 같은 모습을 띠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몸집이 커지며 생후 10일경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판단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눈 주위, 귀, 다리 부분이 검은 털로 변한다. 꼬물이에서 푸린이(푸바오+어린이), 엄마와 사육사에서 독립해 혼자 생활하는 푸바오의 성장 과정을 SBS ‘동물농장’을 비롯해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하면서 대중과 친밀감을 쌓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관람 제한으로 푸바오의 ‘랜선이모’와 팬들이 대거 나타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푸바오가 내년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 1800여 마리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멸종취약종인 판다의 번식량을 늘리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기에 짝짓기 적령기가 된 판다는 중국에서 번식 활동에 나선다. 이 때문에 푸바오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한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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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첫 돌을 기념하는 푸바오와 강철원(왼쪽) 사육사, 송영관 사육사.에버랜드



○ ‘할부지·송바오·오바오’... 푸바오의 또 다른 가족

푸바오에게는 또 다른 가족이 있다.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작은 할아버지와 송바오로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 ‘판다이모’ 오영희 사육사다. 지극 정성으로 푸바오 가족을 챙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한 사랑이 피어난다. 실제 손녀를 돌보는 것처럼 푸바오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진다. 세 사람은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에 푸바오 가족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정기적으로 게재한다. 강 사육사는 에버랜드 공식 블로그에 푸바오의 성장 인기를 쓰고 있으며, 송 사육사는 ‘전지적 뚠뚠이 시점’이라는 제목으로 푸바오 시점에서 글을 작성해 에세이 형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오 사육사도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 푸바오의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강 사육사는 지난 5월 방송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다가올 푸바오와의 이별에 눈시울을 붉혀 많은 푸바오 팬들이 함께 가슴 아파했다. 그는 "푸바오와 대화할 수 있다면 ‘너는 나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떤 일이 생겨도 할아버지는 너의 편이라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며 "듣고 싶은 말은 ‘당신을 만난 게 행운이었어요’라는 말 한마디면 될 것 같다"며 울컥했다.

이어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는 이상 항상 제 가슴 속에 있는 친구가 될 거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 내가 잘 돌볼 거야"라며 "너도 가서 잘 적응하고 좋은 친구들 만났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가슴 속에도 네가 영원할 거야"라는 진심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권금주 기자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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