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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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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푸틴 앞마당 휘젓는 프리고진...우크라이나 "러시아 내전 직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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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지난달 러시아 반란 사태를 일으켰다가 벨라루스로 향했던 용병단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다시 러시아 주요 도시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장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푸틴에 맞선 지지를 받는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다수 외신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더는 벨라루스에 있지 않다"면서 "아마도 오늘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나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의 소재와 관련해서는 "내가 아는 한 그들의 캠프에 있다"며 "이 캠프는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철수한 뒤 치료와 정비 등을 하기 위해 머물던 곳"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위치는 거론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러시아로 돌아간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 당시 압수당한 현금과 금괴를 되찾았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독립언론 ‘폰탄카’ 보도를 인용, 러시아 당국이 지난 2일 프리고진 측에 현금 1억 달러가량과 금괴 5개 등 1억 1000만 달러(약 1400억원) 상당 자산을 돌려줬다고 보도했다.

폰탄카는 애초 수사관들이 이 자산을 프리고진에게 돌려주는 걸 원치 않았으나 "더 큰 권력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이 최근 며칠 사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목격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리고진 개인 제트기가 벨라루스와 모스크바를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맞춤형 권총 등 무기를 수집하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저녁 프리고진 소유 사륜구동 차량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부 수사관 사무실에 정차한 모습, 프리고진과 그 참모진들이 무기를 차에 싣는 모습도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모스크바를 점령하겠다고 위협했던 프리고진에게 러시아 정부가 현금과 무기를 돌려주기로 한 깜짝 결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 정보수장은 러시아 내부 정보를 입수했다며 내전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 타임스 인터뷰에 나선 키릴로 부다노우(37)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에 대한 심상치 않은 대중 지지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러시아에서 내전이 발생할 시기가 됐다"고 확신했다.

그는 그 근거로 러시아 메시지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미디어 등을 들여다보는 스파이웨어로 여론을 분석한 러시아 내무부 보고서를 들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프리고진이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이끌고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난달 24일과 25일 러시아 46개 주(州) 중 17개 주에서 프리고진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는 21개였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프리고진과 푸틴 대통령 지지율이 서로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다노우 국장은 이 조사 결과가 "러시아 사회가 두 개로 분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하나의 작은 내부 ‘사건’이 발생하면 더욱 심한 내부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프리고진과 우크라이나가 협력할 가능성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프리고진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만났다"며 "‘만났다’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유출된 미국 정보당국 기밀문서에는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과 접촉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철수한다면 그 대가로 러시아군의 위치 정보를 넘기겠다고 프리고진이 제안했다는 것이다.

한 기밀문서에는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요원과 프리고진이 어느 아프리카 국가에서 만났다고 언급돼 있었다.

다만 프리고진을 품었던 벨라루스의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에 대항해 무기를 들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서 "사방에서 겁을 주지만 벨라루스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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