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는 지난 2017년 덕양구 원흥동 농업기술센터 내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개소한 뒤 2021년부터 1년 10개월간 증축 공사를 거쳐 2023년 9월 공유주방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했다. 창업 농업인을 위한 전 주기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공유주방은 농업인 창의성-기술-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창업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단순 가공시설을 넘어 농업 6차 산업화를 선도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16일 “농산물가공지원센터는 순수 가공시설을 넘어 농업인이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창업의 거점"이라며 “앞으로도 생산에서 가공, 유통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지원으로 농업인 자립과 성장 기반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양시는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공유주방 기반 창업지원 체계로 전환하면서, 농업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농업인 농산물가공제품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고양시는 작년 '딸기막걸리'와 '꽃청'을 개발했다. 두 제품은 고양시 특화 쌀인 가와지1호와 고양에서 재배된 딸기, 식용 꽃을 활용해 지역 특성을 살렸으며, 일상에서 고양 농업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또한 다양한 꽃을 조화롭게 블렌딩하고, 꽃 본연의 색과 향을 최대한 살려내는 가공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는 상온에서도 유통이 가능한 '장미청'과 '사탕수수 조청'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장미청은 식용 장미와 대체당을 활용한 가공 기술을 적용해 12개월 이상 상온 보관‧유통이 가능한 표준 제조공정 매뉴얼을 개발 중이며, 이를 농업인에게 제공해 실질적인 생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농업인의 농산물 가공식품 판매는 제품개발, 설비 구축, 인증 절차, 식품 안전 기준 등 여러 장벽으로 인해 혼자 시작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고양시는 공간 지원은 물론 교육과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제품개발을 망설였던 농업인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앞으로 고양시는 쌀-열무 등 대표 농산물을 활용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을 지속 추진해 고양 농업 시장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고양시는 기존 1층 399㎡ 규모였던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2층 793㎡로 증축하고 공간 효율성과 가공 기능을 세분화했다. 1층은 건식-습식-혼합음료 가공실, 2층은 찬류-차류 가공실, 가공 실습실로 구분하고 분쇄기, 스틱 포장기, 동결건조기, 진공농축기 등 64종 첨단 장비도 갖췄다. 자가 생산 농산물뿐 아니라 관내 농산물 매입을 통한 가공까지 허용해 더 많은 농업인이 식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 등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농산물가공지원센터 운영도 기존 농업법인 위탁에서 벗어나 현재는 공유주방 기반 독립 운영으로 바꿔 농업인이 각자 독립사업자로 제품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변경했다. 창업 이후 실제 운영을 위한 교육도 강화했다. 위생, 안전관리, 세무 등 기초 과정부터 제품 개발, 식품표시 기준, 품목제조보고서 작성 등 행정 실무까지 포괄하는 실전형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23년부터 현재까지 창업 17건, 품목제조보고 60건이란 실질적인 창업 성과를 도출했다. 고양시는 생산뿐 아니라 유통까지 연계되는 순환형 창업생태계 조성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부터 로컬푸드 직매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공유주방에서 개발된 42종의 농가공 제품을 전시-홍보하는 자리도 마련해 생산자와 유통자가 직접 만나 논의하고 활성화 방안을 찾는 구조를 현실화했다. 현재까지 장미꽃차, 들깨강정, 비트환 등 37개 제품이 고양시 로컬푸드 직매장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는 농협고양유통센터 대화점에서도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고양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탕수수 조청, 레몬주스, 아스파라거스 주스 등 공유주방 생산 제품의 HACCP 인증을 추진해 식품 안전성과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