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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은 시작일 뿐?…게임사 줄인상 기다린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젤다의 전설 시리즈 최신작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하 티어스 오브 더 킹덤)’ 판매 가격을 올림에 따라 다른 게임사들도 가격 인상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5월 12일 미국 출시를 앞둔 티어스 오브 더 킹덤 판매가는 69.99달러(약 8만 8117원)로 책정됐다. 이는 닌텐도가 최근 출시한 신작들에 비해 10달러 높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전작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물론 지난달 닌텐도 독점으로 출시된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 등 모두 59.99달러(약 7만 5587원)로 책정됐다. 닌텐도의 이러한 조치는 주요 경쟁사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신작 타이틀의 가격대를 70달러 선으로 인상하겠다는 움직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퀄리티, 콘텐츠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게임 제작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본을 포함한 세계 게임사들은 가격 인상을 절실히 원했지만 어느 누구도 먼저 인상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닌텐도가 일본 게임사들 중에서 가격 인상의 물꼬를 튼 셈이다. 이와 관련, 미 IT전문 매체 더버지도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뒤를 이어 닌텐도도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을 시작으로 70달러의 세계로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쟁사들은 닌텐도의 이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삼국지, 대항해시대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코에이 테크모 홀딩스의 아사노 켄지로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당시 "게임 소프트웨어 가격을 올리고 싶어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있다"면서도 "(코에이가) 최초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회사가 되고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트리트파이터, 바이오하자드, 몬스터헌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캡콤의 노무라 켄키치 CFO와 일본 모바일게임사 그리(GREE)의 마에다 유타 부회장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두 회사는 신규 채용, 콘텐츠 제작 지출 등에 따른 비용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세르칸 토토 애널리스트는 "닌텐도가 상황을 살피는데 있어서 적합한 게임이 이것(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라며 "10달러 가격 인상은 매출 손실을 상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닌텐도 측은 가격 인상이 앞으로 모든 게임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닌텐도 대변인은 각 게임별로 가격이 적절히 책정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게 말했다. 실제로 올해 출시 예정인 메트로이드 프라임 리마스터, 피크민4는 현재 닌텐도스토어에서 각각 39.99달러, 59.99달러로 책정된 상황이다. 한편, 한국닌텐도는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의 희망소비자가격이 7만 4800원으로 발매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69.99달러를 이날 환율로 적용한 8만 8000원대보다 1만원 넘게 저렴하다. 앞서 한국닌텐도는 지난 2018년 발매한 전작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7만 4800원에 책정한 바 있다.(사진=AFP/연합)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WSJ "중국, 제로 코로나 해제에도 소비 회복 더딜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에서 소비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해제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나오지만, 얼어붙은 소비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지난해 대출은 덜하고 저축은 늘렸는데, 이러한 추세가 바뀌고 소비가 진작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의 신규 대출액은 3조 8300억위안(약 711조 2000억원)으로 전년의 7조 9200억위안(약 1477조 4000억원) 대비 51.6% 급감,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신규 저축액은 기록적으로 많은 17조 8400억위안(약 3312조 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의 9조 9000억위안(약 1838조 6000억원) 대비로는 80.2% 급증했다. WSJ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주택 판매 부진으로 모지기(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었고 코로나19 봉쇄로 일상 소비도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 회복에 따라 지난달 춘제(春節·설) 연휴에 여행 분야 등의 소비가 호조세를 보였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부동산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소비가 회복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천즈우 홍콩대 석좌교수는 "지난해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급락했다"면서 "미래가 불확실할 때 사람들의 첫 번째 반응은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기 이후 경기 활황을 맞이했던 미국과 다르다면서,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실업자들이 기댈 사회 안전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이 저축 필요성을 더 체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해 말 50개 도시 예금자 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자신의 일자리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답했고, 4분의 1가량은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저축·소비·투자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는 ‘저축’(62%)을 택한 응답자가 ‘소비’(23%)나 ‘투자’(약 6%)보다 많았으며, 2019년 조사 당시의 45.7%보다 늘어났다고 WSJ은 덧붙였다. 노무라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연말 있었던 제로 코로나 해제, 경기 진작책 발표,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3분기는 되어야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류리강은 중국인들의 현 상태가 1930년대 대공황에서 빠져나올 당시 미국인들과 비슷하다면서,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의 장기적인 추세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1∼2분기에도 소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상당수가 5% 이상으로 예상하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생길 것으로 봤다. 반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경제 회복이 주로 소비주도형이 될 것"이라며 중국 성장률 전망을 기존 4.1%에서 5%로 상향 조정했다.CHINA USA ECONOMY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 쇼핑몰의 모습(사진=EPA/연합)

AI 품은 MS의 새로운 ‘빙’ 써보니…"챗GPT와 비슷하지만 정보 더 많아"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능 탑재 검색서비스 ‘빙’(Bing)이 챗봇 챗GPT와 어떻게 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경제매체 CNBC는 8일(현지시간) MS의 빙과 챗GPT를 직접 사용해 둘의 답변 내용을 비교했다. 빙에 장착되는 AI는 챗GPT와 비슷하지만 챗GPT 그 자체는 아니다. MS는 ‘빙’ 발표 뒤 일부 취재진에게만 이를 공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CNBC에 따르면 새로운 ‘빙’과 챗GPT는 사람과 대화하듯이 묻고 답할 수 있고, 질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그러나 정보는 빙이 챗GPT보다 더 많이 제공한다고 CNBC는 전했다.CNBC는 ‘독일 표현주의의 개념을 잘 알려면 어떤 영화와 음악, 문학을 보고 듣고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빙과 챗GPT에 입력했다.그러자 챗GPT는 독일 표현주의를 설명하는 영화와 음악, 문학의 새 분류에 대한 목록을 간단하게 제시했다.빙은 독일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영화, 음악, 문학의 목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독일 표현주의 운동에 대한 추가적인 맥락도 제공했다. 답변 결과는 마치 위키백과와 유사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자신의 신체 조건을 설명하며 ‘11㎏ 근육을 키우고 싶은데 앞으로 3개월 동안 운동과 식사 계획을 만들어 달라’고 하자 챗GPT는 목록을 제시했다.챗GPT는 일주일에 4∼5회 45∼60분 피트니스, 일주일에 2∼3회 20∼30분 유산소 운동, 저녁식사로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탄수화물 섭취 등의 팁을 제공했다.그러나 빙으로부터는 3개월 안에 11㎏을 찌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잠재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 답변이 돌아왔다.빙은 이어 "3개월 안에 11㎏의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그러면서 식단에 단백질을 추가하고, 피트니스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포함해 사람들이 체중을 늘리는 것을 돕는 일반적인 팁 목록을 제공했다.빙은 정보 제공에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직원들 일부는 해고되고 다른 일부는 우수한 성과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작성해 달라’고 하자 챗GPT는 제목과 내용 등 이메일을 작성했다. 그러나 빙은 ‘이의’를 제기하며 "이런 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인간의 판단과 공감이 필요한 민감하고 개인적인 문제"라는 답을 내놓았다. 빙은 이어 "직원이 아님으로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이메일을 작성할 수 없다"며 "적합한 문구와 어조 등을 선택하는데 필요한 인간적인 감정과 가치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해해달라"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한편, 구글이 챗GPT에 대항한다고 최근 공개한 AI 챗봇 서비스 ‘바드’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한 시연 행사에서 오답을 내놨다. 이는 바드의 성능이 MS에 밀린다는 우려로 이어졌고 그 결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이날 7% 이상 폭락했다. 바드는 시연에서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웨브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태양계 밖의 행성을 처음 찍는 데 사용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계 밖 행성을 처음 촬영한 것은 JWST가 아닌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 망원경 VLT(Very Large Telescope)이었다.MS가 지난 7일 AI기능이 탑재된 ‘빙’을 시연하고 있다(사진=AFP/연합)

디즈니,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7000명 정리해고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콘텐츠 제국’ 디즈니의 지난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음에도 7000명 정리해고를 포함한 총 7조원에 육박하는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디즈니는 8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 직원의 약 3.6%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의 인력 감축은 2020년 11월 3만 2000명 해고 발표 이후 2년여만이다. 디즈니는 이번 정리 해고가 55억 달러(6조 9500억여 원) 비용을 절감하고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판매 및 관리, 운영비 항목에서 25억 달러를 우선 줄이고, 해고와 콘텐츠 지출 효율화를 통해 30억 달러를 추가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디즈니는 작년 11월 실적 부진에 따라 밥 체이펙 전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해임하고 과거 15년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밥 아이거 CEO에게 경영을 다시 맡겼다. 아이거는 경영 복귀 이후 처음으로 맞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회사 구조조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영화, 텔레비전, 스트리밍을 포괄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 스포츠에 초점을 맞춘 ESPN 사업 부문, 테마파크 부문 등 3개로 나눠 회사를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회사 운영에서 좀 더 비용효율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TV와 영화 전반에 걸쳐 모든 것의 비용 지출을 매우 강력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의 작년 10∼12월(자체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235억 1200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234억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99센트)도 시장 전망치(14억 29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가입자는 지난 분기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디즈니+ 유료 회원은 1억 6810만 명으로 9월 말과 비교해 1% 줄었다.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의 영업손실은 10억 5000만 달러였다. 다만, 스트리밍 손실 규모가 월가 예상치(12억 2000만 달러)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디즈니 주가는 5% 넘게 상승했다. 디즈니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2020년부터 중단했던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아이거 CEO는 성명에서 올해 말까지 배당금 지급 재개 결정을 내려달라고 회사 이사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FILES-US-MEDIA-BUSINESS-DISNEY 디즈니 로고(사진=AFP/연합)

탄소중립보다 돈…역대급 실적 빅오일 "화석연료 늘리겠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빅오일’(글로벌 석유공룡)들이 화석연료 투자에 열을 다시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약속한 유럽계 석유공룡들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며 "석유를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는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국 석유기업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탄소중립 열풍이 불면서 빅오일들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새로운 경쟁력으로 여겨졌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버나드 루니가 2020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당시 탄소중립 전략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40%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BP에 이어 셸, 토탈에너지 등의 에너지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투자의 장점에 대해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그러나 최근에는 기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BP 지난 7일 2030년까지 석유와 가스 사업에 80억 달러를 새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BP의 화석연료 생산 감축량은 기존 40%에서 25%로 줄게 된다. 2020년 당시 "석유수요의 정점은 2019년으로 끝났다"고 강조했던 루니 CEO는 "석유 생산량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며 수요가 강하다"고 최근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이 시스템은 물론 탄화수소 시스템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셸의 경우 올해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지 않는 대신 천연가스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지난 주 발표했다. 와엘 사완 셸 CEO는 "재생에너지의 투자 속도가 빠른가? 전 세계로 봤을 때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천연가스가 절실하기 때문에 우리의 천연가스 사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랑스 토탈에너지는 올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2% 더 늘리겠다고 전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유럽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알라스테어 사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석유·가스 산업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느껴진다"라고 말했다.이처럼 빅오일들이 잇달아 화석연료로 눈길을 다시 돌린 배경엔 화석연료 수요가 앞으로도 강할 것이란 점이 확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루니 CEO는 "3∼4년 전 업계 화두가 청정에너지, 저탄소 에너지였다면 오늘날엔 에너지 안보, 에너지 수급에 대해 더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완 CEO 역시 "에너지 위기의 종식이 선언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꼬집었다. 빅오일들이 지난해 화석연료 사업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점도 태세 전환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에퀴노르, 셸, 토탈에너지, BP 등 6개 빅오일들의 지난해 이익이 2021년 대비 2배 넘게 급등한 2190억 달러(약 276조 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이들의 지난해 실적은 국제유가가 역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2008년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이익 급증은 빅오일들에게 석유와 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와 에너지전환 전략을 재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왼쪽부터) 엑손모빌, 토탈, 쉐브론, BP, 셸 로고

값비싼 보르도 레드 와인으로 화장솜을?...프랑스 골머리 속사정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와인 강국’ 프랑스가 와인 공급 과잉과 부진한 국내 수요로 골치를 썩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FP 통신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팔리지 않은 적포도주를 공업용 알코올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와인 알코올 성분을 약품, 화장품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 지방에서 와인이 넘쳐나는 가운데 부진한 내수로 재고 창고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기 떄문이다. 농업부는 지난 6일 업계 대표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우선 단기적으로 와인 재고를 처리할 수 있게끔 올해 최대 1억 6000만유로(2165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으면서 와인 소비가 뚝 떨어졌던 지난 2020년에도 와인 업계에 비슷한 지원을 했었다. 농업부는 이와 동시에 프랑스 와인 업계가 기후 변화와 달라진 소비자 동향, 수출 수요 등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책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와인 생산에 필요한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지난해 봄에는 서리 때문에, 여름에는 가뭄과 폭염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보르도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디디에 쿠지네 씨는 AFP에 정부가 약속한 지원금은 작은 와인 농가를 몇 개월 돕는데 그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쿠지네 씨를 비롯한 보르도 일대 와인 생산업자들은 포도 생산을 줄이고, 용도 변경이 가능하도록 포도밭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관련 비용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소 1만 5000헥타르(150㎢)에 달하는 포도밭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헥타르당 1만유로(약 1350만원) 보상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와인생산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레드와인 판매는 15% 감소했고, 화이트와인과 로제와인 판매는 3∼4% 줄어들었다. 제롬 데페 프랑스 농업경영자총연맹 사무총장은 이러한 수치가 프랑스에서 와인을 소비하는 행태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데페 사무총장은 70년 전만 해도 프랑스인이 한 해 평균 소비하는 와인이 130ℓ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한해 40ℓ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hg3to8@ekn.krwine-541922_1920 잔에 담긴 레드 와인.(기사내용과 무관)

이제 2월인데…테슬라 주식 올해 63% 주가 폭등,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지난해 연말까지 큰 폭 내렸던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2.28% 뛴 201.29달러로 마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제 매체 배런스는 200달러를 넘은 테슬라 종가는 작년 11월 4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전기차 수요 부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리스크 등으로 65% 추락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는 123.18달러였다. 하지만 테슬라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불과 한 달여 만에 63% 급등했다. 과매도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전기차 가격 인하로 판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더욱 날개를 달고 치솟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올라 6개월 만 최장 랠리를 기록했다. 200달러 선을 되찾은 테슬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지 혹은 추가 상승을 이어갈지에는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런스는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을 인용해 과매도에서 과매수 구간으로 진입한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선 저항을 받으면서 당분간 쉬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다음 달 1일 열리는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발표되는 신사업 내용에 따라 테슬라가 추가 상승 모멘텀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배런스는 "테슬라가 모든 (주가 전망의) 규칙을 따르지는 않는다"면서 머스크가 지금이라도 트위터에 새 CEO를 선임하고 테슬라 경영에 더욱 전념한다면 주가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hg3to8@ekn.krTESLA-MASTERPLAN/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미국주식] 뉴욕증시, 특히 밀린 나스닥…MS 대항마 ‘삐끗’에 알파벳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7.68p(0.61%) 내린 3만 3949.01로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6.14p(1.11%) 떨어진 4117.86으로, 나스닥지수는 203.27p(1.68%) 밀린 1만 1910.52로 마감했다.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통신 관련주가 4% 이상 하락해 약세를 주도했다. 유틸리티, 기술 관련주도 1% 이상 떨어졌다.투자자들은 기업들 실적도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S&P500지수 상장 기업 중 297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중 69%가량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우버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5% 이상 올랐다.KFC, 피자헛 등을 보유한 레스토랑 체인인 얌 브랜즈 주가도 실적 호조에 1.6% 상승했다.언더아머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는 소식에도 8% 이상 하락했다.멕시칸 음식 체인 치포틀레 주가는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발표에 5% 가량 떨어졌다.통신기술기업 루멘 테크놀로지는 분기 손실을 기록하고 예상치를 밑도는 연간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20% 폭락했다.장 마감 후에는 월트디즈니와 로빈후드 실적이 발표된다.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큰 폭 하락하면서 기술주 하락을 이끌었다.알파벳 주가는 인공지능(AI) 챗봇 바드가 앞서 공개된 광고에서 틀린 답변을 내놨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7% 이상 급락했다. 챗봇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런 소식은 구글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전날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챗봇을 탑재한 새로운 버전의 검색엔진 빙(Bing)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챗봇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개발했다. 다만 이날 MS 주가는 0.3% 하락했다.CVS헬스가 1차 의료서비스 업체인 오크 스트리트 헬스를 인수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에 주가는 CVS 3% 이상, 오크 스트리트는 4% 이상 상승했다.시장에서는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에 이어 줄줄이 나온 연준 당국자들 발언이 주목 받았다.전날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면서도 이 과정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예상보다 지표가 강하면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몇 년간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윌리엄스 총재는 앞으로 0.25%p 금리 인상이 "정책을 조정하기에 적절한 규모"라고 언급했다. 또 12월 위원들 금리 전망치가 올해 해야할 일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 견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지난해 12월 연준내 다수 위원은 올해 기준금리가 5.00~5.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금융환경이 훨씬 완화되거나 성장을 훨씬 더 지지하게 된다면, 이는 경제의 미래 경로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것이며, 목표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 측면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달성하고자했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높으며, 따라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그는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는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더 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최근 1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강한 고용 증가세에 연준 긴축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연준 물가 목표치인 2%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인 점도 이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뉴욕 연은 총재 발언이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모두가 파월이 하려고 예상했던 시장 후퇴를 촉발했다"며 "윌리엄스 총재는 금융환경이 완화될 경우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월가에 상기시켜 주식시장의 위험 욕구를 빠르게 가라앉혔다"고 설명했다.HYCM의 자일스 코글란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분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변동성을 야기할 다음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오는 3월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가 93.7%를 기록했다. 5월 0.25%p 추가 인상 가능성도 69.9%였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7p(5.20%) 오른 19.63을 나타냈다.hg3to8@ekn.kr알파벳이 운영하는 구글 로고.AFP/연합뉴스

캐나다은행 총재 "금리인상 중단 필요…심한 경기둔화 막아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의 티프 매컬럼 총재는 캐나다 경제의 과도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매컬럼 총재는 7일(현지시간) 퀘벡에서 열린 오찬 행사 연설에서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파악하려면 18∼24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면서 경기와 물가 상승률이 과도하게 둔화하기 전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간 물가상승률이 아직 6.3%대이지만, 최근 나온 경제지표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해준다면서 올해 중반쯤에는 인플레이션이 3%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 상승 둔화, 임금 상승·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완화, 기업의 가격 설정 기능 정상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2%대로 내려가지 못할 것이며, 이 경우에는 추가적인 통화 긴축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말에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시장은 캐나다은행이 연말쯤 기준금리를 현행 4.5%에서 4%로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15년 만에 가장 높은 4.5%로 인상했지만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상 중단 방침을 시사했다. 당시 캐나다은행은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자체 전망치에 부합하는 경제 상황이 나타나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캐나다은행은 이날 매컬럼 총재의 발언 예정 시간보다 12분 앞서 연설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급하게 삭제했다. 캐나다은행 대변인은 직원 실수로 매컬럼 총재의 연설문이 12분 먼저 홈페이지에 공개됐다고 확인했다. 매컬럼 총재의 연설문이 미리 공개되면서 상승세를 보이던 2년물 캐나다 국채 금리가 하락세로 반전하기도 했다.CANADA-CENBANK/SPEECH 티프 매컬럼 캐나다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매파지만 매파인듯 매파아닌 파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글로벌 증시는 연준의 의도와 달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노동시장이 매우 강력한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일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시장의 예상을 깬 1월 고용지표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하고 "(긴축 정책이) 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절차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지표가 계속해서 강하거나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오면 우리는 금리를 그동안 반영됐던 수준보다 더 높이 올릴 수 있다"며 "우리가 지표에 반응할 것이라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택시장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언급해 "우리는 인내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일정 기간동안 금리를 제약적인 수준에 유지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긴축 정책을 둘러싼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태도가 재확인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파월의 발언은 지난해 12월 제시된 최종금리 5.1%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천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 가까이 뛰었다.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이 증시를 장중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들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지난주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화견에 이어 이날에도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라는 단어를 또 다시 언급해 증시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고 미국 경제의 4분의 1 가량 차지하는 상품 섹터에서 시작됐다"며 "2023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도 "올해가 아닌 내년에 (목표치인) 2%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통화정책을 대하는 파월 의장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화요일(7일) 파월의 발언은 지난주 내용과 별다를 게 없었다"고 밝혔다. 코메리카뱅크의 빌 아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다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파월 의장에게 주어졌지만 그는 이를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이에 연준은 앞으로 금리를 한번 또는 두번 더 올린 후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예상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파월 의장의 발언에 크게 요동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오는 3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각각 93.7%, 69.9%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5월 5.0∼5.25%까지 오르게 된다. 그 이후 11월까지 금리가 동결되고 12월에는 0.25% 인하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며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연준 내 대표적 매파 위원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5.4%까지 인생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했다. 또 다른 매파 인사로 꼽히는 보스틱 애틀란태 연은 총재도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일을 더 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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