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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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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이스라엘식, 영토 포기…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과 이후’ 전망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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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개전 뒤 500일을 지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미국에서 ‘종전과 그 이후’에 대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가장 큰 화두로 꼽히는 문제는 우선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녹화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전쟁이 한창인 지금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나토 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화와 일부 이슈 등 충족해야 할 다른 필요조건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는 상호 방어책임이 있어, 전쟁 중 우크라이나 가입이 나토·러시아 직접 전쟁 뜻한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환경에 다다를 때까지 도와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자격을 갖추기 위한 합리적인 길을 우리가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가입 자격을 갖추는 동안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식의 안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이나 평화 협정을 체결한다는 전제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다양한 형태의 군사 지원, 첩보·정보 공유, 사이버 지원, 다른 형태의 물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12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주요 7개국(G7) 정상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종전 뒤’ 유럽연합(EU)·나토 가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BC 방송에서 ""난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토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이런 양측 인식과 전망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낼 것이다. 24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협상은 쉬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능력에는 미국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이 발언은 러시아 측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협상을 할 것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이 경우 종전 뒤 우크라이나 EU·나토 가입 시나리오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열망은 아름답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열망은 실제 경험에 기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이미 24시간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면서 "당시에도 우리는 전면전은 아니었지만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그가 그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겠지만, 그에게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대가로 전쟁을 끝내는 것, 영토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바이든(현 미국 대통령은)은 이런 식으로 5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차 꺾는데 성공하더라도 임기 중 건강 이상과 그에 따른 혼란 우려가 남는다.

현재 80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땐 86세가 된다. 최근 NBC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유권자 68%가 바이든 대통령 건강을 우려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미래 상황 보다는 근래 시작한 대반격과 러시아에서 터진 반란 등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행정 경계에 도달하는 순간 푸틴이 전면 침공 전과 달리 약해질 것이기에 문명 세계와 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고 논리적인 수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 입지를 높이려 한다며 "프리고진의 반란이 푸틴 리더십의 약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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