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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불투명...일본 "합의 전 발표" 항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정부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케이신문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앞서 한국 대통령실은 오는 20∼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기로 양국이 합의해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지난 15일 발표했다.그러나 일본 측은 이런 발표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한국 측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외무성이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달라"고 항의했다는 것이다.산케이는 "일본 측은 이른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소송 문제에 진전이 없는 채 정상회담에 응하는 것에 신중하다"면서 유엔총회에서 양국 정상이 짧은 시간 서서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마이니치신문도 "한국 정부가 개최한다고 발표한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측이 신중한 자세를 굽히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하다"고 이날 보도했다.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선 ‘사실무근’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면서 유엔총회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접촉이 실현되더라도 서서 이야기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기시다 총리는 오는 19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전세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뉴욕으로 출발한다.마이니치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유엔 개혁을 호소할 방침이다.거부권을 가진 러시아의 영향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었던 점을 근거로 안보리를 포함한 유엔 개혁과 기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사진=연합)

바이든, 英 여왕 장례식 참석 위해 출국…미영 정상회담은 뉴욕에서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부인 질 여사와 17일(이하 현지시간) 런던으로 출국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내외는 18일에는 여왕 관 참배를 위해 웨스트민스터 홀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9일 장례식을 마치고 귀국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문 기간 새로 즉위한 찰스 3세 국왕과 처음으로 마주할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찰스 3세와 첫 통화를 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별세에 대한 애도를 전했다. 그는 여왕 서거 당일인 8일에는 별도 성명을 내고 "여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엄한 지도자였으며, 기반암과 같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지속해서 심화시켰다"고 추모했다. 애초 장례식 전날 예정됐던 바이든 대통령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첫 정상회담은 내주 유엔 총회 기간으로 연기됐다. 백악관과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러스 총리가 양자 회담을 갖는다고 확인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18일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양국 정상이 만난다고 발표했다.Britain Royals Biden (사진=AP/연합)

한미 국장급 실무협의 개시...“전기차 세액공제 해결방안 모색 예정”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한미 국장급 실무회의를 열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오후 9시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국장급 실무협의를 화상으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무회의는 지난 7일 한ㆍ미 통상장관회의에서 합의한 IRA 협력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우리 측에서는 산업부 윤창현 통상정책국장을 비롯해 산업부, 기재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USTR 대표보급을 비롯해 USTRㆍ백악관(NSC/NEC), 상무부, 재무부, 국무부, 에너지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다. 실무협의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정대진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제2차 민관합동 T/F를 갖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T/F에는 정부에서 산업부, 기재부, 외교부가 민간에서 현대자동차,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참석해 논의했다. 산업부는 "양국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해 전기차 세액공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xkjh@ekn.kr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한국, 중국-아세안 엑스포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16~19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시에서 개최되는 ‘제19회 중국-아세안 엑스포(CAEXPO)’에 특별파트너국(Special Partner Country)으로 참여한다고 16일 밝혔다. CAEXPO는 2004년부터 중국과 아세안 10개국이 공동 주최해 온 국제 박람회로 매년 특별파트너국을 초청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두 지역으로의 진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기업 홍보 및 전시 행사다. 우리나라는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파트너국으로 초청됐으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의 개막식 영상 축사와 함께 145개 우리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관을 운영한다. 안 본부장은 축사에서 "한국은 중국 및 아세안 양측과 각각 FTA로 긴밀히 연계된 ‘특별한’ 경제협력 파트너"라면서 "글로벌 환경 변화 속 역내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올해는 3자가 모두 참여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발효된 만큼 통상협력체제를 적극 활용해 상호 교역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 및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세안 국가와 시행한 기업인 신속통로 제도 사례와 같이, 기업인들의 애로 해결을 위해 역내 국가간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한편, 박람회 기간 동안 KOTRA 주관으로 운영되는 한국관에서는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 145개사의 우수한 기술과 상품이 소개될 예정이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한 현장 홍보도 진행될 예정이다. axkjh@ekn.kr한중수교 30주년 리셉션서 국악 공연 ▲한중수교 30주년 리셉션서 국악 공연. 연합뉴스

독일,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 가능성 언급...“민주주의 승리로 끝날 수 있어”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독일 부총리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무역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민주주의의 승리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에게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제 (전쟁이) 자유와 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벡 부총리는 이어 "독일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과 협의해 어떤 무기를 전달할 것인지 계속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무기가 나올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니아 재건을 위한 경제적 지원도 약속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벡 부총리는 회의에서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을 만나 재건을 위한 지원을 이끌어낼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벡 부총리는 "공적 자금으로 마련된 것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안정적인 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펀드는 개인투자자, 은행, 헤지펀드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벡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3500억 달러(488조 4300억원)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daniel1115@ekn.kr하벡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장관이 15일(현지시간) 노이하르덴베르크에서 열린 G7 무역장관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英 군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함에 따라 찰스 3세(73)가 영국 국왕으로 공식 선포됐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즉위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런던에 있는 왕실 저택인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서 "찰스 필립 아서 조지 왕세자는 찰스 3세 국왕이 됐다"고 선언했다.군주를 보좌하는 원로 정치인과 관리 등이 주재하는 즉위식은 영국이 헌법상 새 국왕을 맞이하는 중요한 형식적 절차다.이날 즉위식은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이후 70년 만에 열린 것으로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됐다.우선 국왕 정치 자문기관인 추밀원이 회의를 열어 선언문에 서명했다. 나중에 찰스 3세가 추밀원을 접견해 즉위 선언을 하고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맹세를 읊었다.이날 찰스 3세는 부인인 커밀라 왕비, 장남 윌리엄 왕세자와 함께 즉위식에 참석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모범으로 받들어 왕위를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밝혔다.찰스 3세는 "어머니는 평생 사랑과 아낌없는 봉사를 실천했다"며 "이제 내게 넘어온 국왕의 의무와 막중한 책임감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가터 문장관(Garter King of Arms)은 트럼펫 팡파르가 울리는 가운데 세인트 제임스 궁 발코니에서 국왕의 즉위를 대중에게 선포했다. 이에 맞춰 하이드파크와 런던 타워, 군함 등지에서는 새 국왕의 즉위를 알리는 축포가 발사됐다.찰스 3세의 대관식은 행사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수개월 뒤에 열릴 전망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도 즉위한 지 1년 4개월 만에 열린 바 있다.즉위식에 참석한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사진=로이터/연합)

IPEF 공식 협상 개시 선언...4대 의제 각료선언문 채택 합의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한국, 미국 등 14개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국들이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IPEF 참여국들은 8∼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IPEF 장관회의에서 △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 4개 의제에 대한 각료선언문의 채택에 합의했다. 이번에 발표된 각료선언문은 지난 5월 23일 IPEF 출범 이후 진행한 3번의 장관급 회의와 수십번의 수석대표급, 실무급 협의의 결과물이다. 디지털, 공급망, 기후변화 등을 다루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참여국들은 각료선언문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필라별 협상을 통해 규범과 협력의 세부 내용과 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무역 분야는 관세인하를 통한 시장개방 대신, 역내 디지털 교역 활성화, 친환경·저탄소 교역 및 투자 촉진, 농업기술혁신 및 식량안보, 통관절차의 디지털화 등 새로운 분야의 수준 높은 규범 정립과 협력의제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공급망 교란 완화를 위해 각국이 합의하는 핵심 분야·품목 중심으로 위기대응 메커니즘을 마련하고 투자를 통해 공급망 복원력을 강화하는 한편, 물류 강화 및 인력 개발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청정경제 분야는 파리협정에 기반해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대응 목표를 강조하는 한편, 청정에너지 전환이 시장·투자 등 상업적 기회를 창출함을 부각하면서 민간 부문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다각적 인센티브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공정경제 분야에서는 교역, 투자 등 역내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공정경제 환경 조성을 목표로 조세 투명성을 제고하고 반부패 협약 이행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의 역량강화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무역 의제는 인도를 제외한 13개국이 참여했고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의제에는 14개국이 모두 참여했다. 산업부는 이번 합의에 대해 참여국 각국이 가진 특성, 장점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해 인도·태평양 지역 공동의 당면과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참여국 양자 간 추진해온 핵심 광물, 청정에너지, 환경, 공급망 협력이 14개 참여국으로 범위와 수준이 확장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IPEF가 그간 통상협상에서 다루지 못했던 역내 공동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협력플랫폼인 만큼, 신속한 협상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만큼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밀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4개 분야 협상에 참여해 우리의 이해를 적극 반영해 나가는 한편, 구체적인 실익을 조기에 체감토록 하는 공급망 안정화, 청정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국가간 협력사업도 발굴·제안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기재부·외교부 뿐 아니라 농림부, 해수부, 과기부, 법무부, 법제처, 권익위 등 20개 이상의 관계부처와 업계·전문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원팀(One-team)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axkjh@ekn.kr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 연합뉴스

바이든,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참석…英 국왕과는 17일 만날 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거행될 예정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인텔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자세한 일정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찰스 3세 국왕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엔 "아직 얘기하지 못했다. 통화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8일 서거했으며, 장례식은 10일간의 애도 기간을 거친 뒤 오는 18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장례식에는 전 세계 지도자 및 지도자급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장례식 하루 전날인 오는 17일 장례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전 세계 주요 인사 및 외국 왕가 인사를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의 첫 회동도 오는 17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임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부터 바이든 대통령까지 모두 14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이후 취임해 영국을 방문하지 못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을 빼고 모두 13명의 미국 대통령과 직접 만났다고 언론들은 전했다.US-POLITICS-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찰스 3세 英 새 국왕 "평생 헌신하겠다"…10일 공식 선포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영국의 새 국왕인 찰스 3세는 평생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찰스 3세는 9일(현지시간) 첫 TV 대국민 연설에서 "평생 헌신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속을 오늘 여러분께 되풀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충성심, 존중, 사랑으로 영국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관해서는 "좋은 인생이었고 운명과의 약속을 지켰으며, 깊은 애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남 윌리엄은 이제 왕세자이며, 콘월 공작이자 웨일스공"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캐서린 왕자빈을 ‘웨일스공 부인’(Princess of Wales)이라고 불렀는데 영국 왕세자빈에게 주어지는 이 작위는 찰스 3세의 왕세자 시절 부인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빈의 사망 이후 공석이었다. 이어 그는 부인 커밀라 왕비도 새로운 역할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실을 뛰쳐나가 갈등을 빚고 있는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에 관해서도 애정을 표했다. 그는 여왕을 ‘사랑하는 엄마’라고 표현하면서 가족을 대표해서 위로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전날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여왕의 곁을 지킨 뒤 이날 오전 커밀라 왕비와 함께 런던으로 이동했다. 그는 리즈 트러스 총리와 첫 회동을 하는 등 국왕으로서 임무를 시작했다. 국왕으로 공식 선포는 10일에 이뤄진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버킹엄궁의 새 주인으로서 처음 입성했다. 버킹엄궁 앞에 모인 추모객들은 새 국왕에게 열렬한 환영을 보내고 국가인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를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 제목과 가사에서 전날만 해도 ‘여왕’이 쓰였는데 이제 ‘왕’으로 바뀌었다. 찰스 3세 부부는 당초 추모객들이 남긴 꽃만 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예정에 없이 대중에게 다가가 10여분간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일부 여성들은 찰스 3세의 뺨이나 손에 키스하기도 했다.BRITAIN-ROYALS/KING-TRUSS 영국의 새 국왕인 찰스 3세와 리즈 트러스 총리(사진=로이터/연합)

70년 재위 영국 여왕, 현대사 산증인…한 시대가 저물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6세를 일기로 서거하면서 2차대전 후 영국은 물론 세계 현대사의 한 챕터가 끝났다.25세에 갑자기 왕관의 무게를 넘겨받은 여왕은 70년 재위 기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역할에 충실했다.고령에도 날카로운 판단력, 유머, 친화력을 잃지 않았고 끝까지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귀염받던 ‘릴리벳’, 큰아버지 스캔들에 왕위 승계여왕은 1926년 4월 21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 윈저이고 가족들은 릴리벳이라고 불렀다.그의 운명이 바뀐 것은 1936년.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 평민 출신과의 스캔들로 왕위를 포기하면서다.갑자기 아버지 조지 6세가 즉위하고 왕위와는 거리가 멀던 여왕은 승계서열 1위로 올라섰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인 조지 6세는 심한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2차 대전 독일 공습 때에도 피하지 않고 국민 단합을 이끌어 존경을 받았다.군주가 되는 교육을 받던 여왕은 16세가 되자 근위보병연대 시찰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1945년 여군에 입대해서 군 트럭 정비 등을 하면서 2차대전에 참전한 군주가 됐다.21세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서 방송을 통해 "영연방에 평생을 바쳐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왕은 최근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졌을 때도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여왕은 1947년에는 어릴 적 한눈에 반한 필립공과 결혼을 하고 이듬해 찰스 왕세자를 낳는 등 비교적 평범한 생활을 즐겼다.그러나 1952년 2월 6일 조지 6세가 폐암으로 갑자기 서거하면서 25세 두 아이의 엄마인 여왕은 왕좌에 오른다. 여왕은 당시 케냐 순방 중이었고 남편에게서 소식을 처음 들었다. ◇대관식 TV 중계로 영국 위상 알려…올림픽 본드걸여왕은 1953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장엄하고 화려하게 대관식을 치르고 이를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해서 2700만명이 지켜봤다. 필립공이 여왕의 배우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 기획해 이뤄낸 성과였다. 전후 내핍을 견디며 대영제국의 영화가 사그라드는 것을 목도하던 영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대외적으로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여왕은 왕실이 존립하려면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실천했다. 몰락 왕실 출신인 남편의 영향도 있었다. 여왕은 변함없이 근면성실하고 헌신하는 모습으로 믿음을 산 데 그치지 않았다.여왕은 국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1957년 TV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시작하고 유튜브와 SNS도 일찍 도입했다. 호주에서 일반인 가까이로 다가가 걸은 일도 화제가 됐다.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백발인 여왕이 개회식 영상에 ‘본드걸’로 출연했고 영국이 큰 위기에 봉착했던 코로나19 때는 대국민 담화 메시지로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품위 있게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100세가 가까운 고령에도 호기심 가득하고 유머 있는 모습은 계속 사랑을 받았다. ◇필립공과 70여년 해로…찰스·앤드루·해리 자손들 골치필립공은 작년 4월 99세로 별세할 때까지 70여년 여왕의 곁을 지켰다. 젊었을 때 속을 썩이기도 했지만 여왕을 향한 충성심은 굳건했다.여왕은 아버지는 일찍 잃었지만 어머니는 101세까지 장수하다가 2002년에 사망했다.본인도 올해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까지 성대하게 치렀다.그러나 필립공이 떠난 뒤로 급격히 쇠약해졌고 지난해 10월에는 처음으로 북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그 무렵부터 지팡이를 짚고 올해는 간헐적으로 거동에 불편을 겪는다고 밝혔다. 이후 올해 2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고비를 넘긴 뒤로는 주요 일정을 아들 찰스 왕세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늘었다.영국 언론들은 공개하지 않은 건강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여왕은 자녀들 문제로 상당히 골치를 앓았다.아들 찰스 왕세자의 결혼과 이혼은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며느리 다이애나비가 왕실 인기를 높였지만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고, 결국 1996년 이혼하며 세기적 스캔들이 돼버렸다. 그 와중에 후계자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와 불륜관계인 것이 드러나서 평판에 흠집이 났다.특히 다이애나비가 비극적으로 사망한 뒤 여왕이 입장을 바로 내지 않았다가 비난이 솟구쳐 위기를 맞기도 했다.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으로 망가졌고 손자 해리 왕자는 왕실을 뛰쳐나갔다.가뜩이나 21세기 군주제에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런 사고가 왕실 폐지론으로 번지지 않도록 여왕은 위기관리에 애를 썼다.여왕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힌 해는 1992년이다. 당시 찰스 왕세자 부부 불화가 심화하고 앤드루 왕자와 앤 공주가 이혼했다. 윈저성에 큰불이 나는 바람에 막대한 복구 비용에 관해 여론이 악화하자 소득세 면책 특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연합뉴스1933년 7살이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가운데)이부왕 조지 6세의 생일을 축하하는 군기 분열식을 마친 뒤 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 무렵 가족들은 어린 엘리자베스를 릴리벳이라고 불렀다(사진=AP/연합)1947년 결혼식을 마친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이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AP/연합)1952년 케냐 방문 중 부왕 조지 6세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국왕이 된 엘리자베스 2세가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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