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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만난 시진핑…"국가간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9일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이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국가주석 3연임 임기를 시작한 이후 만난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다. 이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관영 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블링컨 장관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 간의 교류는 상호 존중하고 성의로 대해야 한다"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이 "중미 관계 안정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이 18∼19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잇달아 긴 시간 솔직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 측은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이번 협의에서 양국 정상이 (작년 11월) 발리에서의 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이행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일부 구체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고 합의를 달성했다면서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 다른 한쪽에 왕이 위원과 친강 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각각 앉은 상태에서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형태로 회동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타국 외교장관과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2018년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도 만났지만, 그때보다 미중 관계가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것은 그 자체로 대미 관계 개선 의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동에서 관계 개선과 미중 충돌 방지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수개월 안에 시 주석과 만날 희망을 거론한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한다는 뜻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 데 이어 이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다.CHINA-USA/BLINKEN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

블링컨 베이징 도착…미국 국무장관 5년만의 방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5년만에 중국을 방문했다.로이터 통신은 블링컨 장관을 태운 미국 공군기가 이날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미중간의 ‘정찰풍선(중국은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4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방중은 블링컨 개인의 장관 부임 후 첫 중국행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2021년 1월) 이후 미국 외교 수장의 첫 방중이다.또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의 방문 이후 미국 현직 국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찾은 것이다.19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미중간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하고,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방중 기간 블링컨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지도 관심을 모은다.블링컨은 중국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6일(현지시간)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방중 의미를 설명했다.그는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오판을 피하면서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양국이 책임 있게 관계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

러우 종전 뒤는...키신저 "우크라에 유리하면 푸틴 실각, 中 전쟁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린 냉전 시기 미국 외교를 진두지휘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부 장관(100)이 러시아·중국 등 신 냉전 세력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마무리가 우크라이나에 유리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권할 것이라고 봤다.러시아가 군사 공격을 중단하고 평화 협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전쟁이 끝날 경우 푸틴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 것이다.그는 푸틴 대통령에 "양가감정과 충족되지 못하는 열망에 사로잡힌 도스토옙스키 유형의 인물"이라며 지도자로서 권력을 휘두르는 데 능숙하다고 평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관계에서는 이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1990년대부터 교류해왔다고도 했다. 그는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 같은 주요 도시에 유럽의 군사력이 쉽게 도달하게 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으므로 (유럽의 팽창에)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가 유럽을 정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유럽과 세계는 더 안정될 것이지만, 러시아는 다른 국가들처럼 합의에 따라 유럽의 일부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해체되거나 울분에 찬 무기력 상태로 추락하는 상황"은 또 다른 긴장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시에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을 통해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관련해선 "현재 관계 추세로 보면 얼마간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것 같다"며 "현재의 관계 추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대치 상황도 "벼랑 꼭대기에 있다"면서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달렸다고 지적했다.또한 현재 양국 관계가 "각자의 가장 큰 위협이 상대국인, 즉 중국의 가장 큰 위협이 미국이고 반대로 미국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독특한 상황"이라고 짚었다.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내가 제안해온 종류의 대화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어" 양국 긴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두 초강대국 간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이기게 되더라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을 지내며 냉전 시대 미국 외교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1971년 ‘극비리 방중’ 등 물밑 외교를 펼쳐 이듬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 방중을 성사시키고 1979년 미·중 수교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행정부를 떠난 이후에도 2011년 저서 ‘중국론(On China)’을 폈다.한편, 키신저 전 장관은 전반적인 유럽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이 프랑스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고 봤다.그는 영국이 유럽과 미국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이 미국과 같은 방향의 정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문제는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라 유럽과의 관계"라고 짚었다. 또 독일과 관련해서는 독일로 움직이는 유럽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 직면한 난관이 ‘어떻게 하면 커지는 힘을 잘 발휘하고 동시에 이웃 국가를 소외시키지 않을 수 있느냐’라고 제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그러면서 유럽에서 "선도 국가는 모든 당사국 이해관계를 맞추는 데 있어 절제와 지혜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19세기 말 오토 폰 비스마르크 독일제국 초대 수상 사임 이후의 상황과 현재 독일이 유사하다고도 했다. 당시 독일제국은 통일에 따른 변화된 양상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수십 년 뒤 두 차례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지금 독일도 비슷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그는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바탕으로 유럽에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순간에 있다. 이는 현세대가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hg3to8@ekn.kr美 외교 원로 헨리 키신저 100세 생일 모습.AFP/연합뉴스

푸틴 "곧 고갈"했지만 이스라엘은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날개 단 ‘50살 전차’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무기 수출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권 무기 수요 증가에 50년 전 전차까지 수출 길을 모색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15일(현지시간) 당국이 이스라엘 주력 전차인 ‘메르카바’(전차를 뜻하는 히브리어)의 첫 수출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이르 쿨라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 국장은 이날 "메르카바 전차 판매를 위해 2개 국가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협상 대상 국가명을 밝힐 수 없지만, 1개 국가는 유럽에 있다"고 말했다. 메르카바 전차는 1973년 4차 중동전쟁 격전지인 수에즈에서 이집트에 참패를 경험한 이스라엘이 해외기술을 도입해 이듬해 처음으로 개발한 무기다. 이스라엘군은 이 전차를 1979년에 처음으로 공식 도입했다. 첫 생산, 도입으로부터 ‘반세기’나 지난 전차도 전쟁 특수로 팔리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방산수출국(SIBA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체 무기 수출액 역시 지난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114억달러(14조 5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125억달러(약 16조원) 무기를 팔아치운 것이다.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유럽의 전략 지정학적 변화가 이스라엘산 무기 수요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쿨라스 국장도 "유럽 국가들이 소련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서 부족한 무기를 채워 넣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무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덕에 우리는 이전 세대의 전차인 메르카바를 비롯해 기존에 팔리지 않던 무기까지 판매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무기 수출액에서 유럽이 차지한 비중은 29% 정도로, 아시아·태평양 지역(30%)과 쌍벽을 이뤘다. 특히 무기 수출량을 늘리는 이스라엘 행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놓았던 재고 전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난 13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반격 작전 중 서방이 제공한 장비 최대 30%를 손실했다면서 서방이 "재고 고갈"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한국·이스라엘을 콕 집어 "그나마 재고가 남아있는 한국과 이스라엘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이스라엘과 한국이 올 들어 태도 변화를 보이는 점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hg3to8@ekn.krISRAEL-REMEMBRANCE 펄럭이는 이스라엘 국기 . AFP/연합뉴스

미국, 이란과 물밑 협상…한국 석유자금 동결 해제도 논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이 이란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조용히 재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작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양국 고위급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후 백악관 관계자들이 추가 접촉을 위해 최소 3번 오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오만 당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대화 재개와 맞물려 최근 미국 당국은 이라크 정부가 이란에서 수입한 전기와 가스에 대한 대금 25억유로(약 3조4590억원)의 지급을 승인했다. 해당 자금은 앞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로 동결된 상태였다.다만 미 당국자들은 "이번 자금 이전은 일상적인 것으로, 핵프로그램 등 논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취임할 당시 지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폐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작년 11월 관련 협상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린 바 있다.WSJ는 미국의 대이란 외교 시도 재개가 긴박한 국제·중동 정세와 맞물려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하고 우라늄 농축을 강행하는 데 이어 원유 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에서 파나마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란은 미국인 수감자 석방 및 자국 핵 프로그램 동결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해외에 발이 묶여있는 에너지 수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 중이다.특히 이같은 상황을 한국 우리은행에 동결돼있는 석유 수출대금 약 70억달러(약 8조9411억원) 및 이라크에 있는 수십억달러에 연결짓고 있다.이와 관련, WSJ는 "이 문제를 잘 아는 한국의 전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이 인도주의적 목적에 따른 자금 동결 해제를 놓고 논의를 지속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이런 상황은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적 지형과도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는 야당인 공화당이 이란 핵합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만큼, 이 의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상하는 것을 피하고자 보다 비공식적인 테이블에서 대이란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짚었다.소식통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작업을 지속 중인 것과 관련, 서방이 농축 관련 설비인 첨단 원심분리기 운용 중단을 이란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고농축 우라늄이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을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특정 행동이 우리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긴장 고조에 따른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런 점에서 우리가 수개월간 이란에 긴장 완화를 요구해왔다는 것도 비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핵합의 복원 못지않게 미국인 포로 석방도 중요한 의제다. 최근 카타르는 양국 사이에서 수감자 석방 논의를 중재해왔다고 WSJ는 설명했다.미 싱크탱크 워싱턴연구소의 헨리 롬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이전에도 비슷한 자금이전 승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의 경우 이란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흐름에서 떼어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긴장 완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11일 "이란의 원자력 산업 인프라가 유지된다면 서방과의 핵합의도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미국도 공개적으론 대이란 제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란의 석유 수출량이 지난달에만 하루 155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대외 석유 판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사진=로이터/연합)

"마을 뺏었다" vs "무기 부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황, 일단 힘 보단 말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내쫓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가운데 양측이 서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둘 모두 초반에 승부수를 걸지는 않고 있지만, 먼저 기세를 가져오려 목소리를 키우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지난 일주일간 우크라이나군 진격 거리가 약 6.4㎞(4마일)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주로 남부와 동부 전선을 따라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벨리카, 노보실카, 네스쿠치네, 스토로제베, 블라호다트네, 마카리우카, 노보다리우카 등 러시아로부터 7개 마을을 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지역에 국기를 꽂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진격은 일부 지점에서만 이뤄졌다.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가 구축한 방어선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한 상태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은 때때로 러시아에 격퇴당하기도 했다. 오리히우 남쪽에서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군 공격 실패 뒤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 1대와 미국 브래들리 전투차량 4대가 버려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패퇴 증거라며 전차 노획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진행한 공세가 "러시아 전선의 약점을 찾기 위한 탐색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육군 장군 출신인 벤 호지스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많은 전차를 최전선에 배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서방에서 훈련받고 서방의 장비를 갖춘 우크라이나 여단 9개 중 2∼3개만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서방 지원 부대가 아직 전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대공세가 아직 예비 단계라는 점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전투기 부족이라는 근본적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서방이 F-16 전투기를 제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서방 동맹들이 4억 4100만달러(약 5613억원) 규모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합동원정군(JEF)은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에 1억 1600만달러(약 1477억원) 군사 원조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영국이 주도하는 JEF에는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가 참여한다. 40번째 군사 지원에 나선 미국도 3억 2500만달러(약 4137억원) 규모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군사 분야 기자와 블로거 등을 초청한 이례적 간담회를 2시간 이상 갖고, 대반격 이후 우크라이나군 피해가 더 크다며 전쟁성과를 홍보했다. 푸틴 대통령은 면서 러시아군이 전차 54대를 잃었으나, 우크라이나는 전차 160대를 손실했고 서방 지원 장비 25∼30%를 잃었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주장하는 성과는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당장 양측은 대반격이 시작됐는지 아닌지 자체에도 엇갈린 주장을 내놨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대반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고, 침묵을 지키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대반격이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여기에는 공세에 나선 우크라이나 측이 수비에 돌입한 러시아 보다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의 경우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지난 8일부터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 발언도 러시아군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성과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휘하에서는 균열이 지속 노출되고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전 선봉에 서온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은 전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공격 잠재력이 소진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평가를 위해선) 한 달 반이나 두 달 정도가 걸릴 것이고, 그때 그들(우크라이나군)이 결과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와 국방부 간 갈등에 일단은 국방부 손을 들어주며 교통정리에 나선 모습이다. 동시에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상황에서 아프리카에 돌파구를 찾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몇몇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조만간 러시아에 올 것"이라며 곡물 협상 등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남아공, 이집트,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세네갈, 우간다, 코모로스 등 7개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들이 빠르면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해 평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hg3to8@ekn.krUKRAINE-CRISIS/OFFENSIVE-NESKUCHNE BMP-3 보병 전투차에 탑승한 우크라이나군 장병들.로이터/연합뉴스

"푸틴에 전화 1통이면 日때 3배 위력 핵무기를"...러시아 업는 벨라루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타스 통신 등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해당 핵무기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한 핵폭탄보다 강력하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그곳(일본)에선 8만명이 순식간에 숨졌고, 한 발에 25만명이 숨졌다. 하지만 우리의 한발은 3배나 더 강력하다. 아마 100만명이 순식간에 숨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술핵을) 모두 다 들여오고 나면 벨라루스 전역에 분산 배치할 것"이라면서 핵무기 저장고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장고 5~6개를 이미 복원했으며 앞으로 더 복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핵무기 사용을 조율하는 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한 통화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승인) 없이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아무 때라도 곧바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고, 타격을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그렇게 합의가 됐다"라고 위협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이유는 벨라루스에 대한 (외부)공격 한 가지뿐"이라며 "대응은 즉각적인 것이 될 것이고 이에 대해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전쟁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억제 무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 배치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푸틴 대통령에게 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3월 러시아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핵무기 배치를 위한 양국 준비가 진행됐다. 지난 4월 벨라루스 국방부는 러시아로 파견한 군부대가 현지에서 전술 핵무기 운용 훈련을 받고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에는 이미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폭격기가 배치돼 있기도 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러시아 핵무기 해외 배치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진행한 해외 배치 핵무기 국내 이전 완료 시점인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hg3to8@ekn.krPresidents of Russia and Belarus meet in Sochi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연합뉴스

‘기밀 반출’ 트럼프, 혐의 전면 부인…"당선시 바이든 특검"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불법적인 기밀 반출 혐의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또 다른 대선 조작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저녁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악랄한 권력 남용을 목격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하는 등 37건의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토드 블란치 변호사는 법원에서 "우리는 확실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패한 현직 대통령이 조작된 가짜 혐의로 최고 정적을 체포당하게 한 것"이라며 "정치적 박해이자 선거 개입이며, 대선을 조작하고 훔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난했다.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부패한 대통령이자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대통령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특히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쫓을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며 정치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다.이번에 자신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도 "깡패"라고 부르면서 "정치적 살인청부업을 수행했다"고 비난했다.제기된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자택에 보관하던 수백 건의 기밀 문건이 다양한 개인 소지품과 뒤섞여 박스에 보관돼 있었다며 "모든 상자를 살펴볼 기회가 없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지만 난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자신이 "이러한 (기밀) 문건들을 갖고 있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많은 기밀 문건을 계속 보관하기 위한 계획을 꾸몄고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불법 반출·보관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연방 검찰은 기소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31건)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연방 범죄로,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엔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2016년 대선 직전 자신에 대한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입막음 돈’을 지급하면서 회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뉴욕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기소당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은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연합)

기세 혹은 허세? 푸틴 "우크라이나 재앙적 손실, 한국·이스라엘도 곧 무기 고갈"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군 활약으로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물리치고 우크라이나군 보유 무기 상당수를 손실시켰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국 매체 전쟁 담당 기자, 군사 블로거 및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이런 주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반격 작전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한 장비의 25~30%를 손실했다"고 말했다.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160대를 손실한 반면, 러시아는 54대만 손실했고 이들 중 일부는 수리가 가능한 정도 손상이라고 설명했다.푸틴 대통령은 전체 병력 손실 역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10배에 달한다며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재앙에 가깝다"고도 했다.그러면서 4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 반격이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푸틴 대통령은 현재 병력 상황에 계약병 모병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15만 명을 모병하고 자원병 6000명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징집병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추가 동원령 가능성에는 "누군가는 100만, 200만 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목표가 무엇이냐에 달렸다. 키이우로 다시 가야 하나"라면서도 "현재로선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용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기로 하고 미국도 같은 방침을 검토 중인 데는 "선제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도 이들 탄약을 갖고 있고, 필요한 경우 대응으로서 이들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특히 "서방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창고에 있는 모든 무기를 꺼내 갔다. 한국과 이스라엘에만 재고가 있지만 그마저도 곧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우회 지원설이 제기된 한국을 거론한 것이다.반격이 끝난 후 러시아 대응에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잠재력에 달려 있다. 우리는 여러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우크라이나 반격 전후로 잇따르는 우크라이나 접경 서남부 본토 공격에 대해선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다만 본토 공격과 관련해 제기된 계엄령 선포 주장에는 "어떤 문제는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처럼 계엄령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협정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지난해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 및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은 바 있다.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한편, 협정으로 지정된 해로를 수상 드론 공격에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곡물 수출 자유화에는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고 항변했다.이어 "조만간 아프리카 지도자를 초청해 흑해 곡물 협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빈국에 곡물을 무상으로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되풀이하고 "전쟁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최근 계약 문제 등으로 반목 중인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에는 국방부 손을 들어줬다.푸틴 대통령은 "계약을 통해 민간 군사기업의 활동을 합법화하려는 국방부 정책을 지지한다"며 "이는 민간 군사기업 계약자가 정규군과 동일한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 작전’의 목표는 현 상황에 따라 변경되지만, 전체로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점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탈군사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방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hg3to8@ekn.kr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뚜껑 위에서 러시아 핵무기 받는 벨라루스 "필요시 주저 없이 쓴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 북부에 위치한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가 러시아로부터 배치 받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 주변국을 위협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국 벨타 뉴스통신사에 전한 핵무기 위협 메시지를 인용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전술 핵무기 자국 배치가 ‘잠재적 침략자’에 억지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핵무기 배치는 나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 러시아가 요구한 게 아니다"라며 "핵무기를 다시 받아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으며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내가 먼저 푸틴에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자국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자국 참전설을 부인하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벨라루스 영토로 들어와 나의 국민을 숨지게 하면 그때 싸울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벨라루스에 대한 러시아 전술 핵무기 배치 논의는 최근 특히 급물살을 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내달 7∼8일까지 (벨라루스에서) 관련 시설의 준비가 완료되면 즉시 배치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힌 지난 3월로부터 3개월여 만에 나온 일정이다. 러시아 핵무기 해외 배치가 실현되면 러시아 해외 핵무기 국내 이전이 완료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앞서 러시아는 1991년 옛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해외 핵무기들 회수 작업을 거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전술 핵무기 해외 배치가 임박함에 따라 국제사회 안보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hg3to8@ekn.krRUSSIA BELARUS DIPLOMACY 알렉산더 루카첸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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