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단기수익 추구 논란 확산
GP 검사 연간 5개사 확대, 실효성 의문
차입 한도 제한법안 계류, LBO 규제 쟁점
해외 규율체계 연구, 제도개선으로 이어질까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 회원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MBK 사무실이 있는 D타워 앞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MBK가 책임져라'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의 운영상 부작용과 금융당국의 대응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사례를 계기로 차입매수(LBO) 중심의 단기 수익 회수, 기업가치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불거졌지만, 운용사 검사 확대 등 현행 대응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기관전용 PEF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자본시장 내 위상이 급격히 커졌다. 펀드 수는 제도 초창기인 2004년 2개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137개로 늘었고, 출자약정액 역시 같은 기간 4000억원에서 153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PEF는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자본을 육성하고, 대체투자 수단을 제공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부작용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단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거나, 투자 이후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특히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사태는 국내 여론을 흔들었다. MBK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단기 수익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 후 1808억원 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 “PEF가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단기 이익 실현에만 몰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진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성과 및 계획'을 내놓으며 운용사(GP) 검사를 연간 5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GP 437사에 달하는데 연간 5개사 검사는 사실상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 10월 검사권 도입 이후 2025년 5월까지 실제 검사받은 운용사는 18곳에 불과해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국감에서는 이 같은 검사 실적과 향후 계획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는 과거에도 사모펀드의 기간산업 인수 행태에 대해 시정 요구를 내놓은 바 있어, 이번에는 GP 검사 권한 행사와 범위 확대, 검사 대상 선정 기준이 주요 질의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 논의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사모펀드 차입 한도를 축소하는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는 LBO에 차입 한도를 설정해 기업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내 PEF만 역차별을 받아 산업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주한 해외 PEF 규율체계 연구용역 결과도 국감장에서 언급될 전망이다. 영·미권과 일본 등 주요국은 PEF 규율에 있어 차입 구조와 운용사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개선 논의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연구용역이 단순 검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법·제도로 연결될지가 이번 국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